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사람들은 자신을 속이는 데 더 능숙하다. 연구에 따르면 지능은 ‘헛소리‘ 능력과 관련이 있으며, 똑똑한 사람은 거짓말을 할 가능성이 더 크고,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을 정당화하는 데 능하므로 사기를 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 등이 밝혀졌다.
사람들은 살면서 자신이 도달하고 싶은 결론에 도달하지만, 똑똑한 사람은 그에 대한 명분을 잘 찾아낸다.
과학적 두뇌 신뢰자정치 철학자이자 홀로코스트 생존자이며 전체주의의 기원 The Origins of Totalitarianism』이라는 책을 쓴 한나 아렌트 Hannah Arendr는 지식인들을 불신했다. 그녀는 홀로코스트 기간 동안 지적능력이 뛰어난 많은 친구가 자신의 가담을 합리화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아렌트는 사실을 이론에 맞게 조정해서 현실과 단절된 삶을 살 수 있는 지적 능력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녀는 "정부 평의회에서 과학적 사고력을 지닌 두뇌를 신뢰하는
운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항상 진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생일도 알려주지 않는다. 플랫폼이 자신을 정해진 상자 안에 집어넣는 걸 어렵게 만들려고 한다."
사회공학 전문가인 제니 래드클리프 Jommy Raddlife에게 조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물어보자 분명하게 이렇게 답했다.
"자기 삶의 모든 부분을 온라인상에 공유해서는 안 된다! 온라인에서 해당 게시물을 볼 수 있는 대상을 선택하자. 사기꾼은 누군가의 안경이나 와인 잔에 반사된 정보를 이용할 수도 있다. 매년 9월이면 사람들은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학교 밖에서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곤 한다. 그럼 나는 당신 아이가 다니는 학교와 당신이 사는 곳이 어딘지 알게 된다. 근처 가게도 알 수 있다. 이런 모든 정보가 친숙하고 개인적인 접근을 가능하게 하며, 이로 인해 우리는 사기꾼에게 속아 넘어갈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
계정을 여러 개 만들라는 조언을 따르는 건 그 자체로도흥미로운 활동이지만, 개인 계정과 업무 계정을 따로 만들어 소셜 미디어 활동을 관리하면 플랫폼의 예측 능력보다 한발 앞서 나갈 수 있다.
이 책을 쓰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 인스타그램에서 어떤 데이트 전문가를 팔로우했다(순수하게 조사 목적이었음을 다시말해둔다). 그러자 우리 활동을 알아차린 플랫폼이 다른 데이트전문가 계정을 제안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염이 까칠하게 자
은 항상 쉽지만은 않지만 이것은 심각한 문제다. 전체 트위터계정의 9-15퍼센트가 꽃인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에 진행된 ‘중국 정부가 논쟁에 개입하지 않고 전략적인 주의 분산을 위해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조작하는 방법‘ 연구에 따르면 25만~200만 명에 달하는 중국인이 정부에 고용되어 1년에 약 4억 4,800만 개의 ‘가짜‘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밀리에 활동하는 이 친정부 논객들이 일반 시민인 척하면서 중국 공산당을 위한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간다. 이들은 게시물 하나당 50위안을 받는 것으로알려져 있어 ‘50위안 군대‘라고도 불린다.
프로퍼블리카 Propublica가 트위터 가짜 계정과 해킹당한 계정을 분석한 결과 홍콩에 대한 프로파간다를 추진하는 가짜 계정을 1만 개 이상 발견했다. 이후 이 계정들은 홍콩 문제에서 코로나19로 초점을 전환했다. 트위터는 만리방화벽 Great Firewall에 의해 차단되어 있기 때문에 이 트윗은 중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을 겨냥한 게 아니다. 일부 트윗은 해외에 거주하는 화교를 겨냥해 중국어로 작성되었지만, 대부분은 영어로 작성되어 있다. 이것은 우리를 겨냥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지하는 비공식 홍보 캠페인을 벌였다.
