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어떤 하루
체인 케니언고독
건강한 몸으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러지 못할 수도 있었는데
시리얼과 달콤한 우유와탐스러운 복숭아를 먹었다
그러지 못할 수도 있었는데
개를 데리고 자작나무 숲으로 올라갔다
아침 내내 좋아하는 일만 하고
오후에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누웠다
그러지 못할 수도 있었는데
우리는 은촛대가 놓인 식탁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그러지 못할 수도 있었는데
그림이 걸린 방에서 잠들며
오늘 같은 내일을 기약했다
그러나 나는 안다, 언젠가는
그러지 못하게 되리라는 걸

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진다
파블로 네루다
어디에서 도마뱀은
꼬리에 덧칠할 물감을 사는 것일까
어디에서 소금은
그 투명한 모습을 얻는 것일까
어디에서 석탄은 잠들었다가
검은 얼굴로 깨어나는가
젖먹이 꿀벌은 언제
꿀의 향기를 처음 맡을까
소나무는 언제
자신이 향을 퍼뜨리기로 결심했을까
오렌지는 언제
태양과 같은 믿음을 배웠을까

연기들은 언제
공중을 나는 법을 배웠을까
뿌리들은 언제 서로 이야기를 나눌까
별들은 어떻게 물을 구할까
전갈은 어떻게 독을 품게 되었고
거북이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늘이 사라지는 곳은 어디일까
빗방울이 부르는 노래는 무슨 곡일까
새들은 어디에서 마지막 눈을 감을까
왜 나뭇잎은 초록색일까
우리가 아는 것은 한 줌 먼지만도 못하고
짐작만이 산더미 같다
그토록 열심히 배우건만
우리는 단지 질문하다 사라질 뿐

사랑
사랑은 사고파는 물건이 아닙니다.
거저 주는 것이지요.
--프란체스코 교황

두려워 말라. 고통을 피하고 멀리하는 사람은외톨이가 될 것이다.
이기적인 사람보다 더 외로운 사람은 없다.
내가 모든 이를 위해 내 목숨을 내놓았듯이,
네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생명을 내어준다면
풍성한 수확을 얻게 될 것이다.
- 오스카르 아르눌포 로메로 대주교

체로키 인디언의 노래
새로 태어난 아기에게
또 한 사람의 여행자가
우리 곁에 왔네
그가 우리와 함께 지내는 날들이
웃음으로 가득하기를
따뜻한 하늘의 바람이
그의 집 위로 부드럽게 일기를
위대한 정령이 그의 집에 들어가는
모든 이들을 축복하기를
그의 모카신 신발이
여기저기 눈 위에
행복한 발자국을 남기기를
그의 어깨 위엔늘 무지개가 뜨기를

오늘도 어김없이 해가 뜨고 구름이 흘러갔다. 사람들이지나가고 바람이 불었다. 이 당연한 일이 당연하지 않음을 안다.
미처 생각지 않게 우리와 함께하는 고마운 게 얼마나 많은지.
해와 달, 바람과 함께 흔들리는 풀과 나무하며 지금 옆에는없어도 참 따스한 가족과 지인들, 길과 길, 어느 순간 은총으로 바뀌는 힘든 일 등. 감사 기도를 하는 순간이다. 
힘든 일조차 고맙다는 마음과 환한 마음이 열리고, 창문이 열리고, 첫 새벽하늘이 열리고 해가 떠오른다.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고마‘와 ‘같습니다‘가 하나된 말이다.
고마는 땅의 신으로 우러르는 신성한 동물, 곰을 뜻한다. 
고운여자의 ‘곱다‘도 고마에서 온 거라 한다. 

말의 뿌리를 찾아가면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당신은 대지의 신처럼 은혜로운사람‘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고 한다. 쓸수록 나 자신도 빛나고,
‘남도 축복하는 멋진 말이니 마르고 닳도록 써도 좋으리라.

