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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의 기술 1 ㅣ NFF (New Face of Fiction)
채드 하바크 지음 / 시공사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저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야구장에 가본 적이 없습니다.
뭐시냐, 동네 아저씨들 모여서 하는 아침에 야구? 축구? 뭐 그런 거 할 때 몇 번 가서 구경하다 짜증내고 집에 간 적은 있습니다만, 순전히 야구의 야구에 의한 야구를 위한 야구장 관람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요즘 야구소설에 꽂혔습니다. 웃기지도 않습니다. 야구를 H2와 4번타자 왕종훈으로 익힌 주제에 말이에요. ... ... 심지어는 4번타자 왕종훈은 이미지가 네이버에 등록도 안 됐군요. 아 이거 나만 아는 만화는 아니겠지? 여러분?? 저와 같은 세대 여러분 계신 거죠? 네? (ㅠㅠ;;;) 어쨌든 저는 야구하면 이밖에도 설까치가 나오는 그 뭐시냐 시리즈라던가로밖에 전혀 모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야구소설, 이거 보다 보니 재미나더라고요?
그리하여 야심차게 준비했습니다.
책 vs 책,
그 네 번째는 야구장 한 번도 못 가본 변소의 야구
소설
ALL
스타전입니다.
마구 vs 사우스포킬러 vs 오심 vs 수비의 기술
무슨 조화일까요?
야구소설이 쏟아집니다. 다들 어디 아픈가? 왜이러지 싶습니다.
게다가 서평도 너무 좋습니다. 다들 잼나게 읽었대요.
특히 이 서평,
이 서평 덕분에 저는 그만 사우스포킬러로 빠져듭니다.
야구로 대동단결하는 우리에겐 미스터리도 필요해. - 미즈하라 슈사쿠의 <사우스포 킬러>
http://blog.naver.com/jmh5000/10139001624
짜릿한 감동이 있는 명품 야구소설 Best 4
http://blog.naver.com/jmh5000/10135672624
파워블로거 정군 님의 서평입니다. 저는 이 중에서 아래의 서평, 명품 야구소설 Best 4를 읽은 날, 마침 서점에 있었습니다. 코엑스 반디앤루니스가 제가 일하는 직장(카페) 바로 앞이라 참새 방앗간 못 지나가듯 그렇게 자주 들르거든요. 하여 핸드폰으로 정군 님의 서평을 보면서 갔다가... ... 이런 제길 사우스포킬러를 사버렸습니다. (;;;;;) 다 필요 없고 미스터리가 더해진 야구소설이라는 빨간 글씨에 혹해서는 뭔가 궁금하더라고요. 하여 책을 들어서 첫 장을 넘겨봤는데 이거 뭥미? 왜 이리 잘 읽히니, 어라, 어라? 이러면서 그렇게 들고 왔습니다. 제 당시 계획은 "자, 밤에 샀으니 내일까지는 읽자."였는데, 내일까지 읽기는 쥐뿔, 새벽 두 시까지 흡입해버리고는 여운이 가시지 않아 다음 날, 출근하며 다시 반디앤루니스로 향했습니다. 그러고는 이번엔 마구를 마구마구 집었습니다. 사우스포킬러 같은 느낌의 소설을 읽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읽었는데... 왠 일이니? 왠일로 이렇게 히가시노 게이고 님이 성공적인 소설을 다 쓰셨니? 요즘 좀 별로셔?? 했는데 신참자에 이어서 성공했어?? 이러면서 역시 그날 바로 흡입, 나는 아직도 야구에 목마르다 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렸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시공사에서 야구소설을 낸다고?
[IT'S COMING 2 - 사전 리뷰어를 모집합니다] <1Q84>를 제치고 아마존 '올해의 책' 1위를 차지한 화제작
http://blog.naver.com/sigongfore/157285931
여러분이 알다시피 제 직업이 직업이니만큼(곧 소설 출간하는데 -_-;;;) 서평이벤트 참가하는 건 양심에 걸려서 안 했습니다. 그런데 이건 미리 읽는다니까 너무 궁금하더라고요. 염치 불구하고 신청해서 탔습니다. 받고 나서는 신이 나서 읽는 경과도 블로그에 올리고,
수비의 기술을 읽습니다.
http://cameraian.blog.me/130138224232
중간중간 저처럼 서평이벤트에 당첨된 다른 블로그 이웃들과 이래저래 병맛대화(?)를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그리하다보니 야구를 전혀 모르는 저도 어떻게 야구소설에 대한 서평을 쓰고 싶어져서 열심히 준비하는데... 아니 이게 왠 일입니까?! 이번엔 씨엘북스에서 오심마저 나온 겁니다!
