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무리
법정(法頂) 지음 / 문학의숲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아름다운 마무리. 2008년을 고작 며칠 남겨둔 시점에서 읽기에 참

좋았던 책읽기였다. 전체적인 삶의 순간순간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말씀하셨지만, 어떤 한해를 보내는 그 마지막 달에 이 책을 읽게 돼어

더 깊이 있게 다가온다. 나와 다른 세월을 보내신 분의 얘기들을 다

알아 들을 수는 없지만, 조금이나마 맑은 정신이 되던 순간 순간이

내게는 아름다운 마무리가 될 것 같다.

책을 읽다 보면 참 다양한 책들을 만나게 되는데, 책을 읽으면서 차와

닮았다고 여기며 읽은 책은 처음이다. 읽는 동안 차를 마시고 있다고

여겨졌다. 그러고 보니 어떤 책들은 목마름에 벌컥이는 냉수 같았고,

어떤 책은 있어 보이고자 커피와 같았고, 어떤 책은 정신을 흐려놓는

술과도 같았다. 한번도 이리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글을 눈으로

쫓으면서 나는 지금 차를 마시고 있는 중이라고 여겼을까? 천천히 조금씩

향을 느끼고 맛을 느끼고 시간을 느끼게 해주던 책 <아름다운 마무리>

그분의 말씀을 다 알아 먹진 못했어도 차를 마시는 동안 나는 참

아름다웠다.

 

앞으로 더 아름다운 내가 되기 위해, 어느 부부에게 내 주셨다는 숙제를

나도 해볼까 싶다. "될 수 있는 한 집 안에서 쓰레기를 덜 만들도록 하라.

분에 넘치는 소비는 더 말할 것도 없이 악덕이다.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아예 집 안에 들여놓지 말라.

광고에 속지 말고 충동구매를 극복하라. 가진 것이 많을수록 빼앗기는 것 또한 많다는

사실을 상기하라. 적게 가지고도 멋지게 살 수 있어야

한다." 불과 얼마전만 해도 나는 그랬다. 내 분수가 뭐 어때서 남들 다

가지는걸 다 갖겠다는 것도 아니고 나를 위한 작은 선물도 필요하다고

나는 충분히 누리고 받을 자격이 있다고 여겼었다. 그렇게 얻은 선물들은

지금은 사라지고 때론 기억도 희미해진다. 마지막 적게 가지고도 멋지게

살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만 아니였다면 나는 여전히 많이 가져서

멋지다고 생각하며 어리석게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돌아본다.

내가 가진것들이 참으로 많다. 옷장속에 넘치는 옷들도 오늘따라 보기가

부끄럽고, 필요하지 않은 장식품들도 거슬리고 돈을 들여 모아놓은 것들이

거추장스럽다. 알몸둥이로 나와 지금은 가진것이 너무 많아 이고지고해도

어림도 없을 만큼 커져 있는 덩어리가 오늘따라 숨막히게 다가온다.

이러다 이사할 일이라도 생기면 여러 사람 고생시킬게 뻔하겠다.

이러다 내가 사라지면 없앨 물건이 너무 많아 또 여러 사람 고생시킬게

뻔하겠다. 뻔한건 좀 안하고 살아야지 알면서 모른척 하는거 이제 그만

하고 살아야지..그래야 할텐데..내가 더 갖는거 말고 가진걸 나누는 내가

되었음 하는데, 올해는 딱 한 번에 그치고 말았지만, 내 년엔 정말

봉사활동도 하고 내가 가진걸 나누는 착한 사람이 되고 싶다.

매번 연말이면 여기저기서 모금활동이다 봉사활동이다 떠들썩한데,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이젠 정말 나를 달리 살아보게 하고 싶다.

내년 이맘때는 나도 다른 얘기들을 늘어놓을 수 있겠지.?

그럴 수 있도록 올해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고 아름다운 시작을 맑게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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