학계에서는 10년 넘게 봇을 연구해 왔지만, 봇은 소셜 미디어의 재앙 중 하나다.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시도가 이 플랫폼의 봇 계정 수에 대한 분쟁 때문에 보류되기도 했다. 봇
"사람들에게 최면을 걸어 지적인 구경꾼으로 만든다." 그 효과는 정말 최면에 가깝다. 같은 기사에 등장하는 신경외과 의사 애덤 립먼Adam Lipman은 텔레비전이 뇌에 알파파 상태를 유도해서 헛된 공상이 늘고 비판적 사고가 감소한다는 사실이 EEG (뇌파검사) 연구를 통해 증명되었다고 설명했다.
아마 이것은 텔레비전 시청자들이 그렇게 잘 속아 넘어가는 이유를 부분적으로나마 설명할 것이다. 1957년 만우절에BBC 시사 프로그램인 「파노라마 Panorama」는 나무에서 스파게티가 자란다는 거짓 영상을 방송했다. 그 후 일부 시청자들이 BBC에 전화를 걸어 스파게티를 직접 재배하는 방법을 물어봤다고 한다.
1992년에 BBC는 마이클 파킨슨 Michael Parkinson 이라는신뢰도 높은 방송인이 진행하는 「고스트워치 Ghostwatch」라는 ‘실시간‘ 유령 사냥 프로그램을 방송했는데, 이 프로그램은 허구적인 상황을 실제처럼 보이도록 만든 모큐멘터리 mockumentary 였다." 하지만 이를 본 많은 시청자가 그것이 진짜라고 믿었고, 한 심약한 청년은 두려움에 자살까지 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그 프로그램 때문에 "최면에 걸린 듯 집착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누구나 텔레비전에 사로잡힐 수 있지만 아마 가장 취약한사람은 어린아이들일 것이다. 「텔레토비 Telerubbies」는 어린이용텔레비전 프로그램의 매력과 성공을 대표한다. 전 세계로 수출된 이 프로그램은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영국의 이동용
점점 더 정교해지고 널리 실행되어 현대 사회의 일부로 받아들여지는 데 기여했다. 복잡한 미디어 생태계와 시청자의 세분화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텔레비전을 권위 있는 정보소스이자 엔터테인먼트의 원천으로 여긴다.
오프킴 Ofcom (영국 방송과 통신을 통합한 규제 기구)에 따르면 텔레비전은 여전히 영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뉴스 원천이다.
텔레비전은 정권이 ‘부드러운 독재‘를 이용해 통치를 강화할 수 있게 한다. 마약처럼 엔터테인먼트 매체도 교양미를 무너뜨리고 선전에 더 취약하게 만든다. 다시 말해, 텔레비전과 엔터테인먼트 매체의 출현으로 독재 정권은 회복력을 유지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강압적인 접근 방식을 피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 청중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엔터테인먼트 매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 증가는 현 정권에 대한 만족도와 서방에 대한 적개심이 모두 증가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전 및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노팅엄트렌트 대학의 정치 커뮤니케이션 부교수인 콜린 알렉산더 Colin Alexander 박사는이 상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좋아하는 프로그램만 골라서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 그렇게 마음이 편해진 사람은 프로그래밍하기가 더 쉽다.
어떤 의사소통이든 항상 전달자의 목적이 무엇인지 고려하자. 콘텐츠를 만들려면 시간.
레비전은 ‘시간 낭비이고 지나치게 자극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과도한 텔레비전 시청은 ‘즐겁고 재미있고 흥미로운 대안적 존재‘를 제시하여 현재에 대한 주의력을 약화한다고 생각한다.
직자인 그는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만 신을 만날 수 있기" 문에 과도한 텔레비전 시청으로 신앙심이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지만, 한편으로 세속적인 등가물을 생각해 보면 우리 자신도 지금 이 순간에만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조언은 간단하다.
