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즈가 울부짖는 밤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2
오사카 고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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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조으다 훈늉하다 빨랑 2권 내놓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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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페어
하타 타케히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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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는 자주 갈림길 앞에 섭니다. 어떨 때엔 그 가림길의 선악이 너무나 분명하여, 전혀 고민하지 않고 한쪽으로 들어섭니다. 하지만 선을 선택하여 간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선이 나오는 법은 없습니다. 악을 선택한 것이 반드시 악이 나오는 법이 없듯이.

  

『언페어』

​예고된 살인, 불공정한 게임이 시작된다.

​

​

어제부터 쓰던 소설에서 잠시 도망쳤습니다. 영화와 소설 만화에 빠져 회피 중이죠. 네네, 마감이 다가올수록 회피력은 높아집니다. 이 무슨 액션알피지게임의 스킬업도 아니고 말 그대로 “쩝니다, 쩔어.” 흠흠. 그리하여 오늘 도서관에서 도피용으로 고른 책은 바로 하타 타케히코의 『언페어』입니다. 이 소설은 오래 전 처음 드라마를 볼 때에 소문으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드라마가 기대만큼 어마무시하게 재미있지 않아 그냥 내버려두고 있었는데(찾아볼 생각도 안 했다) 오늘 도서관 갔다가 유독 눈에 들어오더군요. “어라, 이게 왜 여기 있니?”라는 기분이었덜까요. 하여, 본래 계획은 단 한 권도 빌리지 않고 오겠다. 모즈부터 보겠다였으나 결국 들고 왔습니다. 그리고 술렁술렁 대충 보다 또 한 100페이지에서 던지겠지 했는데... ...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음, 한 달음에 다 봐버렸다.

​

저는 블로그에 ‘소설’ 리뷰를 올릴 때 일종의 규칙이 있습니다. 별 세 개 이하는 따로 리뷰를 적지 않는다, 끝까지 못 읽는 책은 안 쓴다입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겠지만 일단 첫째는 “저도 모르게 짜증을 내기 때문”이고, 둘째는 “거짓말은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여 최근까지 올린 리뷰들의 수가 지극히 적습니다. 심할 때엔 한 달에 한 편도 안 적을 때가 있습니다. (지난 5월에는 몇 편이나 적었더라... ... ) 그 이유는 아마도 제가 소설을 적기 때문에 성질이 드러워서, 엔간해서는 만족을 하지 못하기 때문일 겁니다. 자신만의 기준이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생각해보건대, 작가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기준이 있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그 기준에 미흡한 소설은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 것 같고요. 자, 그런데 그 작가가 “자신의 글이 팔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자신의 책을 팔기 위하여 무슨 짓을 할까요.

​

이 소설 『언페어』는 그런 작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살인사건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한 “수수께끼의 작가”가 자신의 소설을 보냅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그 소설 속에서 묘사하는 살인사건이 실제의 살인사건과 “같습니다.” 작가는 말합니다. 내가 바로 그 살인지다, 라고. 그리고 이 살인자 겸 작가를 뒤쫓는 한 명의 여형사가 있습니다. 30대 후반으로 “쓸데없이 아름다운” 여형사입니다. 3년 전 이혼했죠. 이 여 형사가 이 살인마를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그리하여 사건은 예상치 못한, 혹은 살인마 겸 작가만큼은 뚜렷하게 예상하고 있는 방향으로 치닫습니다. 자, 그리하여 어찌될까, 이 소설은

.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이 내용을 이미 익히 알고 계십니다. 당연히 범인의 운명도 알고 계실 겁니다. 저 역시 그러했어요. 네, 그렇다면 뻔합니다. 하지만 뻔한데도 재미납니다, 이 소설은. 자신의 소설 속에서 ‘일컫는 어떤 소설’을 말하듯, 그러합니다.

​

아아, 재미납니다.

그리하여 저는 이 소설의 다음 편도 찾아봐야겠습니다.

​

사진과 함께 보는 리뷰 :

http://cameraian.blog.me/220025370352

 

책 본문 중 발췌목록 :

http://cameraian.blog.me/220025169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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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필 - 들어 세운 붓
주진 지음 / 고즈넉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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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한 가지 고민이 있었습니다. 요즘 읽은 소설들이 하나같이 재미가 없다는, 당췌 140~60페이지를 넘기는 책이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재미가 없다고 한 책 중에는 다른 사람들은 극찬을 하는 책들도, 또 누군가에게 추천을 받은 책들도 있었는데…… 때문에 한 이웃은 저에게 “너무 많이 읽어서 그런 게 아니겠냐”는 말을 했습니다. 흠, 듣고 보니 그렇더군요. 소설만 평균 하루에 한 권씩 읽어치우니, 흐음.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요즘엔 소설 '1/3권씩'이지만. 게다가 요즘 들어 재미난 책들 제목을 훑어보면 죄다 고전이었으니. 하여, 내 탓이다, 다 내가 잘못이다 생각하며 한숨 쉬며 “이런 변소를 궁휼히 여겨 이웃에게 또 한 권 추천 선물 받은” 직필이란 소설을 들었는데……我 我, 내 탓이 아니었어! 

