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이기적 ERP 정보관리사 인사 1급 기본서
한선생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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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인사팀에서 일하는 친구가 있는데. 조금 모순적이라고 한다. 사람한테는 따뜻해야 하는데 정작 일은 법이랑 숫자로 칼같이 증명해야 하고, 해마다 달라지는 노동법을 숙지해야 하는데다 근로자들의 문의도 정확하게 답변해야 한다는 것까지. 생각보다 애매한 노동법 때문에 구멍도 꽤 있는 편이라고 했다. 뭐 어쨋든 나는 비전공자로 ERP 인사 1급을 공부하자고 시작했을 때 막막했다. 더존과 ERP는 들어는 봤는데, 프로그램을 접한 적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실무에서 쓰는 프로그램은 회사마다 다 다르다. 대기업은 SAP 쓰고, 중견기업은 더존 쓰고, 어떤 데는 그냥 자체 시스템 쓰고. 그래서 해당 프로그램을 안 써본 이상, 이 자격증 딴다고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루게 되는 건 아니다. 그저 그냥 인사 업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기초만 들어오는 정도다.









책 구성은 이론, 실무, 문제풀이 이렇게 되어있는데 출제빈도를 상중하로 나누고 반복학습을 체크박스(1,2,3)로 표시해놓은 게 진짜 편했다. 몇 번 봤는지, 뭐가 자주 나오는지 한눈에 보인다. 문제도 암기만으로는 못 푸는 것들을 잘 넣어놔서 실무 감각 기르는 데 도움이 됐다.


 친한 언니가 전산세무 1급까지 땄는데 책 보더니 이 정도면 개념 이해시키면서, 문제 유형은 실무 반영을 잘 한 편이라고 해서 나름 책을 잘 선택한것 같다. 실무 예제였던 근속년수현황 화면을 보면서 실제 근속수당 정산 방식을 익히고, 프로그램 설치부터 기출 DB 다운까지 친절하게 적혀있다. 그래서 시스템 때문에 중도 포기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면, ERP 화면 캡처가 실습 말고도 실무에서 쓰이는 부분이라 좀 크게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싶었다.  캠스캐너로 찍은 것처럼 보이는 화면 속 글자가 너무 작아서 보기 좀 불편했다.



<한 선생님의 TIP>이나 노하우 박스는 곳곳에 있는데 이게 은근 실용적이다. 그리고 영진닷컴은 무료강의가 있다는 게 타사랑 비교했을 때 확실한 강점이다.  컴활 2급을 딸 때도 느꼈는데 반복학습엔 강의만한 게 없다.



ERP 인사 1급은 이제 기초를 막  뗀 정도라고 한다. 급여 정산이랑 원천세 신고, 퇴직연금 관리 쪽 세부지식을 채우려면 전산회계 1급까지는 봐야 할 것 같아서, 영진닷컴 다음 교재 좀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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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어떻게 느끼고 행동하고 기억하는가 - 지구 끝에서도 살아남는 작고 여린 잎에 숨은 강인함에 대하여
곽준명 지음 / 현대지성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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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앱시스산이라는 용어는 책에서 처음 읽은 용어였다. 스트레스 호르몬으로도 불린다니. 뭔가 화학물질 이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식물이 가뭄처럼 급한 상황에서 만들어내는 비상 호르몬이라고 한다. 이게 나오면 잎에 있는 작은 숨구멍, 기공을 닫으라는 신호가 떨어지는데, 문제는 이 호르몬을 새로 만드는 데 십 분 남짓 걸린다고 한다. 급한 가뭄 앞에서는 그 십 분도 치명적일 수 있다. 근데 식물은 그걸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쓰고 남은 앱시스산에 포도당을 붙여서 비활성 상태로 몸속에 저장해둔다. 위기가 오면 그 포도당만 떼어내서, 마치 안전핀을 뽑듯 곧바로 활성화시켜 쓴다.