저항해야 한다. 즐거움을 원한다는 이유로 텔레비전을 보는 걸 거부해야 한다. 자기 삶에 더 주의를 기울이려면 텔레비전을 너무 많이 보지 않는 게 좋다. 항상 텔레비전을 보거나 항상 트위터를 사용이용하고 있으면 다른 사람의 생각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자기 인생의 올바른 행동 방침에 대한 분별력을 느끼기 어렵다. 다른 이들의 생각에 폭격당하는 걸 피하려면 텔레비전과 휴대폰을 꺼야 한다.
콜린신부의 예리한 관찰 내용은 축복이면서 동시에 저주다. 드라마, 예술, 다큐멘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비롯되고 스토리텔링은 언어 자체만큼이나 오래되었다. 이야기꾼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어 한다. 이번 장에서 설명했듯이, 때로 그들은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힘을 합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한나라로 만들 것입니다." 이는 예전의 정치가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죽도록 즐기기는 1850년대에 대통령 후보였던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과 스티븐 A. 더글라스Stephen A. Douglas 사이의 논쟁을 예시로 보여준다.
한 번은 더글라스가 3시간짜리 연설을 한 적이 있다. 링컨이 이에 응할 시간이 되자, 그는 청중들에게 이미 오후 5시인데 자기가 연설하는 데 3시간쯤 걸릴 테고 더글러스도 이에 반박할 예정이라는 걸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청중들에게 집에 가서 좀 쉬었다가 다시 돌아와서 4시간 동안 토론하자고 제안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대화 자체도 역설, 은유, 세밀한 세부 묘사 같은 복잡한 수사적 기법을 사용했고 글을 쓸 때와 유사한 형식의 구분도 등장했다.
이성이 아닌 감정에 호소하는 긴 사제했다.
더글라스는 이렇게 말했다. "친구 여러분, 이런 문제를 토론할 때는 박수보다 침묵이 더 적합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열성이나 열광이 아니라 판단력과 이해력, 양심에 호소하고 싶습니다." 덕 영상을 볼 때도 "끝까지 시청하세요!"라고 말해야 하는 2020년대 시민의 심중력이 이런 산문체 토론을 7시간 동안 견딜 수 있을까? 1850년대의 청중은 오늘날의 청중에 비해 추론 능력이 탁월했던 게 분명하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수학 점수, 언어 능력, 독해력이 떨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미지를 통한 세뇌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빠르게 진행되는 시각적 콘텐츠가 합리적 사고를 방해하는 건 아닐까? 올더스 헉슬리가 다시 찾아본 멋진 신세계에서 말한 것처럼, "텔레비전과 라디오에 익숙해진 청중은 주의가 산만한 상태가 일상화되어서 집중하라거나 장시간 지적인 노력을 기울이라는 요청을 받는 걸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여러분도 개인적으로 긴 형식의 콘텐츠에 집중하거나 생각의 흐름을 유지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가? 다양한 유형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어린이의 실행 기능에 미치는 즉각적인 영향 연구에서 연구진은 빠르게 진행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4세 어린이의 집중 및 충동 억제 능력(실행 기능‘이라고 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아이들은 9분 동안 크레용을 가지고 놀거나, 평균 34초마다 한 번씩 장면이 바뀌는 공영 방송 다큐멘터리를 보거나, 11초마다 한 번씩 장면이 바뀌는 ‘바다 밑에 사는 움직이는 스폰지에 대한 매우인기 있고 환상적인 만화를 시청했다. 빠르게 진행되는 만화는 크레용이나 다큐멘터리에 비해 실행 기능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연구에서는 단기적인 영향만 조사했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어린아이의 텔레비전 시청과 실행 기능 결함 및 언어 지연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다.
"다시 말해, 주의 집중 시간이줄어들 수 있다. 화면에 다양한 이벤트가 빠르게 표시되면 감
사진이 ‘나무‘의 원래 본질이 아닌 겉모습만 포착할 수 있는 것처럼 이미지는 ‘신‘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을 포착할 수 없다. 이미지의 얄팍한 특성과 다르게 독서에는 더 깊은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독서는 내면의 생각과 감정의 세계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 지속적인 집중, 충동 억제, 방해 요소를 무시하는 힘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실행 기능을 강화한다. 다시 말해 독서는 우리를 더 사려 깊고 합리적인 존재로 만든다. 이미지와 다르게 독서는 속도가 느리다.
