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2019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김초엽 지음 / 허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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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소프트SF로, 대중적으로 읽힐듯. 4년 전 처음 읽고 쓴 말이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여성이니 소수자니 진보 쪽으로 의미 있다는 식의 말들이 가끔 있는데, 그건 진보 쪽 논의를 낮잡는 말이다. 그냥 쓰윽 읽을 수 있는 여린 감성의 통속소설들이다. 긍정적 의미도 부정적 의미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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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 초월론적 경험론 프리즘 총서 23
안 소바냐르그 지음, 성기현 옮김 / 그린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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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는 그 자체로 난해성의 상징이다. <차이와 반복>은 '반복이 차이를 낳는다'라는 놀라운 사실을 읽어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책인데, 그 안에서 하는 말들은 더 복잡다단하다. 문장도 상당히 꼬여 있는데 해석하며 읽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왜 쉬운 해설서를 읽지 않나? 왜 더 풀어서 쓴 글이 나오지 않나? 하고 묻는다면 우문일 것이다. 왜냐하면 들뢰즈의 사유는 그가 써낸 방식(문체)으로 써야 정확한 것이고, 그렇지 않을 경우 사실 말하려던 의도도 변질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건 비단 들뢰즈만 그런 것은 아닌데, 들뢰즈는 특히 더 그렇다고 강조할 수 있다.

안 소바냐르그는 그러한 측면에서 들뢰즈를 깊이 있게 잘 이해하고 있다. 그의 독법은 들뢰즈가 가진 특유의 개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들뢰즈의 방식을 거의 '들뢰즈-되기'에 가깝게 구현함으로써 들뢰즈를 이해한다. 외부의 이해는 어떠한 오해를 전제로 하고 또 산물로 얻곤 하지만, 이 경우 설령 오해라 해도 차라리 유의미한 오해이다. 연구자로서의 엄정한 자세를 올곧게 유지하는 가운데 연구대상을 객관적으로 묘파한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들뢰즈의 고집도 대단하고 그걸 그대로 받아낸 소바냐르그의 고집도 대단하다.

참고로 '초월론적(transcendantal)'이라는 말은 '선험적'이라고도 번역되고, '초월적'이라고도 번역된다. 번역을 맡은 성기현 선생님이 굳이 초월'론'적이라고 옮기신 이유는, 아마도 초월적이라 해도 여기서는 하나의 이론(théorie)적인 틀로서 쓰였기 때문일 것이다. 단지 추측에 불과하지만 좋은 독법에 기반한 번역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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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리스 민음사 스타니스와프 렘 소설
스타니스와프 렘 지음, 최성은 옮김 / 민음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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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중력과 부유하는 사유의 소설. 타르코프스키의 영화와 다른, 원작으로서 이 소설은 별개의 고유성을 갖는데, 두 작품 모두 성공적으로 각자의 자리를 확보한 것 같다. 과학적 상상력을 어떻게 개진시켜야 하는지를 보여준 좋은 전범 중 하나. 폴란드어 원서는 어떨지 몰라도 문장은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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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종교의 다양성 - 윌리엄 제임스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 재고찰
찰스 테일러 지음, 송재룡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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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은 무난하나 찰스 테일러의 사유를 훑는 데 유용하다. 테일러가 윌리엄 제임스의 종교철학을 독해하는 방식을 통해 ‘자유주의‘라는 것이 어떻게 오남용되는지 이해할 수 있다. 테일러 특유의 자아와 내면 같은 개념에의 접근은 종교적이면서도 당대의 도덕적 틀에 대한 건강한 문제제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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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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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발랄한 시선이나 구어체의 활용은 좋다. 대중적으로 잘 읽히게 쓰는 편. 동시에 사유가 얕고 거칠어 집단적 광기를 부추길 우려가 크다. 여성에 대한 묘사에서 미화와 신격화를 거듭함으로써 여성을 이데올로기 투쟁을 위한 수단으로 도구화한다. 그게 여성으로서 불유쾌한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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