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될 거야! - 2020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job? Special 시리즈 6
주성윤 지음 / 국일아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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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꿈'을 바탕으로 세상을 살아갑니다. '장래희망', '직업'도 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갈 것인지 결정하고,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 꿈꾸던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 갑니다.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확신을 가진 어린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당연합니다. 참 어려운 일이니까요.

 

더욱이 4차 산업혁명으로 직업의 운명이 재개편되고 있는 오늘날에는 어떤 '직업'을 꿈꾸느냐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직업이 있는가 하면 새롭게 등장하는 직업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미래 사회에 유망한 직업은 무엇인지 알아봐야겠죠.

 

"미래 산업을 선도할

대표 직업

유튜브 크리에이터"

 

국일아이에서는

직업체험 학습만화 시리즈 <Job?> 외에도

<job?> Special 시리즈를 출간하였습니다.

4차 산업 혁명 시대 유망 직업을 소개하는 시리즈로,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은 인재에게 필요한 자질과 소양을 다루고 있어요.

 

제가 읽은 책은

<job?> Special 06.

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될 거야!로,

요즘 초등학생 장래희망 '1순위'로 꼽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다룬 직업체험 학습만화입니다.


 

job?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될 거야!/ 주성윤 글그림/ 국일아이



1인 미디어 시대에 1인 방송의 대표격인 유튜브 크리에이터에 대한 관심이 정말 뜨겁죠. 어느 누구나 도전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은 유튜브에 저마다 개성 넘치는 참신한 소재의 이야기로 뛰어들고 있어요. 그래서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쉽게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답니다. 책 속 시오가 유튜브 채널 운영을 간단하게 생각해서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어려움을 겪은 것처럼 말이죠.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은 친구들,

유튜브가 좋고 재밌는 친구들,

자신만의 이야기가 풍성한 친구들에게

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될 거야!는 유튜브를 중심으로 1인 미디어 관련 시장과 직업들을 상세하고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어요.

 

숫기없는 전학생 수니에게는 특별한 재능이 있어요. 바로 '인형 리페인팅'이죠. 그 재능을 알아본 친구 시오의 권유로 유튜브 채널을 만들게 됩니다. 수니는 인형 리페인팅 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찍고, 시오는 그 영상을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리는 거죠. 시오는 자신이 놀란 만큼 유튜브에서도 인기를 끌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과는 달랐어요.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우선, 1분에 500시간이 넘는 분량의 영상이 올라온다는 유튜브에서 관심받고 주목받기 위해서 필요한 점이 무엇인지 알아봐야겠네요.

수니와 시오의 구원 투수인 유튜브 크리에이터 무비왕이 등장합니다. 무비왕은 꽤 유명한 영화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요. 유튜브가 처음인 수니와 시오에게 크리에이터 세계를 소개해 준답니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순서를 상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기획 - 준비 - 촬영 - 편집 - 업로드 - 마케팅

 

"좋은 콘텐츠는 좋은 기획에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친구 유튜버들과 함께 가장 중요한 점을 알려줍니다. 바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갖추어야 하는 자질과 능력 그리고 마음가짐입니다. 이 책에서 가장 집중해서 읽은 부분이에요. 유튜브 크리에이터에 대해 확신이 없던 수니 엄마와 같은 생각을 가진 저도 유튜브 크리에이터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유행에 치우쳐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꿀 수 있는 어린이 친구들에게 밑줄 짜아와악 치면서 읽게 하고픈 핵심이었어요.

 


 

유튜브의 빛나는 부분뿐 아니라 그림자처럼 따라오는 과정들도 진솔하게 잘 담아내었어요. 수니와 시오의 계속되는 유튜브 도전으로 자연스레 겪게 되는 굴곡들을(미래에 대한 불안과 슬럼프, 스트레스)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풀어내는 부분도 인상적이었어요.

 

 

 

1인 미디어 시장의 성장으로 관련 직업들도 생겨나고 주목받고 있어요. '기획'의 전문 스텝인 콘텐츠 기획 전문가, '준비, 촬영, 편집'의 전문 스텝인 제작 크리에이터, '마케팅'의 전문 스텝인 SNS 마케팅 전문가에 대한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1인 미디어 시장에 도전하고자 하는 어린이 친구들에게 유튜브 크리에이터뿐 아니라 자신의 적성에 맞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네요.

