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 작고 소중한 월급을 불리기 위한 짠내나는 쩐 에세이
설인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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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통 그림인 '우키요에'와 '화투 패'를 닮은 그림체로 꾸며진 표지가 시선을 확 잡아끈다.

『돈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돈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설인하/위즈덤하우스


'100불녀'로 알려진 설인하 작가가 두 번째로 낸 책으로 작고 소중한 월급을 불리기 위한 짠 내 나는 쩐 에세이다.

2020년도부터 시작한 주식과 코인 재테크부터 최근에 시작한 가상 부동산 재테크까지 자신이 이 험난한 여정을 시작하게 된 소감과 웃픈 에피소드, 나름의 법칙들을 풀어내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초보 투자자가 맨땅에 헤딩하면서 느꼈던 이야기를 담은 투자 잡설이다. 이 책을 홍보하기 위해 최근 실현이익을 찾아보니 총 120만 원 밖에 되지 않아 현타가 왔다는 이야기가 오히려 책에 호감을 높여준다. 세상에는 나같이 공감할 수 있는 이들이 더 많을 것이기에 힘내시고 오늘도 즐기면서 투자에 매진하시길 바란다.

 

우선 나는 주식, 코인, 가상 부동산 등을 한 번도 한 적 없는 재테크에 무지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청년 세대들을 이해하고 싶어서이다. 어떤 이유로 그들은 현물이 아닌 주식과 코인에 올인하는지, 목매다는지 말이다.

뉴스를 볼 때마다 쏟아져 나오는 가상화폐, 주식, 부동산 소식에 우리 두 부부는 한결같은 태도를 보인다. 일단 "쯧쯧..." 혀 찬다. 그러고는 청년세대에 대한 우려 섞인 질타가 이어진다. "이해할 수 없어."로 비난이 시작된다. 어느 날 문득 '이런 태도가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전체적인 감상은 안도감이다. 생각처럼 무분별하게 덤비지 않고 자신의 깜냥만큼 소소하게 투자하여 벌어들이려는 저자의 투자 전략이 좋다. 전업 투자자가 아니라 회사에 다니면서 투자하려는 점이 소심한 요즘 말로 쫄보인 나는 좋다.

너무 빠른 기술의 교체와 확장, 결합, 융합으로 AI, AR, VR, 메타버스 등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들을 쏟아내는 흐름을 흡수하지 못하고 터지거나 도태될 것 같아 두렵다. 사실 너무 빠른 시대의 변화가 두려운 것은 정보들을 수집하고 적응해가려고 노력하는 게 쉽지 않은 점도 있지만 심리적 거부감이다. 그나마 공대 출신의 40대 초반이라 4차 산업혁명의 골자들은 쫓아갈 수 있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이렇게 진행되는 게 맞나? 이게 우리의 미래인가?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니 새로운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애써 외면했던 현실에서 자기 나름의 방식대로 살아남으려고 노력하는 이의 땀과 시간을 읽다 보니 '그래, 이렇게 내 깜냥만큼 도전해 보면서 부딪쳐보는 거야.'라고 생각이 바뀌었다. 유레카!!!

 

그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유쾌한 그림체


투자에 대한 소신이 확고한 저자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읽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을 넘기게 되었다. 온라인 쇼핑몰 MD이면서 투자자인 저자는 완전한 덕업 일치의 삶을 살고 있다. 직장인이 투자를 한다고 할 때 투자가 가장 적성에 맞는 직업을 무엇일까? 저자는 개인적으로 답을 내리자면 MD 같다고 한다.

