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환의 다시 만난 한국사 ㅣ 나의 두 번째 교과서 시즌3
정재환 지음, EBS 제작팀 기획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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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5000년 역사 중에서 딱 10개의 사건만 알려주는 책이다. 이 10가지 사건들을 통해서 우리가 지금 여기 있는 이유를 짚어낸다. 



책은 한반도 구석기를 시작으로 단군신화가 역사적 사실인지, 아니면 신화인지를 묻는다.  단군을 단군왕검이라 부르는지, 단웅천왕이라 부르는지. 웅녀의 등장 여부, 건국 시기도 책마다 다르다.. 저자는  단군에 관한 자료가 하나가 아니었다는 증거로  각기 다른 기록자에 의해 서술되었다고 설명한다. 그 설명을 통해 다른 책과는 차별점이 있다고 느꼈고,  거기다 요하 문명 이야기가 추가된다.



책에서 알려주는 내용은 새로웠다. 만리장성 바깥에서 황하보다 훨씬 오래된 신석기 문화가 발굴됐다. 기원전 4500년에서 3000년 사이의 홍산 문화가 그것인데,  그 유적에서 빗살무늬토기, 적석총, 석관묘가 나왔다. 황하 문명과는 계통이 전혀 다르고, 시베리아에서 몽골 초원, 그리고 만주에서 한반도로. 이후 일본으로 이어지는 북방 계통의 문화라고 한다. 중국은 이걸 발견하자마자 황제의 후손으로 편입시켜버렸다. 역사 공정이 실제로 이렇게 작동한다는 걸, 저자의 설명을 통해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저자는 우실하 교수의 가설도 소개하는데, 꽤 설득력 있다. 홍산인 일부가 중원으로 내려가 황제족이 됐고, 다른 일부는 북방에 남아 고조선과 연결된 집단이 됐을 거라는 거다. 요하 문명을 중화 문명의 뿌리가 아니라, 동북아시아 공통의 시원 문명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2024년 [네이처]에 실린 논문까지 연결되면서, 단순한 가설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저자가 경계하는 지점이 있다. 오래된 역사가 반드시 자랑거리가 되는 건 아니라는 거다. 일본 구석기 유물을 조작한 후지무라 신이치처럼 미몽에 빠지거나, 조선의 역사를 의도적으로 짧게 끌어내리려 했던 일제 식민 사학자들처럼 되지 말라고 강조한다. 중요한 건 실체에 가까이 가는 것이지, 더 오래된 역사를 주장하는 게 아니라는 저자의 태도가 새로운 각도로 읽혔다.



이후 갑신정변 3일 혁명에 대한 글은 1884년 10월 17일 저녁 7시, 우정국 개국 축하 연회 장면을 묘사한다. 개화파와 수구파, 미국, 영국, 청국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9시, 창덕궁 방화 시도가 실패하자 근처 초가에 불이 났다. 민영익이 칼에 찔려 돌아오며 연회장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김옥균은 고종을 경우궁으로 옮긴 후 실세들을 처단했다.

다음날, 새로운 정부를 세우고 14개조 정령을 발표했다.



저자는 이 14개조를 꼼꼼하게 짚는다. 신분제 폐지, 만민 평등, 공평한 인재 등용, 재정 일원화, 입헌군주제의 초기 형태를 언급한다.   지배층 스스로 계급 해체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한다. 3일 만에 실패로 끝났지만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거기서 끝내지 않는다. 정령에 담긴 내용들은 우리가 살아남았다는 거다. 10년 뒤 갑오개혁에서 신분제 폐지가 현실이 돼었으며, 과거제가 폐지됐다. 이후, 갑신정변이 독립운동과 조선어학회로 이어진다. 


5000년을 10개로 압축했지만, 그 중에서도 굵직한 사건들만 다룬다. 한국사를 어느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저자의 생각을 함께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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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어깨통증과 이별합니다 - 정확한 진단과 혁신적 치료로 완성하는 어깨통증 솔루션
이영석 지음 / 피톤치드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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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아프면 병원 가서 주사 맞고, 좀 괜찮아지면 그냥 두다가, 또 아프면 또 주사 맞는 그런 패턴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저자는 이런 방식은 근본 치료가 아니라고 말한다. 스테로이드는 통증을 없애는 게 아니라, 통증을 느끼는 역치를 인위적으로 올린다. 불이 나고 있는데 화재 경보기 선을 뽑아버리는 거랑 같다. 몸 안에서는 뭔가가 서서히 망가지고 있는데, 스테로이드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것뿐이기 때문에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설명한다.