 

 

 

이번 책 본문을 통해서 유튜브와 관련된 정보들을 다각적으로 다루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또 정보 더하기 코너에서는 유튜브 사의 정책(14세 미만 단독 생방송 금지)과 유튜브 영상의 위험성을 다루고 있고, 워크북에서는 건강을 해치며 찍는 먹방 영상에 대한 찬성 Vs 반대를 글로 정리해 보기도 합니다.

 

이렇게 어린이 친구들에게 유튜브 사용에 대한 적절한 환기와 질문을 던져 스스로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점이 강점이네요.

 

그리고 이번 책 역시 스토리텔링이 훌륭합니다. 캐릭터들도 재미있어요. 특히 수니 엄마와 시오 엄마의 활약이 눈부십니다.

 

 

 

1인 미디어 시장의 과열을 막고, 좋은 콘텐츠로 대중과 소통하는 진정한 유튜브 크리에이터 되는 법을 알고 싶나요? <job?> Special 06. 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될 거야!를 펼치세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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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를 위로하는 중입니다 - 상처를 치유하고 무너진 감정을 회복하는 심리학 수업
쉬하오이 지음, 최인애 옮김, 김은지 감수 / 마음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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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를

위로하는 중입니다

"

 


지금 나를 위로하는 중입니다/ 쉬하오이 지음/ 마음책방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데 탁월한 상담심리 전문가인 쉬하오이 저자가 자신의 날것 그대로의 경험과 내담 사례를 엮어 독자가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상처를 어루만질 수 있는 치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34가지 심리 효과들을 적절한 사례를 들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줘서 마치 심리학 수업이나 강의를 듣는 듯 고개를 주억거리거나, 눈시울이 붉어지는 등 공감하면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읽어나갔다.

 

몸이 아픈 건 주위의 위로가 당연한 일인데 마음이 아픈 건 감추게 되는 묘한 심리 속에서 현대인 대부분은 마음의 상처를 감추느라 상처가 곪은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런 가여운 우리에게 버티지 않아도 된다고, 그냥 다 말하고 토해내도 된다고, 잘 보이려고 애쓸 필요 없다고 토닥여주는데 그 이야기에 담긴 진심이 마음에 와닿는다.

 

 

총 4개의 Part로 구성하여 독자 스스로 자신이 느끼는 내밀한 감정을 찬찬히 충분한 시간을 들여 살펴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옭아매는 감정 - 괴롭히는 감정 - 수용하는 감정 - 위로하는 감정 

 

자신을 옭아매고 괴롭히는 감정의 실체를 생생한 사례들을 토대로 알아볼 수 있다. 여러 심리 효과 중 '얼어붙은 시간 효과'와 '지푸라기 효과' 그리고 '투시경 효과'가 특히 나를 흔들었다.

 

- 얼어붙은 시간 효과 : 변화를 기대하지도 않고 변할 리도 없다고 믿다

- 지푸라기 효과 : 억지로 참고 참다가 작은 자극에 크게 폭발하다

- 투시경 효과 : 너를 안다는 나의 착각 "물어보나 마나. 딱 보면 안다"


 

나이가 중년에 접어드니 나를 되돌아보게 되는 시간이 많아졌다. 타인에게는 관용적이나 스스로는 완벽을 추구하여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꽤 있었다. 그리고 감정을 드러내는 경험이 많지 않아서 부정적인 감정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느꼈다. 행동에 대한 나의 감정인데, 사람에 대한 나의 감정처럼 느낄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다. 껄끄러운 관계를 만들고 싶지 않아 참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나에게 '얼어붙은 시간 효과'와 '지푸라기 효과' 그리고 '투시경 효과'를 다룬 내용은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나이가 불혹을 넘어가면서는 삶의 자세에 대해 생각이 깊어지게 되었다. 매사에 유연해지자 다짐하는 나는 글에서 만난 달라이 라마의 말씀에 잠시 멈추고, 숨을 크게 내쉬어 보았다.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정서를 만드는 요소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이기주의입니다. 무슨 일이든 나를 중심에 두고 생각하는 것인데,

다른 말로는 아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내가 본 모든 것이 진실'이라는 착각입니다.