끊임없이 트렌드를 접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반응을 주시하는 와중에 상품의 특징을 파악해야 하며, 그것을 고객에게 설득력 있게 제시할 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모든 것의 가치를 숫자로 측정하고 판매 시나리오를 만들어가는 사람으로 투자자에게 요구되는 태도를 MD로 일하면서 저절로 섭렵하게 되었다고 한다. 전업 투자자로 돌아서지 않고 회사에 열심히 다닐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식으로 인생 역전을 노리지 거나 부귀영화를 노리는 것도 아니니 자신의 깜냥만큼 투자하고, 그로부터 소소한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면 충분하다는 그녀의 마음이 녹아있는 책이라 주식에 1 자도 모르는 내가 주식용어, 밈, 드립들을 검색해가면서 열심히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로-투자자의 모험>편에서 MZ 세대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에서 가장 공감하는 부분이다. 사상 최초로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인 그들이 꿈이라도 꿔볼 수 있는 곳이 바로 가상현실 세계라는 문장에서 흠칫했다. 그렇구나. 현실 자산은 이미 분배가 분배가 끝났고, 끝없이 오르는 땅값은 진입조차 꿈꿀 수 없게 된 그들은 가상현실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으리라. MZ 세대들이 사회의 주류가 되는 날, 현실과 가상현실 중 무엇이 주도권을 잡을지는 모를 일이지만 그들에게는 가상현실 투자가 생존이라는 주장에 어느 정도 수긍하게 되었다. 기성세대도 혀만 차고 옛것만 움켜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살면서 사고는 얼마든지 쳐도 좋으니 주식 투자만큼은 절대로 하지 말라'는 돈텔파파

아버지를 향한 최초의 반항으로 아직까지 모르신다는데 이렇게 책까지 출판하였으니 알릴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이 깊어질 듯하다. 그렇지만 재테크에 대한 저자의 관점을 이해한다면 너그럽게 이해하실 듯하다. 회사를 다니면서 깜냥만큼 투자하고 투자하면서 평상시 관심 없던 분야에 호기심을 갖게 되기도 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본인의 세계와 취미가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된다. 이러니 얼마나 생산적인 취미생활인가. ♡

 

진솔한 이야기로 재테크에 대한 도전을 풀어낸 설인하 작가의 쩐 에세이를 통해 요즘 과열된 재테크 시장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수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는 변화하는 세상을 부정하지 않고 유연한 자세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길러야겠다. 꼰대로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오늘부터 도전 1일, 생각해 볼 만하다.

이제 막 시작한 초보 개미 투자자나 관심이 있으나 두려워 지켜만 보고 있는 이들에게 편안한 마음으로 추천하는 책이다. 일확천금, 부귀영화부터 노리지 말고 차근차근 시작하다 보면 자신만의 길이 보이는 법이라고 먼저 시작한 선배로서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건네고 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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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 플레이어 그녀
브누아 필리퐁 지음, 장소미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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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누아 필리퐁이 돌아왔다. 전작 <루거 총을 든 할머니>를 통해 인정받은 독보적 여성 캐릭터가 또다시 우리에게 시원한 쾌감을 선사한다. 억압받고 고통받는 여성에서 악인을 응징하는 독보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 베르트 할머니, 그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삐뚤어진 세상에 대한 브누아 필리퐁의 블랙 유머와 비판, 주제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포커 플레이어 그녀/브누아 필리퐁/위즈덤하우스

 


이번 작품 <포커 플레이어 그녀>에서도 그의 필력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표지에서부터 시선을 잡아끄는 막신의 눈빛과 매력에 그녀가 바라는 끝이 무엇이든 간에 작크처럼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포커, 그 아찔한 확률의 세계 속에서 자신의 비밀을 숨긴 채 작크와 발루를 찾아낸 막심! 그녀는 일생일대의 도박을 작크와 발루에게 부탁하며 그들과 동맹을 맺는다.

주요 등장인물인 막심, 작크, 발루, 장 이들 모두 평범하지 않다. 평범한 게 가장 어려운 일인 듯한 이 소설 속 주인공들이니 당연하게 생각되면서도 그들의 상황, 과거, 성향이 묘사되는 내내 마음이 저렸다.

