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공유오피스에 잘 오셨습니다.
김이랑 지음 / 카멜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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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공유오피스에 잘 오셨습니다/글.그림 김이랑/카멜북스



동네에 하천이 흐르고 있어서 동네 주민들의 산책로가 형성되어 있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학생들의 등하굣길이 되어주고, 직장인들의 출퇴근길이 되어주며, 삼삼오오 운동하거나 산책하는 가족, 주민들의 공간이 되어주는 고마운 곳이다. 그리고 그곳에 자리 잡은 인간 외의 종이 있으니, 바로 고양이다.

검은색, 점박이 다양한 색상과 무늬의 길고양이들이 인간들의 발자국 소리에 반응하듯 울기도 하고, 휙~ 쏜살같이 사라지기도 한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고양이들 집이 달라져 길고양이를 돌보시는 분들의 존재를 짐작하게 한다.

 


 동네 아이, 학생들이 고양이 간식을 사서 먹이는 모습을 간간이 목격하기도 하였다. 산책하다가 고양이와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아이를 달래는 부모도 있고, 일부러 고양이를 보러 들렀다 보지 못하고 떠나며 아쉬워 몇 번씩 돌아보는 이들도 있다. 먹이를 챙겨주면 싫어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듯하지만, 우리 동네 하천에 사는 길고양이들 수는 크게 변화가 없는 것 같아 다행이다. 흉흉한 소식을 하도 접하니 괜한 걱정이 아니지 싶다. 이렇게 집에서 키우지 않아도 마음이 가는 존재들이 바로 고양이다. 울음소리마저 아이랑 비슷하고, 도도한 듯싶으면서도 애교 부리면 샤르르 녹게 만드는 마성을 지닌, 묘한 녀석이다.

 


사실 반려동물에 관한 고민을 안 해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동물을 무서워해서 잘 만지지 못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반려묘나 반려견을 들이고자 하나 소심히 반대하고(귀엽기는 너무 귀여워서 보는 건 너무 좋음), 남편은 완강히 반대한다. 아이들은 현명하게도 독립하면 꼭 키우겠다고 마음을 달래고 있다. 그러던 중 고양이 공유오피스 이야기책을 알게 되었다. 공유? 오피스를? 고양이랑? 참신한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반려묘로 입양하는 것은 책임을 수반하는 행동이다. 신중하고도 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하나의 생명'에 관한 문제이다. 그런데 공유 오피스라고 하니, 무언가 대등한 관계 같기도 하고 공간의 거리만큼 마음의 무게가 한결 가볍게 느껴졌다. 그렇게 <고양이 공유오피스에 잘 오셨습니다>에 발을 내딛게 되었다.

 

 



 


자매가 같이 일하는 7평 남짓 작업실에 찾아온 손님. 무료한 일상을, 나른한 프리랜서의 루틴을 흔들고 어느새 고양이를 삶의 중심에 두게 된 소소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내 고양이는 아니지만, 간식과 사료를 챙겨주게 되고, 어느새 고양이 있는 생활에 하나둘 익숙해져가는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였다. 처음인 고양이 집사로 당황스럽고 미숙해 그 당시에는 아찔했을 에피소드들은 지금 나에게는 색다른 재미와 즐거움 또는 깨달음으로 다가왔다.

 


고양이와 오피스를 공유하기로 결정하면서 자매의 일상은 고양이 위주로 변했다. 정남이를 필두로 복남이, 복길이, 막내까지 무려 4 마리의 큰언니, 작은언니가 되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사람도 다 제각기이듯 고양이도 각자의 고유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초보 집사들은 시간과 관심을 기울여 4 마리의 성격과 취향을 파악하였다. 소소한 영광의 상처는 덤으로 안고.

 


출근하면 고양이를 작업실 안으로 들이고 먹이를 챙겨주고, 산책을 가거나 퇴근하려면 고양이를 작업실 밖으로 내보낸다. 글로 보면 단순하고 간단하다. 하지만 의사소통이 가능한 사람들과도 공유 오피스는 만만치 않다. 그렇다면 말도 안 통하고 들고나기가 들쑥날쑥한 고양이 4 마리를 들이고 내보는 일과가 어쩔지 가늠할 수 있다. 그리고 유난히 몸집이 작고 약해서 막내가 더 안쓰럽고 신경이 쓰였다고 한다. 그렇게 막내는 작업실의 주인이 되었다.