고맙다는 마음을 가지면 서로가 더 단단하게 이어진다.
나 자신이 태어나길 잘했다는 것. 숨 쉬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오래된 기도
이문재
가만히 눈을 감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싸기만 해도
맞잡은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기만 해도
말없이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기만 해도
노을이 질 때 걸음을 멈추기만 해도
꽃 진 자리에서 지난 봄날을 떠올리기만 해도기도하는 것이다.
음식을 오래 씹기만 해도
촛불 한 자루 밝혀 놓기만 해도
솔숲 지나는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이기만 해도갓난아기와 눈을 맞추기만 해도
자동차를 타지 않고 걷기만 해도

‘섬과 섬 사이를 두 눈으로 이어주기만 해도그믐달의 어두운 부분을 바라보기만 해도
우리는 기도하는 것이다.
바다에 다 와가는 저문 강의 발원지를 상상하기만 해도
별똥별의 앞쪽을 조금 더 주시하기만 해도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만 해도
나의 죽음은 언제나 나의 삶과 동행하고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인정하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고개 들어 하늘을 우러르며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기만 해도.

미술관
로버트 해희망

캐테 콜비츠의 작품이 전시된 미술관의 아침,
젊은 남녀가 식당으로 들어선다.
여자는 아이를 안고 있고
남자는 일요일 뉴욕타임스를 들고 있다.
여자는 등받이가 높은 버드나무 의자에 앉아아이를 감싸안는다. 
남자는 쟁반 가득 신선한 과일과 빵을 가져오고, 흰 컵에 커피를 따른다. 
남자의 머리는헝클어져 있고 여자의 눈은 부석부석하다.
공기를 마시러 물 위로 솟아오른 잠수부처럼잠 속으로 내동댕이쳤다가
순식간에 끌려나온 듯하다.

남자가 아이를 받아 안는다. 여자는커피를 마시고 신문의 첫 페이지를 훑어본다.
태양 아래 조그만 그들의 자리에서
버터를 바르고 빵을 먹는다.

잠시 후, 여자가 아이를 받아 안는다.
남자는 북 리뷰를 읽으며 과일을 먹는다.
여자가 과일 먹고 담배 피우며 신문을 뒤적이는 동안
남자가 다시 아이를 받아 안는다.
서로 눈길을 자주 나누지도 않는 두 사람,
나는 그들을 바라보다가 저 공평한 풍경과사랑에 빠지고 만다. 아기조차 잠에 빠져 돕고 있지 않은가.

주변엔 캐테 콜비츠의 목판화가 가득하다.
고통을 견딜 재능도 능력도 없는 얼굴들,
무감각해진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얼굴들.
배고픔, 가공할 테러.
그러나 이 젊은 부부는 햇살 아래서
일요일 신문을 읽고 있다.
아이는 잠들었고,
벗겨놓은 멜론 껍질에서 푸른 싹이 돋기 시작한다.
이제 모든 것이 가능할 것만 같다.

세수
이선영

희망어제의 나를 깨끗이 씻어낸다
오늘의 얼굴에 묻은 어제의 눈곱 어제의 잠어젯밤 어둠 어젯밤 이부자리 속의
어지러웠던 꿈 
어제가 혈기를 거둬간
얼굴의 창백함을
힘있지는 않지만 느리지는 않은
내 손길로 문질러버린다
늘 같아 보이지만 
늘 새것인 물이 얼굴에 흠뻑!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오늘엔 오늘 아침 갓 씻어낸
물방울 숭숭 맺힌 나의 얼굴이 있고
그러나 왠지 가슴 한구석이 서늘하지 않은가,
어제는 잔주름만 남겨놓았고
오늘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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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선은 언제나 악에게 순식간에 잡아먹한다. 동화 속에서나 존재하는 게 권선징악이다. 어린아이들이나믿을 수 있는 이야기이니까. 물론 예외는 있다. 그래서 선이 악을이길 때를, 그 드물고 보기 힘든 순간을 우리는 기적이라 부른다.

평생을 살면서도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순간, 눈앞에서 보고도 믿지 못할 동화가 현실이 되는 순간 말이다. 그 동화를 연우가 망칠 수는 없었다. 지민이 살아갈 세상이었다.
지민이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 좀 더 아름다워지길 바랐다. 엉뚱한 행운보다는 노력하는 사람들이 성공하고, 타인의 어려움과 고통을 자신의 위안으로 삼기보다는 진심으로 같이 아파할 줄 아는 사람들이 행복한, 그렇게 아름다운 세상이 되길 바랐다. 그래서 연우는 모른 척할 수 없었다.

