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도 다가올 시간들에 대한 엿보기

마돈나
오쿠다 히데오 지음, 정숙경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10월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에는 정답없는 유쾌함이 묻어나

나를 즐겁게 해준다.

<공중그네>를 읽을때도 이라부선생님의 재치가 너무 마음에 들어

읽는 동안 내내 빠지고 빠져들어 나를 위한 생각정리 주치의로

모시고 싶었더랬는데...

음..이번 <마돈나>는 뭐랄까?

세월이 흘러 현실세계로 돌아와 공감을 얻어내고 있다고나 할까..

명쾌하고 유쾌하다기보단 걱정과 그 만큼의 무게가 느껴지는

그러면서도 끝에가서는 미소짓게 하는 책이였다.

 

다섯편에 단편들이 각기 다른 얘기들을 하고 있지만,

한 편 한 편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기 보단 묘한 연결고리가

장편을 읽은 느낌이다.

 

40대...

그동안 걸어왔던 길과 새롭게 맞이할 길..

어쩌면 그 긴 길에서 제일 많이 흔들릴 수 있는 나이.

인생의 가장 중심이 되는 그래서 묵직히 버텨내야 하는 시간

그럼에도 가볍고 나약한 시간에 놓이는 시기가 아닐까?

나에게도 곧 다가오겠지..

일찍 결혼을 해서 큰애가 11살 내가 마흔을 넘기면

내 아이가 대학을 가거나 군대를 간다고 하겠지..

희안하게 나는 내 나이 마흔이 너무 기대되고 기다려진다.

남들 보다 빠른 인생전개가 솔직히 너무 마음이 들기 때문에

나만의 그 모습들을 상상해보기도 하고

그래서 남몰래 웃음지어 보기도 하는데..

아마 가볍게만 본 일부분이기 때문일거란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내 인생이 무거움도 필요하겠구나

마냥 쉽지만은 않을거란 생각이 살며시 드는것이

조금은 겁도 나고 어쩌면 좋은것보다 나쁜것들이

늘어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어쨌든 좋은생각이 좋은결과를 낳겠지...

보다 하루 하루 뜻깊게 보내서 이 다음에 내가 지금보단 그래도

성장해 있었으면..그래서 따뜻하게 인생을 즐길수 있었음 좋겠다..^^

 

한 해를 보내고 또 한 해를 보내고 그렇게 차곡차곡 인생의 숫자가

늘어나고 책임져야 하는것도 늘어나고

나를 찾고 싶은 욕심도 늘어나고 그 사이에서 방황하고 흔들리고...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시간들 비켜갈 수는 없는 노릇인지..

얼마전 환갑을 보낸 시어머님..

정말 갑자기 제사를 물려주셨다..

물론 나야 둘째며느리라 그렇게 큰 부담감은 없지만

그래도 어쩐지 뭐라고 딱히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이 생겨버렸다.

그렇게 세월은 다가오고 자연스럽게 내 어깨에 책임감도

저절로 얹혀지나보다..

그래서 결코 마흔은 자유로울 수가 없겠지..

그럼에도 기다려지고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것 같다..

이 책속 사람들이 그럴수 있는 용기를 주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