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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던해 보이지만 사실 예민한 사람입니다
최치현 지음 / 빅피시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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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이미 내 이야기 같은 책은 무던함이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나의 예민함을 들킨 것 같아 흠칫 놀랐지만, 한편으로는 묘한 위로를 느꼈다. 어릴 때는 정말 (이 책의 표지에 적힌 대로) 누워 있기만 해도 생각이 끊이지 않아 쉽게 방전되곤 했다. 나이가 들면서 무던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는 순간- 아, 나는 그저 예민함을 외면하고 있었구나. 내가 나에게 철저한 위장술로 스스로 속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본격적인 내용을 시작하기 전, 나를 먼저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제안한다. 서두에 ‘나의 예민 유형과 대처 방식 체크리스트’가 나오는데, 독자들에게 먼저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특별했다. 어떤 상황에서 에너지를 주로 뺏기는지, 예민함이 발동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방어 기제를 세우는지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비로소 책 속의 문장들이 남의 이야기가 아닌 진짜 나의 이야기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간단한 테스트임에도 불구하고 테스트를 먼저 마친 후 책을 읽는다는 건, 생각보다 더 특별했다. 챕터들이 훨씬 더 깊이 있게 와닿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나의 예민함에 대해 파악하고 나니, 내가 왜 유독 특정 상황에서 피로를 느꼈는지, 왜 남들보다 더 주변을 살피게 되었는지, 전문가의 설명을 통해 더욱 이해하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민한 나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관한 올바른 관점과 태도라고 이 책은 말한다. 예민함을 부정하거나 고쳐야 할 단점으로 여기는 대신, 그 섬세함을 어떻게 다루고 보호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해 주는 이 책을 읽으며 큰 위로를 받았다.

심지어 이제는 예민함의 잠재력을 깨워야 할 시대가 되었다. 예민함은 풍부한 감수성과 예술적 창의성, 직관적인 통찰로 이어진다. 획일성과 강인함보다는 다양성과 섬세함이 필요한 지금 시대에는 오히려 타인의 감정을 섬세하게 읽어내고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겉으로는 차분해 보이지만 실상은 쉴 새 없이 일렁이는 속을 부여잡고 있지는 않은가? 이 책을 통해 내 안의 ‘진짜’ 마음의 온도를 확인해 보고, 나에게 따뜻한 태도와 시선을 보낼 수 있기를. 무던함이라는 가면 아래 지친 당신에게, 남들에게는 관대하면서 정작 본인이 예민함에는 야박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스스로를 조금 더 포근하게 안아주는 법을 배우기를 바란다.

*서평단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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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꼭 읽어야 할 20세기 세계사 - 세계를 바꾼 결정적 장면들
이영숙 지음 / 블랙피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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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먹을거리부터 우리가 사용하는 기술과 누리는 자유까지. 문득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이 모든 것들이 사실은 불과 몇십 년 전의 치열한 사투 끝에 얻은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가 있다. 우리가 지금 숨 쉬고 있는 이 순간은 결코 갑자기 태어난 것이 아니다.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왔던 수많은 순간들이 쌓여…

우리는 현재, 오늘, 이 자리에 서 있다.

막상 그 역사를 들여다보려고 하면 막막함이 앞선다. 세계대전, 냉전, 이념의 대립, 그리고 자유를 향한 수없는 외침까지 — 20세기는 인류 역사상 가장 역동적이었고 복잡했으며 잔인했던 시기였다. 교과서 속의 딱딱한 연표와 사건들 사이에서 길을 잃어본 나에게 이 책은 친절하고 특별한 가이드가 되어주었다.

