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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산사 순례 ㅣ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8년 8월
평점 :
[초록의 물결, 산사의 고즈넉한 조화로움에 빠져들다]
# 오반장의 책속의 한줄 : 청도 운문사가 보존하고 있는 최고의 문화유산은 새벽 예불이다. 사람들은 기행이나 답사라고 하면 아름다운 경승지나 이름 높은 유물을 찾아가는 것으로 생각하며 시각적 이미지의 유형문화재만을 염두해 두곤 한다. 그러나 운문사의 답사는 반드시 새벽 예불을 관람하거나 참배하는 기행으로 엮어야 제빛을 발하게 된다.<p.262 청도 운문사편>
익숙한 공간에도 다양한 조화로움이 있으면 새로운 가치가 창출이 된다. 잠실의 석촌호수의 러버덕과 같은 다양한 조형물들은 원래의 공간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생각하지 못한 조화로움일지 모르겠지만 어린시절부터 산에 가면 절을 많이 볼수 있었다. 큰 절은 아니더라도 도시 중심부 보다는 멀리 떨어진 산자락에 절이 있었다. 등산하기를 좋아했던 나는 산을 오르면서 절에도 한번씩 들렸다. 산속의 푸르름의 정기를 가득 품고 있는 절은 나에게는 조용한 휴식 공간이었다. 잠시 쉬는 시간도 가지고 목마름을 축이기 위해 물 한잔 먹고 가는 곳이다.
지금까지 내가 익숙하게 다녔던 곳이 바로 산사였다는 생각이 든다. 절이라는 것은 단순한 종교기관으로서의 느낌이 강했지만 산사라는 곳은 우리나라의 전통문화를 담고 있는 문화유산이라는 생각이다. 산사를 좋아했던 나는 그렇게 산에 갈때 마다 절을 가고 조용한 산사의 템플스테이도 머무르곤 했다. 그야 말로 나에게는 꿀맛 같은 휴식 시간이었다. 산사는 나에게는 좋은 휴식의 공간이었고 공부해보고 싶은 곳이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산사 7곳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가 되는 기쁜 소식이 있었다. 산사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할수 있는 좋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 전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느낄수 없는 자연과의 조화로움을 느낄수 있기 때문이다.
# 산사의 세계유산 등재 후의 과제
1. '문화유산이 아닌 요소'에 대한 공간 계획, 신규 건설 및 리노베이션 지침 마련, 승인절차 명확화, 문화재 관리 계획 수립
2. 사찰 내 적절한 분위기 유지를 위해 성수기 방문객 압력을 낮추기 위한 조치
3. 문화유산의 뛰어난 보편적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내 신규 사업에 대해 세계유산센터와의 협의
유홍준 교수님의 집필하신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산사순례>는 그동안 출간하신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국내 10편의 내용중 산사의 내용을 따로 모아서 실은 내용이다. 시리즈 도서를 지속적으로 보셨던 독자라고 한다면 내용이 익숙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책에서는 총 16편의 내용으로 산사를 소개하는데 우리나라에 산사와 북한 산사 2곳이 포함이 되어있다. 유홍준 교수님의 문체가 편안하게 읽기가 좋다보니 가볍게 여행을 가는 느낌으로 읽으면 산사의 느낌을 더욱 살라기에 좋아보인다.
다양한 산사가 소개가 되고 있어서 여행을 희망하는 곳이 있으면 순서에 관계없이 참고를 해보면 아주 좋은 가이드 북으로 손색이 없다. 책에서는 산사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하나의 사물의 중심이 아닌 공간과 조화로움에 중심을 두고 있어서 전체적으로 산사를 조망하는 분위기를 느낄수 있다. 어떠한 사물들도 자기 스스로는 아름다움을 빛을 내기가 쉽지가 않다. 산사의 사진을 통해서 건물과 나무 한 그루 , 돌 하나에도 각자의 고귀함이 느껴진다. 혼자보다는 둘 이상의 조화를 가지는 산사는 넓은 공간에서 바라보면 그 매력이 더욱 돋보이는 것 같다.
산사에는 인위적인 경직성을 최소화 함으로써 보는 사람의 눈을 맑게 한다. 우리가 대도시에 보고 있는 인위적인 조합에 항상 집중하다보니 이렇게 이렇게 듬성듬성 뭔가 부족한 듯 하지만 편안함을 주는 산사가 끌리는 것 같다. 책의 내용중에서도 전라도의 절들은 가보지 못한 곳이 많아서 조금 더 즐겁게 읽을수가 있었다. 산사의 역사와 현판의 내용들도 교수님이 직접 풀이해주시는 부분을 통해서 역사적인 흐름도 알수 있었다. 스님들과 나누는 대화의 일부분들은 절의 편안한 분위기를 대변해준다.
산사에서 보여주는 단아함과 안정감은 도시에서 볼수 있는 매력이 있다. 각자가 좋아하는 산사가 있고 이러한 분위에 끌려서 새롭게 산사를 찾아오는 사람도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쉬어가는 공간이 될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을 방문했을때 소개 해주고 싶은 것이 바로 산사라고 생각될 만큼 매력이 있는 곳이다.
올 가을 날씨가 선선한 나들이의 계절이 다가온다. 조용한 산사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서 미리 산사의 맛을 조금 느끼고 가면 좋겠다. 산사도 아는만큼 보인다. 일주문을 올라가는 길과 대웅전과 산의 조화로움을 만끽하는 재미를 책에서 느낄수 있다. 실제로 책을 보고 산사를 방문해본다고 하면 눈으로 펼쳐진 아름다움이 더 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산사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의 지식충전이 되기를 바라며, 조용한 산사를 편하게 거닐며 따뜻한 차 한 모금이 생각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