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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는 세계 - 제6회 넥서스 작가상 대상 수상작 넥서스 작가상
이태희 지음 / &(앤드)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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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사람들이 일상 밖으로 '걸어나가는' 기묘한 세상 속, 연인과 룸메이트를 동시에 잃은 주인공 민정의 추적을 그린 소설이에요. 범죄나 SF 미스터리 같은 장르물이라기보다는, 거대한 부재가 남겨진 이의 내면에 일으키는 깊은 파장에 집중해요.
'내가 없는 세계'라는 제목처럼 누군가의 사라짐은 남아있는 사람의 삶에 커다란 구멍을 뚫어놓아요. 늘 당연하게 여겼던 존재의 소중함은 완전히 없어진 뒤에야 비로소 선명해지곤 해요. 작가는 감당하기 힘든 슬픔 속에서도 우리가 오늘을 다시 살아갈 힘을 나지막이 건네줘요.
초자연적 현상과 무의식이 교차하는 서사를 좇다 보면 내 곁의 소중한 사람들을 자연스레 돌아보게 돼요. 아무리 힘든 일이 해일처럼 덮쳐와도 다시 신발을 꿰어 신고 현관 밖으로 걸어나가듯, 오늘을 버텨내는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선물하는 책이에요. 지친 일상에 온기가 필요한 분들께 적극 추천해 드려요!

*서평단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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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렌식, 과학수사의 모든 것 - 지난 200년 법과학 발전의 놀라운 이야기
발 맥더미드 지음, 조진경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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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와 같은 범죄 수사물을 볼 때 우리가 가장 열광하는 순간은 언제인가. 천재적인 형사의 직감도 짜릿하지만, 무엇보다 과학수사를 통해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 건 먼지 한 톨, 혈흔 한 방울에서 범인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일 것이다.

범죄 현장의 숨겨진 단서를 추적하는 침묵의 목격자들, ‘진짜’ 과학수사의 세계를 샅샅이 파헤친 다큐멘터리 에세이를 만났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하지만 잔인할 정도로 생생한 과학수사 현장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의 저자 발 맥더미드는 세계적인 추리소설 작가이다. 평생 범죄를 구상하고 트릭을 짜던 그가 이번에는 픽션의 가면을 벗고 저널리스트의 시선으로 과학수사 역사의 현재를 추적한다. 법의학, 법곤충학, DNA 분석 등 과학수사의 개념들을 마치 한 편의 스릴러 소설을 읽어 내려가듯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책은 범죄 현장에서 시작해 화재 현장 조사, 법의곤충학, 지문 감식, 그리고 마침내 법정에 이르기까지 총 12개의 챕터를 통해 과학수사의 분야별로 집중 조명한다. 그리고 그 과학이 어떻게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밝혀냈는지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 증명한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 중 하나는 법의곤충학이었다. 나에게는 CSI 라스베이거스 편의 길 그리섬 반장님의 전문 분야로 기억되는 학문인데, 죽은 시신에 가장 먼저 찾아오는 손님인 파리와 구더기가 어떻게 살인 사건의 결정적 증거가 되는지 보여주는 대목은 감탄을 자아낸다. 시신에 남겨진 구더기의 성장 단계를 분석해 범행 시각을 분 단위로 좁혀가는 과정은 그 어떤 탐정의 추리보다 정교하다. 진정으로 시신이 남긴 마지막 메시지를 읽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형체를 알 수 없게 부패하거나 뼈만 남은 시신을 통해 나이, 성별, 살아생전의 직업과 습관까지 알아내는 법의인류학의 세계는 숭고하기까지 하다. 과학수사는 단순히 범인을 잡는 기술이 아니라, 말을 잃어버린 죽은 자에게 목소리를 부여하는 작업이라는 사실이 가슴 깊이 와닿는다.

우리는 미디어, 특히 CSI 시리즈를 통해 과학수사에 대한 일종의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첨단 실험실에서 버튼 몇 번만 눌러 범인을 찾아내는 그런 환상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과학수사의 현실은 얼마나 고통스러운 인내의 과정인지 명확히 한다.

이 책은 과학수사의 이론을 다루고 있지만, 이론서이기 이전에 인간의 잔혹함과 그것을 밝혀내려는 인간의 집념이 부딪히는 뜨거운 현장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평소 추리 소설이나 범죄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최고의 가이드북이 될 것이며, 과학이 어떻게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지 궁금한 이들에게는 훌륭한 지적 교양서가 될 것이다.

진실은 언제나 흔적을 남긴다는 말을 이토록 완벽하게 증명해낸 책이 또 있을까? 책장을 덮고 나면, 우리 주변의 아주 작은 먼지나 머리카락 한 올 조차도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서평단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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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3분 과학 1 - 서양 고대~중세 편 만화로 보는 3분 교양 시리즈
닥터베르(이대양) 지음 / 카시오페아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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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의 깊이를 놓치기 쉬운 학습만화 시장에서 단연 빛나는 시리즈입니다. 고대 철학자들이 어떻게 자연을 탐구하는 과학자가 되었는지, 그 위대한 흐름을 직관적인 그림과 유머러스한 연출로 엮어냈습니다. 장황하지 않은 핵심 정리 덕분에 글밥 많은 책을 싫어하는 아이도 앉은자리에서 뚝딱 읽어내네요. "이 공식이 이래서 나왔구나!"라며 어른인 저도 함께 몰입해 읽었습니다. 단순 지식 전달을 넘어 질문하는 힘과 융합적 사고를 길러주는 책, 학습만화에 깐깐한 분들께도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서평단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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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사라졌다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가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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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 그대로 어느 날 갑자기 행방을 감춘 친구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그린다. 전작들에서 작가가 보여주었던 경쾌한 액션과 유머러스한 대화는 그대로다. 주인공 미나가타는 유키라는 인물에게서 사라진 친구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미나가타는 사립탐정이 아닌 그저 대학생이지만, 과거 불의에 맞선 전설과도 같은 사건을 알고 있는 유키가 사건을 의뢰한 것이다.