누군가 역사는 그저 이미 지나간 일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의 첫 장부터 역사는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20세기를 단순히 과거의 기록으로 박제해두지 않고, 그 시대의 중심에 서 있던 인물들의 숨소리와 긴박했던 결정의 순간들을 오늘의 우리 곁으로 생생하게 불러낸다. 역시 세계사의 탁월한 스토리텔러인 저자답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현장감이다. 전 세계는 어떻게 두 번이나 전쟁의 소용돌이를 겪게 되었는지, 이념이라는 거대한 벽이 어떻게 사람들의 삶을 흔들어놓았는지, 자유를 박탈당한 이들이 어떻게 봄을 찾았는지에 대해 읽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100년 전의 현장 한복판에 서 있게 된다. 사건을 나열하기보다는, 왜 그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흐름을 짚어주고 순식간에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한다. 그리고 세계사의 결정적 장면을 증언해 줄 기념비적인 사진들이 수록되어 생생한 긴장감을 더한다. 그렇게, 현재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분쟁이나 경제 위기가 결코 낯선 타인의 일이 아님을, 바로 20세기라는 거울에 비친 우리의 모습임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사실 이 책은 청소년 독자 대상의 책이다. 하지만 단언컨대, 이 책을 가장 먼저 읽어야 할 대상은 복잡한 세상사가 궁금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성인 독자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나는 역사는 학창 시절 암기 과목으로 접했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삶의 경험이 쌓인 후 읽는 세계사는 훨씬 더 깊고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청소년 도서 특유의 명쾌함과 친절함을 갖춰 독자가 지치지 않도록 세심하게 보폭을 맞춰준다.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다. 본질적인 통찰력을 쉬운 언어로 전달하는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는 이라면 이 책의 내공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지적인 만족감을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으면서도 책장을 덮을 때 머릿속이 선명해지는 쾌감 — 이것이 바로 이 책이 가진 힘이다.

20세기는 인류가 가장 잔인해질 수 있음을 보여준 동시에, 가장 위대한 진보를 이룬 시대였다.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의 희생과 고뇌, 선택이 모여 지금의 시대를,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다. 우리가 20세기 세계사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상식을 넓히기 위해서가 아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갈등, 우리가 누리는 풍요의 기원,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기 위해서다. 과거를 알지 못하면 우리는 현재의 좌표를 잃고 표류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시대가 어지럽고 혼란스럽게 느껴진다면, 혹은 내가 사는 세상을 조금 더 이해하고 싶다면 주저 없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이 책이 안내하는 20세기로의 여행은 지식 이상의 위로와 통찰을 선사할 것이다.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경험, 그리고 비로소 ‘오늘‘이 보이기 시작하는 그 특별한 순간. 우리가 20세기를 알아야 할 이유다.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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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가디언 4 : 말의 무게 책 읽는 샤미 60
이재문 지음, 무디 그림 / 이지북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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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만의 문제인 줄 알았던 가짜 뉴스가 이제는 우리 아이들의 교실과 단톡방까지 깊숙이 침투해 아이들의 일상과 관계를 흔들어 놓는 세상이다.

한 마디의 말은 누군가를 영웅으로 만들기도 하지만, 때로는 날카로운 칼이 되어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다. 오늘 읽은 이 책은 바로 그 묵직한 주제를 담은 ⌜마이 가디언 4: 말의 무게⌟이다. 이미 1,2,3권까지 출간되어 초등학생들의 세상을 실감 나게 보여준 K-현실 동화는 이번에 어떤 메시지를 담았을까?

최근 우리 사회의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인 ‘가짜 뉴스’를 다룬 이번 이야기는 가짜 뉴스가 아이들의 세계를 뒤흔들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생생하게 다루고 있다. 아이들이 자칫 어렵게 느낄 수도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문제를 흥미진진하면서도 아이들에게 깊게 와닿을 수 있게 풀어냈다.

전작에 등장했던 아이들이 이번에도 다시 등장하는데,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민지다. 1권에서 은하는 다미와 멀어졌지만, 여전히 다미와 가깝게 지내던 민지는 뜻밖의 소문에 휘말리게 된다.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린 적 없는 다미에 관한 험담을 퍼뜨린 사람이 되어 버렸다. 그것도 스크린샷까지 증거로 남아 있다는데, 민지에게는 너무도 억울한 일이다. 그리고 소문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어느새 민지가 감당하기엔 일이 커져 버렸다. 억울한 민지, 배신감에 상처 입은 다미. 과연 이 이야기는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사실, 나는 결말이 공개되지 않은 가제본 버전으로 이 책을 읽어 아직 결말을 모른다.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지점에서 이야기 멈춰버려 얼마나 애가 타는지!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이 시원한 반전일지, 혹은 관계를 다시 바로잡는 과정일지 모르지만, 누가 맞고 누가 틀렸는지 보다는 상처를 남긴 말에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를 더 중요하게 다루는 결말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또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마이 가디언 시리즈의 강점은 이야기의 주인공들에 있다는 것이다. 이야기마다 주인공이 바뀌지만, 다른 이야기에 등장했던 주인공들이 이야기 속에 조금씩 등장하면서, 마치 실제 학교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에피소드들을 이어가는 느낌이 든다. 우리는 책을 읽을 때 주인공의 관점에서만 주로 생각하고 사건을 바라보게 되지만, 이 시리즈는 모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느낌이다. 각자의 고민과 상처를 바라보고,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우리 모두는 각자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이야기는 말이 가벼워지는 시대에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었다. 그저 장난이라고 덮어 버리기엔, 말 한마디가 남기는 흔적은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진실의 힘과 말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아이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말은 사라지는 것 같지만, 관계 속에 늘 남아있다. 그 무게를 아이들 스스로 느끼게 해주고 싶다면,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서평단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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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법도 모르는데 독서왕? 샤미의 책놀이터 21
전은지 지음, 하수정 그림 / 이지북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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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맞춤법에 서툰 아이가 독서를 통해 조금씩 성장해 가는 이야기다.