오심(미스저지) 서평이벤트
http://cafe.naver.com/clbooks/789
사실 이런 서평이벤트가 있는지도 몰랐다가 주변 이웃들이 이런 카페가 있다 알려줘서 들어갔더니 오호라, 그래? 하고는 바로 가입해버렸습니다. 하여, 책 서점에 꽂히자마자 바로 질러서 요 책까지 읽었습니다.
그리하여 네 권의 책을 읽고 나니 참 신기하기도 하죠?
이 네 권의 책은 닮았으면서 또 안 닮았습니다.
어떤 점이 닮았고, 안 닮았는가.
지금부터 차근차근 이야기해 봅시다.
1. 장르
네 권의 소설 중 사우스포 킬러와 마구는 추리소설의 형식을 띕니다. 한 마디로 말해 "사람 잡는 이야기"가 주류이고, 그 이야기 속에 야구가 스며들었습니다. 반면 수비의 기술과 오심은 야구 자체를 다룹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구를 하는 선수의 이야기입니다. 추리는? 없습니다. 아니, 있어도 아주 작은 요소입니다.
2. 배경
"거참 속 편한 소리 하네. 네 선수 생명을 건다고 했다고? 피칭이란 던져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잖아? 너무 무모하지 않나?"
"무모하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불안하지가 않아요. 좋은 피칭을 할 것 같은, 뭐라고 말해야 하나, 근거 없는 확신이 든다고 할까요."
p. 218 - 사우스포킬러
사우스포킬러와 마구의 배경은 일본입니다.
사우스포킬러의 배경은 프로야구이고, 마구의 배경은 고교야구입니다. 일단, 사우스포 킬러는 수수께끼의 사나이들에게 협박을 당하는 이야기입니다. 말 그대로 사우스포(자완투수)만 골라 노리는 녀석이 나타납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를 소설은 매우 흥미롭고 빠르게 풀어갑니다. 마구의 배경은 고교야구 하고도 갑자원입니다. 천재투수 스다와 갑자원을 둘러싼 수수께끼의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이야기는 착착 겹쳐집니다(보실 분들을 위해 자세하게 이야기 안 합니다). 과연 히가시노 게이고 다운 속도감을 보여줍니다.
수비의 기술과 오심의 배경은 미국입니다.
수비의 기술은 미국인 작가가 썼습니다. 그러니 배경이 미국하고도 메이저리그...가 아니라! 메이저리그 직전, 대학야구입니다. 오심의 배경은 미국입니다. 헌데, 일본인 작가의 작품입니다. 이 일본인 작가는 일본인이 미국 메이저리그에 가서 일어나는 일을 그립니다. 두 소설은 모두 미국이지만 그 배경이 조금 다릅니다.
3. 주인공
한마디로 천재였죠. - p.272, 마구
사우스포킬러와 마구, 오심의 주인공은 모두 투수입니다. 대부분의 소설이 투수나 강타자를 주인공으로 삼습니다.
헌데,
수비의 기술의 주인공은 유격수입니다.
독특합니다.
때문에 야구에 관한 소설은 아니지만, 야구영화 머니볼이 떠오릅니다. 머니볼의 주인공은 선수가 아닌 구단주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전' 선수입니다. 이 영화는 구단주의 눈으로 메이저리그를 보고, 메이저리그라는 것이 과연 우리가 생각하는 '꿈의 무대'인가? 라고 묻습니다. 단호하게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몸값.
몸값만으로 모든 게 결정되는 곳이기에 베이스볼이 아닌 머니볼이다, 단호하게 잘라 말합니다. 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기에 더더욱 와닿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수비의 기술은 어떨까요? 왜 주인공을 유격수로 설정했을까요? 아주 독특합니다.
이는,
4. 주제
와 관련이 있습니다.
