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별의 집 - 엄마가 쓴 열두 달 야영 일기
김선미 지음 / 마고북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바람과 별의 집'을 만나기 전부터 나는 그녀를 알고 있었다..

'아이들은 길 위에서 자란다.'를 통해 알게된 저자는 내게 낯설지

않아서 이번 추천도서는 그 어느때보다 더 반가운 책읽기가 되었다.

여전히 저자는 용감한 두아이의 엄마로 그 전보다 더 '선수'가 되어 있는

것 같았다..전에 3번국도를 따라 떠난 여행에서는 왠지 불안 불안 했던

그들의 여행기록이 이번 '바람과 별의 집'에서는 화려함마저 느껴진다.

 

그들의 12달 야영일기를 읽노라니 예전에 우리가족이 했던 짧은 캠핑이

생각난다. 한동안 캠핑을 즐기던 동생 덕분에 부산에서 춘천까지 머나먼

길을 떠났던 그 때의 추억이 떠올라 다시금 그 시간들을 가져 보고 싶다는욕심이 생긴다.

요즘은 거의 다 달고 다니는 네비게이션도 없이 수없이

전화질만으로 어렵게 어렵게 찾아간 고슴도치섬 그렇게 힘들게 찾아간

곳이라서 더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다..저자도 말했듯이

 "길이 수고로워야 추억도 값지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늦은 시간 도착한 우리들을 위해 준비해준 고기며 술이며 그 모든게

이 책을 읽는 동안 잠시 잊고 있었는데 어제 일처럼 생각난다..

그렇게 그 곳에서 우리 가족은 낯선 잠자리를 경험하게 되었다.

쉽게 경험할 수 없는 것을 좋은 사람들을 통해 아주 쉽게 경험하게 된

것이다. 도착해서는 너무 어두워 우리가 어떤 곳에서 잠을 자고 있는건지

그런것도 모른체 눈을 감았는데, 아 지금도 생생하다..아침에 눈을 떠

텐트 문의 지퍼를 내렸을때 내 눈에 보이던 그 멋진 아침풍경을

보지 않고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모를것이다.

그 자리 그 순간 그 감정으로만 느낄 수 있는 것은 어떤 말로도 설명하기가 어렵다.

약간 불편했던 텐트속 잠자리 따위에는 전혀 관심조차 없어지고

우리가족은 어둠에 쌓여 보이지 않았던 나무와 호수의 그 멋진 풍경에

사로잡혀 모든게 참 좋았다.

 

책을 읽는 동안 그들의 여행이 너무나 부러웠고, 한바라와 마로가 들으면

콧방귀 뀔 일이지만 어쨌든 지켜보는 사람으로서는 부러울 따름이였다.

내가 가진 멋진 추억도 부러움에 한 몫 했으리라..그래서 나는

캠핑장비라면 남 부럽지 않을 정도는 갖추고 있는 동생을 꼬셔볼 생각이다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기꺼이 텐트를 챙겨 조카들에게 또 다른

추억을 쌓아주리라 믿는다..정말이지 '바람과 별의 집'은

이 가을 미치도록 나를 떠나고 싶게 만든다. 여행의 세세한 것들을 담은

잘 짜여진 책은 아니지만, 그냥 읽고 있으면 뭔가를 해보고 싶게 만드는

왠지 텐트가 사고 싶어지고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편한 여행길이

아닌 다소 힘든 여행을 꿈꾸는 그런 욕심을 부려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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