이 책의 주인공은 4학년 헌철이. 책을 읽고 싶지 않지만, 독서 감상문 숙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책을 읽어야 한다. 반복된 맞춤법 실수로 부끄러워지는 헌철이. 매일같이 쌓여가는 맞춤법 흑역사로 인해 헌철이는 자꾸만 작아진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헌철이는 잘못 알고 있던 맞춤법을 하나씩 배워나가고, 독서에 서서히 흥미를 붙여나간다. 틀리는 아이에서 배워 가는 아이가 되어가는 것. 이 이야기는 실수 때문에 위축되기 쉬운 초등 아이들에게 유쾌한 이야기로 다가가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라는 걸 알려주며 따뜻한 응원을 보내준다.

아이들은 아직 성장 중이다. 아이들이 맞춤법을 틀렸을 때는 지적하기보다는, 실수로 인해 위축되지 않도록 아직 배우는 과정임을 상기시켜주고 응원해 주어야 준다. 실수하면 끝! 이 아니라, 실수하면서 자라는 과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요즘 문해력과 맞춤법 관련 에피소드들을 듣다 보면 어질어질해진다.
한두 개쯤은 실수라 할 수도 있지만, 창의적인(?) 오답들을 보면 이미 알고 있는 것조차 혼란스러워질 지경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독서를 통해 올바른 표현과 맞춤법을 자연스럽게 배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우리 아이들이 흔히 헷갈려 할 만한 맞춤법들을 넌지시 일러주면서 즐거운 독서의 세계로 이끌어 줄 것이다.

*서평단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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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 소년 - 2024 2회 이지북 초록별 샤미 SF환경동화상 우수상 수상작 초록별 샤미 SFF환경동화 9
우설리 지음, sujan 그림 / 이지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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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로 땅은 사라지고 인공 섬만 남은 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 이야기는
기후 소설(Cli-Fi)로 환경 문제와 동시에 ‘다름’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을 다루고 있다.

기후와 환경이 무너지면 삶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
이야기의 중심에는 ‘카이’라는 아가미를 가진 소년이 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신체 구조를 가진 카이는 자라면서 점차 외톨이가 되어가고, 마을에 닥친 식량난으로 인해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과 같이 아가미를 가진 사람들의 존재를 알게 된 카이는 두 마을에 닥친 위험을 해결할 방법을 찾아내고, 겁 많고 소심한 아이에서 용기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간다.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사람들은 더 쉽게 선을 긋고, 더 빨리 낙인을 찍는다. ‘우리’와 ‘그들’을 나누는 일은 어느새 생존을 위한 것인 양 당연시되어가고, 이상하리만치 잔인해지기도 한다. 우리가 경계해야 것은 ‘다름’ 자체일까, 아니면 ‘다름을 두려워하는 마음’일까?

숨겨야 할 결점이었던 카이의 아가미는 어느 순간 살아 있는 방식이 되고, 더 나아가 누군가를 지키는 힘이 된다. 카이가 자신의 몸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달라지며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우리 역시 나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달리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

이 책은 환경문제라는 거대한 주제 안에서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다룬 진지한 작품이다. 이 이야기는 아름다운 일러스트를 통해 더욱 깊어졌다. 글이 감정을 한 문장씩 쌓아 올린다면, 이 책의 그림들은 그 감정을 풍경으로 펼쳐 보여주었다. 특히 바닷속의 장면들은 내가 바닷속에 있는 듯 신비롭고 몽환적인 느낌이 들어 읽는 동안 더욱 몰입되는 느낌이었다.

미래의 인류는 살아남기 위해 아가미를 갖게 될까? 혹은 또 다른 모습으로 진화하게 될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각성하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인류에게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살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그들의 고통을 우리가 미리 조금씩이라도 짊어질 수 있다면, 우리는 보다 나은 미래를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 그리고 서로 다름에 대한 이해.
그 어느 것도 우리에게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다.
모두가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서평단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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