고 물어도 왜그러냐고 물어도 연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어쩌면나에게 말할 수조차 없는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분명히 나쁜 일이라고, 마음 깊은 곳에서는 눈치채고 있었는지도모른다. 혹시나 용걸이 나 대신 연우를 때리는 것은 아닐까 불안해 연우의 몸에 상처가 났는지 유심히 살피곤 했다. 상처가 없는것을 확인한 뒤에도 늘 아슬아슬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난 어렸다. 그저 처음으로 평화로운 내 일상을 방해하는 연우가 점점 귀찮아졌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방에 처박혀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지옥에서 헤맬 때 유일한 빛이었던 연우를 모른 척하는 건 쉬웠다. 이미 지옥을 벗어났는데 지옥을 견딜 수 있게 만들어주는 빛따위는 필요 없었다. 그렇게 난 지옥 속 유일한 희망이었던 그 아이를 지옥에 버려두고 도망쳤다. 그때 난 깨달았다. 
누구든 마음속에 악을 품고 있는 거라고. 사회적 관습이나 법에 억눌려서 그악을 분출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중학교 입학은 연우와 나를 더 멀어지게 했다. 중학교 1학년과초등학교 6학년 사이의 간극은 절대 극복할 수 없는 것처럼 거대해 보였다. 연우가 하는 말과 행동이 모두 유치해 보였다. 
연우는아프다는 핑계로 결석을 자주 하기 시작했다. 내 무관심에 대한 반항이라고 생각했다. 아픈 아이가 점점 체중이 불어날 수는 없을테니까 속이 쓰려서, 기침이 심해서, 다리가 아파서, 연우는 학교

에 가지 않았다. 연우가 학교에 다시 가기 시작한 것은 지민이 우리 집에 오고 나서였다. 몸무게도 서서히 줄어들어 정상으로 돌아왔다. 지민을 돌보느라 힘들어 체중이 줄어드는 거라 생각했었다.
그렇게 외면하고 회피하는 동안 평화로웠다.

지민이 집에 오던 부활절의 기억이 밀려들었다. 새벽에 비명을 지르며 배를 움켜쥐고 데굴데굴 구르던 연우, 연우를 치료하는데 방해가 된다며 집 밖으로 나를 내쫓던 걸 억지로 성당에 가자며 나를 잡아끌던 지호, 그리고 의도적으로 버려져 있던 지민…………
아무리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도 하체가 너덜너덜해진 지민은 도저히 집으로 걸어올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사건이 벌어진 날, 용걸은 10시경 조퇴를 한 뒤 베이비시터를 퇴근시켰다.
하지만 주말 동안 검토하려고 했던 사건 관련 서류 중 두고 온 것이 있어 지민이 좋아하는 만화영화를 틀어준 뒤 검찰청에 잠시들렀다고 했다. 범죄는 용걸이 집을 비웠다는 3시간 동안 벌어진것으로 추정되었다.
어린 시절부터의 세뇌가 효과적이었는지 지민은 혼자서 외출하는 일이 절대 없었다. 범죄현장으로 추정되는 대각선 철거현장에서 발견된 혈흔은 수사에 혼란을 주기 위한 증거물일 수도 있었다.
순간 널브러진 지민의 주위를 감싸고 있던 비린 밤꽃 향기가 갑

자기 떠올랐다. 바로 그것이었다. 내가 잊고 있었던 중요한 기억이.
범죄는 집 안에서 벌어졌다. 바보 같은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그리고 용의자는 한 명밖에 없었다.

토했다.
먹은 것도 없어 신물만 나오는데도 구역질은 멈추지 않았다. 위산으로 식도와 입 전체가 헐어도 구역질은 계속됐다. 시뻘건 핏물까지 나오는데도 구역질은 멎지 않았다.
내 결론이 틀리길 바랐다. 용걸의 방문 앞에서 몇 시간이나 서성였다.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도 용걸은 통화를 하고 있었다. 
4·15총선을 앞두고 정국이 어수선한 시절이었다. 범인을 잡기 위해 휴직계를 냈다는 건 말뿐이었는지 용걸은 하루 종일 누군가와 통화를 하느라 바빴다.