 


 

 

 

고양이 공유오피스 이야기

입양해서 동거하는 형식의 돌봄이 아닌 또 다른 형태의 인간과 고양이의 공존공생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고양이를 작업실에 들이고 간식을 챙기다 어느새 목걸이를 채우고 건강검진까지 책임지게 되는 시간이 천천히 흘러갔다. 그 사이사이에는 정남이, 복남이, 복길이, 막내와 김이랑 저자와 여동생, 고양이 4 마리와 사람 2명의 발자국과 웃음과 눈물 그리고 행복이 자리 잡고 있었다.


김이랑 작가는 떠나간 정남이의 안녕을 바라며 막내와 복남이, 복길이와 더 넓어진 새 작업실에서 추억을 쌓아갈 꿈을 꾸고 있다. 예전 삶의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고양이라는 작고 따뜻한 생명체와 교감하면서 위안을 얻고 있다. 그들의 행복하고도 짠한 날들이 계속되기를 바란다. 지켜보는 이 또한 따뜻하고 포근하게 감싸주기에. 


일러스트레이터인 김이랑 작가의 그림과 글 그리고 사진이 고양이와 사람 그리고 그들만이 공유하는 감정까지 잘 담아내 함께 하는 시간 내내 평온하였다. 감사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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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리와 밤의 형제단 비룡소 걸작선 62
B. B. 올스턴 지음, 고드윈 아크판 그림, 김경희 옮김 / 비룡소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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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되는 책을 만났다.  『아마리와 밤의 형제단』 

책을 마주하니 첫 번째로 두께에 압도되었다.

흔히 벽돌 책이라 부르는 정도로, 무려 557 페이지 분량이다.

하지만 분량의 부담을 뒤로하고 읽기 시작하자 방대한 세계관에 압도되었다. 이제껏 읽고 듣고 보았던 판타지 세계가 집대성되어 아마리와 우리를 초대하였다. 그 미지와 환상의 세계는 신비롭고 놀라웠지만 무섭고 두렵기도 하였다. 그러니 용기 있는 자들만이 두려움을 넘어 호기심의 책장을 넘길 수 있을 것이다.


딩동~ ♬


 

 

탄탄하고 돈독했던 가족이 오빠의 실종 이후 흔들리고 불안해지면서 '오빠'를 찾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다지던 소녀 '아마리'에게 어느 날 의뭉스러운 '검은색 서류 가방'이 배달되었다. 그리고 실종된 오빠가 남긴 메시지를 따라 '초자연 현상 관리국' 면접을 보게 되었다. 그녀의 목적은 단 하나, 사라진 오빠를 찾아라! 뿐이었다. 자신이 어떤 곳에 뛰어든 것인지 제대로 인지하기도 전에 마주하게 된 현실은 아마리를 각성하게 하였다. 가난한 흑인 여자아이로 사회의 편견과 불합리한 태도에 익숙한 아마리는 초자연 현상 관리국 요원이 되기 위한 출발선상에 섰다. 그곳 또한 일반인들의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에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해리 포터>를 처음 만났을 때처럼 두근거렸다. 자신의 정체를 모른 채 이모 가족들에게 핍박받으며 살아온 해리가 마법학교 입학 통지서를 받고는 어리둥절했던 것처럼, 아마리도 오빠의 직장과 인간 외의 존재 그리고 자신의 잠재력을 갑자기 알게 되면서 혼란을 겪었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인공의 고난과 시련은 예정된 수순이다. 그 고난과 시련을 어떻게 헤쳐나가는지에 따라 영웅이 되느냐 악당이 되느냐로 갈릴 것이다.

 

아마리와 이번 여름캠프를 거쳐 초자연 현상 관리국의 주니어 요원에 도전하는 친구들의 선택과 도전이 흥미진진하고 격렬하며 화려하게 펼쳐진다. 관리국 내부 시설과 여러 장치들 그리고 요원들의 능력들에 대한 묘사를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읽다 보면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에 찬사를 보내게 된다.

 

인간과 그 외 종족들과 무리 없이 어울려 살기 위해 초자연 현상 관리국이 존재한다는 설정은 우리의 두려움에 기반한다. 우리는 모르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두려움은 폭력과 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아마리는 자신이 겪었던 편견과 불평등이 얼마나 근거 없는 이유에서 비롯되었는지 알고 있다. 그렇기에 아마리의 활약이 더욱더 기대되었다.

