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의 노크
케이시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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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애정 하는 작가, 미야베 미유키를 닮았다는 문구에 홀린 듯이 『네 번의 노크』 서평단을 신청했다. 도착한 티저본은 본책의 30~40% 분량으로 구성되어서 순식간에 읽을 수 있었다.

 

 

사회의 온기가 미처 미치지 못하는 듯한

동네의 주거 건물 2층과 3층 사이 계단에서 사망한 한 남자.

죽기 6개월 전 생명보험을 가입하였기에

보험 살인과 관련한 보험회사의 수사 의뢰로 내사에 착수.

그 남자와 연인 관계였던 여성의 집이 사망 장소였기에

그녀 집이 있는 3층에 살고 있는 6명의 여성들이 참고인이 되어 조사를 받게 된다.

 

 

본책은 내사와 독백,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는 데 티저본은 1부 내사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일반적으로 서술되는 형식이 아니라 내사가 진행되는 과정을 정리한 보고서, 진술서로 대신하고 있다.

 

301호부터 306호까지 진술서를 차근차근 따라 읽다 보면, 그들이 살아가고 있는, 지독하고도 암담한 현실이 눈앞에 그려져 사망사건뿐만 아니라 그녀들의 질척거리는 삶이 더 크게 다가왔다. 이름조차 나오지 않는 그녀들은 이웃들에게 괴물, 광신도로 불리고 술집 여자라 오해를 받기도 하는 등 서로에 대한 배려와 호감은 결여된 채 이 동네를 벗어나고자 힘쓸 뿐이다.

 

형사와 일대일 대화로 진술한 내용만이 제공된다. 6명의 화자가 전달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동네와 인물, 사건을 재구성해가는 과정을 독자가 하나하나 직접 해나가야 하기에 집중도가 높았다. 특히 집에서 근무하고 예민한 성격인 302호의 진술 분량이 대부분으로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보면 어느 누구 하나 범인으로 뚜렷하게 의심되지는 않으나 303호와 304호의 관계나 306호에 대한 강한 증오를 드러내는 301호 무당, 남자가 옷에 피를 묻힌 채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갔다는 305호, 남을 헐뜯는 데 진심인 306호, 그들 모두 깔끔하게 혐의가 없다고 확신하기도 힘들었다. 302호 또한 303호에 너무 동화되어서 그녀의 행복이 자신의 행복처럼 받아들이는 말을 해서 의심을 걷을 수 없었다.

서로 침몰하는 배처럼 구원의 손길을 뻗치지 않은 채 서로를 두려워하고 낯설어하며 단절된 채 살아가는 그들은 과거도, 현재도 아닌 더 나아질 것이라 믿는, 믿고 싶은 미래만을 상상하며 버티는 듯했다. 과연 그 미래는 찾아오련 지......

 

경제력, 성격, 외모 등 빠질 것 없이 준수한 남자가 한순간에 실패의 나락에 빠져 끔찍한 생각까지 치닫는 과정을 지켜본 이는 과연 연인이었던 303호 뿐이였을지? 반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끝나버린 티저본이 마냥 야속했다.

 

3,40% 밖에 되지 않아 제목이 『네 번의 노크』 인 이유를 모르겠지만, 6명의 여성들이 처한 팍팍한 상황과 사망사건이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독자에게 말을 거는 매력적인 책이다. 흡입력이 강해서 한순간에 읽게 된다. 

미야베 미유키 작가님처럼 믿기 힘든 현실을 그려내면서도 잃지 않는 인간을 향한 믿음과 온정을 기대하며 본책을 얼른 읽어봐야겠다. 이 서평단 기회를 통해 '케이시' 작가를 알게 되어 감사하다.

 

<출판사에서 티저본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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