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어 보여도 꽤 쓸모 있어요 - 분명 빛날 거야, 사소한 것들의 의미
호사 지음 / 북스고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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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히 마음을 파고드는 책을 만났다. 무심히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일로 시작되는 사색의 글들이 모여 호사 작가님을 그려내고 있다. 그녀의 특별한 순간의 일상을 공유하는 느낌이다.

 

 

<쓸데없어 보여도 꽤 쓸모 있어요>

쓸데없어 보여도 꽤 쓸모 있어요/호사/북스고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분명 쓸모를 가지고 태어나지만 상황이나 시간에 따라 그 쓸모가 흐릿해진다. 잠시 희미해졌을 뿐인 쓸모를 우리는 애초에 없던 존재로 취급했을지 모른다.

_ 프롤로그 <분명 빛날 거야, 당신의 쓸모>

 

먹다 남은 식빵의 쓸모부터 시작되는 이 책은 다양한 관점에서 포착한 여러 존재들의 쓸모가 담겨 있다.

 

□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면서 1년 4계절을 무사히 잘 살아왔다는 '참 잘했어요' 도장을 받는 것처럼 그 계절의 온도와 공기를 제대로 느끼기 위해 살아가기 위한 의욕을 끌어모으기도 하고, 나를 달래고 어르는 의식으로 꿀꿀한 기분을 지우기도 한다.

 

□ 양말, 김밥, 뚱뚱이 칫솔, 다꾸 스티커처럼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건, 음식들이 호사 작가에게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을 빛나게 해주는 물건이 되고, 편안한 매일을 위한 필수품이 된다.

 

더 나은 내일 말고 좋은 매일이 중요하니까.

만족스러운 오늘이 없으면 그 어떤 내일이 온다 해도 반갑지 않을 테니까. _ 106쪽

신혼집에 초대받아서 간 호사 작가에게 집주인이 눈을 반짝이며 '오늘의 하이라이트'라고 보여준 그것은 바로 다꾸 스티커(다이어리 꾸미기용 스티커) 들이었다. 겨울잠 앞두고 가득 도토리를 모아 둔 다람쥐의 뿌듯한 표정을 보인 집주인을 상상하니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취향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남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한 인정은 해줘야 한다, 요즘에는 뜸하지만 영화 DVD와 만화책 수집에 열을 냈던 예전의 내가 떠오르면서 벼르던 책을, 간절히 원했던 DVD를 책장에 꽂으면서 느꼈던 희열이 다시 나를 채웠다. 그리고 지금의 나를 돌아보면서 귀한 보물을 상상했던 손님들의 속세에 찌든 때를 벗겨낼 '때밀이 수건'처럼 느껴졌다는 표현이 와닿았다.

 

○ 무거운 가방으로 인한 어깨 통증, 생각이 많아 생기는 두통 등 통증을 준비성, 열심과 연결시켜 사유한 이야기도 좋았다. 통증은 열심의 증거로, 철저한 준비성 때문에 찾아올 수 있다. 너무 과하면 독이 되듯 통증은 우리에게 닥친 위험을 경고한다. 무언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서 행위 자체에 위안을 받을 것이 아니라 근원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는 뼈 있는 충고를 던진다. '열심뿐인 열심', '열심'이란 이름을 붙여 활활 태우던 건 '열정'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는 글을 읽으면서 가슴에 뻐근한 통증을 느꼈다. 나 또한 이렇게 나 자신을 갈아 넣는 열심을 자주 하고 있어서......

 

어때유, 참 쉽쥬 '따라 하기의 쓸모'를 참고하여 어쩌라고 정신의 쓸모와 결핍의 쓸모, 엇박자의 쓸모, 보여주기식의 쓸모를 따라 해봐야겠다. 쓸모는 사람마다 달리 평가된다. 나의 쓸모도 나와 세상과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과 상황,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뭐, 그래서 어쩌라고? 나는 나의 쓸모를 당당하게 빛나게 가꿔나갈 뿐이다. 나의 쓸모가 필요와 닿는 순간 환하게 터지길 그려본다.

 

♡ 움츠려들지 말고 당당하게 빛나게 살아가길 바라는 이들이 읽기를 추천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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