 

초자연 현상 관리국은 비밀스러운 조직이고, 구성원 대부분은 전통 가문 출신들이다. 면접시험은 어렸을 때부터 준비를 해온 전통 가문 출신인 '레거시'와 주목할 만한 일을 해서 지명된 '메리트'에ㅣ게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레거시의 지명 절차가 끝나고 나서 메리트를 지명한다. 관리국 안에서도 가문과 권력에 의한 차별과 편견, 무시는 계속되고 있었다. 아마리는 메리트로 요원이 되어 '밴퀴시'라는 찬사를 받는 오빠 퀸턴이 후보로 추천해서 면접을 보게 되었다. 최고 요원의 동생이기에 받는 관심과 시기뿐만 아니라 그녀의 잠재력으로 야기된 혼란은 아마리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하지만 아마리는 편견을 부수고 자신을 스스로 증명해나가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리고 그를 믿고 사랑하는 친구 엘시와 파트너 딜런이 곁을 지켜주었다.

 

 

 



 

판타지 소설로 초자연 현상과 미지의 존재들이 등장하는 환상적인 내용이지만, 주된 메시지는 사랑과 우정 그리고 용기이다. 사람이 용기를 낼 수 있고 희망을 그릴 수 있는, 그 전부 말이다. 혼자가 아니라는, 어딘가에 속해 있다는, 사랑받고 있다는 믿음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이 책은 주니어 요원을 선발하기 위한 훈련생 여름 캠프와 밤의 형제단 공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놀라운 과학기술과 마법의 향연이 펼쳐진다. 십 대 아이들의 발랄하고 활기찬 기운과 주니어 요원을 향한 도전과 노력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한 권으로는 많은 분량이지만, 기본적으로 풍성한 볼거리와 상상력이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어서 페이지터너로 주변에 추천하기에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아마리는 절대 위기의 순간에 순수하고도 강력한 의지와 자기 확신을 통해서 자신의 능력을 소환하고 명령했다. 

 

'나는 시도하는 자, 맞서 싸우는 자, 굳건한 믿음을 지닌 자다.'

'아무도 날 막지 못해.'


 

아마리는 우리에게 진정한 용기를 보여주었다. 눈이 멀 정도로 환한 빛의 폭발. 우리는 그 힘을 보았고 잊지 못할 것이다. 자신을 인정한 아마리가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우리가 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작가는 전하고 있다. 

 

 

퀸턴 재번 피터스 - 마리아 밴헬싱 <밴퀴시 = 무찌르다>

아마리 러네이 피터스 - 딜런 밴헬싱 <밴퀴시 2.0>

오빠의 실종으로 시작된 아마리의 환상적이고 위험천만한 모험에 빠져든 우리 가족은 아마리의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해당 후기는 비룡소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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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러키 도그
쥴리아 런던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시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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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러키도그 #로맨스소설 #소설책 #책리뷰 #줄리아런던 #책추천 #황금시간출판사

 

유 러키 도그 You Lucky Dog/줄리아 런던 장편소설/황금시간



 표지 속 개는 백스터일까? 헤이즐일까? 아무래도 칼리의 개인 백스터일 듯싶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별하기 힘든 바셋 하운드 2마리가 사랑스러운 칼리와 뇌섹남 맥스의 만남에 일등공신이다.

 

텍사스주 오스틴에 살고 있는 두 사람의 반려견들이 산책 알바의 어처구니없는 사정으로 바뀌게 된다. 둘 다 사랑스러운 바셋 하운드로 비슷하게 생겨서 일어난 일이었다.

칼리와 맥스의 입장에서는 가족이 뒤바뀌는 일이었으니 청천벽력 같았겠지만, 이는 오히려 호재가 되었다. 매력넘치는 칼리와 멋진 맥스의 인연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투지가 강하고 행동력까지 겸비한 칼리가 자신의 반려견 백스터를 데리고 있는 토바이어스 셰핑턴(맥스)를 찾아가서 항의를 한다.

"왜 저 아이 칩을 읽지 않았어요?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요?"

 

 


 

 

이렇게 시작된 인연은 맥스의 긴박한 부탁으로 계속 이어졌다.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두 사람 다 마음을 털어놓지 않은 가운데 백스터와 헤이즐은 절친이 되어 같이 뛰고 뒹굴었다. 기운 없어 벽에 머리를 박던 백스터가 헤이즐과 함께 뛰노는 모습은 너무 사랑스러웠다.

이렇게 서로의 반려견을 이유로 만남을 이어가면서 자연스레 두 사람은 사귀게 되었다.

이렇게 서로 뜨겁게 사랑했습니다~~ 잘 흘러가던 유쾌하고 상쾌한 로맨스 소설이 서로의 가족이 엮이면서 예상치도 못한 상황으로 흘러갔다.

 

 

 

 

고객이 단 2명인 홍보 대행사 대표인 칼리는 정말 열정적으로 일하였다.

