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TOP 30 : 명화 편
이윤정 지음 / 센시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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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의 경제효과가 3500억에 달한다고 한다. 대기업 중의 대기업 삼성 이건희의 숨겨진 명품 컬렉션은 클로드 모네, 이중섭, 김기창 살바도르 달리, 마르크 샤갈 등 서양화가와 한국화가의 유명작품들이 많다. 이건희의 컬렉션 전시회에 방문의향이 있다는 사람이 85.8%나 되며, 전시회 별도 예약이 필요한 만큼 미리 예약은 필수다. 국립현대 미술관에서 무료로 전시하는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은 4월 13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전시회 방문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미술품을 감상 할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미술책인데, 전시회의 특성상 작품의 세세한 정보는 큐레이터나 작품에 작게 적혀있는 작품 설명으로 알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주춤하게 되는 외출에서 안전하면서도(?) 좀 더 집중해서 감상할 수 있는 미술책은 특히 반갑다. 



책은 기증된 고 미술품 2만 3000여 점 중에서 30점을 중심으로 엮여 있다. 그 중에서 파블로 피카소가 빛은 검은 얼굴의 큰 새는 피카소의 그림에서 도예작품도 확인할 수 있어 특히 반가운 작품이다.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전>에서 도예의 시작을 알리는 시도와 함께 그의 유명한 작품 <아비뇽의 여인들>과 함께 도예 작품의 느낌을 함께 느낄 수 있는데, 투박한 선을 주로 사용하는 피카소의 평면화에서 도예작품의 특징인 곡선이 어울러져 그의 예술적 정신과 색감을 비교해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살바도르 달리의 3차적인 입체작품을 좋아하는데,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이 눈에 띈다. 신화적인 존재와 함께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이 작품은 달리의 <기억의 지속> 녹아내리는 시계의 이미지와 함께 초현실적인 느낌을 준다. 자신만의 그림체와 표현력을 가진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분되는 책이 아닌가 한다.












추상적인 선과 유동적인 곡선으로만 이루어진 호안 미로와 바실리 칸딘스키의 작품과 한국의 동영화의 대가 이중섭의 황소와 함께 잘 알지 못했던, 고암 이응노의 작품(작가의 작품은 잔잔하면서도 명쾌한 느낌을 준다.) 운보 김기창의 군마도(섬세하고도 세세한 느낌의 일러스트)은 사실주의를 버리고, 여백을 활용해 역동성을 보여준다. 여러 작품을 통해 서양과 동양의 조화로움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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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계획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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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점프가 주 무대인 이 소설은 완전범죄와 계획 살인의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일본 대표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2022년 최신 스릴러이다.


천재 스키점프 선수 니레이 아키라와 스기에 요코는 연인사이다. 몇 개월 전부터 교제를 했고, 종종 사람이 없는 장소에서 만나왔다. 그 날도 니레이 아키라가 먼저 만나자고 해 스기에는 미야노모리 스키점프 경기장을 찾았다. 입구에 들어서고, 니레이 아키라를 찾던 스기에는 높은 점프대에 서 있는 니레이를 보게 된다. 그러다 서로 팔을 흔들어 인사를 했고, 그 이후 니레이 아키라는 그대로 추락해 사망한다. 



사망원인에 미심쩍은 점이 발견된 현장, 이상한 점은 스키점프를 하고 추락해 사망한 것이 아니라, 독극물에 의해 사망한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었다. 대개 3인 이상이 모여 점프대를 지켜와야 하는 룰과 다르게, 니레이는 혼자였고, 선수가 혼자서 연습할 수 없는 경기장에서 니레이 혼자 점프대 옆의 계단을 직접 올라갔다는 것이다. 만약 그 독극물이 즉각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었다면 니레이는 저 점프대 위에서 먹고 바로 뛰어내렸다는 이야기가 된다. 