 

폭력은 우리 주위에 만연해있다. 모든 폭력이 고통스럽지만 특히 가족, 이웃, 친구와 같이 자신의 인생에 속해있는 이들이 가하는 폭력은 그 파장이 어마어마하다. 폭력이 1회성이 아니라 지속된다는 점에서 그 폐해가 더 커질 수 박에 없다. 상습적이 되면 사람은 무덤덤해지고 결국에는 가책을 느끼지 못하거나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반복되는 폭력은 강도가 더 세지고 피해자들은 벗어날 수 없다는 좌절감에 스스로를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더 비극적인 결말은 그들이 성장한 후 그렇게 두려워하고 혐오하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다.

 

소설 대부분이 포커판이 벌어지는 술집, 클럽을 배경으로 해서 도박 중독, 알코올 중독, 매춘 등 외설적이고 자극적인 묘사와 거친 언행들이 많이 등장한다. 폭력이 난무하는 공간 속에서도 자신들의 규칙을 지키고 살아가고자 애쓰는 작크와 발루는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작크는 5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사기꾼 아버지 밑에서 포커와 혁대질로 자랐다. 발루 역시 어린 시절 가족 모두 떠난 여행에서 혼자만 살아남아 지울 수 없는 상처와 죄책감으로 자살을 시도하면서 살아간다. 둘은 죽마고우로 서로에게 존재 자체가 세상을 지탱해 주는 관계이다. 너무 다른 둘이지만 서로를 향한 마음만은 진심인 브로맨스를 보여준다. 둘이 전부였던 세계에 침입한 막신이 야기한 혼란은 둘의 관계를 어긋나게 된다.

 


 

막신은 남자들의 전유물인 포커판을 쫓아다니며 포커, 돈만이 아니라 또 다른 방식으로 마초 성향의 남성들을 하나둘 굴복시켜나간다. 폭력적이며 여성을 존중하지 않는 이들에게 똑같이 되갚아주는 일련의 과정은 그녀에게는 치유법이다. 그렇게까지 자신을 몰아붙여야 하는 고통의 비밀이 너무 끔찍해서 막신의 모든 행동이 정당해 보였다.

작크는 이성 간의 관계를 성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한정 짓고 발루는 자신의 우울증과 자살 충동을 짓누르기 위해 곤경에 처한 여성들을 구하는 정의의 수호자 역할을 자처한다. 그래서 여성의 육체를 탐닉하는 작크 또한 발루가 지켜보는 대상이다.

 


 

이렇듯 아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막신과 작크, 발루 그리고 상처받은 영혼인 장은 가족이 된다. 단순히 혈연이 아닌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서로의 고통을 공유하고 서로를 치유해 주며 위로해 주는 '진정한' 가족이 된다.

이제 7살인 장, 하지만 똑똑하고 예민하고 재밌는 이 아이는 막신에게 삶의 온기를 주입해 폭발하지 않게 해주고 발루에게는 삶의 목표인 '아빠'가 되게 해준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이다. 장의 존재와 현재, 미래가 이 소설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가정폭력으로 상처받은 이가 용기 내서 내민 손, 그 손에 온기를 심어주는 일을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막신, 작크, 발루가 책임진다. 사회에 넘쳐나는 모순 속에서 법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거나 배신하지만, 정의는 미약하게나마 구현되고 있다.

 


 

객관적인 기준으로 법에 저촉될지라도 소설 속 그들은 정의의 수호자임에 분명하다. 뼈저린 가르침을 내리는 그들의 처단이 씁쓸하면서도 통쾌하다. 세상에 넘쳐흐르는 부당함에 분노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포커 플레이어 그녀>가 머릿속으로만 상상했던 그 짜릿한 복수를 대신 선사할 것이다. 

발루가 흥얼거리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정글북> 노래 가사를 따라 부르게 된다. 

 "행복하기 위해서 거창한 건 필요없어."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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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스쿨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2
이진 외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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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묵직하다.

<마이너스 스쿨>은 파스텔 느낌의 노란색으로 산뜻한 책 표지와는 다르게 학교 폭력에 대한 다섯 작가의 앤솔러지 소설집이다. 학교 폭력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시선을 담았다. 학교 폭력을 가해자, 피해자의 이분법적인 시선 안에서 접근하지 않고 방관자, SNS, 성매매, 지적 장애인, 기이한 존재인 요괴까지 등장시켜 학교 안팎에서 벌어지는 폭력 전반적인 현실을 다루었다.



