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 / 알마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이 책을 20대 초 중반에 만났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나는 신경과나 정신과 의사를 하고싶어했을 지도 모르겠다 ^^

당시에 내가 제일 기피하던 사람이 바로 신경과, 정신과 환자였다.

일단 학문적 관심도 없었고 환자와 소통을 이루면서 긴 면담이 필요한 과는 나의 적성에 전혀 맞지 않았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일까...배움에 욕구가 솟으면서 이 분야  특히 뇌과학 분야를

연구하고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는 일이 보람되고 즐거워 보인다.

후회하면 뭐하나..인생 한번 뿐인데 ㅋ

 

이 책을 읽으면서 올리버 색스가  환자를 일로써 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바라보는 따뜻한 마음과 눈길을 느낄 수 있어서 놀라웠다. 존경스럽고..

  

또한 뇌기능의 결핍 또는 과잉으로 인한 증상으로 남들과 다르게 세상을 인식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환자"로 봐야 할 것인가, 아닌가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대다수 정상으로 분류된 사람들과 다를 뿐,  본인이 증상을 "자각"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경우 이 병을 의사로서 고쳐줄 필요가 있는 것인가...(물론 주변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경우는 치료해야겠죠) 

이 책의 몇몇 사례들에서 올리버 색스는 그 점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시각인식불능증 환자, 익살꾼 레이 틱, 신경매독으로 정력넘치는 할머니 등등  본인들은 증상때문에 불편한 점이 별로 없다. 오히려 병세 때문에 에너지 넘치는 삶을 살거나 특별한 재능을 가지기도 한다. 그들의 능력 범위 안에서 행복한 삶을 꾸릴 수 있다.  이들의 삶이 '정상인'의 삶보다 모자란 삶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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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6-12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신과 의사나 전문 상담사는 정말 대단한 직업 같아요. 타인이 불편하게 느끼는 감정을 지켜보고, 사라지게끔 노력하니까요. 이게 쉬운 일이 아니죠.

alummii 2016-06-12 18:57   좋아요 0 | URL
네 진정 인성 끝판왕이죠^^ 남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경청해주고 해야하니까요 인내심이 기본적으로 있어야하는 직업같아요 그래서 저는 바~로 탈락!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