니레이 사망사건 담당 형사 가토의 말에 의하면, 미네기시라는하라공업팀 코치가 말해주는 부분이 있었는데, 니레이는 평소에 비타민제를 복용했다는 사실이었다. 만약 그 비타민제가 캡슐형이라면 캡슐 속에 독극물을 넣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였다. 사쿠마 형사와 니미 형사는 미네기시 사다오 코치를 시작으로 앞으로 스키점프 관계자 전원을 차례대로 만나 얘기를 들어보려고 한다. 



미네기시 사다오는 사망한 니레이가 작년 봄부터 복용했으며, 그 약의 복용법은 이시다 선생과 상담한 후에 복용량을 정했다고 했다. 그리고 비타민제를 받아와서 라일락 레스토랑의 웨이트리스 후지이 가나에에게 맡겼는데, 당시에 미네기시 사다오와 히무로코산의 다바타 감독, 미요시 총 감독, 사와무라 선수와 니미 선수가 레스토랑 안에 있었다. 적어도 그 인물들은 니레이가 웨이트리스에게 약을 받아와서 맡겼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사쿠마 형사는 미네기시가 의심스럽다,. 니레이가 살해되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놀라는 모습과 모든 질문에 논리정연하게 대답했다. 동요한 척 했지만, 쓸데없는 부분이 적고, 표현도 정확했다. 마치 미리 준비한 사람같았다. 


니레이를 죽인 범인이 스키점프 관계자 중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다들 생각하는 분위기다. 모두가 서로를 의심하고 있다. 









page.79
시간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 호텔에 드나든건 사와무라 뿐이야. 그 뒤에 내가 로비에서 신문을 읽고 있어서, 9시 20분부터 10시쯤까지, 그러고 있었나. 내 기억이 틀림없다면, 그 때 지나간 사람은 히노뿐이었을 거야"
"그렇다면, 9시 20분 이후로 레스토랑 앞은 나카오씨의 눈이 지키고 있었던 셈이네, "
"뭐, 그렇긴 한데, 별 의미는 없어. 레스토랑 출입문이 한 군데가 아니잖아,"




모든 등장인물들은 얽히고 설혀 있다. 죽은 니레이의 여자친구는 라이벌 회사 감독의 딸이며, 미네기시 사다오는 니레이를 입양한 후지무라의 스승이었다. 사와무라는 니레이 아키라에게 라이벌 의식이 있으며, 이시다는 니레이의 비타민제 복용담당의사이다. 모든 이들이 그 용의선상에 있지만, 과거와 현재가 오가며, 범인이 좁혀진다. 왜 니레이를 그런 식으로 죽여야 했는지 완전범죄를 꿈꾸는 살인자가 체포되자 주변 동료과 관계자들은 모두 충격에 빠진다. 중요한 것은 책의 5/1지점에서 이미 살인자를 알려주고 시작한다는 점이다. 


조인계획에서 살인을 계획한 범인은 투구꽃을 사용한다. 옛날부터 아이누 사람이 곰사냥으로 즐겨 사용한 투구꽃 뿌리는 그들의 화살촉 끝에 사용해 불과 2시간에서 6시간이면 사망할 수 있는 독극물이라고 한다. (소설을 읽으면서 몰랐던 상식은 언제나 검색을 부른다.) 스키점프선수 니레이의 사망 역시 투구꽃에 의한 예고살인이었다, 투구꽃은 스릴러, 추리 소설 속에 심심치 않게 사용되는데, 강아지에게 미리 독극물을 시험해 보고 사람에게 그 시간을 적용했다는 점은 비단 소설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일본에서는 1986년에 투구꽃을 이용해 살인을 저지른 보험금 살인이 있었다. 히가시노게이고는 [하쿠바 산장 살인사건] 소설 속에서도 투구꽃을 등장시킨다. 



다시 돌아와서, 조인계획 속 범인은 잔인성과 함께 계획적인 살인을 위한 뻔뻔함도 보인다. 스승과 제자 사이, 선배와 후배, 라이벌간의 관계에서 질투와 시기, 분노, 오해 등의 감정이 생길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인자는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그러다가 누군가의 협박 편지를 받게 되고, 살인자를 알고 있는 이와 살인을 저지르는 자, 그리고 살인자를 찾아내는 형사까지. 