어깨는 뼈, 근육, 인대, 신경 이 네 가지가 전부 맞물려 있는 구조이며,  MRI에서도 잘 안 보인다. 이런 인대가 약해지면, 몸이 다른 근육을 끌어다 쓰면서 결국 어깨 전체가 만성 과부하 상태가 된다는 설명이 눈에 들어온다. 무엇이든 똑같겠지만,  통증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약들 때문에 방치되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어깨가 아픈데 원인이 골반 인대일 수도 있다. .몸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게 이런 맥락에서 나오는 거구나 싶었다.



회전근개 파열은 자주 들었던 병명이다. 부분층 파열로 방치하면 40%가 전층 파열로 진행된다는 데이터, 전층 파열을 그냥 두면 1년에 4mm씩 커진다는 사실은 방치가 큰 문제가 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찢어진 옷을 그냥 놔두면 같은 방향으로 계속 찢어지듯이, 힘줄도 똑같다는 비유가 머릿속에 박혔다. 수술 타이밍을 놓치면 나중에 봉합 자체가 더 어려워지고 재발 위험도 커진다는 말에서, 그냥 참고 버티는 게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브리즈망이라는 치료법은 새롭다. 처음 들어 본 이름인데, 내용도 책에서 처음 읽었다. 국소마취 후에 굳어버린 관절낭을 강제로 박리한다는 게, 말로만 들어도 아플 것 같았다. 근데 생각해보면 이게 맞는 것 같다. 오십견처럼 관절낭이 완전히 굳어버린 상태에서 물리치료나 주사만으로 풀려고 하는 건, 원인을 제거하지 못한 행동일 것이다.



브리즈망 치료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시술 직후부터 재활을 시작할 수 있다는 거다.  통증 때문에 재활을 못 하고, 재활을 못 하니 낫지 않는 악순환을 브리즈망이 단번에 끊어준다. 이런 논리가 치료법을 더욱 궁금하게 한다. 특히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직장인이나 자영업자 입장에서 수개월의 재활 기간이 몇 주로 줄어든다는 건 그냥 편리함의 문제가 아니라 삶 자체가 달린 문제라 브리즈망도 관심 치료법에 넣어둬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브리즈망은 시술 후 재활과 자세 교정을 같이 가져가지 않으면 결국 다시 제자리가 된다고 한다. 시술을 생각 중이라면, 이부분을 꼭 참고해야 한다. 



나는 평소 통증을 잘 참는 편이다. 그런데 이런 고통을 참고,, 참다 안 되면 병원 가고, 주사 맞고 그러다 보면 통증을 잊는다. 그러다 통증이 갑자기 심해지는 경우가 생기면 다시 정형외과 신경과 한의원 등을 찾는다. 생각보다 쉽게 치료되지 않아서 많은 건강 서적을 보게 되는데 이 책은 친절하지만 꽤 단호하게 말한다. 어깨가 아픈 사람이라면, 아니 지금은 안 아파도 중년 넘어서 어깨가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치료 방법 외에 솔루션도 제시하는 정확한 진단을 하는 병원을 꼭 찾아야 한다고 말이다. 



알고 치료받는 것과 모르고 치료받는 건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 적어도 내가 맞는 주사가 뭔지, 이 치료가 근본인지 아닌지 정도는 알고 병원 문을 열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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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사주 - 따끈하게 풀어낸 쉬운 사주 이야기
하원만 지음 / 책과나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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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평소 운세를 꽤 믿는 편이었다.  별자리 운세 외에도 삼재도 믿는 편이었다. . 그러던 어느 날 유튜브 알고리즘에 사주 관련 영상 하나를 보게 됐다.  천간과 지지를 설명하는 영상이었는데, 한자라 좀 어렵다 싶었는데, 풀이를 보니 그렇지 않았다. 영상을 보다가 처음으로 내 일주라는 걸 알게 됐고, 그 설명 안에 <직선적이며, 감정소통가> 라는 문장이 있었다. 그 짧은 문장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그 많은 사주 중에서 그 부분을 정확히 찝어내는 게 신기했다. 사주를 단순한 미신이 아니라, 뭔가 근거 있는 이야기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게 그때 부터였던 것 같다. 



그러다 이 책 [떡볶이 사주]를 보게 되었다. 일단 제목부터가 특이하다. 떡볶이 사주라니, 어렵고 무거운 동양 철학의 영역에 갑자기 분식집 떡볶이가 등장한다. 처음엔 가볍게 보이려는 마케팅 전략인가 싶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떡볶이처럼 누구나 부담 없이 집어들고, 부담 없이 즐기고, 다 먹고 나서도 또 생각나는 그런 사주책.  저자는 어렵고 딱딱한 이론서가 아니라, 누구든 자기 이야기처럼 읽힐 수 있는 책을 만들겠다고 해서 책 이름을 떡볶이 사주라고 지었다.  