 

​​주진의 직필   

​

​

​작년에 개봉한 영화 <관상>은 김종서와 세조의 이야기입니다. 한 관상꾼이 김종서와 세조 사이에 껴서 고생하는 이야기를 다루는데, 참으로 흥미로웠습니다. 세조의 캐릭터는 물론이거니와 관상꾼으로 등장한 송강호 씨의 찰진 연기가 너무나 좋았죠. 물론 후반부의 약점은 좀 있었지만서도 <관상>은 분명 웰메이드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첫 부분이자 마지막 부분에 묘한 게 나옵니다. '수수께끼의 악한' 한명회가 공포에 질린 부분입니다. 저는 이 부분을 상당히 흥미롭게 봤었습니다. "흐음, 그래서 한명회는 어떻게 어떻게 살아서 저렇게 ‘죽을 위기’에 도달하게 된 거야……?"라고 궁금해 했었으나 귀찮으니 자료는 무시했었건만, 그 의문이 아주 묘한 방법으로 풀렸습니다. 바로 오늘 읽은 소설 『직필』 안에 그 뒷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때는 성종 15년, 여기 한 사내가 있습니다. 이 사내는 기억을 잃었습니다. 어쩌다 기억을 잃었는지, 자기가 본래 무엇을 하던 인간인지 알 수 없었던 사내는, 자신을 돌봐준 노모와 ‘이정’이라는 수수께끼의 사내가 만류하는 것도 무시하고 한양으로 내려갑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이 사내를 아는 사람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사내는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는데 왜 이리 이 사내를 아는 사람은 많을까. 게다가 이 사내의 평판은 상당히 ‘끔찍’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한 것은 이 사내가 ‘가졌을지도 모를’ 어떠한 문서입니다. 그 문서의 이름은 사초, 실록의 초본입니다. 게다가 이 사내가 ‘가졌을지도 모를’ 문제의 사초에는 ‘이 나라의 근본을 뒤흔들’ 무언가가 적혀 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이 사내는 자신의 기억을 되찾아가며, 더불어 자신의 목숨줄이 될지도 모를 사초를 찾아갑니다. 그 사초 안에는 사내와, 이 나라의 왕과, 그 왕의 목줄을 쥐고 있는 한명회, 그리고 적인지 자신의 편인지 알 수 없는 사내 이정이 연관되어 있었으니……. 

​역모,

사초,

신하의 도리,

​

이깟 것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는 이 종이쪼가리를 태워버리고 멀리

아무도 찾지 않는 곳으로 도망가 살자고

말했다.

​

일이 잠잠해지면 어머니 무덤에 정식으로 제를 올리고,

끊어졌던 부부의 연을 다시 잇고,

아이도 낳고,

​그렇게 소박하게 살자고.

​

 (145​)

​​

​어찌 보면 빤할 수 있는 스토리라인입니다. 최근 일본에서 방영중인 MOZU 역시 이런 식의 줄거리입니다. MOZU 역시 ‘한 기억을 잃은 사내가 잃어버린 IC칩을 찾아 헤맨다’는 식의 줄거리를 갖고 있죠. 아니, 이런 줄거리는 한두 군데서 쓰이는 게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줄거리는 ‘재미나게 구현하기가’ 상당히 힘듭니다. 온갖 이야기 속에서 다 쓰인 뼈대이니까요. 그런데 이 소설 『직필』은 감탄할 만한 필력으로 이 이야기를 너무나 새롭게 써냅니다. 감각적인 문장,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전개, 그리고 반전에 반전을 잇는 스토리라인까지……오랜만에 정말이지, 재미나게 봤습니다. 我, 我! 이 말이 어찌나 입 밖으로 자주 나오던지! 대체 얼마만에 한달음에 다 읽은 소설이란 말인가! 

​

형님도 이런 생각하지 않았수?

​

내가 이상한 거요?

그런 생각도 들었수.

만약 그 날,

순서에 따라 내가 그 자리에 올랐더라면,

하나뿐인 내 동생은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까?

​

(287)​

​​

 

본래는 이 뒤로 뭔가 훨씬 더 길게 붙일 예정이었는데, 관두겠습니다. 그래도 한 마디만 더 붙이자면 제가 요 몇 년 사이 본 소설들 중 단연 최고에 손꼽힌다는 정도만 이야기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누쿠이 도쿠로의 '미소 짓는 사람'에 비견할 만큼 재밌었다는 사실을 밝혀 보죠.

​

​저는 이런 소설을 재밌다고 말하는데 ​다른 분들은 어떠실지,

매우 궁금하네요.