그래서 숨을 쉬며 정보를 소화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심리학자들은 ‘샤워 효과‘의 힘을 입증했다. 즉 휴식을 취하면 무의식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생겨서 결과적으로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속사포 같은 콘텐츠를 접하면 우리의 의식적인 뇌가 텔레비전 세트처럼 변해서 매 순간 들어오는 신호를 포착하기는 하지만 이를 심층적으로 처리하거나 장기 기억에 저장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금세 사라지고 다음 것으로 대체된다.
반면 독서는 장기 기억에 통합될 수 있는 작지만 꾸준한 정보를 제공한다. 우리는 강렬한 이미지를 접하면 감정에 영향을 미치지만, 시간을 들여 그와 관련된 뉘앙스나 맥락을 깊이 고려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예를 들어, 사담 후세인 Saddam Hussein의 군인들이 인큐베이터에서 아기를 꺼내 죽게 했다는 이야기가 불러일으킨 충격적인 정신적 이미지가 없었다면 우리가 그렇게 쉽게
1차 걸프전에 참전했을까?" (이것은 나중에 홍보 회사 힐 앤드 놀튼HillKnowlton에서 중폭시켜 퍼뜨린 날조된 이야기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니면 실제로 발견된 적도 없는 대량 살상무기를 시연하기 위해 콜린 파월 Colin Powell이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탄저균 약병을들고 있는 사진이 없었다면 우리가 그렇게 쉽게 2차 걸프전에 끌려들어 갔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규칙■ 지나치게 자극적인 콘텐츠는 집중력을 저하하고 합리성을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 독서 습관을 기르면 비판적 사고력이 강화되고 정보를 소화할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 이미지나 정신적 이미지를 조작해서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어떤 이야기를 시각화하는 게 매우 쉽다면 그 뒤에 어떤 의도가 숨어 있을 수 있다.
전쟁, 자연재해, 사회적 격변(예: 구소련 붕괴, 현재 붕괴한 시리아나 소말리아 국가 등)은 가족과 공동체의 유대를 약화시켜서 사회적 분열과 고림이 증가할 수 있다. 이웃 간의 유대가 적고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는 현대의 선진국에 산다는 것은 곧 우리 대부분이 점점 더 취약해지는 사회적 네트워크 안에서 살고 있음을 뜻한다. 사회가 전쟁, 전염병, 경제 붕괴 같은 충격을 받거나 브렉시트 같은 규제 완화 지진으로 힘들어지면 전보다 외부의 영향을 잘 받게 된다. 나오미 클라인은 동명의 책에서 이를 ‘쇼크 독트린‘이라고 불렀다. 처음에 발생한 재난(쿠데타, 테러 공격, 시장 붕괴, 전쟁, 쓰나미, 허리케인)은 전 국민을 집단 충격 상태에 빠뜨린다. 고문실의 시끄러운 음악과 타격이 죄수들을 약화시키는 것처럼 떨어지는 폭탄, 사방에서 터지는 공포, 세찬 바람이 사회 전체를 약화시킨다. 공포에 질린 수감자가 동지의 이름을 말하고 자기 신앙을 포기하는 것처럼, 충격을 받은 사회는 평소 같으면 맹렬히 보호했을 것들을 포기하곤 한다.
이라크 전쟁이 좋은 예다. 클라인은 미군이 이라크를 변화시키고 착취하기 위해 ‘충격과 공포‘ 기술을 사용했다고 말한다. 전직 CIA 요원의 말에 따르면, "공포와 무질서가 진정한 가능성을 제공했다." 그가 설립한 사설 보안 회사는 1억 달러 규
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클라인은 "공포와 무질서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촉매제"라고 설명한다.
네 번째 전환기 이것이 우리를 현재로 데려왔다. 현대의 생활은 세분화되고 외로우며 무엇보다도 혼란스럽다. 기술과 미디어는 감각, 감정, 정보를 통해 매일 우리를 압도한다.