나는 병화 일주다. 만세력 앱으로 처음 확인했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불의 기운>이라니, 내가 그런 사람인가? 그런데 책에서 병화를 설명하는 부분을 읽다가 공감가는 부분이 있었다.. "한낮의 태양처럼 세상을 밝히는 빛과 같다. 어둠을 밀어내고 모든 것을 드러내며 그 뜨거운 열기로 주변을 살리는 존재가 된다." 이 문장 앞에서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실제 나는 사람들의 사이가 좋아지게 만드는 운세다. 내가 회사에 근무하고 퇴사하기 전이면 사람들의 관계가 더 좋아진다.   나와의 관계 여부를 떠나 그렇다.  그런 걸 보면 뜨거운 열기로 주변을 살리는. 이라는 평가가 맞는 듯도 같다.



책 속에서 소개된 일주에 대한 설명 역시 인상 깊었다.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추진력이 강한 성향, 타인의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들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는 병화 일주는 나 자신을 생각해 보게 된다.  읽으면서 이게 나를 설명하는 건지, 아니면 내가 이 설명에 맞춰가고 싶어지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물론 모든 내용이 완벽하게 들어맞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같은 사주가 얼마나 많겠는가 싶다.  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이 책의 의미를 더 크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사주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나를 이해하고 점검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주가 갖는 묘한 힘이 생겨나는 것 같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을 꼽으라면, 일주 하나만 떼어놓고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보통 사주 입문서라고 하면 "당신은 어떤 일주입니다, 이런 성격입니다"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떡볶이 사주]는 조금 달랐다.  천간과 지지의 기본 개념부터 시작해서, 십이운성으로 일주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십신이 각각 어떤 의미를 가지고 삶의 어떤 영역과 연결되는지까지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이 부분은 유튜브에서도 확인 할 수 있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그러니까 단순히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결론만 얻는 게 아니라, 그 결론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스스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라 조금은 다르다. 



특히 십신으로 인간관계 패턴을 읽는 챕터는 꽤 실용적이었다. 정관, 편관, 정인, 편인 같은 개념들이 단순한 운명의 코드가 아니라, 내가 어떤 방식으로 타인과 관계를 맺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사주에 식신이 많은 사람은 표현 욕구가 강하고 소통을 중시하는 성격이라는 설명은, 주변에 유독 말을 잘하고 분위기를 이끄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틀린 말 같지가 않았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손이 만세력 앱으로 향하게 된다. 나만의 사주를 확인하는 게 아니라, 가족의 일주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엄마의 일주는 뭔지, 아빠 사주에는 어떤 십신이 강한지, 남자친구 혹은 친한 친구와 나는 어떤 방식으로 에너지가 맞닿아 있는지. 책 한 권을 읽었을 뿐인데 갑자기 주변 사람들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된다. 그게 신기하면서도 재밌다.



사주를 믿냐고 물으면 나는 믿는 편이라고 대답한다. 다만 운명이 정해져 있다는 식의 믿음은 아니다. 사주는 내가 어떤 기질을 타고났는지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삼재나 어려운 환경이 될 때의 내 방향성을 안내하는 도구라 생각하기 때문에 힘든 상황에서는 더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신점과 사주의 차이를 직접 설명하는 부분도 좋은 부분이다. 책이 스스로 "이것은 신의 영역이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 다. 이건 맹목적으로 믿으라는 게 아니라, 이해하고 활용하라는 조언이다.



[떡볶이사주] 는  제목답게 부담 없이 집어들 수 있지만, 읽고 나면 생각보다 많은 걸 남긴다. 사주를 전혀 몰랐던 사람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도, 한 번쯤 자기 일주를 검색해보고 싶어질 것 같다. 그리고 아마 검색하다가, 사랑하는 사람의 운세도 찾아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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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의 서재 -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게 부를 이루는 절대 투자 원칙 ㅣ 시대를 이끈 위대한 거장이 사랑한 책들 2
휴먼라이브러리랩 지음 / 앵글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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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의 서재를 읽으며, 내 자신을 발견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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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의 서재 -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게 부를 이루는 절대 투자 원칙 ㅣ 시대를 이끈 위대한 거장이 사랑한 책들 2
휴먼라이브러리랩 지음 / 앵글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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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버핏 얘기가 나오면 다들 주식 얘기, 복리 얘기부터 꺼낸다. 그런데 워런 버핏의 서재를 읽다 보니까 재무제표 책보다 역사책이 더 많고, 심리서에 핵 안보 책까지 소개된다. 처음엔 그냥 교양으로 읽나보다 했는데, 한 권씩 따라 읽다 보니까 그게 아니었다. 워런 버핏은 숫자보다 인간을 공부해온 사람이었다. 