마구와 사우스포킬러의 주제는 생략합니다. 좋은 오락소설, 특히 추리소설은 주제가 바로 반전이며, 주제가 바로 그 소설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허나 두 권의 소설, 수비의 기술과 오심은 주제 없이 이야기하기가 힘듭니다. 이 두 소설은 추리소설의 문법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심은 사람의 마음에 흔히 숨어두는 의심과 두려움, 자의식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과연 이 세상에 자신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요. 언제나 자기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살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요?
오심의 주인공 역시 그러합니다. 메이저리그에 갔으면 기분 좋게 "와 좋아! 난 대단해!"이래야 하는데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정말 지리멸렬할 정도로 찌질이입니다. 도대체가 순수하게 좋아하질 않습니다. 뭐든 비관적입니다.
"아, 이 찌질이! 개자식아! 죽여버릴래!"
... ... 정말 저렇게 저도 모르게 소리질렀습니다.
오심의 주인공은 자기 살겠다고 남을 죽일 놈입니다. 어찌나 예민한지, 자기 투구가 제대로 안 되면 어디 핑계 댈 곳 없나 주변을 두리번거립니다.
저는 이 주인공이 그래서, 정말 싫었습니다.
주인공 속에 제 자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수비의 기술 속 주인공은 제가 모르는 인종입니다. 말 그대로 유격수의 천재입니다. 저는 공하고 글러브를 주면 둘 다 당장 인터넷에 팔아버릴텐데, 이 주인공은 공과 글러브만 있으면 하루종일 잘도 놀 것만 같습니다.
그렇다면 질투가 나야 할 텐데요, 전혀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 주인공은 너무나 잘 움직입니다. 근면성실이 온 몸에 밴 인물입니다. 이런 인물을 보니 저도 모르게 응원하고 싶어집니다. 더불어 과연 천재란 무엇인가, 인생은 대체 무엇인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렇습니다.
인생이 무엇인가 생각하게 하는 것이 바로, 수비의 기술입니다.
수비의 기술은 야구를 보여줍니다. 야구로 살아가는 한 인물을 보여주고, 그 인물의 삶을 한 장, 한 장 넘깁니다. 비단 그 인물뿐이 아닙니다. 그 인물로 인하여 생긴 변화도 놓치지 않습니다. 주인공 헨리가 대학에 가고, 대학에서 만난 이들의 인생이 차츰 차츰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도대체 빌어먹을 이놈의 인생은 무엇인가, 우리 스스로 고민하게 합니다.
청춘을 생각케 합니다.
수비의 기술은 청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노인이 된 총장은 젊음의 열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순간순간 미소를 짓고,
현재 젊은이는 학자금 대출을 걱정하며,
또다른 청춘은 야구에 모든 것을 겁니다.
누군가는 청춘을 저도 모르게 써버렸다 걱정하며,
이 모든 청춘 위에 바로,
헨리가 있습니다.
그는 마이크 슈워츠였다.
어떤 무대에서건 그가 성공을 거두리라는 건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실패,
심지어 일시적인 실패조차 이제는 선택할 여지조차 없어졌다.
특히 헨리가.
그들 사이의 우정에 자리 잡은 신화
- 오류는 절대로 없어야 한다는 그 자신이 스스로 세운 신화-
가 산산이 부서져 내리고 말 것이었다.
- p.198, 수비의 기술
천재 헨리,
모두에게 사랑받는,
하지만 자신의 미래를 모르겠어서 어쩔 줄 몰라하며 고뇌하는 아픈 천재 헨리가요.
적다 보니 너무 수비의기술과 오심쪽으로 치우쳐졌습니다. 이유야 간단합니다. 저는 이 두 소설을 더 늦게 읽었고, 이 두 소설은 반전이 없으니 이야기를 할 폭이 넓어져서입니다.
안 그래요?
저는 반전이 있는 추리소설 이야기는 길게 하면 짜증나더라고요. 와, 재미있어! 이거면 충분하지 않나?
하지만 그래도 이대로 접기엔 너무 아쉬워서 마구와 사우스포킬러에 대한 이야기를 좀더 덧붙이자면, 이 두 소설은 사실 반전이 훌륭하지는 않습니다.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대부분의 소설의 반전을 맞춥니다. 이 두 소설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전 이 두 소설이 정말 재미났습니다. 바로, 추리소설에서 반전때문에 자주 잊혀지고 마는 전개가 두말할 나위 없이 훌륭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소설이 있습니다.