풀팩트의 팩트 체크담당자인 윌 모이는 "우리는 허위 정보 캠페인의 목표 중 하나가 어떤 행위자 또는 행위자 집단이 허위 정보를 사용해서 혼란을 야기하고 확산시키는 것임을 알고 있다. 사람들에게 사실이 아닌 것을 납득시키는 게 목표가 아니라 혼란을 일으키는 게 목표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몇 년은 충격적인 사건과 혼란으로 얼룩졌다. 학술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코로나19 기간에 거짓말, 사기, 피싱에 더 취약했는데, 이는 공포가 비판적 사고를 약화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가 휘말린 허리케인은 코로나19 사태뿐만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경제 불황 등도 있다.
세상의 고난을 상징적으로 홍수로 여길 수도 있다. 홍수는 주변을 황폐화시키지만, 한편으로는 낡은 것을 쓸어버리고 토
양을 비옥하게 만들어 새로운 것이 자랄 수 있게 한다. 파블로프에게 기존에 조건화된 행동 패턴이 뇌에서 깨끗이 지워질 수도 있다는 깨달음을 안겨준 것은 레닌그라드 홍수였다. 예전부터 많은 학자가 사회가 죽음과 재탄생의 주기를 거치는 동안 새로운 것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낡은 삶의 방식을 없애는 파괴적인 위기 지점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닐 하우 Nell Howe와 윌리엄 스트라우스 William Strauss는 자신들의 책 네번째 전환기 The Fourth Turning에서 이 이론에 세부사항을 추가했다." 그들의 가설은 사회가 80~100년(인간의 평균 수명)마다 계절이 바뀌듯이 4단계 주기를 거친다는 것이다. 사회가 ‘겨울‘에 도달하면 기존 가치관과 습관이 붕괴되어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리 잡기 전까지 무질서해지는 게 특징이다. 경제, 제도에 대한믿음, 공동체의 결속력 등 여러 지점에 압박이 가해지다가 결국 혼돈에 빠지게 된다. 이 이론에 따르면 마지막 ‘겨울‘은 약 80~100년 전으로, 세계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금융 붕괴, 독감 유행을 겪었다. 나치가 등장하기 전 바이마르 독일의 상황(초인플레이션, 생계비 위기, 전염병, 산업혁명, 부도덕, 집단 간 갈등, 정치인과 언론에 대한 신뢰 붕괴 등)도 이상할 정도로 비슷하다. 혁명 발발 전의 프랑스나 로마가멸망하기 직전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을 찾아볼 수 있다. 순환론이 사실이든 아니든, 서구 문명이 현재 위기를 겪고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정치인, 언론, 기타 제도에 대한 신
뢰가 무너지고 있다. "많은 국가가 말 그대로 에너지 위기와더불어 심리적인 에너지 위기도 겪고 있다. 연이은 충격으로 인해 사람들의 결의가 약화된 것이다.
유고브는 현재 영국인 8명 중 1명이 상시적으로 피로를 느낀다고 보고했다. 많은 국가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었고, 영국의 푸드뱅크와 미국의 푸드팬트리 같은 식품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굶주림, 스트레스, 탈진은 낡은 사고방식이 해체되고 새로운 생각이 자리 잡을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이다. 이들 전체주의 정권이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구현하기 위해 조성한 조건이다.
중국의 ‘대약진 운동‘ 농업 개혁은 (고의든 아니든) 수백만 명을 굶어 죽게 만들었다. 이 정권은 4가지 낡은 것, 즉 낡은 사상, 낡은 문화, 낡은 관습, 낡은 습관을 파괴하려고 했다. 크메르루주의 혁명적인 농업 개혁도 사회를 재설정하려는 ‘영년 Year Zero‘ 시도로 수백만 명의 캄보디아인이 굶주렸다.
