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환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마쓰모토 세이초를 아시는지.

 

이른바 일본 발 미스터리로 통하는 사회파 미스터리의 시초입니다. 일본의 미스터리 소설가를 비롯하여 매스컴, 여러 국민과 우리나라의 수많은 추리소설가들에 이르기까지 이 소설가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물론 우리가 잘 아는 히가시노 게이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의 소설 후기 등 어딘가에서 분명 마쓰모토 세이초의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기도 한데, 사실 그간은 마쓰모토 세이초와 히가시노 게이고가 어떤 점에서 상통한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분명하게 느꼈습니다 이 책, 몽환화안에는 히가시노 게이고 만의 마쓰모토 세이초가 물씬 묻어나더군요.

 

당신의 역작을 봤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몽환화

우리나라에서 히가시노 게이고 하면, ‘소설 기계의 이미지가 강합니다. 잊을 만하면, 이 아니라 거의 매달장편 소설이 하나씩 나오니까요. 하지만 일본에는 사실 히가시노 게이고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작업해 소설을 쏟아내는 작가들이 꽤 많습니다. 오히려 그런 괴물(?)들에 비하면 히가시노 게이고는 매우 정상적으로 소설을 써낸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때문에 저는 언젠가부터 히가시노 게이고에 질렸습니다. 아마도 매스커레이드 호텔(맞나요?) 이후 안 봤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히가시노 게이고를 잡았는데……이야, 좋네요

 

소설의 시작은 한 인디밴드 건반의 죽음으로 시작합니다. 그 남자의 죽음은 별로 의심스러운 데가 없었어요. 다만, 자살일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이상하다 뿐이었지. 그런데 그러고 얼마 후, 그 남자의 할아버지가 이번엔 또 죽습니다. 왜 이 할아버지가 죽었을까. 누가 죽였을까를 쫓다 보니 수수께끼의 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 꽃은 알고 보니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꽃이라는데.

 

여러분은 파란 장미를 아시는지. 말 그대로 파란 색이 나는 장미입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일본에서 개발되었고,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vj특공대에 또다른 방법으로 개발된 파란 장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었습니다. 때문에 이 파란 장미의 꽃말은 기적입니다. 이런 색깔의 장미가 존재할 수 없는데 존재한다는 이유 때문이죠그리고 이 소설 속에 이러한 파란 장미와 꼭 닮은 존재 자체가 불가능한꽃이 등장합니다. 할아버지가 죽었을 때 그 자리에 있어야 했던 꽃, 바로 노란 나팔꽃입니다. 하지만 이 꽃의 정체는 파란 장미와는 사뭇 다릅니다. 파란 장미가 그 색이 문제라면 노란 나팔꽃은 예전엔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라는 건데. 자 그렇다면 노란 나팔꽃은 어떤 꽃일까. 그리고 왜 이 할아버지는 살해당해야만 했을까.

 

소설 속의 두 주인공(과 그 외의 등장인물들)은 차분한 어조로 꾸준히 사건을 풀이해 나갑니다. 양 파 껍질 벗기듯 살금살금 다가가는 그 과정은 다른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과 달리 훨씬 진지하며, 어떻게 본다면 약간 하품이 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 이런 진지함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뭐랄까, 말 그대로 마쓰모토 세이초가 생각나는 구수한 구성이랄까. 아마도 이런 마쓰모토 세이초 식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히가시노 게이고가 자그마치 십 년 간 이 소설을 꾸준히 잡고 노력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자그마치 십 년 전 이 소설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소설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 몇 번이고 내버려두길 반복했던 모양입니다. 저 역시 그런 소설이 한 편 있다보니 그 마음이 이해가 되더군요. 사실 저는 히가시노 게이고보다 더 심해서 이번에도 이거 못 내보낼 거 같은데... ... 아마도 히가시노 게이고 나이쯤 되면 어떻게 출간하려나. (먼산

사진과 함께 보는 리뷰 : http://cameraian.blog.me/220003650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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