21번째 책 [대중의 미망과 광기] 이다. 이 책은 1841년에 쓰였다. 솔직히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읽다가 진짜 등골이 서늘해지는 순간이 왔다. 튤립 한 뿌리에 집 한 채 값을 치르던 사람들 얘기, 실체도 없는 회사 주식 사겠다고 줄 서던 사람들 얘기. 근데 이게 옛날 얘기만이 아니다. 단어만 바꾸면 2021년 코인 얘기고, 영끌 부동산 얘기. 금투자 얘기다.


맥케이가 이 책에서 계속 반복하는 장면이 있다. 거품이 정점일 때 항상 등장하는 말. <이번엔 다르다.> 그 말이 나오는 순간이 사실 제일 위험하다는 거다. 버핏이 군중 심리를 그렇게 경계한 이유가 여기 있는 것 같다. 멍청해서 휩쓸리는 게 아니라는 거다. 오히려 똑똑할수록 자기 탐욕을 논리로 포장하는 데 더 능숙하다.



읽으면서 한참 옛날 사람들을 비웃다가, 중간에 갑자기 내가 2021년에 했던 짓들이 떠올랐다. 그때 나도 똑같이 "이번엔 진짜 다르다"고 생각했었으니까. 비웃을 자격이 없었다. 영끌까지는 아니지만, 무리한 주식투자를 했었다. 군중 속에서 내가 군중이라는 걸 알아채는 게 이렇게까지 어렵다는 걸, 책이 설명해준 게 아니다. 그저 내 기억이 증명해줬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은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다. 그런데 워런 버핏의 서재에서 소개하는 [대중의 미망과 광기]을 읽고 나서야 그 말이 경고로 들렸다.



35번째 책 [권력의 조건]은  800쪽이나 되는 책이었다. 펼치기 전부터 지친다. 어차피 링컨 위대하다는 찬양의 얘기겠지, 했는데, 링컨이 자기를 공개적으로 조롱하고 경멸하던 정적들을 내각 핵심에 앉혔다는 부분이 집중도를 높인다. 그게 포용인지, 그냥 무모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런데 굿윈이 그 이후를 하나씩 추적하는 걸 따라가다 보면 조금씩 납득이 된다. 제일 독했던 정적 시워드가 나중에 링컨의 가장 든든한 동지가 됐고, 체이스와의 갈등은 끝끝내 안 풀렸지만 그 마찰 때문에 더 균형 잡힌 결정들이 나왔다는 것이다.



버핏이 투자 파트너를 고를 때, 이 사람이 위기 앞에서 정직하게 말하는지, 자기와 다른 소리에 귀를 여는 사람인지 먼저 본다는 게, 공감이 갔다. 이 부분은 어떤 투자 교본에도 없는 내용이다.  어쩌면 이게 제일 중요한 기준일 수도 있겠다.  나는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 말을 끝까지 들어본 적 있나?  스스로 물어봤는데 솔직히 없었다. 대부분은 중간에 마음을 닫았던 것 같다.


 갈등을 없애는 게 리더십인 줄 알았는데, 갈등을 제대로 된, 자리로 끌어들이는 게 리더십이라는 걸 [권력의 조건]에서 알려주고 있었다.  링컨이 위대해 보이는 게 항상 옳았기 때문이 아니라, 틀릴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밀어붙였기 때문이라는 것이 권력 뿐만 아니라. 직장생활 인간관계에서도 통용되는 말이 아닐까 싶다. 



44번 째 책 [핵 테러리즘]에서, 워런 버핏이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 게 주가 폭락이 아니라, 핵 테러라는 말이 조금은 황당했다.  투자의 신이 핵을 걱정한다니... 그런데 [핵 테러리즘]을 읽고 나면 황당하다는 생각이 사라진다. 


구소련 붕괴 이후 곳곳에 방치된 핵물질들, 수백만 명 죽일 동기는 이미 갖춰진 조직들. 그들한테 없는 게 의지가 아니라 재료뿐이라는 부분이 읽는 내내 머릿속에 걸린다.  앨리슨이 이 책을 그냥 공포 조장으로 끝냈다면 버핏이 읽었을 리 없었을 것이다.



[핵 테러리즘]이 말하고자 하는 건  "핵물질이 없으면 핵폭발도 없다"는 너무 당연한 말로 끝난다. 통제 못 하는 것에 힘 빼지 말고,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는 것인데, 시장 등락 예측하려 애쓰는 대신 자기가 완전히 이해하는 기업만 골라 싸게 사는 버핏의 방식이랑 구조가 똑같다. 핵 얘기 같지만, 읽다 보면 그게 결국 리스크를 어떻게 대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워런 버핏의 서재]에서는 60권의 책을 소개한다.  투기 역사, 남북전쟁, 핵 안보. 등등 그런데 워런 버핏이 이걸 반복해서 읽어온 이유가 뭘까?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 것 같다.하지만 적어도 60권의 책은 각자의 방식으로 교훈을 준다. 모든 삶들이 각자의 생각대로 다르게 읽힐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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