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중풍으로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 냄새나고.. 누워만 계시고..자꾸자꾸 울기만 하던.. 우리 할머니. 이남덕할머니를 보면서 우리 할머니가 떠올랐다. 치매라신다. 병명도 다르고 모습도 다르고 그런데도 나는 오래전 돌아가신 우리 위풍당당 할머니가 생각났다.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주위에서 얼마나 힘든지 어릴 적 나는 보았었다. 우리 엄마가 그러한걸 보았고 고모들이 그리한걸 보았다. 시병일기라는 이 책은 내게 아름답게 다가온다. 내 어린 기억에 아름다움은 없었는데 이 책은 제목만큼이나 포근하고 따사하고 아름답다. 난 그저 내가 기억할 수 있는 내 기억속에 할머니가 계시다는 것만이 아름다울 뿐인데... 그거면 된 걸까? 그럼 그거면 되는거지 ^^ 잔소리도 많고 대장부 같았던 할머니 그런 할머니가 나는 이뻐해 주셨단다. 그러고 보면 가끔 정확하지 않은 기억속에 내가 자고 있을때 할머니가 우리집에 오시면 마루에 걸터앉아 어른들과 나누던 할머니의 목소리를 듣고 잠결에 좋아했었던 기억이 난다. 사랑 받는 나는 다들 겁내는 할머니가 두렵지 않았나 보다 내 기억에 좋음이 있는 걸 보면... 그 시절 나는 조금 영악했나보다... 받는만큼 나는 할머니를 그 만큼 사랑하진 않았던것 같으니까.. 역시 받는 만큼 주는 것은 힘들다...이기적인 어린 내 나이. 그 때!! 아흔 개의 봄. 고작 서른 여섯 개의 봄을 맞이하는 내가 그 안을 들여다 보는 맛이 솔찬이 좋았던 책읽기. 그 속에서 여러개의 봄을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