오늘날 서구 지도자들은 이런 혼란스러운 상태를 그레이트리셋 The Great Reser과 넷제로의 기치 아래 새로운 행동과 이상을 심을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으며, 이것이 ‘쇼크 독트린‘의 유력한 후보다. 또 디지털 ID,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 각종 환경및 사회적 의제가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일단 멈추자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 관료, 메일함의 피싱 사기메일, 소셜 미디어 피드에 등장한 허위 정보 봇 팜 등 요즘처럼 혼란스러운 환경에서는 누구나 세뇌, 조작, 다크 넛지의 대상이 되기 쉽다. 심지어 상황이 괜찮을 때에도 영업사원과 광고주가 여러분을 속여서 자신들의 말을 따르게 할 수 있다. 혼자힘으로 사회적 주기를 바꿀 수는 없지만 본인의 심리적 회복력을 높일 수는 있다. 일단, 멈춰야 한다 HALT.
알코올 중독자 갱생회는 분별력을 유지하고 유혹을 물리치는 데 전문가들이다. 우리도 물론 광고주나 동료의 조작을피하려고 노력하지만, 중독에서 회복 중인 사람들은 등에 업힌 원숭이가 술 한 잔, 담배 한개피, 내기 한 번만 하자고 꼬드겨도 넘어가지 않도록 끊임없이 경계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기술은 자신이 유혹에 약해질 수 있는 심리적 상태에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4가지 유발 요인이 있는데, 바로 배고픔Hungry, 분노 Angry(또는 불안), 외로움 Lonely, 피곤함 Tired이다. 그머리글자를 합쳐서 HALT라고 한다.
다음에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잠시 멈추고 지금이결정을 내리기에 최선의 상태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장거리 비행을 막 마쳤거나, 비행기 기내식만 먹었거나, 다음 목적지로 가는게 걱정된다면 지금은 렌터카 회사와 거래하기에 좋
은 때가 아닐 수도 있다. 그보다는 먼저 뭔가를 먹거나 낮잠을 자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인생이 혼란스러울 때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 최근에 이혼했다면 비싼 자기계발 강좌를 듣는 건 나중에 다시 생각해 보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또 여러분을 속이거나 압박감을 주기 위해 고안된 기술을 조심해야 한다.
FBI 인질 협상가로 일했던 게리 노스너는 "내가쓴 책 중에 『시간 끌기 stalling for Time」가 있다. 누군가 여러분에게 압력을 가하려고 하면 속도를 늦춰야 한다. 왜 그 일을 지금 당장해야 하는지 이해시켜 달라고 요청하자. 그렇게 하면 적어도 문제를 해결할 시간이 생길 것이다."
결국 ‘흥분‘을 가라앉히고 ‘냉정한‘ 상태에서 결정하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즉 압력을 제거하고 천천히 마음을 가라앉혀야 한다.
소셜 미디어 기업이 사용자에게 정말 그 내용을 게시하고 싶은지 물어볼 때도 이런 효과가 생긴다. 행동과학컨설팅 회사인 이레이셔닐 랩스Irrational Labs는 이런 프롬프트(말 이 동영상을 공유하시겠습니까? 이 동영상은 검증되지 않은 콘텐츠로 신고되었습니다)를 도입함으로써 틱톡에서 공유되는 문제성 콘텐츠수를 24퍼센트나 줄였다." 이 업체 보고서에는 "틱독은 사용자가 종종 흥분한 상태에서 행동하는 패스트 플랫폼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행동하는 속도를 늦추면 압도적인 감정의 힘을 줄일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고 적혀 있다.
「매트릭스 The Matrix」의 주인공 네오N는 자기 의지로 빨간약을 골랐을 때만 가상현실에서 나갈 수 있었다. 나중에 네오는 시뮬레이션 세계의 설계자를 만났는데 설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피험자에게 선택권을 주면, 거의 무의식적인 상태에서 선택권을 인식했음에도 99퍼센트가 프로그램을 받아들인다." 여기서 중요한 원칙은 ‘통제의 환상‘이다.
즉 사람들은 세계와 자신의 결정에 대해 어느 정도 주체성을 갖고 있다고 믿을 때만 행복하다는 얘기다. 이런 자율성이 없으면 정신이 괴롭다.