"여당이고 야당이고 비례대표 1번을 주겠다고 난리법석이야. 후보 등록 마감일까지 얼마 남지 않아서 빨리 결정해야 되는데 고민이네"
용걸의 목소리는 한껏 들떠 있었다.
한밤중, 잠든 용걸 곁에서 앉아 기다렸다. 재개발 때문에 대부분의 가정이 이주한 동네는 밤이 되면 검은 물감이 뒤덮은 듯 어두

있다. 구청에서는 재개발을 이유로 깨진 가로등조차 수리하지 않았다. 어둠에 눈이 적응하자 용걸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 가늘고 길게 찢어진 눈, 뭉툭한 콧날, 두툼한 입술, 모두들 용길의 첫인상이 너그럽고 포근해 보인다고 했다. 아마 눈꼬리가 축 처진 것이 한몫했을 터였다. 
하지만 내게는 소름끼치는 얼굴일 뿐이었다. 왜소한 체구의 용걸은 움직이지도 않고 이불 속에서 낮게 코를 골며 편안한 잠에 빠져있었다.
난 연우의 유일한 보호자였다. 내가 없으면 연우가 대신 맞을거란 생각에 도망치지 못했다. 아마 연우도 그래서 도망치지 못했을 것이다. 차마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내 곁에 남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연우에게는 내가 나에게는 연우가 인질이었다.
우리는 서로를 사랑했기 때문에 용걸에게 끌려 다닐 수밖에 없는 불행한 신세였다. 그래서 서로의 존재를 원하는 만큼 서로가 사라지기를 간절히 바랐다. 나에게 ‘가족‘이란 겨우 그 정도의 의미밖에 되지 못했다. 서로를 버릴 수 있는 사람들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일 자격이 없었다.
연민, 분노, 동정, 증오, 수많은 감정들이 끓어 넘쳐흘렀다. 연우가 왜 내게 아무 말 못했는지 이해하면서도 원망스러웠다. 추측의문, 확신, 부정, 수많은 생각들이 뒤섞여 혼란스러웠다. 용걸이 그런 짓을 벌였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았다.

호명할 때는 같이 박수쳐주고 우리반 담임 호명할 때는 가만히 있었죠. 그렇게 개망신을 줬는데도 아직 학교 다니는 거 보면 그 선생도 참 뻔뻔해요."

너무 화가 나서 일어나 밖으로 나와 버렸다. 줄담배를 피워도억울함과 답답함이 가시지를 않았다. 유림이 앞에 있다면 대신 변명해주고 싶었다. 연우는 결코 비겁한 아이가 아니었다. 누구보다 책임감과 정의감이 강한 아이였다. 겁이 많았지만 이유 없이 불의를 모른 척하고 피할 성격은 아니었다. 분명 과중한 업무나 지민의 간병 때문에 지쳐서 그랬을 것이다. 그런 이유조차 비겁한 변명이라 생각해 유림에게 말하지 못했을 연우가 안타까웠다. 
가끔은 인간을 이해할 수 없었다. 모순되는 감정이 요동쳤다. 
처음부터 자신을 편들지 않았던 사람보다 중간에 마음을 바꾼 연우가더 밉다는 유림의 복잡한 심정이 이해되면서도 상처받았을 연우가 걱정스러웠다.

아이들은 순수하다. 순수하게 이기적인 본능으로 가득해 악랄하다. 그 절대적인 무모함이 싫었다. 그래서 민수는 아이들을 싫어한다. 세상의 부조리나 삶의 아이러니 따위는 겪어보지 않아 순수

한 아이들일수록 더 악한 법이었다. 아이들이 싫어서 학교도 싫었다. 
초등학교 시절, 쉬는 시간이면 왼쪽 관자놀이가 뻐근해져왔다.
우당탕탕,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우르르 몰려서 큰 목소리로 떠드는 아이들을 보며 빨리 쉬는 시간이 끝나기만을 빌었다. 언제 아이들이 몰려와 자신을 괴롭힐지 몰라 두려웠다.

민수에게 아비 없는 자식이라고 놀리고 낡은 옷이 더럽다고 침을 뱉던 아이들도 순수했다. 연호에게 죽도록 얻어터지고서야 사과하던 아이들도 커다랗고 순진한 눈망울을 반짝였다. 그래서 교사가되고 싶다는 연우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건 연호도 마찬가지였다.

"지민이처럼 특별한 아이들을 보살피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
연우는 그렇게 말했다. 더 이상 민수도, 연호도 연우의 진로를반대하지 못했다.