주인공은 사라진 유토의 흔적을 쫓으며 그가 왜 사라져야만 했는지, 그의 시간 속에 어떤 균열이 있었는지를 하나씩 발견해 나간다. 이 과정은 단순한 추리극을 넘어, 현대 사회에서 개인이 마주하는 소외와 관계의 허상을 파고든다.

가네시로 카즈키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심각함을 강요하지 않는 태도에 있다. 재일교포로서 겪는 차별이라는 소재는 과도한 비극으로 흐르기 쉽지만, 그는 전작에서 이를 쿨한 농담과 감각적인 묘사로 치환한 바 있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방식은 새로운 소설에서도 변주된다. 사라진 친구를 찾는 행위는 그저 인물을 찾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구속 속에서 잃어버린 나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찾는 여정으로 읽힌다.

국적이나 혈통 같은 주어진 것들에 의해 규정되기를 거부하고, 스스로 선택한 가치를 믿고 나아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독자에게 짜릿한 해방감을 선사한다. 그리고 차별을 넘어,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느낄 법한 고독과 연대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우리가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오만한 착각일 수 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서로를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작가 특유의 문장으로 유쾌하게 풀어낸다.

이 책은 다시금 나의 20대를 떠올리게 했다. 그때 그의 책에 사람들이 열광했던 이유는, 세상이 정해놓은 틀에 맞지 않아 괴로워하던 우리에게 그가 틀 밖으로 뛰어내려도 죽지 않는다는, 오히려 더 재미있는 세상이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의 새로운 소설 『친구가 사라졌다』는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여전히 당신의 속도로 달리고 있는가?
아니면 세상의 속도에 맞춰 영혼 없이 걷고 있는가?

작가의 유쾌한 문장 뒤에 숨겨진 이 묵직한 질문은 무뎌진 나의 감각을 다시 깨워주었다. 사라진 친구는 어쩌면 타협하며 살아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스스로 지워버린 열정이나 순수함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가네시로 카즈키의 『레볼루션 NO.3』 『플라이 대디 플라이』 『SPEED』를 읽으며 가슴이 뛰었던 기억이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바로 그 책에서 등장한 더 좀비스가 다시 등장하는 소설이기 때문이다. 물론 전작들을 읽지 않았더라도 새로운 이야기를 읽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복잡한 사회적 갈등을 명쾌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는 서사를 좋아한다면 망설임 없이 선택해도 좋은 책이니까.

20대를 함께해 주었던 그의 문장들이, 이제는 삶의 무게를 아는 어른이 된 나에게 또 다른 위로로 다가오는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그가 계속 글을 써주길 바랄 뿐이다. 좀 더 자주.

*서평단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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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던해 보이지만 사실 예민한 사람입니다
최치현 지음 / 빅피시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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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이미 내 이야기 같은 책은 무던함이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나의 예민함을 들킨 것 같아 흠칫 놀랐지만, 한편으로는 묘한 위로를 느꼈다. 어릴 때는 정말 (이 책의 표지에 적힌 대로) 누워 있기만 해도 생각이 끊이지 않아 쉽게 방전되곤 했다. 나이가 들면서 무던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는 순간- 아, 나는 그저 예민함을 외면하고 있었구나. 내가 나에게 철저한 위장술로 스스로 속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본격적인 내용을 시작하기 전, 나를 먼저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을 제안한다. 서두에 ‘나의 예민 유형과 대처 방식 체크리스트’가 나오는데, 독자들에게 먼저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특별했다. 어떤 상황에서 에너지를 주로 뺏기는지, 예민함이 발동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방어 기제를 세우는지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비로소 책 속의 문장들이 남의 이야기가 아닌 진짜 나의 이야기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간단한 테스트임에도 불구하고 테스트를 먼저 마친 후 책을 읽는다는 건, 생각보다 더 특별했다. 챕터들이 훨씬 더 깊이 있게 와닿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나의 예민함에 대해 파악하고 나니, 내가 왜 유독 특정 상황에서 피로를 느꼈는지, 왜 남들보다 더 주변을 살피게 되었는지, 전문가의 설명을 통해 더욱 이해하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민한 나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관한 올바른 관점과 태도라고 이 책은 말한다. 예민함을 부정하거나 고쳐야 할 단점으로 여기는 대신, 그 섬세함을 어떻게 다루고 보호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해 주는 이 책을 읽으며 큰 위로를 받았다.

심지어 이제는 예민함의 잠재력을 깨워야 할 시대가 되었다. 예민함은 풍부한 감수성과 예술적 창의성, 직관적인 통찰로 이어진다. 획일성과 강인함보다는 다양성과 섬세함이 필요한 지금 시대에는 오히려 타인의 감정을 섬세하게 읽어내고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겉으로는 차분해 보이지만 실상은 쉴 새 없이 일렁이는 속을 부여잡고 있지는 않은가? 이 책을 통해 내 안의 ‘진짜’ 마음의 온도를 확인해 보고, 나에게 따뜻한 태도와 시선을 보낼 수 있기를. 무던함이라는 가면 아래 지친 당신에게, 남들에게는 관대하면서 정작 본인이 예민함에는 야박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스스로를 조금 더 포근하게 안아주는 법을 배우기를 바란다.

*서평단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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