물이 부족한데 그 구멍이 계속 열려 있으면 남은 수분마저 다 빠져나가서 말라 죽을 수도 있는데, 식물이 스스로 저장한 양분을 쓴다는 게 놀라웠다. 마치 새로 요리하지 않고, 전날 밤 미리 싸둔 도시락을 꺼내 먹는 것 같다. 


포항공대 연구팀이 이걸 밝혀낸 게 2006년이라는데, 곽준명 교수가 당시 메릴랜드 대에서 이 연구에 직접 참여했다는 걸 알고 나니 저자의 이력이 책에 그대로 담겨있는 것 같아 굉장히 전문적으로도 읽힌다.




 글루탐산은 어디서 들어본듯 했다.  글루탐산이라고 하면 조미료 MSG가 먼저 떠오르는데, 원래는 사람 뇌에서 신경세포들이 신호를 주고받을 때 쓰는 물질이라고 한다. 처음 알았다.



학습이나 기억을 담당하는, 말하자면 뇌 속 대화의 언어 같은 것이라고 한다. 뇌도 신경계도 없는 식물한테서 이 물질을 감지하는 단백질이 발견됐다는 게, 식물도 뭔가를 느끼고 있다는 뜻일까.




벌레가 잎을 갉아먹어서 상처가 나면 그 부위에서 칼슘 신호가 발생한다. 그리고 순식간에 식물 전체로 위험하다는 신호를 퍼트리는데, 여기에 글루탐산이 관여한다고 한다. 사람은 신경계로 통증을 전달하는데, 식물은 신경계도 없이 화학물질로 이 반응을 한다니. 이 부분을 읽으면서 창가의 가지나무를 봤다. 갑자기 여러 생각이 들었다.







식물에게 긍정적으로 말을 걸면 잘 자란다는 얘기를 들어봤는데, 나도 이 얘기를 믿는 편이다. 부모님이 고추랑 방울토마토를 키우는데 아침마다 물을 주시면서, 사랑한다고 몇 마디 하고 물을 주신다. 그래서인지 확실히 옆집 화분보다 크는 속도가 빨랐다. 뭐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 



 사무실 책상에 스킨답서스를 두고 매일 아침 인사를 하는 동료가 있다.  다른 동료들 화분은 몇 달 만에 시들시들해졌어도 걔 화분만 새순이 계속 났다. 어떻게 보면 미신 같기도 하지만, GABA 수용체 얘기를 읽고 나니 근거 없는 소리는 아닐 수도 있겠다 싶다.



식물이 위기를 버티는 걸 넘어서, 아예 사람을 살리는 공장 역할까지 한다는 건 신기하다. 담뱃잎에서 코로나 백신 항원을 만들어냈다는 황인환 교수 이야기를 읽으면서, 몸에 좋을 것이 없는 담백가 이렇게 긍정적인 쓰임이 있다니, 담배 한 그루가 갑자기 다르게 보였다. 


책에서는 볍씨에서 인간 혈청 알부민을 뽑아내고, 동물 유래 콜라겐의 면역 거부 문제를 식물 콜라겐으로 넘어서려는 시도까지를 이야기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식물을 그냥 배경으로 보던 시선이 많이 달라졌다. 역시 책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될수록 더 재밌게 읽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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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자의 스토킹 율리아 스타르크 시리즈 2
알렉스 안도릴 지음, 백주연 옮김 / 필름(Feelm)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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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이 스토킹을 한다는 설정 자체가 특이하다. 스토킹을 한다면 그 사람은 죽은 사람이 아닐텐데.. 유령 이야기는 또 아니다. 촘촘한 플롯과 의심, 긴장 속으로 계속 빠져들게 만드는데, 역시 필력이 좋다.


율리아 스타르크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인데, 1권인 <아이가 없는 집>은 읽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율리아와 전남편 시드니 사이에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잘 모른 채로 읽은 셈인데, 책을 읽으면서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웠다. 반대로 첫번째 이야기를 이후에 읽어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들고,,



이야기는 사설탐정 율리아 스타르크가 유명 배우 비앙카 살로의 의뢰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3년 전에 죽은 약혼자 니콜라스가 자꾸만 자신을 따라다니고 있다는, 듣기만 해도 미친 소리 같은 주장 때문에 처음에 율리아는 믿지 못한다. 비앙카는 자기 방에서 그의 모습을 직접 봤다고 하고, 커프스 단추까지 그가 가져갔다고 하며, 두려워한다. 대기실 드레스에 불이 붙는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이건 그냥 넘길 착각이 아니게 된다.



