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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타인들 - 소중한 사람과 더 가까워지는 관계심리학
조반니 프라체토 지음, 이수경 옮김 / 프런티어 / 2020년 3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친밀한 관계를 갈망하지만 때로는 그것을 두려워한다. 가까운 사이가 되어 서로를 속속들이 알게 되거나 자신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이 끔찍하게 싫기 때문이다. -프롤로그-
친밀한 타인들. 사랑하는 이들간의 관계( 연인, 가상의 애인을 만드는 여자, 연애를 하고 싶어하는 한 남자 그리고 아버지와 딸 부녀간의 이야기,친구 등등. ) 을 여러 사례로 들어 설명한다.
40대 초반의 성공한 사진작가 아니타의 유일한 단점은 그럴싸한 남자친구가 없다는 것이다. 상상 속의 남자 조슈아를 만들어 외로움을 줄이는 아니타. 자신이 미혼임에도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것 외에는 큰 불편함은 없지만, 꾸준하게 결혼결혼하는 부모님의 성화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아니타의 엄마 세대 1950년대는, 결혼의 황금기였고, 여성의 평균 결혼 연령은 21세, 남성은 24세였다고 한다. 2010년에는 여성은 27세 남성은 29세로,잘 알고 있다 시피 35세까지 결혼하지 않은 남녀의 비율 역시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
각 사례의 이야기가 끝나면 해결책(정확한 방법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차선책은 될 수 있을 것 같다.)을 알려준다. 사례의 일부는 내가 겪었던 감정이거나 주변의 이야기 일 수 있어서 집중하는데 어려움 없이 읽힌다.
아니타의 사례에서는 혼기가 꽉찬 미혼녀인 그녀가 거짓상상을 만들어내 남자친구가 존재하는 것 처럼 부모님을 속이는데 (물론, 부모는 딸을 배려해 속아준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열린 마음가짐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목적이나 의도를 접어두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직접적으로 예기치 못한 뜻밖의 무언가를 받아 들일 마음의 공간을 마련하고 문을 활짝 열어두어야 한다. - 감정의 심경과학을 저술한 저자의 의견 혹은 방법을 각 주제의 사례와 함께 서술하는 방식이다.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아니타의 이야기는 한 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전세계의 모든 미혼자들에게 공감할 만한 내용이었다.( 매우 극소수이기는 하나 몇몇 사람들은 가짜 애인을 만들어 부모님의 걱정을 덜려고 하기도 한다.) 한국인의 정서와 다른 문화라 외국인의 이야기는 공감되는 부분이 적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데, 읽는 내내 관계들에 대해 동화되어 갔다.
또한 외로움은 마음을 어둡게 하고 판단력을 흐린다. 외로움이라는 필터가 장착되면 우리는 자기
자신과 타인, 세상을 정확하게 바라보지 못하게 된다. 외로운 사람은 거절에 상처 입기가 더 쉬우며, 사회적 상황에서 전반적으로 경계심과 불안감도 더 크게 느낀다. -page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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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하게 말하면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를 타인이라고 정의하기에는 뭔가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다.
나를 떠나 남도 부모도 모두 타인이다 라고 정의 하면서,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부분을 강조한다면 그럴 수 있다. 딸 에이미와 치매로 섬망증상이 있는 아버지 오스카, 두 부녀의 이야기는 아들이 없어 딸이 그 자리를 대신하기 때문일까. 에이미는 엄마라는 말 보다 아빠라는 말을 먼저 배운다. 부성애는 모성애와는 달리 다른 종류의 거리감이 존재한다.
page 189.
한 실험에서 부모들에게 자녀가 노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시청하게 했는데, 어머니와 아버지의 두뇌 활동이 다소 다르게 나타났다. 대체로 어머니들은 변연계가 더 눈에 띄게 활성화됐고, 아버지들은 대뇌 피질에서 사회 인지를 관장하는 영역이 더 활발하게 움직였다. 이런 결과는 진화적 관점에서 볼 때 아기의 생존에 어머니가 더 근본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 그리고 아버지는 전통적으로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실제 보편적으로 어머니와 아버지의 역할이 이렇게 나눠진다. 하지만 아버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공감한, 외동 딸 에이미의 경우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인다. 에이미의 모든 풍경에 어머니가 아닌 아버지 오스카가 있었다. 오로지 아버지와 딸 만의 세계가 확인된다. 에이미에게 아버지는 다른 가족들에게서 어머니라 부르는 관계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아버지의 죽음을 간접적으로 보면서, 죽음에 임박한 사람은 친밀감과 사랑에 대한 욕구도 더 불타오른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저자는 실제로 죽음에 임박한 사람은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다는 갈망이 거의 어린아이 수준에 이른다고 말한다.
이처럼 책은 사람사이 여러가지 형태와 관계를 이야기 하면서, 어떻게 해야 타인과 가까워지고, 관계가 더 깊어질 수 있는지 관계를 통해 보여준다. 소중한 사람들과 더 가까워 질수 있는 관계 심리학을 이 책을 통해 읽어보고 생각해 볼 수 있다면 주변 사람들을 더 소중하고 깊게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