처음 지민이 노란 가방을 메고 어린이집에 가는 날, 민수와 연호는 학교를 결석하면서까지 따라갔었다. 귀찮아하는 기색이 역력한 지민의 담임선생님을 붙잡고 유의사항을 얼마나 많이 반복했는지 집으로 돌아올 때는 둘 다 목이 쉬어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지민을 괴롭히고 따돌렸다. 어린 아이들의 눈에는 뜨거운 국에 얼음을 넣어 먹고, 가위를 처음 사용해 보는 지민이 이상하게 보일 만했다. 딸기잼이라 속여 고추장을 먹이고, 뜨거운 주전자를 맨손으로 붙잡으라고 시키고는 

작가의 말

2017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끔찍하고 잔혹한 시간이었다.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 내 믿음은 그해에 완벽하게 부서졌다.
세상의 모든 악이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악에 물어뜯기지 않으려 반항하던 내 육체와 정신은 너덜너덜하게 닳아 바스라지기 직전이었다.
소멸하기 직전인 날 위해 유언장 대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해의 기억들을 모두 글 속에 토해내고 나면 잊을 수 있을 것같았다. 한 글자, 한 글자 쓸 때마다 그때의 기억이 날 아프게 하는 시간이었다.
그 잔인했던 2017년의 상처와 고통을 되짚으며 글을 마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다.

달팽이는 동종이나 알 
자식을 잡아먹기도 할 정도로 이기적인 생존본능을 지닌 대표적 동물이다.

"난 달팽이가 좋아. 낯선 이가 나타나면 집 속으로 숨어들어가는 것도,
언제든 숨기 위해 그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다니는 것도 
너무나 연약해서 다치기 쉬운 그 몸도 
상처받을까 봐 숨는 건데 모두들 딱딱한 집만 보고 강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언니랑 닮았잖아. 

그래서 달팽이가
달팽이 따위와는 닮고 싶지 않았다. 

달팽이(Snail)와 뱀(Snake)의 어원은 같다. 이브에게 선악과를 먹으라고 꾀던 간교한 뱀의 이미지가 떠올라 마땅찮았다. 
아니, 뱀보다는 이브가 더 증오스러웠다. 이브가 선악과를 먹지 않았다면 연우의 삶은 훨씬 아름다웠을 것이다. 결국 인간이 문제였다.
- 본문 중에서

우리나라 학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단 말인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 <방과 후>와 비견되는현재 우리 학교에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사건들과 놀라운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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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은 언제나 그랬듯, 4교시 중간쯤 학교에 왔다.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반장인 형주의 손에 이끌려 교무실에 온 유림에게서는 담배 냄새가 짙게 풍겼다. 단추가 벌어질 정도로 작게 줄인 블라우스와 걸을 때마다 속옷이 보일 듯 말듯 아슬아슬한 교복 치마 대신 남색 체육복 바지에 박스티셔츠 차림이었다. 기말고사 문제 오류로 재시험을 3번이나 치르는 바람에 성적처리업무가 폭주해 유림의 옷차림이 달라졌다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오라고 했다면서요?"
치켜뜬 눈으로 묻는 아이에게 다가오라 손짓했다. 두꺼운 아이라이너를 그린 눈이 찌푸려지고 새빨간 틴트를 칠한 입이 비죽인다. 유림은 먼발치에서 되물었다.
"왜요?"
연우는 일어서 유림에게 다가갔다. 유림이 뒷걸음쳤다. 연우는 유림의 어깨를 재빨리 붙잡는 동시에 배에 손을 댔다.
‘아이 씨팔 뭐 하는 거예요?"
순식간에 연우의 팔을 밀어내며 유림이 소리를 질렀다.