마이너스 스쿨/앤솔러지 소설/자음과모음



십대를 키우고 있는 부모로서, 항상 안테나를 맞추고 있는 주제로 단숨에 읽었다. 그리고 천천히 다시 읽었다. 학교폭력의 주체가 단순히 가해자만이 아니라 피해자이기도, 방관자이기도, 선생님이기도, 부모이기도 했다. 명확하게 선악이 구분되지 않은 폭력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십 대들에게 학교는 살아남기 위한 전쟁터이자 벗어나고픈 지옥이었다.

 

학교에서 폭력이 마이너스되는 순간 갇힌 누군가의 이름이 선명해진다.

 

<마이너스 스쿨>

흔히 앤솔러지 소설집은 수록된 단편들 중 하나로 책 제목이 정해지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아 제목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이 다르다. 학교 폭력으로 무참히 짓밟힌 자존감, 인권, 희망, 미래가 그 색깔을 되찾을 수 있기를, 회복될 수 있기를 바라며 고통을 겪고 있는 십 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우리에게 책임과 관심을 환기시키고 있다.

 

학교 폭력은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 전반의 관심과 노력,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모습- 십대를 대상으로 하는 유흥, 성매매, 모범생이나 금수저가 학교폭력 가해자임일 수 없다고 부정하는 선생님들, 사회적 지위를 권력으로 여기고 타인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아들의 사건만을 부각시키는 뻔뻔한 부모 -으로 부각시켰다.

 

"폭력에 크고 작은 게 어디 있어? 아픈 건 똑같아."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커지는 요즘, 진정 아이들을 위한 노력이 무엇인지 부모로서 어른으로서 고민하게 된다. 폭력은 피해자에게 고통을 주는 폐해가 가장 크지만, 가해자 또한 폭력에 둔감해지면서 죄책감을 못 느끼게 되고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게 되는('나비' 중 선하) 등 반성할 기회를 놓쳐 더 큰 폭력으로 이어지는 비극적인 결말을 가져올 수 있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거나, 피해자가 되기 싫어 방관자가 되거나 동조자가 되는 악순환 속에서 폭력은 끊을 수 없는 고리처럼 십대를 옭아맨다. 이를 단칼에 끊어내기는 어렵다. 고통받는 피해자에게는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도록,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곁을 지켜줄 수 있는 관심('옥상 아래 그 언니')을 이어가고, 가해자에게는 폭력의 고리를 끊을 수 있도록 건강한 관계를 경험할 기회를 마련해 주면 좋겠다. '우리 가족은 아닐 거야.', '나는 아무도 괴롭히지 않아.' 등의 방관과 무관심으로 흔히 학교 폭력을 먼 이야기로 생각할 수 있지만, 단순한 이유('옥상 아래 그 언니' 자신이 언제 썼는지 기억조차 못 하는 SNS 내 한 문장)이거나 아무런 이유 없이 학교 폭력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오늘날이기에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지만 비슷한 일을 겪은 유령이 고통을 공감해 주고 위로해 주는 장면('옥상 아래 그 언니'), 단순한 피해자가 아닌 무서운 존재가 가해자에게 복수하거나 또 다른 고통 받는 이를 구해주는 장면('뱀희')들이 착잡하고 무거운 기분으로 읽는 도중에 숨통이 트이게 해주었다.

 

사회라는 스스로를 책임져야 하는 커다란 공간으로 나아가기 전, 학교가 청소년이 성장할 수 있는 울타리가 되어 든든하게 지켜주고 즐겁게 생활할 수 있기를 바라는 오늘, 우리 앞에 놓인 어렵지만 고개 돌릴 수 없는 고민이 깊어진다.

