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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
얀 마텔 지음, 강주헌 옮김 / 작가정신 / 201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은 요정이 들어 있는 병입니다. 책을 문지르고 열면, 우리 마음을 빼앗는 요정이 뛰쳐나옵니다. 요정이 있는 병을 갖고 있다고 상상해보십시오. 정말 흥분되지 않습니까. 세상에는 그런 병들이 사방에 널려 있습니다. 하지만 병을 문지르지 않는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187쪽)
- 얀 마텔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 강주헌 역, 작가정신(2013), 원제 101 Letters To A Prime Minister (2012)
2007년 4월의 어느 날 캐나다 수상 스티븐 하퍼에게 편지와 책 한 권이 배달되고, 그로부터 4년간 격주로 이러한 일이 반복된다. 101통의 편지와 그보다 조금 많은 분량의 책이 수상에게 보내졌다. 국가의 원수라는 막중하고도 바쁜 일정 속에서 그가 책들을 읽었는지 편지를 읽었는지는 미지수다. 아니 그 편지와 책들을 전달받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다. 왜냐면 수상의 답장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상한 일은 왜 일어났는가?
이 책의 저자는 얀 마텔은 전 세계에 감동을 준 베스트셀러 <파이 이야기>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국가를 이끄는 지도자가 무엇에서 마음의 양식을 얻고 어떤 마음을 품기를 바라는가?’라는 본질적인 의문을 가지고서 이 일방적인 북클럽을 시작했다. 이 책은 그러한 과정을 담은 책이다. 얀 마텔은 문학을 읽어야 제대로 된 사람 정치를 할 수 있고, 살기 좋은 새로운 세계를 만들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이러한 일을 기획하게 되었다.
그의 요구는 간단하다.
“문학을 읽으십시오. 그것이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는 길입니다.”
그리고 그는 말한다.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스티븐 하퍼 수상처럼 나를 지배하는 사람이 어떤 방향으로 무엇을 상상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의 꿈이 자칫하면 나에게는 악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레프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으로 시작한 첫 번째 편지글 부터 101번째 마지막 편지글인 마르셀 프루스트의『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까지 전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
요즘의 정치상황을 보고 있자니 힘 있는 소수의 꿈이 평범한 다수에게 악몽이 되는 것은 일상사가 되어버린 듯하다. 문제는 서로가 그것이 악몽인지 모르는 데에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책 속에서 뛰쳐나오는 요정에는 관심을 끊은 지 오래되었고, 오로지 외모와 부를 가져다줄 돈의 요정만을 기다리고 있는 게 요즘의 세태인 것 같다.
"소설과 희곡과 시라는, 사색이 더해진 산물에서 배움을 얻지 않은 지도자라도 사람들의 문제를 처리하고 현상을 유지할 수는 있지만 국민을 진정으로 이끌 수는 없을 것이다. 국민을 효과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세상이 실제로 돌아가는 이치를 이해하는 능력만이 아니라, 세상이 어떤 모습으로 바뀌면 좋겠다고 꿈꾸는 능력까지 갖추어야 한다. 세상을 이해하고 꿈꾸는 데 문학 작품만큼 좋은 것이 없다."(서문)
- 얀 마텔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 강주헌 역, 작가정신(2013), 원제 101 Letters To A Prime Minister (2012)
지금의 대통령은 과연 꿈꾸는 능력이 있을까?
내 생각엔 35년 전의 트라우마와 함께 그의 꿈도 그 시점에서 멈추어 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과연 그는 국민을 진정으로 이끌 수 있을까?
일단 오늘까지는 Never.....
그럼 내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