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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콩
신정민 지음, 최선영 그림 / 보물상자 / 2003년 3월
평점 :
품절
4학년인 11살의 아들녀석이 강력하게 권해주길래 10월의 첫 독서를
동화로 시작하게 되었다. 왠지 나는 어린애가 추천해 주는 책이라 그닥
믿음도 가지 않았고, 선뜻 읽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저 어린애가
보는 책으로 그렇고 그런 단순하고 너무나 쉬워 보여 그 가치성에서 나는
내 멋대로 마구 잣대질을 한 것이다. 그런데 불현듯 든 생각이..만약
이 책을 어른이 추천해 주웠더라면...즐겨 듣는 방송 '이국환의 책읽는
아침"에서도 교수님이 가끔 동화를 소개해 주신다. 교수님이 추천해
주시는 책은 왠지 더 있어 보이고 안 읽으면 안 될 것 같고, 그냥 그분의
추천만으로 책이 대단해 보이는데 어린애가 재밌다고 추천해주는 책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잣대였는지..그래서 나는 생각을 고쳐 먹고 밤새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학교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이라 반납 해야 한다며
밤사이 읽기를 바랐던 아들녀석 바람대로 나는 정말 늦은 시간 밤을 새워
가며 이 책을 읽었다.
제목을 보면 알겠지만, 이건 로봇이 나오는 공상과학동화다.
핵폭발로 어두워진 지구가 쓰레기 천지가 되어 있고 사람들은 하나같이
해괴망측한 모습들을 하고 있고 로봇이 판치는 세상
얼마전에 상영했던 영화 <월E>가 생각 나기도 했다.
점점 이런 과학영화나 소설은 기술발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구의 환경을 말하기 시작한다..이런 소재가 곳곳에 보이는 걸 보면
우리가 인지 하지 못하는 순간 이미 심각한 수준이란 얘기다.
아이들이 읽게 끔 나온 동화책이긴 하지만, 어른들이 읽어서 아이들이
읽게 될 동화책에 이런 주제가 아닌 좀 더 아름다운 소재를 가진 글들을
접할 수 있게 다 같이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다..
'자연은 우리것이 아니라 우리세대가 후손들에게 잠시 빌려 쓰는 것이다'
라고 누군가는 말했다. 이런 무서운 내용을 담은 책들이 판 치는 세상 말고
좀더 따뜻한 눈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을 책에서 만날 수 있게 우리는 지금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
오늘은 내가 사는 아파트에 분리수거가 있는 날이다.
일주일마다 있는 분리수거. 그 일주일 사이 우리집에 쌓인 재활용품은
말하기 창피하지만, 제법 된다. 분리수거라는 좋은 허울을 둘러싸고는
있지만, 어쨌든 한 번 사용하고 버려지는 쓰레기들...이 얼마나 낭비며
그것들로 인해 숨쉬는 땅을 점점 죽이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미안해진다.
요즘은 참 많은게 흔해빠졌다..그래서 아끼는 마음도 줄고 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생각도 없다. 그렇지만, 이렇게 마냥 생각없이 반복하면서 살 수는
없는 일이다. 로봇 콩이 타임머신을 돌리지 않고도 그렇게 위험한 모험을
하지 않고도 지킬수 있는 보존되어 지는 지구가 되길 바란다.
오늘 나는 또 얼마나 많은 일회용을 만나게 될까??
적어도 오늘만큼 만이라도 일회용 제품에서 벗어나는 하루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