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온천
요시다 슈이치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요시다 슈이치의 작품 중 그 두번째 만남이다..

우연히 친구의 일터에서 발견하고는 그냥 책이니까 책이라서..

무작정 나 이거 빌려줘 하며, 아직 친구는 읽지도 않은 책을 덥석

들고 집으로 와서 보니 전에 읽었던 <일요일들>의 저자였다.

<일요일들>도 몇 편의 단편을 모아 놓은거였는데..

이번 <첫사랑 온천>도 5편의 단편을 온천을 무대로 따로 또 같이를

보여주고 있다.

 

처음엔 이 책이 단편집인지도 모르고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었는데,

읽은지 얼마 되지도 않아..뭔가 확 끌렸고, 아 이번엔 정말 하고픈

말들이 많은 책이 되겠구나 하며 리뷰에 대한 부담감이 확 줄었는데

허거걱 이게 뭔일? ㅎ 너무나 깊게 빠져 열심히 읽고 있는데,

엥 그냥 끝나버리더니 다음장에 다른 이름들이 툭 툭 튀어 나온다.

단편집은 그 속에 빠질 때쯤 모든게 끝나버려서 약간 김 빼는

특기가 있지만 책 한권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다는것 또한 장점이라

싫어 하지는 않지만, 이번 책은 약간 아쉽다...

첫번째로 나오는 이야기 '첫사랑 온천'이 나에게 그 만큼 깊이가

있었나보다..

 

첫사랑..참 가슴 떨리는 단어가 아닐 수 없다..

그러면서도 깊은 아픔같은 단어..첫번째 이야기 '첫사랑 온천'에

이런 글이 있다.

- "이 사람 좋아했어?"

- "뭐라고 해야 하나.....예를 들면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을 보여

주고 싶은 누군가 없어? 특별히 사귀지 않아도, 그저 멀리서

그 순간을 기뻐해 주면 되는 사람 말이야..."

이것으로 첫사랑을 정의 내릴 순 없겠지만, 왠지 이게 정답 같은

느낌은 나혼자 뿐일까?? 행복한 순간을 보여주고 싶고, 기뻐해 주면 되는 사람...그러면서 마지막 이야기 '순정 온천'에서처럼

"가끔 응석을 부리는 것도,때때로 토라지는 것도, 귀찮게 계속

되묻는 것도, 왼쪽 눈밑에 있는 작은 점도,

본인은 싫어하는 덧니도 전부 다 좋았다.

이런 마음이 언젠가 사라질 거라는 사실 같은 건,

별이 반짝이는 산속 노천탕에서 아무리 생각해 봐도 도무지

상상할 수 없었다. "

그 때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변하지 않을 확고한 믿음 같은거..

이쁜 포장지로 둘러싸인 환상 같은거..그게 첫사랑이 아닐까? ^^

 

나는 중학교때 만난 사람과 지금 살고 있는중이다.

흔히 말하는 첫사랑 성공 케이스다..한마디로 첫눈이 내리기

전에 봉숭아물이 남아 있는 손톱을 간직하고 있었다는거...ㅎ

이 책은 그래서 내게 따뜻함도 주고, 망설임도 주고, 용기도 주고

내 오랜 저편의 기억들을 되새김질 하게 해주고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유치하기 짝이 없구만 그 때는 점점 자라는

손톱이 어찌나 그렇게 야속하던지...손톱이 길다고 지적을 당하면서도 몰래 몰래 새끼 손가락 손톱만 남겨두고 눈가림 하던

순수했던 내가 생각나 살며시 미소 짓게 하는 책읽기였다.

그러면서 지금의 나를 돌아보는 그 때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었던 것들이 오랜 시간 함께 하다 보니 생각보다 많이 변해있는 나를

그 때의 나로 돌려놔 잠시 그 마음 떠오르게 해주더니

밖으로 나가 있던 사랑들을 주섬 주섬 긁어 모으게 해주니

나에겐 충분히 고마운 책이다..

코 드드렁 고는 남편이 오늘은 이뻐 보이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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