추리소설입니다. 우리는 이 반전을 너무나 잘 압니다. 미리 들어 다 압니다. 하지만 재미납니다.
왜일까요?
전개가 훌륭하기 때문입니다. 시마다 소지의 점성술 살인사건이 그러합니다. 소년탐정 김전일이 베끼는 바람에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어진 그 반전, 하지만 저는 그 반전까지 이르는 길이 참 재미났습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ABC 살인사건은 또 어떤가요? 저는 이 소설을 정말 어렸을 때 읽었습니다. 덕분에 전혀 결말을 예상치 못했었는데요, 크고 나서 다시 읽었는데도 무척 재미났었습니다. 와, 반전을 알아도 이렇게 재미나다니! 저도 모르게 박수를 쳤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감히, 사우스포킬러와 마구를 추천하는 것입니다.
너희 선수들은 종종 그렇게 말하는데 그건 착각이야.
지하철역에서 파는 스포츠신문이라면 몰라도 우리 같은 구독 신문은
기사 내용이나 기사 제목에 따라 판매 부수가 변하지 않아.
p.183, 오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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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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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 뭔가 책의 전개 부분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 같지 않아요?)
이 두 소설에는 반전을 알고서도 재미난 이유가 곳곳에 숨어 있거든요. 일단 야구 이야기를 하니까 볼 재미가 쏠쏠하고요. 특히 싸우스포킬러는 너무나 자세한 이야기를 하는데요, 저는 정말 야구를 전혀 모르는데 왜 이리 그 과정이 신기한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봤었답니다.
책 vs 책 4, 변소가 준비한 야구소설올스타전은 여기까지입니다.
어떻게, 긴 글 끝까지 볼 만하셨습니까? 그렇다면 자, 지금부터 읽어 봅시다. 요 책들 중 아무거나 집어들고, 읽고, 평생 야구장 한 번도 못 간 변소 약오르게 야구장 가 봅시다. 야구장 물가 비싸니까 꼭 도시락 싸 가는 거 잊지 마시고요.
알았죠?
이상, 특급변소였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래도 뭔가 아쉬운 우리 님들을 위해 시조 한 편 준비했습니다.
저는 서평을 올리려고 이래저래 돌아다니다 23일 아침 우연히 이 시조를 읽고...
폭풍감격 눈물범벅이 되어버렸습니다.
자, 모두 함께 감동의 도가니에 빠져 봅시다.
알현과패 謁見科敗
내가간다 독자교정
열시정각 구백이호
출구기둥 보기전에
사무실이 먼저보여
이게바로 초역세권
그네타며 열시대기
편집장은 실물이나
알현잠깐 바로시작
표시할게 없구만뭐
그러다가 그냥읽네
짜장만두 탕슉까지
안준다던 점심먹고
꾸벅꾸벅 졸다출발
날씨좋다 안막힌다
벌써도착 잠실왔어
세명두산 홍민엘지
다른한분 관람처음
두산엘지 경기시작
너무쒼나 들떠있다
볼일보고 돌아오니
이게웬일 용택안타
세명침울 홍민쒼나
점수보라 손짓하네
두산잔루 수빈병살
이놈심판 엘지승리
그와중에 키스타임
두산지고 부러워져
엘지사점 곰무득점
사대영이 이름됐네
폭풍교정 빠져들어
논픽션갑 마쓰모토
계속내줘 싹다출간
주소보내 달라마요
열혈독자 사서본다
신간발송 사양패기
편집장의 자필쪽지
탐나지만 그까짓것
그까지것 뭐가맞지
교정이란 이런거지
나담에또 가고싶어
마쓰모토 논픽션때
독자교정 불러줘요
이번교정 혼자신청
다들반성 편애나빠
마쓰모토 미미여사
똑같이다 사랑해줘
피니스아 프리카에
편집장님 책감사요
책선물이 제일좋아
짐승의길 상권까지
얼씨구나 두권일세
미미라면 북스피어
세이초는 북모비딕
타출판사 왠지서운
왠지웬지 뭐가뭔지
찾아보자 독자교정
이런여운 남기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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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젠장 엘지스윕
시조(가아니라가사래요5월25일금요일오전2시57분수정)출처 북스피어 : http://booksfear.com/guestbook
지은이 : 사대영(당시스코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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