극장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가 제일 인상적이었다. 누구 하나 쉽게 믿을 수 없다. 배경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공연 중인 극장이다. 비앙카 주변의 레지나, 토미, 미코, 라몬 같은 연극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수상한 구석이 있다.



서로 얽힌 관계도 복잡하고, 각자 숨기고 있는 뭔가가 있다. 새로운 인물이 나올 때마다 의심이 이 사람 저 사람에게로 옮겨 간다. 그래서 소설의 범인을 맞히려고 애쓰는 것도 그렇지만, 인물들의 행동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었다.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과 실제 사건이 겹친다. 그래서  작품 속에서 또 하나의 작품을 바라보는 듯한 입체적인 느낌도 있었다. 사건이 진행되면서 배우 중 한 명이 목숨을 잃고, 우르술라라는 배우가 알레르기로 성대를 다치는 일까지 벌어지며 분위기는 점점 어두워진다.



주인공 율리아는. 어린 시절 비행기 사고에서 혼자 살아남은 과거가 있다. 그 후유증으로 지팡이를 짚고 다니며 신체 접촉에 대해 트라우마가 있다. 전남편 시드니와의 관계 역시 완전히 끝난 것 같지는 않다. 경찰 신분으로 사건에 협조하는 시드니와 율리아는 자꾸만 얽힌다. 밀어내지도 잡지도 못하는 율리아의 복잡한 감정이 살인사건 속에서도 이어진다. 이런 인간관계의 서사는 아무래도 1권에서 더 자세히 다뤄지지 않았을까. 그래서 자연스럽게 전작이 궁금해졌다.



소설은 범인을 빨리 알려주기보다 의심을 계속 쌓아가도록 만든다. 누가 진실을 말하는지 쉽게 판단하기 어려웠다. 질투, 집착, 욕망 같은 감정들이 사건 주변에 계속 맴돈다. 범인 찾는 것보다 등장인물들 밑바닥 감정을 구경하는 재미가 더 컸다.



책은 두껍지 않고 적당했다. 챕터도 짧게짧게 끊어져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북유럽 추리 소설 특유의 차분하면서도 날카로운 배경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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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불변의 법칙
데이비드 오길비 지음, 최경남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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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광고는 화려한 글이나 감각으로만 되는 일이 아닌 것 같다. 사람을 이해하고, 조직을 굴리고, 상품의 차이를 광고해야 하니, 생각보다 어려워 보인다. 책에서는  문서화된 원칙을 만들어라, 무리하게 몸집 불리기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해라. 등의 얘기들을 하는데, 읽으면서 광고 법칙이 생각보다 디테일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일단 유명인 광고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프랑스 세탁기 광고에 나온, 이름 없는 시골 할머니는 인지도를 4위에서 2위로 끌어올렸다. 이름도 모르는 사람인데 왜 효과가 있었냐면, 오히려 그 소박함과 진솔함이 사람들 기억에 긍정적으로 다가왔다는 거다.  반대로 루스벨트 부인에게 3만 5000달러 (한국돈 5360만원) 를 주고 찍은 마가린 광고는 실패했다고 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유명인은 기억해도 제품은 잊어버린다고 딱 잘라 말한다. 그러니까 광고는 화려함보다 뭐가 기억에 남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광고 불변의 법칙]은 광고 책인데, 뜬금없이 직원을 다루는 법이 나온다. 카피 쓰는 법이나 광고 전략을 얘기 할 줄 알았는데, 갑자기 인사관리, 그것도 되게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온다.