이 세상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 존재는 없습니다.

부정적인 감정조차 그러합니다. 이 사실을 깨달으면 마음이 지혜로워집니다."

 

 

- 맹목 효과 :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듣다

자신의 주관에 맞는 것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미 익숙한 감정 상태를 유지하려 하는 게 맹목 효과라 한다. 정말 나이가 들수록 몸만큼 마음도 굳어지기 쉽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늘 깨어있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인지한 다음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수용하고 위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주체는 바로 '자기 자신'이다.

나약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마음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면 몸이 대신 받아들여서 보여주는 '신체화 효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마음의 병 또한 몸의 병과 같이 돌봐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 곁에는 이미 나를 잘 이해하고

조건 없이 받아들여 줄 사람이 있다.

바로 나 자신이다."

 

 

 지금 나를 위로하는 중입니다 

사람은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게 된다. 그 관계는 선택할 수도 있지만, 선택할 수 없는 관계가 더 많다. 그렇기에 관계를 유지하는 게 더 어려운 게 아닌가 싶다. 특히 족쇄라는 표현에서 유추할 수 있을 만큼 원가족과의 갈등이 한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저자 또한 부모와의 갈등과 딸과의 일화를 여러 차례 공개하면서 전문가임에도 감정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자신의 치부를 스스럼없이 드러낸 저자의 용기에 우리는 힘을 얻는다. 자기 자신을 따뜻하게 포용하고 토닥여줄 수 있는 여유가 조금씩 차오른다.

 

"인생에는 가능성이라는 문이 항상 열려 있다.

현재의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자리로 옮길 수 있는 문도 마찬가지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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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 나는 청와대에서 일할 거야! job? 시리즈 35
박용찬 지음, 정종석 그림, 김은경 감수 / 국일아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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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시대에 우리 아이들은 다양한 직업군 세계를 접하고 알아가면서 미래의 자신을 꿈꾸게 된다. 학교 안팎에서 진로체험, 현장체험을 하면서 진지하게 직업을, 꿈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체험을 통해 직업의 면면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체험 외 어떤 방법이 있을까? 국일아이에서 야심 차게 선보이고 있는 시리즈 직업체험 학습만화 <Job?> 활용을 권하고 싶다. '학습만화'라는 타이틀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 있으나, 표지를 넘겨 읽기 시작하면 짜임새 있는 구성과 알찬 내용 그리고 탁월한 스토리텔링에 어느새 빠져들게 될 것이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장래희망을 조사하면 '대통령'을 쓴 친구들이 반에 몇 명이 있을 정도로 대중적? 인 직업이었다.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서 정확하게 인지하고 꿈꾸는 학생들은 많지 않았겠지만, 그만큼 대통령에 대한 인상이 국민들에게 강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요즘 장래희망 순위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job?> 35권 나는 청와대에서 일할 거야! 

이 책을 통해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해 속속들이 알아보는, 의미 있는 활동으로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생길 독자를 상상해 본다.

 

 

job? 나는 청와대에서 일할 거야!/ 박용찬 글/국일아이



 

'대통령'이 꿈인 초등 5학년 태우는 반장 선거에서 매번 떨어져 의기소침해한다. 이런 태우를 위해 의전비서관인 이모는 청와대 견학을 제안하였다. 태우는 반 친구들과 같이 청와대를 방문해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해 배우게 된다.

 

태우는 '대통령'이 꿈이지만, 대통령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는 모른다. 또 반장 선거에 매번 나가지만 의욕만 앞설 뿐 친구들의 표를 얻기에는 부족하다. 이런 태우를 통해 대통령이 갖춰야 할 자질과 자세 그리고 역할과 권한까지 어린이 독자 눈높이에 맞게, 참신하게, 상세하게 설명해 주는 글의 전체적인 흐름이 매끄럽다.

 



 

자연스럽게 핵심을 전달하는 스토리텔링이 눈에 띈다.

태우가 반장 선거에서 내건 공약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태우를 제외한 친구들은 다 아는데 태우만 모르는 비밀 아닌 비밀은 바로 공약의 신뢰성이다. 태우는 허울좋은 공약만을 내세우고, 그 이후를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담임선생님이 공약은 약속으로, 특히 대통령이 국민과 한 약속인 공약은 꼭 지켜야 한다고 바로잡아준다.

