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책을 사줄때 내 안목으로 고르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전적으로 맡길때도 있고 그렇다. 이번책은 둘째가 보더니 엄마 저 이 책 사주세요 한다. 세아이를 키우는데 그 중간에 있는 둘째 딸에겐 자기의 자리에 엄청난 스트레스와 억울함이 있을 것이다. 오빠말 안 들으면 오빠한데 대든다고 치이고 동생이 울면 동생 못 본다고 치이고 이래저래 자기만의 자리에서 누구를 위한 자리로 변모해 가는 자리가 둘째 그 어려운 중간 자리다. 알면서도 나는 때론 마냥 보듬어 주기엔 내 역량이 부족함에 뒤늦게 후회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 솔직히 둘째 딸이 이 책을 고를때 제목이 정말 마음에 안 들었다. 아이가 이 책을 고르게 된 그 마음속을 들여다 볼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는 속담이 떠올라서였을까? 지레 아이의 심리 상태를 염려했으나 책 속에서 얻어지는 것들이 많으리라 보고 몇 번의 망설임 끝에 책을 구입하게 되었고, 누구보다 내용이 궁금했더지라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동화의 특성상 교휸이 담겨져 있는게 당연하겠지만, 이 책은 그 풀이과정이 참 재밌다. 말도 안 듣고 대들고 고자질쟁이에 욕심꾸러기 먹보라 팔려고 시장에 갔지만, 누가 그런 동생을 사겠는가? 거저 준다고 해도 팔리지 않자 골똘히 생각하던 누나는 동생을 팔기 위해 그렇지만, 심부름도 잘한다 공주놀이도 잘한다. 그렇게 동생의 나쁜점 보다 좋은점을 말하면서 동생의 '값어치'를 올린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이 동생 나름 쓸모가 있는 동생이네..그리하여 동생을 팔러 나간 길은 동생의 좋은점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며 끝이 난다. 처음 아이들이 이 책을 읽었을때는 뭔가를 조금씩 깨닫는것 같더니만 시간이 지나자 또다시 동생을 언니를 팔고 싶어한다. 그래서 나도 한 마디 해줬다. 엄마도 자식들 싸게 팔러 시장에나 가볼까나? 아이들 재잘재잘 저는 이런것도 잘하죠 저런것도 잘하죠 각자 잘하는 것들을 마구 쏟아내던 아이들 그렇게 나쁜면보다 좋은면을 더 많이 들여다 보면서 살아갔으면 좋겠다. 시장바닥에 팔러 나온 아이들이 많아지면 곤란하니까...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