‘정유림? 이름이 익숙한데? 학교폭력위원회에 몇 번이나 가해자로 올라왔던 애잖아. 게다가 3월에 임신했다고 6개월이 넘어서 낙태하기 힘들다고 태아 뼈 녹이는 주사까지 맞고 수술한 애개 맞지?"
약속이 있다며 빨리 끝내라고 닦달했던 교감은 자신이 몰랐던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짜증을 내며 잔소리를 퍼붓기 시작했다. 도대체 학생 관리를 어떻게 했기에, 로 시작한 잔소리의 결론은 모든 게 연우 탓이라는 거였다. 연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교감이 화를 내는 이유는 뻔했다. 학생의 징계사안을 교감을 거치지 않고 교장에게 직접 보고해 일처리를 한 괘씸죄였다. 남자인 교감보다는 여자인 교장에게 임신에 관한 말을 꺼내기가 쉬워서였고, 학교명예 실추를 염려한 교장이 조용히 넘어가자고 결정했다. 하지만 교감은 연우의 변명 따위는 무시했다. 그렇게 건방지게 교칙과 절차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일처리를 하니 이런 사단이 벌어진 게 아니나는 교감의 잔소리를 끊으며 교장이 입을 열었다.
"한번 유급당한 애라 이번에는 졸업할 수 있게 봐달라고 해서 모르는 척 넘어가 줬더니 초등학교 옆에서 삥 뜯다가 걸린 애 맞지? 초등학생 부모와도 합의 보고, 워낙 큰일 겪어서 제정신이 아니라고 봐달라고 해서, 학교 평판도 걸리고 어차피 눈감아주기로

한거 봐줬더니 뭐가 어쩌고 어째? 그때 임신한 것도 성매매하다그랬다고 소문났었잖아! 그런 년이 무슨 성폭행을 당했다고 지랄이야? 그걸 믿어? 서 선생 너, 바보야?"
미술 전공이라 성대가 혹사당하지 않아서인지 교사치고는 꽤높은 교장의 음정이 파르르 떨렸다.
3월, 유림이 중절수술을 받고 퇴원한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발생한 사건이었다. 후미진 골목길에서, 유림은 지나가던 초등학생을 붙잡아 돈을 요구했다. 돈이 없다는 아이에게는 피우던 담배를 가래를 뱉어 끄고는 삼키라고 시켰다. 겨우 가래 묻은 담배를 입에 한 번 넣었다 뺀 초등학생은 구역질을 하며 도망쳤다. 담배 냄새 가득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울어대며 집에 돌아온 아이를 본 엄마는 당장 경찰을 대동하고 골목길로 향했다. 유림은 또다른 초등학생의 돈을 빼앗는 현장에서 연행되었다. 저녁 8시, 안곡경찰서에 걸려온 전화를 받던 순간을 연우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번 일을 모른 척할 순 없었다.
"하지만 유림이 말로는...……."
교장이 피식 웃으며 말을 막고 나섰다.
"반 애들 여섯 명이 강간을 했다고? 그럼 당했을 때는 왜 가만히 있었대? 가만히 있다가 이제야 왜 난리야?"
"그 아이들이 임신한 유림이를 나무에 거꾸로 매달아 놓고 폭행까지 하는 바람에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답니다. 들은 이상 저도

제가 할 일을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유림이 평소 행실이 불량했다고 해도・・・・・
‘입 닥쳐라 어디서 훈계질이야? 내가 그냥 교장 된 줄 알아? 나도이일 저일, 별의별 일 겪으면서 여기까지 왔어. 딱 보면 몰라?
그년이 어디서 또 몸뚱이 험하게 굴리다 임신하고서는 겁나니까히 멀쩡한 애들 물고 늘어지는 거잖아! 그 여섯 명 학부모 중학교운영위원회 위원이 두 명이야. 한 명은 학년 대표고"
한국대 의대 교수, 유명 로펌 대표, 재벌 방계 대기업 임원・・・・・・술집을 운영하면서 사이비 교회에 다니는 유림의 어머니와는 사회적 지위가 달랐다. 교감이 당연하다는 듯 교장의 편을 들고 나섰다.
"게다가 걔들은 공부도 잘해. 전부 한국대 가능성 있는 애들이라고 내가 공부 잘하고, 부잣집 애들이라고 편드는거 같아? 걔들단 한번이라도 교칙 어겨서 걸린 적 있어? 지각 한 번 한적 없고,
교복 깔끔하게 입고, 수업 시간에도 당연히 열심히 하겠지. 선도부아니면 학생자치부에 학교생활도 열심히 하는 아이들이야. 형주는게다가 반장에 전교 회장이잖아. 나 볼 때마다 90도로 인사하는애들이야. 다른 선생들이 이 얘기 들으면 어떻게 반응할 거 같아?"
모르겠다. 연우는 자신이 말할 틈도 없이 다다다다 쏟아지는 교장과 교감의 말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주말 내내 고민하느라 시간도 자지 못했다. 노려보는 교감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드는데종이 울렸다. 그새 5교시가 끝나 있었다. 월요일 7시간의 수업

