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세이/생각의나무/215/9500 ------------------------ 글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뭔가 쓰고 싶어졌다. 다 읽은 후에 독후감이 아닌 그분과 함께 천천히 걷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어쩌면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는 새로운 독후감이 될 것 같다. "이제는 울지 않는 자들과 새로 울기 시작한 자들 사이에서 봄마다 풀들은 푸르게 빛났다. " - 24쪽 " 반듯하고 조용히 말해라. 조용히 말해야 남이 듣는다." 이런말을 해 줄수 있는 어머님 밑에서 자랐으니 그의 언어가 반듯하고 차분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소리치지 않아도 소리가 된다. 나는 이분의 다시 고쳐 쓰지 못하는 그 글 조각들이 좋다. 민망하다 하시나 내게는 그렇게 추억되는 글 조각들을 만날 수 있어 좋다. 천천히 읽는다고 읽었는데도 어느덧 그 시간들이 끝이 났다. 남한산성으로 만났던 김훈작가님과는 같으면서도 또 다른 느낌들이 남게 되었다. 그 남은 느낌들을 좇아 더 많은 그를 만나게 해 줄 징검다리 같은 책읽기. 아련이가 왜 그의 손에 들린 연필이라도 되고 싶어 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