작가가 직접 체험한 극한직업에 대한 이야기들.
사실 이렇게나 험한 일들이 많은지 잘 몰라서 오히려 내가 미안했다.
나만 힘들다고 여전히 착각하고 사는 내가 부끄러웠다.

항구에서는 모든 사람의 삶이 하향 평준화된 사회가 주는 만족감이있었다. 모두가 헌 추리닝을 입고 형편없는 식사를 하고 매일같이 위험하고 힘들게 일했다. 볼품없는 외모를 주눅 들게 만드는 예쁜 여자도없었다. 누구도 드러내놓고 표현하진 않았지만 거기에 실패를 받아들인 데서 오는 편안함도 있었던 것 같다. 항구에선 더 이상 내 인생이 아무 문제없는 척할 필요가 없었다. 내년 이맘때쯤이면 부모님이 원하는삶을 살고 있을 거라고 약속할 필요도 없었고 왜 나는 친구들 같지 못한가 자책할 필요도 없었다. 자기계발서가 권하는 어설픈 거짓말로 자신을 속일 필요도 없었다. 밑바닥까지 떨어진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었고 나는 그 밑바닥에  있었다. 내가 신경 쓸 일은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뿐이었다. 놀랍게도 항구에선 그것만으로도 위안이 됐다.

어디서나 충고가 곧 상대방을 돕는 행동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건전한 상식의 소유자로서 이런 견해에는 동의하기 힘들다. 우리는 충고라는 사치를 만끽하려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삶부터 돌아봐야 할 것같다. 내가 인정할 수 있는 좋은 충고란 자신과 이웃에게 긍정적이고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뿐이다. 누군가에게 충고를 건네고 싶다면 상대방이 자신의 삶을 얼마나 의미 있게 생각하는지부터 알아볼 일이다.
(상대의 동의를 얻지 않고 충고하는 사람들을 법적으로 처벌하자! 모든 자기 계발서 저자는 사기죄로 구속되어야 마땅하다.) 만약 당신이 그런 삶을 살고있지 못하다면 충고할 자격이 없는 것이고 그런 삶을 살고 있는데도 상대가 당신을 좋은 충고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두 사람은 충고를 주고받로 만큼 가까운 사이가 아닌 것이다. 어느 쪽에 해당하건 당신은 침묵해야 한다. 앞으로는 충고의 대가들이 제멋대로 남의 인생을 재단하기 전에 먼저 거울을 주의깊게 들여다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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