하지만 '다가가는 관심, 손 내밀어 주는 용기, 앞으로 나아가는 고민'을 함께 할 수 있는 따뜻한 사회를 그려본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권하는 <마이너스 스쿨>이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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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의 노크
케이시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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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애정 하는 작가, 미야베 미유키를 닮았다는 문구에 홀린 듯이 『네 번의 노크』 서평단을 신청했다. 도착한 티저본은 본책의 30~40% 분량으로 구성되어서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다.

 

 

사회의 온기가 미처 미치지 못하는 듯한

동네의 주거 건물 2층과 3층 사이 계단에서 사망한 한 남자.

죽기 6개월 전 생명보험을 가입하였기에

보험 살인과 관련한 보험회사의 수사 의뢰로 내사에 착수.

그 남자와 연인 관계였던 여성의 집이 사망 장소였기에

그녀 집이 있는 3층에 살고 있는 6명의 여성들이 참고인이 되어 조사를 받게 된다.

 

 

본책은 내사와 독백,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는 데 티저본은 1부 내사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일반적으로 서술되는 형식이 아니라 내사가 진행되는 과정을 정리한 보고서, 진술서로 대신하고 있다.

 

301호부터 306호까지 진술서를 차근차근 따라 읽다 보면, 그들이 살아가고 있는, 지독하고도 암담한 현실이 눈앞에 그려져 사망사건뿐만 아니라 그녀들의 질척거리는 삶이 더 크게 다가왔다. 이름조차 나오지 않는 그녀들은 이웃들에게 괴물, 광신도로 불리고 술집 여자라 오해를 받기도 하는 등 서로에 대한 배려와 호감은 결여된 채 이 동네를 벗어나고자 힘쓸 뿐이다.

 

형사와 일대일 대화로 진술한 내용만이 제공된다. 6명의 화자가 전달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동네와 인물, 사건을 재구성해가는 과정을 독자가 하나하나 직접 해나가야 하기에 집중도가 높았다. 특히 집에서 근무하고 예민한 성격인 302호의 진술 분량이 대부분으로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보면 어느 누구 하나 범인으로 뚜렷하게 의심되지는 않으나 303호와 304호의 관계나 306호에 대한 강한 증오를 드러내는 301호 무당, 남자가 옷에 피를 묻힌 채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갔다는 305호, 남을 헐뜯는 데 진심인 306호, 그들 모두 깔끔하게 혐의가 없다고 확신하기도 힘들었다. 302호 또한 303호에 너무 동화되어서 그녀의 행복이 자신의 행복처럼 받아들이는 말을 해서 의심을 걷을 수 없었다.

서로 침몰하는 배처럼 구원의 손길을 뻗치지 않은 채 서로를 두려워하고 낯설어하며 단절된 채 살아가는 그들은 과거도, 현재도 아닌 더 나아질 것이라 믿는, 믿고 싶은 미래만을 상상하며 버티는 듯했다. 과연 그 미래는 찾아오련 지......

 

경제력, 성격, 외모 등 빠질 것 없이 준수한 남자가 한순간에 실패의 나락에 빠져 끔찍한 생각까지 치닫는 과정을 지켜본 이는 과연 연인이었던 303호 뿐이였을지? 반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끝나버린 티저본이 마냥 야속했다.

 

3,40% 밖에 되지 않아 제목이 『네 번의 노크』 인 이유를 모르겠지만, 6명의 여성들이 처한 팍팍한 상황과 사망사건이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독자에게 말을 거는 매력적인 책이다. 흡입력이 강해서 한순간에 읽게 된다. 

미야베 미유키 작가님처럼 믿기 힘든 현실을 그려내면서도 잃지 않는 인간을 향한 믿음과 온정을 기대하며 본책을 얼른 읽어봐야겠다. 이 서평단 기회를 통해 '케이시' 작가를 알게 되어 감사하다.