그녀는 갈망하는 직장이 있는 뉴욕으로 떠나고 싶어 했다. 그러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이들을 널리 홍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자신이 선택한 패션 천재 빅터에 몰입하고 원하는 직장에 취직하는 칼리의 모습을 보면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드리아가 떠올랐다. 자신이 꿈꾸던 자리와 현재 있는 자리에 대한 정확한 판단 그리고 결단력을 보면서 칼리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주체적인 여성인 칼리이지만 가족 앞에서는 한없이 여리고 나약하다. 그녀는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비록 자신의 사랑이 끝나는 일일지라도 이해하고자 노력했다.

뇌과학자로 나오는 맥스 또한 전문가로서의 모습과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앓고 있는 동생을 대하는 형의 모습은 달랐다. 그 간격을 현실에서 직접 부딪치면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고자 하였다.

이렇게 멋진 커플의 사랑 이야기는 달콤하면서도 불안했고 현실적인 난관에 부딪치면서 좌절시키기도 하였다.

칼리와 맥스 그리고 백스터와 헤이즐이 웃고 떠들면 같이 행복했고, 서로를 그리워하면 덩달아 가슴이 시렸다.

 

 

 

 

삶에 대한 열정이 넘치고 재능이 풍부한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해가는 가운데 엮어지는 가족, 일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은 이야기를 더 풍성하고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칼리의 정신을 단단하게 무장해 준 <왕언니 팬티> 팟캐스트의 정체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산뜻한 로맨스 소설 『유 러키 도그 You Lucky Dog』가 잠든 연애 세포를 살포시 깨워주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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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발이는 벚꽃을 좋아해 공룡 대발이 이야기 동시
안도현 지음 / 봄이아트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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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대발이 - 이야기 동시 -

『대발이는 벚꽃을 좋아해』

 

 

대발이는 벚꽃을 좋아해/글 안도현/봄이아트북스


 

귀여운 공룡 대발이를 만났어요.

다양한 콘텐츠로 우리 아이들을 만나고 즐겁게 함께 노는 친구,

대발이가 이야기 동시로 찾아왔습니다.

『대발이는 벚꽃을 좋아해』의 저자는

바로바로 <연어> '안도현' 시인입니다.

그래서 이야기 동시인가 봅니다.

편안하고 친숙한 시어로 우리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그가

이번에는 귀여운 아기 공룡 대발이를 통해 어린 친구들과 소통합니다.

 

 

큰 발을 가진 빨간 공룡 대발이.

벚꽃을 좋아하는 대발이는 좋아하는 친구 보드리와 함께

꽃구경을 가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보드리는 거절하죠.

마음도 아프고 실망도 했을 대발이는 어떻게 할까요?

 

 


 

 

자신의 마음을 강요하지 않고 보드리의 말과 마음을 헤아리려는

대발이의 행동과 마음 씀씀이가 그려집니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 어린 친구들은 느끼게 되겠죠.

우정과 사랑을 채우는 것은 배려와 기다림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보드리와 재잘재잘 이야기 나누는 다른 친구들이 부러워도

보드리의 말을 기억하고 멀리서 지켜보고 있는

대발이의 얼굴에 분홍 꽃♥이 활짝 폈네요.

 

원색으로 쨍한 그림과

귀여운 동물 캐릭터들 그리고

안도현 시인의 글이

잘 조화를 이루어

한 편의 동시 같은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천천히 읽고

찬찬히 생각하면서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어여쁜 동화책 『대발이는 벚꽃을 좋아해』입니다.



QR코드로 유튜브 영상에 접속하면

책 내용뿐만 아니라 대사가 추가된 확장판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낭랑한 목소리로 만나는 『대발이는 벚꽃을 좋아해』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네요.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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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 (양장) - 제15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나혜림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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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클로버』


클로버/나혜림 지음/창비출판사





 


윤기가 흐르는 검은 털과 별처럼 빛나는 금빛 눈동자를 가진 고양이가 눈앞에 나타난다면? 그리고 그 검은 고양이가 헬렐 벤 샤하르 또는 루시퍼라 불리는 악마라고 한다면 어떨까?

 





『클로버』 주인공 15살 소년인 현정인은 너무나 덤덤하게 악마를 받아들이고 대한다.

주문처럼 '만약에' 이 한 마디만 던지면 계약이 성립된다고 달콤한 유혹을 건네는 악마에게 틈을 주지 않는다.

할머니와 단둘이 폐지를 주워 근근이 살아가는 소년은 또래 보다 큰 키처럼 웃자란 마음과 순수한 셈으로 진짜를 살아갈 뿐이다.