정 중 연우의 유일한 공강 시간이었다.
"내 말 무슨 뜻인지 알아들었지?"
"저, 다음 시간에 수업이 있어서요."
"대답 안 해?"
"일단 수업 준비하러 가보겠습니다."
연우는 고개를 꾸벅하고 교장실을 나섰다. 쯧쯧, 말귀를 못 알아들어, 저렇게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어서야, 교장의 투덜대는소리가 연우의 뒤로 바짝 따라왔다.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유림이 입원해 있는 동안에도 성폭행범으로 지목된 학생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주말자율학습을 하러 학교에 나왔다. 아침 8시 자습에도 지각 한 번 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었다. 제일 먼저 범행을 벌였다는 형주는 언제나처럼 나서서 교사들의 일을 도왔다.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교사가있으면 달려가 대신 들어주고, 얼굴 한 번 찌푸리지 않고 교사들의 심부름을 했다. 사흘간 제대로 잠들지 못한 연우가 멍한 채로있다가 수업에 늦었을 때, 학생들을 조용히 자습시키고 있던 사람도 형주였다. 한국대 의대 교수 아버지를 둔 형주는 모든 것을 간섭하고 통제하는 부모 밑에서도 바르게 자란 특이한 케이스라고생각했었다. 기특하기도 하고 대단해 보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형주는 속에서 썩어 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선생님 요즘 너무 까칠해 보이세요. 그냥 오늘은 제가 청소시키

고 문잠글 테니까 쉬시는 게 어때요?"
종례 전, 형주는 먼저 다가와 물었다. 연우 대신 옆자리의 교사가 방긋 웃으며 끼어들었다.
역시 우리 형주는 뭐가 달라도 달라 어쩌면 저렇게 배려심이깊을까? 너 같은 애가 의사가 되면 얼마나 환자들을 위할까? 진자 한국대 의대 교수들이 눈이 빼지 않은 이상 넌 붙여줄 거다.
"그렇지, 서 선생?"
대답하지 않았다. 언젠가부터 세상은 모호하고 흐릿해졌다. 선명하게 드러나는 동화 속 선악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연우에게 나쁜 짓을 저지른 인간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죽도록 사랑하는 이였고, 다른 이에게 악한 짓을 저지른 인간이 연우에게는 은인이 되기도 했다. 그 불분명함이 언제나 연우를 망설이게 만들었다. 바쁜 와중에도 열심히 생각했다. 무엇이 옳은 걸까? 잠도 자지 않은 채 고민했다. 무엇이 아이들을 위해 가장 좋은 길일까?
하지만 오랜 시간 고민한다고 해서 판단이 달라지지는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선과 악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한계와 전염력이다. 선은 제한된 범위에서 지루하고 답답할 정도로 느리게 전파되는데, 악은 한계를모르고 기하급수적으로 악을 재생산한다. 형주 무리가 그랬던 것.
처럼 여러 명이 모이면 잠재되어 있던 악은 팽창해 폭발한다. 판단력은 흐려지고, 죄책감은 뭉개진다. 현실에서는 권선징악 따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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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은기어이 상추를 한 장 한 장 정성껏 씻어 연우에게 먹이려 애썼다.
"이것 봐, 언니, 달팽이야. 너무 귀엽지?"
지민의 손바닥에 놓인 달팽이는 작은 모래 알갱이 같았다. 화분에 놓아두니 물컹한 몸을 내밀고 느릿느릿 기어가기 시작했다. 달팽이를 키우겠다는 지민에게 강아지를 사 주겠다고 먼저 제안했다. 낮 동안 혼자 있는 지민이 외로울 거란 생각을 못 했다.
"강아지는 껴안을 수도 있고, 반응도 있으니까 덜 심심하지 않을까? 너처럼 하얗고 작은 아기 푸들로 사자".
"난 달팽이가 좋아. 낯선 이가 나타나면 집 속으로 숨어들어가는 것도, 언제든 숨기 위해 그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다니는 것도,
너무나 연약해서 다치기 쉬운 그 몸도, 상처받을까 봐 숨는 건데모두들 딱딱한 집만 보고 강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언니랑 닮았잖아. 그래서 달팽이가 좋아."
달팽이 따위와는 닮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지민의 들뜬 기분을망치고 싶지 않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달팽이(Snail)와 뱀(Snake)의 어원은 같다. 이브에게 선악과를 먹으라고 꾀던 간교한 이미지가 떠올라 마땅찮았다. 꿈틀대는 모양도 소름끼치게 징그럽고 비겁하게 항상 숨을 곳을 짊어지고 다니는 것도 싫었다. 아니,
보다는 이브가 더 증오스러웠다. 이브가 선악과를 먹지 않았다면 연우의 삶은 훨씬 아름다웠을 것이다. 결국 인간이 문제였다.