 

<출판사에서 티저본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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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어 보여도 꽤 쓸모 있어요 - 분명 빛날 거야, 사소한 것들의 의미
호사 지음 / 북스고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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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히 마음을 파고드는 책을 만났다. 무심히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일로 시작되는 사색의 글들이 모여 호사 작가님을 그려내고 있다. 그녀의 특별한 순간의 일상을 공유하는 느낌이다.

 

 

<쓸데없어 보여도 꽤 쓸모 있어요>

쓸데없어 보여도 꽤 쓸모 있어요/호사/북스고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분명 쓸모를 가지고 태어나지만 상황이나 시간에 따라 그 쓸모가 흐릿해진다. 잠시 희미해졌을 뿐인 쓸모를 우리는 애초에 없던 존재로 취급했을지 모른다.

_ 프롤로그 <분명 빛날 거야, 당신의 쓸모>

 

먹다 남은 식빵의 쓸모부터 시작되는 이 책은 다양한 관점에서 포착한 여러 존재들의 쓸모가 담겨 있다.

 

□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면서 1년 4계절을 무사히 잘 살아왔다는 '참 잘했어요' 도장을 받는 것처럼 그 계절의 온도와 공기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 살아가기 위한 의욕을 끌어모으기도 하고, 나를 달래고 어르는 의식으로 꿀꿀한 기분을 지우기도 한다.

 

□ 양말, 김밥, 뚱뚱이 칫솔, 다꾸 스티커처럼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건, 음식들이 호사 작가에게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을 빛나게 해주는 물건이 되고, 편안한 매일을 위한 필수품이 된다.

 

더 나은 내일 말고 좋은 매일이 중요하니까.

만족스러운 오늘이 없으면 그 어떤 내일이 온다 해도 반갑지 않을 테니까. _ 106쪽

신혼집에 초대받아서 간 호사 작가에게 집주인이 눈을 반짝이며 '오늘의 하이라이트'라고 보여준 그것은 바로 다꾸 스티커(다이어리 꾸미기용 스티커) 들이었다. 겨울잠 앞두고 가득 도토리를 모아 둔 다람쥐의 뿌듯한 표정을 보인 집주인을 상상하니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취향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남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한 인정은 해줘야 한다, 요즘에는 뜸하지만 영화 DVD와 만화책 수집에 열을 냈던 예전의 내가 떠오르면서 벼르던 책을, 간절히 원했던 DVD를 책장에 꽂으면서 느꼈던 희열이 다시 나를 채웠다. 그리고 지금의 나를 돌아보면서 귀한 보물을 상상했던 손님들의 속세에 찌든 때를 벗겨낼 '때밀이 수건'처럼 느껴졌다는 표현이 와닿았다.

 

○ 무거운 가방으로 인한 어깨 통증, 생각이 많아 생기는 두통 등 통증을 준비성, 열심과 연결시켜 사유한 이야기도 좋았다. 통증은 열심의 증거로, 철저한 준비성 때문에 찾아올 수 있다. 너무 과하면 독이 되듯 통증은 우리에게 닥친 위험을 경고한다. 무언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서 행위 자체에 위안을 받을 것이 아니라 근원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는 뼈 있는 충고를 던진다. '열심뿐인 열심', '열심'이란 이름을 붙여 활활 태우던 건 '열정'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는 글을 읽으면서 가슴에 뻐근한 통증을 느꼈다. 나 또한 이렇게 나 자신을 갈아 넣는 열심을 자주 하고 있어서......

 

어때유, 참 쉽쥬 '따라 하기의 쓸모'를 참고하여 어쩌라고 정신의 쓸모와 결핍의 쓸모, 엇박자의 쓸모, 보여주기식의 쓸모를 따라 해봐야겠다. 쓸모는 사람마다 달리 평가된다. 나의 쓸모도 나와 세상과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과 상황,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뭐, 그래서 어쩌라고? 나는 나의 쓸모를 당당하게 빛나게 가꿔나갈 뿐이다. 나의 쓸모가 필요와 닿는 순간 환하게 터지길 그려본다.

 

♡ 움츠려들지 말고 당당하게 빛나게 살아가길 바라는 이들이 읽기를 추천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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