대통령이 되면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믿은 태우가 청와대 견학을 계기로 변화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하면서 자연스레 우리도 깨우치게 된다.

 

 

 

 

'청와대' 견학이 시설을 둘러보고 용도를 알아보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역할극을 해봄으로써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일하면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직책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태우와 서희, 영록, 승훈 모두 각자 맡은 직책에 진지하게 임하여 문제점을 인식하고 국민을 위한 해결책을 찾고자 함께 고민하고 토의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교육현장에서 진로 체험으로 이런 역할극을 활용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학년제 융합 프로젝트 수업 시 적용하면 효과적이고 유용하지 않을까.

 


 


이 책에는 대통령과 청와대에 관련된 다양한 정보들이 담겨 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청와대 구조와 대통령 산하 조직과 정부 조직에 대해 전반적으로 훑어볼 수 있는 책이다.


 


 


책 곳곳에 박스로 주요 설명을 정리해 주고, 정보 더하기 코너로 확장된 내용을 알기 쉽게 소개해 준다. 그리고 미래 직업 체험 워크북이 특별부록으로 수록되어 있어서 글의 내용을 다채로운 형식의 문제들을 재밌게 풀어가다 보면 절로 갈무리가 된다.


 

 

 


 <job?> 35권 나는 청와대에서 일할 거야! 

'푸른 기와집' 청와대 하면 떠오르는 '대통령'외에도 비서실장, 정책실장, 민정수석, 국민소통수석, 시민사회수석, 경호실장 등 많은 이들이 대통령을 도와 국민의 더 나은 내일을 위해 힘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는 책이다.

 

자신의 역량과 자질에 맞는 직업을 찾고자 오늘도 고민하고 있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활짝 열어줄 것이다. 태우처럼 자신이 꿈꾸는 미래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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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키드의 생애 - 테이프는 사라져도 좋아하는 마음은 어디 갈 줄을 모르고
정율리 지음 / 카멜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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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프는 사라져도

좋아하는 마음은

어디 갈 줄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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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오랜만에 들어보는 단어에 마음이 흔들렸다. 어린 시절 비디오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선사해 주는 친구였다. 하교 후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가 비디오를 빌려 따뜻한 방에서 감상한 후, 해 질 무렵 우리끼리 준비한 밥상에 둘러앉거나 친구 어머니께서 차려주신 밥상에 숟가락을 얹었었다. 나에게 비디오는 영화 자체의 감흥만이 아니라 함께 한 이들의 숨을 기록한 선물이었다.

 

 

 

이렇게도 좋았던, 소중했던 비디오를 잊고 지내온 나에게 [비디오 키드의 생애]라는 책이 찾아왔다. 흡사 내 이야기가 할 정도로 빠져들어 읽었다. 지금은 모든 게 넘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세상이라 '영화'의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 듯해서 서운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낯선 세계에 발을 내딛는 설렘 가득했던 그 시절을 소환할 수 있어 행복했다.

 

비슷한 연배라 그런지 비디오 플레이리스트가 겹쳐 공감 포인트가 많았다. 같은 비디오를 봤지만 언제, 누구와, 어디서 보았는지가 작용하는 힘이 큰지라 정율리 작가가 비디오마다 소환하는 친구와 추억 이야기들은 색다른 맛을 선사하였다. K, Y, H, E … 이니셜로 불리는 친구들,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는 이도 있지만 이제는 추억 속에만 존재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그들과 키워온 감성과 넓혀온 가치는 정율리 작가 인생의 나이테를 굵어지게 만들어주었다.

 

 

 

 

'비디오'라는 문을 통해 사회를 익히고 받아들인 정율리 작가의 서사는 이야기가 가지는 역동적이고 파급력 강한 힘을 보여주었다. '책'으로만이 아니라 '비디오'로도 우리는 이야기가 전하는 울림을 감각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비춰보고 생각에 잠기고 깨달음을, 감사함을, 행복을, 즐거움을 얻는다.