학교도 마찬가지라고. 학교 옮기면 ‘태워질 각오를 해야 한다고, 담임이나 힘든 업무는 무조건 새로 발령받은 교사에게 떠넘기는 거야. 일종의 텃세지 
바뀐 환경에 힘들어 죽을 지경인데 일이 몰아치니 거의 학교 옮긴 첫해는 죽어지내야 해, 그러니까 아이 있는 교사들은 발령받은 첫해 1학기를 휴직하는 경우가 많아. 아무래도 기간제 선생님한테는 주요 업무를 맡기지 않으니까 꼼수를 쓰는 거지. 매년 겪는 일인데, 생각할 때마다 우스워 
바뀐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조금 더 배려해줘야 되는 거 아닌가? 
학생들에게는 타인을 배려하라고 말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이기적으로 구는 거 우습지 않나? 그런 관례를 고려한다고 해도 서연우 선생한테 악감정이라도 있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업무가 몰렸어. 
아무런 상관없는 내가 이렇게 억울하고 화가나는데 정작 본인은 어떻게 견뎠을까?
내가 슬쩍 서연우 선생이랑 친했다는 김유미라는 생물 선생한테 물어봤는데 교감이 어떤 사람인지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내신(발령신청) 쓴 거라고 하더라. 
동생이 많이 아픈데 한국대 병원이 바로 앞이잖아. 언제라도 병원으로 뛰어갈 수 있도록 병원에서 가까운 학교로 옮길 수밖에 없었다. 동생 병원비 때문에 휴직도 못했다고 하더라. 
성적관리담당인데 작년 1학기 기말 때는 세 과목이나 문제 오류가 나서 재시험을 치르는 바람에 난리도 아니었나봐 게다가 담임학급원수도 다른 반은 22명인데 34명이나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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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나라의 산불이 아니라 언제든 나와 가족이 전염병에 감염될 수 있다는 공포에 온 세계가 사로잡혔다. 이러한 팬데믹 상황이 발생한 것은 자연에 대한 과도한 개발과 파괴로 인해 야생의 영역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오늘날 자연재해와 사회적 재난은 무관할 수 없고 국지적 양상을 띠지도 않는다. 글로벌 자본주의 체제가 지속되는 한, 화석연료에 의존한 성장사회를 멈추지 않는 한, 부유한 계층이 기득권과 탐욕을 내려놓지 않는 한, 환경파괴와 노동착취는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인류세‘ 논의를 주도해온 과학자 브뤼노 라투르(Bruno Latour)는 지구의 급박한 위기상황을 ‘연료가 바닥난 비행기, 구멍이 난 배, 불타고 있는 집‘에 비유했다. 
이 총체적 재난은 "빈곤은 위계적이지만, 스모그는민주적이라는 울리히 벡(Ulrich Beck)의 말처럼, 
특정한 나라나 계층에 한정되지 않고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재난의 책임과 영향은 결코 공평하지 않으며, 가장 피해를 많이 입는 것은 경제적·사회적 약자들이다. "위험분배의 역사는 부와 마찬가지로 위험이 계급 유형에 밀착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그 방향은 서로 반대다.
 "부는 상층에 축적되지만, 위험은 하층에 축적된다." "
이처럼 생태문제는 정치체제나 경제구조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생명정치‘ 또는 ‘정치생태(학)‘라는 말이 시대적 키워드로 회자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991년에 창간된 이래 생태 사상과 운동을 지속적으로펼쳐온 『녹색평론』의 글들을 일별해보면 생태적 전환을 모색하는 범위나 점점, 문제의식 등이 계속 확대되어온 것을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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