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떨어져야 꽃이다 - 내일을 행복하게 해주는 이야기, 개정판
김병규 지음, 황중환 그림 / 예담 / 2012년 5월
평점 :
제목부터 문학적인 느낌이 가득한 책이다. <떨어져야 꽃이다> 꽃은 피어 있을때가 가장 아름다운것이 아닌가. 하지만 저자는 떨어져야 꽃이라는 것 또한 소설속의 일부의 내용이다. 책이 쉽지도 어렵지도 않은 딱 알맞춤의 책인것 같다. 따뜻한 이불속에서 한 구절씩 읽으면서 보면 좋은 내용들이 마구마구 수록이 되어 있어서 읽는 동안에 마음이 편안해지고 감정이 샘솟아 오는 기분이 든다.
양말 다섯 켤레에 담긴 내용들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세대들에게는 참 익숙하지 않은 내용일 것 같은 생각이 먼저 든다. 어린 시절에는 가정형편이 좋지 못하면 양말도 아껴 가면서 구멍이 난 부분은 항상 어머니가 바느질을 해서 몇 번은 더 신었던 기억이 난다. 맏누이는 발가락만 바돠 우리가족이 아닌지 알수 있다는 말이 새삼 가슴이 따뜻해지는 말 같았다. 발가락에도 관심을 가질 정도면 서로 얼마나 가깝게 부딪치면서 살아가야 했을지 느낌이 오는데, 오히려 가족의 사랑이 더욱 더 진하게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백만원짜리 식사에서는 친구들의 우정이 담긴 내용이 나오면서 짠돌이 친구인 채송화라는 친구를 보듬어 주는 모습이 참으로 애틋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무엇인가 주면 더 받기를 바라는 마음에, 가까운 사람들 친구들에게도 괜시리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누군가가 뒤에서 이렇게 후원해주고 나를 향해서 응원을 해준다고 하면 좀 더 정이 넘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박한 현실에 단비 같은 내용이었다.
밥맛에는 선생님의 가정방문 이야기가 등장한다. 이곳저곳 들려본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방문한 집에서 상한 밥 한그릇을 먹게 되는데 맛이 없었지만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맛있게 먹고 선생님의 도리를 다 했다는 내용이었다. 상한 밥을 내줄 수 밖에 없었던 어머니 또한 마음이 얼마나 슬펐을까. 하지만 그것을 거부하지 않고 먹은 선생님의 이야기도 무척이나 새로웠다. 어머니를 위한 배려가 남 달랐던 선생님의 모습에서, 나는 누구에게 이렇게 까지 배려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인가 생각을 해본다.
장애인 부부들이 팔았던 붕어빵 가게를 항상 바라보던 스님이 붕어빵을 가득 앉고 교회로 가서 아이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품은 붕어빵을 나누어 주는 모습은, 예전 아버지가 붕어빵, 국화빵을 점퍼속에 담아서 집으로 와서 호호 불어가면서 먹던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추억속에 많은 장면들이 생각이 나서, 마치 몇 십년 전의 유년시절을 다시 한번 회상 해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 나도 그 시절에는 저런 것들이 있었을것 같다는 잠시의 생가이 들기도 했다. 온정과 감정이 좀 더 풍부하게 지낼 수 있다면 이러한 내용들도 참으로 우리 주변에서 많이 바라 볼 수 있을것 같은데, 마음처럼 쉽지 않은것 또한 어른들이 너무나도 마음에 여유 없이 지내온 것이 아닐까 싶다.
너를 위한 배려가 이 책에서는 많이 느껴진다. 나보다는 너를 위한 배려가 풍부해질때 우리 세상이 좀 더 따뜻해지고 마음이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유년시절에 지금 처럼 아파트는 아니었지만 연탄을 가면서 부모님이랑 살아갔던 시절이 떠오르면서 나 또한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지 않았는가 싶다. 이 책을 보고 배려를 한번 더 생각해보고 실천해 보고 싶다. 따뜻한 감성을 품은 한편의 짧은 동화책으로 마음이 말끔하게 정돈이 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