 


▶▶▶ 여러 해를 살며 행복이란 결국 찰나의 순간이자 그 순간 속의 자극임을 알게 됐다. 우리가 행복에 대해 무수히 떠드는 것에 비해 좀처럼 행복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이 언제나 소리 없이 찾아왔다가 삶을 반추하는 와중에야 그 시절이 행복이었음을 깨닫기 때문이 아닐까. 몇 시, 몇 분, 몇 초에 등장할지 정확히 파악한 행복 앞에 우리는 자연스러운 삶을 누릴 수 있을까. 그런 점에서 내 인생만큼은 처음 마주하는 신작 영화처럼 매번 낯선 장면이면 좋겠다. _마법의 황금티켓 중

 


인생의 묘미들을 담은 영화 이야기들도 인상적이지만, 기억에 남는 편들이 있다. <늙지 않는 사람> 속 배우 장국영 이야기와 <캡틴! 우리를 구해주세요> & <좋은 선생님을 만나는 행운> 속 선생님 이야기 그리고 <언니들, 나 기억하죠?> 속 배우 이나영 이야기다.

 

중학 시절 우리를 매혹시킨 존재는 홍콩배우들, 특히 장국영과 4대 천황이었다. 장국영을 추억하는 글은 자그마한 브라운관 TV 속에서 빨간 여자 옷을 입고 빨간 립스틱을 바른 두지를 내 머릿속에서 깨어나게 했다. 그의 뺨을 타고 흘렀던 눈물 자국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으니 그는 불멸이다.

 

카르페디엠. 캘리그래피 쓸 때나 여러 공예 작업 시 0순위로 꼽을 정도로 좋아하는 격언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 캡틴 키팅을 현실에서는 만나지 못한 목마름을 그가 일깨워주고자 했던 가치와 신념을 잊지 않고자 되새김으로써 해소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배우 이나영은 <아는 여자>와 <네 멋대로 해라> 이 두 작품만으로 내 심장을 가져가버렸다. 취향이 비슷하다. 좋아하는 게 같다는 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벽을 와르르 부숴버린다. 괜스레 정율리 작가가 아는 사람처럼 친근해졌다.

 

 

 

 

비디오를 통해 몰랐거나 금지되었던 세계를 알아간다는 은밀한 기쁨을 느끼기도 하고, 사랑의 다채로운 면을 만나기도 하고, 영화 속 배역을 흠모하다 배우를 추앙하게 되기도 하는 비디오 키드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옛날에는 화면에 새겨진 'The End'가 끝인 줄 알았지만, 지금은 아니라 생각한다. 계속되는 이야기로 어느 날 불현듯 다시 찾아오는 이야기들이 있어 옛날의 나와 오늘의 나 그리고 더 훗날의 나를 그 안에서 만난다는 사실을 믿고 있다.

 

정율리 작가가 보내는 초대장

[비디오 키드의 생애]로 자신의 인생을 채웠던, 채운 무언가를 꺼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의 인생에서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 외칠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을 선사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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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발명된 신화 - 기독교 세계가 만들고, 시오니즘이 완성한 차별과 배제의 역사
정의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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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유대인의 우수한 능력을 다루는 서사에 익숙하다. 핍박과 박해를 이기고 끝끝내 팔레스타인으로 돌아와 '이스라엘'을 건국한 민족이 중심 인식이다. 저자는 이스라엘을 둘러싼 이야기들 속 진실을 찾아가는 시간을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유대인과 이스라엘의 문제를 살펴봄으로써, 바로 지금 우리 사회에서 뜨거운 '차별'과 '공정' 담론을 비추어보고자 한다.

기독교도가 유대인을 창조했고, 유대인은 팔레스타인인을 창조했다. 정의길 저자는 오늘날 우리 한국 사회에는 '우리'와 '저들'의 구분이 없는지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유대인, 발명된 신화 / 정의길 지음 / 한겨레출판

 


 

저자는 진실이라 알려진 사실의 기둥을 하나씩 부숴가면서 '만들어진 유대인과 이스라엘의 신화'를 면밀히 톺아보고 있다.