  ", 이 사람은 곧 직장 잃고 결혼 생활 깨지고 간질환으로 죽는다" 



책에서 작가는 알코올 중독 문제를  돌려 말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한다. 이런 사람은 조만간 직장을 잃고, 결혼 생활이 파탄나고, 결국 간질환으로 죽게 될 것이라고 아주 직설적으로 써놓는데,  보통 이런 얘기는 조심스럽게 표현하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그렇지 않다. 가족을 동원하고 그날 바로 치료를 예약하라고 방법도 바로  제시한다. 보통은 문제가 생기면 회사는 해고부터 떠올리기 쉬운데, 여기선 치료 받게 하고 다시 일할 기회를 준다. 좋은 회사는 사람을 쉽게 안 버린다는 얘기를 한 줄의 광고로 알려주고 싶었던 듯 하다.







돈보다 고객이 먼저라는 부분도 뻔해보이지만, 서비스를 제대로 하면 회사의 수익은 그대로 따라온다는 것을 광고한다. 너무 당연한 소리인데, 현실에서는 이게 제일 지키기 어려운 것 같다.



다이렉트 메일 파트, 카피 원칙들도 광고인이라면 실용적이지 않을까.  헤드라인 하나가 다른 헤드라인보다 다섯 배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그리고  짧은 카피는 아마추어만 쓰며,  검은 바탕에 흰 글씨는 열독률을  떨어뜨린다고 말한다. 광고회사를 다니는 사람이라면 참고할 부분들이다. 물론 짧은 카피가 주목성이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책에서는 반대로 이야기 하고 있어서 더 집중하며 읽었다.







책의 중반을 넘어가면,  차별화 얘기가 나온다. 사실 이 책의 핵심이 아닐까 싶은게,  볼트나 단열재처럼, 평범한 제품도 얼마든지 브랜드가 된다. 오웬스 코닝이 그저 그런 단열재를 색깔 하나로 브랜드화한 사례가 그렇다. 저자는 특별한 제품이라 성공하는 게 아니라 특별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게 광고의 역할이라고 본다.



반면에 아쉬운 점을 굳이 꼽자면, 사례가 전부 미국 시장, 그것도 오길비앤매더라는 한 회사 경험에 몰려있다.  개인적인 일화가 많아서 읽는 재미는 있긴 하지만, 이 사례를 일반화하긴 좀 그럴 것 같다. 








[광고 불변의 법칙]은 광고를 전공했다면 대행사 운영 철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하고, 마케팅 쪽을 공부하는 사람이면 실제 사례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광고 얘기로 시작하지만, 결국 사람 대하는 태도랑 조직 운영, 브랜드 원칙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광고쟁이로만 좁혀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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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심리학 2 다크 심리학 2
다크 사이드 프로젝트 지음 / 어센딩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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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 다크 심리학 2] 는 2025년에 출간한 [다크심리학]의 후속편이다. 1권의 다크 심리가 너무 공감이 가서 책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 다크 심리학 2] 는 누군가를 조종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악이 어떤 과정을 거쳐 또 다른 악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는 책에 가까웠다. 심리학을 읽는다는 느낌보다 인간이라는 존재를 해부하는 기분이 더 강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사람은 본래 악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데 [다크 심리학 2]를 읽고 그 생각이 조금 더 확실하게 바뀌었다. 악인은 원래 없던 악이 생겨난 사람이 아니라, 원래 안에 있던 악이 조건만 맞으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걸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가 캄보디아 한국인 납치, 살인 사건이었다. 물론 이 사건은 얼마전 한국에서 겨우(?) 이슈가 되었고, 한국 사람 수십 명이 죽고 나서야. 겨우 들어났다. 유튜브 (대륙남 TV에서 이미 1년 전부터 문제점으로 거론했던 사건인데, 이제서야 이슈가 되다니) 이 사건은 몇몇 미친 사람들의 폭주가 아니다. 인간이 자신의 이익 앞에서 얼마나 사람을 물건으로 생각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도구와 시스템으로 굴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또, 사건이 캄보디아에서 벌어졌다고 해서 캄보디아만의 문제도 아니다. 중국계 범죄조직이 한국인과 캄보디아인, 태국인을 포함한 여러 국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움직인 국제 범죄였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장은 < 인간이 자원이 되는 순간, 윤리는 사라진다.> ​였다. 나는 이 문장이 이 사건의 본질을 그대로 설명한다고 봤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순간부터 사람다움(?)은  놀랄 만큼 쉽게 사라진다. 그리고 그 빈자리는 결국 돈이 채운다.