 니레이 살인사건에 숨겨진 끔찍한 계획을 알게 되는 말미를 읽으면,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인간의 심리와 함께 그 실체와 그 안의 연관성에 놀라게 된다. 역시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의 필력과 함께 말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몇 안되는 일본소설의 평가를 높이는 데 충분하다. 이 소설을 시작으로 그의 다음 작품을 고르는 게 어렵지 않아보인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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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슐리외 호텔 살인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 잊혀진 미스터리 작가 시리즈 1
아니타 블랙몬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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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년 클래식 추리소설이 2022년 한국어판으로 출간되었다. 작가가 투병 끝에 사망한 끝에 이 작품은 늦게 발견되고, 2013년부터 작가 아니타 블랙몬의 작품이 하나 둘 세상에 나오게 된다.


[리슐리외 호텔 살인]에서 애들레이드 애덤스는 50이 넘은 미망인 중 하나다. 일명 노친네의 집이라 명명하는 리슐리외 호텔은 조용한 외곽에 자리잡고 있었고, 장애가 있는 엄마를 보살피는 캐슬린 어데어 모녀와 함께 애들레이드 애덤스는 가장 오래 숙박한 손님이다. 앨리베이터 담당 직원 클래런스와 프런트 야간 직원 핑크니 닷지, 15살 연하의 시릴 팬처와 결혼한 이 호텔의 주인 소피 스콧, 등등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저마다의 비밀이 있다. 



어느날 리슐리외 스위트룸 중 한 곳에서 한 남자가 양쪽 귀 밑까지 목이 베인 채 자기 멜빵으로 샹들리에에 매인 시신으로 발견된다. 이 살인사건에서 애들레이드 애덤스의 초록색 안경집이 운명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데, 살인사건이 일어나던 그 때, 애덤스는 교회 부속 고아원에 선물할 생각으로 담요를 뜨고 있었다. 하지만, 담요는 이후 죽음을 맞이한 여인의 수의가 된다.



1940년대의 추리소설은 대개 밀실에서 일어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작가 아니타 블랙몬의 이 소설도 호텔 안의 살인을 이야기 한다. who done it(누가 했는가?) 범인을 따라 가는 스토리라인은 한 건물 안, 공간 안에 범인을 특정할 일정한 수의 사람들을 계산하게 하고, 모든 사람과 연결되는 단 한 사람을 용의자로 둔다.  이처럼 모든 용의선상에 오른 사람에게  이 책의 주인공 애들레이드 애덤스가 빠지지 않고 관여되어 있다.  애덤스의  시점으로 말하는 책의 관점에서(당연히 그녀는 범인일 수 없다.)   등장인물의 특징을 일일이 기억하기 위해 그 관계도를 메모해야 하고, 범인을 특정하기 위해 행동에 주목하게 된다. 



너무 과거의 추리소설이라 현대적인 느낌과 달라 실망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당시의 클래식한 추리소설의 정수를 느낄 수 있었던 몇 안되는 책이었다. 줄거리에 적잖이 재미를 느꼈던 아니타 블랙몬의 이 책을 시작으로 다음 출간할 책은 어떤 책이 될까. 내가 알기만 했더라면 (Had I BUT KNOWN) 장르를 대표하는 그녀의 다음 책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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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상처받은 기억은 사라지지 않을까 - 불편한 기억 뒤에 숨겨진 진짜 나를 만나다
강현식 지음 / 풀빛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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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잊혀지지 않는 기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좋은 기억보다 나쁜 기억은 머릿 속에 꽤 오래 남는다.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거나, 큰 상처가 되는 경험을 하면, 뜨문뜨문 그 기억이 떠오른다. 내 머리속에 지우개가 있어, 최악의 기억을 지워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꼭 직접 경험을 하지 않더라도 끔찍한 기억이 있다면, 누구나 지워버리고 싶을 것이다.