 

시작은 이스라엘의 기원을 파헤치는 작업부터다. 이스라엘의 건국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가 '성서'다. 성서는 이스라엘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 영향력을 줬다. 하지만 고고학적 발굴을 통해 성서의 내용에 바탕을 둔 이스라엘의 기원설은 붕괴되었다. 하지만 대중의 의식, 특히 보수적 기독교계 안팎에서는 여전히 정설이다.

 

그렇다면 야훼 유일 신앙에 바탕한 유대교와 성서의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고 진실을 판단해야 할 것이다.

1943년 교황 비오 12세는 '성신의 영감'에서 성서 비평 허용하였다. 이를 기점으로 비판적 성서 연구는 폭넓게 수행되었고, 이는 성서의 역사성 부정하는 결과로 모아졌다. 성서 고대 이스라엘이 아니라 페르시아 헬레니즘 시대 때 작성되었다는 것이다.

 


 

 

추방, 유배, 유랑, 이산, 박해, 귀환.

유대인 하면 떠오르는 상징어들이며, 이스라엘 건국을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의 근원으로 각인되었다. 그렇다면 팔레스타인에서 추방당해 지중해 전역으로 이산된 게 사실일까? 유대사를 근거를 들어 유대인의 추방은 자발적이며 기원 전후 지중해 세계 전역에서 유대교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은 이교를 믿던 현지인들의 개종이라 설명하고 있다.

 

유대인 공동체의 확산을 주제로 유대인을 혈통상 단일민족이라 보는 견해를 비판하고 있다. 유대인을 하나의 민족이라 가정한다면, 저자의 말대로 문화적 언어적 동질성을 바탕으로 형성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작품 <베니스의 상인> 속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은 유대인이다. 서구 기독교 문명 세계에서 쓰인 [유대인 = 고리대금업자]라는 프레임에 대해 강요인지 선택인지 설득력 있게 접근하고 있다.

중세 말기에 유대인들이 스스로 요청하여 형성된 자치구역인 게토 그리고 유대인의 특수한 사회적 위치에 대한 서술은 자연스레 게토로 대변되는 멸시와 천대 속의 유대인과 신흥 중산층으로 발돋움한 궁중 유대인의 양극화를 수용하게 하였다.

 


 

이제 여기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우리는 유대인 음모론의 최고봉 <시온 장로 의정서>을 마주하게 된다. 이는 당시 유대인의 세계 지배 음모를 폭로하는 사실적 기록물로 받아들여져 반유대주의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로 인해 박해가 심해지자 동유럽 유대인들은 서유럽과 미국으로 집단 이주를 하였다. 서유럽에서는 반유대주의가 격화되어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로 귀결되었다. 이는 또 유대인들에게 팔레스타인 땅으로 돌아가 유대인 국가를 세우자는 시오니즘을 촉발하게 되었다.

 

드디어 팔레스타인으로 귀환한 유대인과 팔레스타인 현지 주민 사이의 대립과 갈등은 필연적 결과물이었다. 유대인이 기독교도에 맞서기 위해 정체성을 확립한 것처럼 팔레스타인 주민들도 이방에서 온 유대인이 새로운 집단으로 출현하자 그에 맞서는 정체성을 형성하게 되었다. 팔레스타인 민족으로서의 자각이 그것이다.

 

점령하고 있던 영국은 유대인과 팔레스타인 아랍 주민의 주장 모두 정당하다고 판단하고, 팔레스타인 땅을 분할하여 두 국가 해법을 내놓았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땅에 이스라엘 유대인 국가는 수립되고 난민으로 쫓겨난 팔레스타인 민족의 독립 국가 수립은 좌절되었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우경화되어 '유대 민족 국가 기본법'이 통과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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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유대인들의 역사적 조국이며,

그들은 배타적 자결권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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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길 저자를 따라 유대인의 신화를 살펴보았다. 유대인의 정체성은 과연 스스로 형성한 것인가 질문에 답을 구하고 있다. 그리고 배타적 민족주의에 의해 피해 받은 유대인의 나라 이스라엘이 배타적 자결권을 주장하는 상황을 마주하면서 '차별'과 '공정'에 대한 진정한 해답을 우리 스스로에게 묻고 있는 책이다. '우리'를 정의하기 위해 '저들'을 만들어내는 모순을 행하지 말자는 경각심을 일깨운다.

 

한겨레출판 하니포터5기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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