탈출할 수 없는 우리 안에 갇혀서 전기 충격을 받는 개를 상상해 보자.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개를 탈출 가능한 우리로 옮겨도 이미 무기력함을 학습한 탓에 계속 누워서 전기 충격을 받아들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반면, 심리학 연구에서는 통제감을 소득 증가부터 수명 연장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긍정적인 삶의 결과와 지속적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통제의 환상은 실제로 환상일 뿐임을 시사하는 중거가 많이 있다(이론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우리가 의식적인 선택이라고 믿는 것이 사실은 사후 합리화에 불과할 수도 있다. 이 착각은 너무 중요해서 사람들은 자유 의지를 박탈당했다고 느끼면 반항적이 되어 소위 ‘반발심‘을 드러낸다. 이는 뭔가를 강요당했다고 느낄 때 고의적으로 순종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
이다.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꾸지람을 들은 십대 청소년이 "엄마 아빠, 이미 늦었어요. 난 지금 내가 구할 수 있는 가장 큰 쿠바산 시기를 피우고 있다고요!"라고 말할 때 벌어지는 일이다. 사실 금연 메시지에는 ‘아이러니한 과정‘이 존재할 수 있다. 사람들이 담배를 끊게 하려고 겁을 주거나 수치심을 느끼게 하면, 그들은 자신에게 자유 의지가 있다는 걸 느끼기 위해담배를 더 많이 피울 수도 있다. 그들은 광고, 특히 감정적으로 조작된 광고의 지시를 받고 싶어 하지 않는다.
「광고 저널에 발표된 한 실험에서 밝혀진 것처럼 우버 Ultr의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탈 수 없습니다" 캠페인이 역효과를냈을지도 모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이캠페인은 사람들의 자유의식을 위협했고 실제로 순응의 가능성을 낮췄다. 또 우버라는 브랜드에 대한 태도도 악화되었다.
조작자는 우리가 스스로 선택하고 있다는 느낌을 줌으로써 이익을 얻는다. 그들은 우리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일을 꾸미면서도 결국 그것이 우리가 선택해서 받아들인 일처럼 느끼게 한다. 42개 연구를 종합한 한 메타 분석에서는 "마음대로 하세요" 순응 기법("선택은 여러분이 하는 겁니다" 또는 "본인이 원하는 경우에반" 같은 문구로 요청을 종료하는 것)을 사용할 경우 순응하는 사람이 2배나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FBI 인질 협상가인 게리 노스너는 이 순웅 기법을 상대방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만드는 핵심 원칙으로
꼽았다.
상대방에게 뭔가를 강요하려고 하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시간을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 세게 밀어붙일수록 상대가 저항할 확률이높아진다. 그러면 사람들은 마음을 닫는다. 우리는 중고차 판매원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고정관념(고객을 심하게 압박해서 현장에서 거래를 끝내려고 하고 사람을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만드는)에 대한 농담을 자주 한다. 하지만 그것은 뭔가를 판매할 때 좋은 방법이 아니다. 난 "여기저기 둘러보면서 천천히 고르세요"라고 말하는 직원을 원한다.
노새처럼 사람도 완고하다는 평판을 듣곤 한다. 그들을 잘 이끌면 원하는 방향으로 데리고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뒤로 돌아서서 노새를 밀려고 하면 노새의 작은 뇌는 자기가 지금 강요당하고 있다고 느낄 것이다.
솔직히 사람도 다르지 않다. 사람들은 자신을 너무 세게 몰아간다고 느끼면 여러분을 따르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말 조련사인 몬티 로버츠 Monty Roberts가 쓴 『인간을위한 상식 Horse Sense for People」이라는 책의 핵심이다."
야생마는 힘으로는 길들일 수 없다. 억지로 쫓아가면 도망가지만 그냥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 말은 발길을 멈추고 위협받지 않는 상태에서 호기심을 품고 멀리서 따라오기 시작할 것이다. 우리도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고 느끼면 겁을 먹을 수 있다. 따라서 세뇌자는 우리에게 여전히 통제권이 있다는 착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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