사람을 돈을 벌어오는 수단으로 보기 시작하면 모든 기준이 달라진다. 개인적으로 중국이라는 나라를 보면, 돈이 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인상을 받은 적이 많다. 먹거리 문제도 그렇고, 장기적출 의혹이나 인신매매, 그리고 이번 사건까지도 결국 사람을 하나의 상품처럼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다. 쓸 만하면 끝까지 이용하고, 가치가 없어지는 순간 버린다. 잔혹하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말 그대로 인간 안에 있는 악의 본성을 보는 기분이다. 이런 건 교육으로는 가능할 수 없을까?



몇몇의 사람들은 악인을 보면  환경을 탓하기도 한다. 환경이 조금만 달랐으면 그렇게까지는 안 갔을 거라고 말이다. 물론 환경이 영향을 주긴 할 꺼다. 하지만 그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악인의 얼굴은 생각보다 평범하다. 시키는 대로 했다고 말하는 사람, 방관하는 사람, 돈만 투자했을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 법대로 처리했을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 그렇게 책임을 조금씩 나눠 지고 나면, 자기가 그 중심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사실 아무도 없다. 하지만 그렇게 잘게 나뉜 책임들이 결국 한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 간다.



나는 사람은 갑자기 악해지는 게 아니라, 자기에게 유리한 상황이 오면 얼마든지 행동을 달리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원래 선한데 상황이 망친다는 말은 현실을 너무 낙관적으로 바라본 것이다.. 정말 인간이 선하다면 법을 만들 필요도 없을 것이다. 결국 사람을 믿어서 세상이 유지되는 게 아니라, 세상은 법과 감시, 그리고 지키지 않으면 스스로 손해를 본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책 속 P씨 이야기가, 요즘의 범죄 행태를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범죄에서 피해자와 가해자는 쉽게 나뉘어졌다. 그런데 이 사건은 피해자가 동시에 가해자가 된다. 피해자는 얻어맞고, 협박당하고, 도망치면 죽는다는 걸 아는 상태에서 결국 남을 속이는 전화를 걸게 된다. 피해자임에도 가해자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법은 쉽게 공범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보면, 그 사람은 이미 스스로 판단할 힘이 없다고 봐야 한다.



캄보디아 사건에서도 그런 장면은 계속 나온다. 피해자의 여권이 쓰레기통에서 발견되고, 한국인 시신을 서둘러 화장해 증거를 없애려 했다는 이야기들을 보면, 단순히 사람을 죽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책에서 말한 것처럼 지금의 악은 사람을 그냥 죽이지 않는다. 최대한 사용하고, 망가뜨리고, 이용하고, 죄까지 뒤집어씌운다. 살아남아도 죄인이 되는 그런 구조, 더더욱 악랄해지는 지금의 범죄 형태다.





책에서는 캄보디아 사건만 다루지는 않는다. 사실 캄보디아는 형태만 달라졌을 뿐 비슷한 구조는 우리 주변에도 얼마든지 있다. 누군가는 광고로 사람을 끌어들이고, 누군가는 투자라는 이름으로 속이고, 누군가는 종교를 이용한다.



다크 트라이어드를 설명하는 부분도 인상 깊었다. 누군가를 이용하고 싶은 마음, 내 이익을 위해 모른 척하고 싶은 마음, 상대보다 우위에 서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어느 정도는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뉴스를 볼 때마다 저 사람은 원래부터 괴물이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악은 특별한 사람만의 것이 아니라, 누구나 상황만 갖춰지면 꺼낼 수 있는 모습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악이라는 게 너무 흔해서, 오히려 눈에 잘 안 띄는 것뿐일지도 모른다. 성악설이 위로는 되지 않아도 현실을 설명하는 데는 꽤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순간, 살인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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