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 작고 소중한 월급을 불리기 위한 짠내나는 쩐 에세이
설인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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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통 그림인 '우키요에'와 '화투 패'를 닮은 그림체로 꾸며진 표지가 시선을 확 잡아끈다.

『돈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돈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설인하/위즈덤하우스


'100불녀'로 알려진 설인하 작가가 두 번째로 낸 책으로 작고 소중한 월급을 불리기 위한 짠 내 나는 쩐 에세이다.

2020년도부터 시작한 주식과 코인 재테크부터 최근에 시작한 가상 부동산 재테크까지 자신이 이 험난한 여정을 시작하게 된 소감과 웃픈 에피소드, 나름의 법칙들을 풀어내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초보 투자자가 맨땅에 헤딩하면서 느꼈던 이야기를 담은 투자 잡설이다. 이 책을 홍보하기 위해 최근 실현이익을 찾아보니 총 120만 원 밖에 되지 않아 현타가 왔다는 이야기가 오히려 책에 호감을 높여준다. 세상에는 나같이 공감할 수 있는 이들이 더 많을 것이기에 힘내시고 오늘도 즐기면서 투자에 매진하시길 바란다.

 

우선 나는 주식, 코인, 가상 부동산 등을 한 번도 한 적 없는 재테크에 무지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청년 세대들을 이해하고 싶어서이다. 어떤 이유로 그들은 현물이 아닌 주식과 코인에 올인하는지, 목매다는지 말이다.

뉴스를 볼 때마다 쏟아져 나오는 가상화폐, 주식, 부동산 소식에 우리 두 부부는 한결같은 태도를 보인다. 일단 "쯧쯧..." 혀 찬다. 그러고는 청년세대에 대한 우려 섞인 질타가 이어진다. "이해할 수 없어."로 비난이 시작된다. 어느 날 문득 '이런 태도가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전체적인 감상은 안도감이다. 생각처럼 무분별하게 덤비지 않고 자신의 깜냥만큼 소소하게 투자하여 벌어들이려는 저자의 투자 전략이 좋다. 전업 투자자가 아니라 회사에 다니면서 투자하려는 점이 소심한 요즘 말로 쫄보인 나는 좋다.

너무 빠른 기술의 교체와 확장, 결합, 융합으로 AI, AR, VR, 메타버스 등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들을 쏟아내는 흐름을 흡수하지 못하고 터지거나 도태될 것 같아 두렵다. 사실 너무 빠른 시대의 변화가 두려운 것은 정보들을 수집하고 적응해가려고 노력하는 게 쉽지 않은 점도 있지만 심리적 거부감이다. 그나마 공대 출신의 40대 초반이라 4차 산업혁명의 골자들은 쫓아갈 수 있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이렇게 진행되는 게 맞나? 이게 우리의 미래인가?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니 새로운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애써 외면했던 현실에서 자기 나름의 방식대로 살아남으려고 노력하는 이의 땀과 시간을 읽다 보니 '그래, 이렇게 내 깜냥만큼 도전해 보면서 부딪쳐보는 거야.'라고 생각이 바뀌었다. 유레카!!!

 

그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유쾌한 그림체


투자에 대한 소신이 확고한 저자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읽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을 넘기게 되었다. 온라인 쇼핑몰 MD이면서 투자자인 저자는 완전한 덕업 일치의 삶을 살고 있다. 직장인이 투자를 한다고 할 때 투자가 가장 적성에 맞는 직업을 무엇일까? 저자는 개인적으로 답을 내리자면 MD 같다고 한다.

끊임없이 트렌드를 접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반응을 주시하는 와중에 상품의 특징을 파악해야 하며, 그것을 고객에게 설득력 있게 제시할 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모든 것의 가치를 숫자로 측정하고 판매 시나리오를 만들어가는 사람으로 투자자에게 요구되는 태도를 MD로 일하면서 저절로 섭렵하게 되었다고 한다. 전업 투자자로 돌아서지 않고 회사에 열심히 다닐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식으로 인생 역전을 노리지 거나 부귀영화를 노리는 것도 아니니 자신의 깜냥만큼 투자하고, 그로부터 소소한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면 충분하다는 그녀의 마음이 녹아있는 책이라 주식에 1 자도 모르는 내가 주식용어, 밈, 드립들을 검색해가면서 열심히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로-투자자의 모험>편에서 MZ 세대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에서 가장 공감하는 부분이다. 사상 최초로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인 그들이 꿈이라도 꿔볼 수 있는 곳이 바로 가상현실 세계라는 문장에서 흠칫했다. 그렇구나. 현실 자산은 이미 분배가 분배가 끝났고, 끝없이 오르는 땅값은 진입조차 꿈꿀 수 없게 된 그들은 가상현실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으리라. MZ 세대들이 사회의 주류가 되는 날, 현실과 가상현실 중 무엇이 주도권을 잡을지는 모를 일이지만 그들에게는 가상현실 투자가 생존이라는 주장에 어느 정도 수긍하게 되었다. 기성세대도 혀만 차고 옛것만 움켜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살면서 사고는 얼마든지 쳐도 좋으니 주식 투자만큼은 절대로 하지 말라'는 돈텔파파

아버지를 향한 최초의 반항으로 아직까지 모르신다는데 이렇게 책까지 출판하였으니 알릴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이 깊어질 듯하다. 그렇지만 재테크에 대한 저자의 관점을 이해한다면 너그럽게 이해하실 듯하다. 회사를 다니면서 깜냥만큼 투자하고 투자하면서 평상시 관심 없던 분야에 호기심을 갖게 되기도 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본인의 세계와 취미가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된다. 이러니 얼마나 생산적인 취미생활인가. ♡

 

진솔한 이야기로 재테크에 대한 도전을 풀어낸 설인하 작가의 쩐 에세이를 통해 요즘 과열된 재테크 시장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수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는 변화하는 세상을 부정하지 않고 유연한 자세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길러야겠다. 꼰대로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오늘부터 도전 1일, 생각해 볼 만하다.

이제 막 시작한 초보 개미 투자자나 관심이 있으나 두려워 지켜만 보고 있는 이들에게 편안한 마음으로 추천하는 책이다. 일확천금, 부귀영화부터 노리지 말고 차근차근 시작하다 보면 자신만의 길이 보이는 법이라고 먼저 시작한 선배로서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건네고 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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