 

"자꾸 불평하면 안 돼. 불평하면 사는 게 지옥이 되니까." (15쪽)

 

'가난하다'라는 말이 '부끄럽다', '불행하다', '불쌍하다'라는 말들을 끌고 오는 세상에서 모든 것을 한순간에 뒤바꿀 수 있는 악마의 제안은 너무나 달콤하다.

정인의 말처럼 가난이 힘든 이유는 자신의 선택지가 없어서일 것이다. 하고 싶다. 갖고 싶다. 기본적인 욕구까지 차단당한 채 하루를 살아내는데 올인하게 만드는 가난은 '선택'의 문을 보여주지 않는다. 할머니와 단둘이서 괜찮다 다독이며 긴 세월 살아온 정인은 선택의 문을 등진 삶이 당연했다. 검은 고양이 헬렐이 금빛 눈동자를 빛내며 흔들어 댔을 때까지는. 다른 공기를 마시며 살아가는 같은 반 친구 재아와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을 때까지는.

 

식욕만을 다스리며 살아왔던 정인이 식탐을 이해하게 되면서 상황은 모든 게 달라졌다. 악마 덕분에 다른 삶을 경험하게 된 정인은 둘만의 견고한 보호막에 균열이 생겼다는 걸 알았다. 둘만이 살아가는 세상이 아니었기에 세상의 변화와 주위 사람들의 말과 행동은 그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정인은 한 번의 일탈을, 반항을 했고, 결과는 잔인했다.

"나 좀 숨겨 줘요. 나 좀……." (194쪽)

 

 

정인은 악마에게 부탁을 했고, 자신이 만든 지옥을 경험했다. 상상하는 모든 게 이루어지는 곳에서 과연 정인은 행복할 수 있을까?

자신이 욕망하고 상상하는 모든 게 있는 지옥이었건만, 정인은 가장 중요한 사실을 알아버렸다.

모든 것이 다 가짜다!

재아가 가르쳐준 지옥화, 꽃무릇의 꽃말은 '잃어버린 기억'이었다.

자신 마음대로 안 풀린다고 걷어차 버리고 싶지 않은 기억, 삶, 세상이었다.

 



 


드디어 정인은 중요한 선택을 한다.

응달에서 잘 자라던 클로버(행운, 약속, 평화)가 꽃을 피울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힘겹지만 바늘 끝에 서보기로, 진짜 세상을 살아 보기로 했다.

 

자신의 발이 닿는 곳이 곧 길이리라.

진짜 세상에서 살아가고자 선택한 정인은 예전처럼 영리하고 바르고 꿋꿋할 것이고, 다른 사람이 손 내밀 때 잡을 것이다. 기댈 수 있는 어른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고마워할 줄 알 것이다. 그리고 다시 빛나게 살아갈 것이다. 돌고 돌아 원점에 다시 섰지만 진짜를 선택한 정인이니까.

 

외로움과 무력함, 두려움이 뒤섞인 소년의 악몽은 오르톨랑보다 달았다. (89쪽)

"누가 나한테 '하고 싶지?'라고 물어봐 준 거 처음이거든요.

내가 뭘 고르고 선택할 수 있다는 거, 그거 진짜 좋네요." (110쪽)

"신은 명령하지만 악마는 시험에 들게 하지. 선택은 인간이 하는 거야."

그게 악의 무서운 점이란다, 꼬마야. (111쪽)

 

정인이와 악마의 대화를 음미하다 읽다 보니 어느새 끝나버렸다. 적절한 인용들이 글을 풍성하게 만들고 꼬리를 무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정인이의 속마음을 인용구를 통해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만들어서 인상 깊었다.

 

정인이는 머리에 흰 천을 뒤집어쓰고 먹을 만큼 잔인한 요리인 오르톨랑 대신 라면을 먹으면서 '유모레스크'를 듣는 현실을 선택했다.

 

"내가 없었으면 할머니는 더 행복했을까?"

"왜 갑자기 그런 소리를 해?"

"그냥, 만약에."

"그런 소리 하지 마라. 그거 인생 망치는 주문이야."(61쪽)

 

나라면 어땠을까? 만약에? 인생을 망치는 주문이라는 할머니 말씀처럼 오늘을 즐겁게 살아야 하는 게 맞겠다 싶으면서도 금빛 눈동자가 빛나는 고양이가 살짝 궁금해지기도 한다. 신사적이고 매혹적인 악마 헬렐 벤 샤하르는 악마의 선입견을 와르르 무너뜨렸다. 이토록 민주적이고 약속을 잘 지키는 악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다.

어두운 밤의 시간이 지나고 햇빛이 비치는 아침을 맞이한 정인이의 경쾌한 발걸음을 잊지 못할 것이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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