​

꼬리 :

뒷표지의 홍보문안이 마음에 안 들어서 -_-

내 맘대로  줄거리 홍보 문안을 만들어봤다.

 

 

월산대군이 역모를 했다?
성종 11년, 수렴첨정을 끝내고 친정에 들어간 성종의 앞에 역모의 위험이 닥친다! 월산대군의 역모, 성종의 치세, 그리고 한명회의 운명까지... ... 그 모든 것은 한 장의 사초, 실록의 '초본'에 있었으니.

 

지금 그 사초를 가진 수수께끼의 사나이가 모습을 드러낸다!

 

 

사진과 함께 보는 리뷰 : http://cameraian.blog.me/22000970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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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필 - 들어 세운 붓
주진 지음 / 고즈넉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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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밌다, 이거. 책표지만 안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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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화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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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마쓰모토 세이초를 아시는지.

 

​이른바 일본 발 미스터리로 통하는 사회파 미스터리의 시초입니다. 일본의 미스터리 소설가를 비롯하여 매스컴, 여러 국민과 우리나라의 수많은 추리소설가들에 이르기까지 이 소설가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물론 우리가 잘 아는 히가시노 게이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의 소설 후기 등 어딘가에서 분명 마쓰모토 세이초의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기도 한데, 사실 그간은 마쓰모토 세이초와 히가시노 게이고가 어떤 점에서 상통한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분명하게 느꼈습니다 이 책, 『몽환화』 안에는 히가시노 게이고 만의 마쓰모토 세이초가 물씬 묻어나더군요.

 

당신의 역작을 봤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몽환화』

우리나라에서 히가시노 게이고 하면, ‘소설 기계’의 이미지가 강합니다. 잊을 만하면, 이 아니라 거의 ‘매달’ 장편 소설이 하나씩 나오니까요. 하지만 일본에는 사실 히가시노 게이고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작업해 소설을 쏟아내는 작가들이 꽤 많습니다. 오히려 그런 괴물(?)들에 비하면 히가시노 게이고는 매우 정상적으로 소설을 써낸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때문에 저는 언젠가부터 히가시노 게이고에 질렸습니다. 아마도 매스커레이드 호텔(맞나요?) 이후 안 봤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히가시노 게이고를 잡았는데……이야, 좋네요. 

 

​​소설의 시작은 한 인디밴드 건반의 죽음으로 시작합니다. 그 남자의 죽음은 별로 의심스러운 데가 없었어요. 다만, 자살일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이상하다 뿐이었지. 그런데 그러고 얼마 후, 그 남자의 할아버지가 이번엔 또 죽습니다. 왜 이 할아버지가 죽었을까. 누가 죽였을까를 쫓다 보니 수수께끼의 ‘꽃’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 꽃은 알고 보니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꽃이라는데.

 

여러분은 파란 장미를 아시는지. 말 그대로 파란 색이 나는 장미입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일본에서 개발되었고,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vj특공대에 또다른 방법으로 개발된 파란 장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었습니다. 때문에 이 파란 장미의 꽃말은 ‘기적’입니다. 이런 색깔의 장미가 존재할 수 없는데 존재한다는 이유 때문이죠. 그리고 이 소설 속에 이러한 파란 장미와 꼭 닮은 ‘존재 자체가 불가능한’ 꽃이 등장합니다. 할아버지가 죽었을 때 그 자리에 있어야 했던 꽃, 바로 노란 나팔꽃입니다. 하지만 이 꽃의 정체는 파란 장미와는 사뭇 다릅니다. 파란 장미가 그 색이 문제라면 노란 나팔꽃은 “예전엔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라는 건데. 자 그렇다면 노란 나팔꽃은 어떤 꽃일까. 그리고 왜 이 할아버지는 살해당해야만 했을까.

 

​소설 속의 두 주인공(과 그 외의 등장인물들)은 차분한 어조로 꾸준히 사건을 풀이해 나갑니다. 양 파 껍질 벗기듯 살금살금 다가가는 그 과정은 다른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과 달리 훨씬 진지하며, 어떻게 본다면 약간 ‘하품이 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 이런 진지함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뭐랄까, 말 그대로 마쓰모토 세이초가 생각나는 구수한 구성이랄까. 아마도 이런 마쓰모토 세이초 식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히가시노 게이고가 자그마치 십 년 간 이 소설을 꾸준히 잡고 노력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자그마치 십 년 전 이 소설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소설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 몇 번이고 내버려두길 반복했던 모양입니다. 저 역시 그런 소설이 한 편 있다보니 그 마음이 이해가 되더군요. 사실 저는 히가시노 게이고보다 더 심해서 이번에도 이거 못 내보낼 거 같은데... ... 아마도 히가시노 게이고 나이쯤 되면 어떻게 출간하려나. (먼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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