저자는 '누구나 잊히지 않는 힘든 기억 하나쯤은 갖고 있다'라는 제목의 서문을 시작으로, 본인의 성폭력 경험을 첫 장에 적어 놓았다. 저자는 군생활 2년동안 원치않는 성추행을 당했다. 군을 제대하고 나와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기억 지우기 방법에 관해 찾아보았지만, 방법은 결국 없었고, 다만, 기억에 압도되지 않고, 그 기억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택했다.










의도적이든 자연스러운 방법이든 수백명의 사람과 만나 그들의 아픈 경험을 서로 공유하며 위로받고 나니 저자 또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책 쓸 용기가 생겼다고 말한다.  그저 학문적인 목적으로 심리를 공부하고 쓴 것이 아니라, 추악한 사람에게 고통을 경험한 피해자 중 한 사람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글을 썻다는 점에서 놀라움과 함께 대단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스터디 모임에서 저자의 성폭력 경험담을 시작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성폭력 경험들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마치, 성폭력 피해자 모임과 같이 성폭력 경험담을 이야기 하는 시간이 되었고,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는 것에 적잖이 놀랐다고 한다.   워낙 성 관련 동영상을 토렌트나 유튜브 등 5세 이하의 어린 아이들도 쉽게 접할 수 있어 그 만큼 성 관련 교육의 필요성이 크다는 것을 더더욱 느꼈는데,  과거의 성폭력이 그만큼 많았다면, 지금은 빙산의 일각으로 드러났을 뿐, 숨어있는 피해자들이 훨씬 더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결혼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결혼에 대한 장단점을 말할 수 없는것과 부모가 되어보지 못한 사람이 부모의 심정을 알지 못하는 것처럼, 마음을 다친 저자가 동일하게 마음을 다친 사람들을 위로하고 상담해 준다는 점에서 저자가 쓴 글이 크게 와 닿는다. 읽으면서 가슴 먹먹한 이야기도 있었다.  감정 이입이 되는 글이 있어 자연스럽게 읽다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그 기억의 깊이가 조금은 다를 수 있지만, 나쁜 기억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 성폭행의 기억으로 그 날의 지옥에 갇혀 사는 사람의 이야기, 맞는 사람만 있고 때린 사람은 없는 부모의 학대, 첫사랑이 오래 가는 이유와 머릿 속의 의식 구조, 애도에도 단계가 있는 이유, 죽음의 공포에서 이해받지 못하는 불안과 친해지기 위한 방법, 오염 강박 외 가스라이팅까지 우리가 흔히 봐왔을 수도 있지만, 때론 경험하지 말아야할 사건에 관한 이야기도 함께 담고 있다.



저자의 경험담을 시작으로, 각 문제점에 대한 사례를 말하고, 사례 속에 상처받은 사람들의 응어리진 마음으로 위로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적고 있는 책이다.  기.승.전.결 모두 잘 만들어진 책이었다. 목차 속에 소제목과 같은 경험을 가진 모든 이들을 비롯해 마음의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라 꼭 읽어보기를 강권한다.



 

 





 

 

< 사랑하는 만큼의 아픔 >


슬픔의 크기와 죽은 상대가 자신과 객관적으로 어떤 관계인가보다 심리적으로 얼마나 가까웠는지가 더 중요하다.  즉 심리적으로 가까웠다면, 많이 사랑했고 의지했으며 좋아했던 대상이 죽었다면 슬픔의 크기도 클 수밖에 없다.  이처럼 감정의 크기가 비례 관계에 있다는 사실은 '동기의 대립 과정이론' 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감정의 욕구를 비롯해 우리로 하여금 어떤 행동을 유발하는 심리상태를 심리학에서는 '동기'라고 한다.  감정 역시 동기의 일종이다.


그런데 동기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한다. 이런 변화에 패턴이 존재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대립 과정이다. 즉 시간의 흐름에 따라 처음 상태와 반대의 상태로 변한다는 것이다. 어떤 대상에 기대를 가지고 있었으나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우리의 마음은 곧바로 중립으로 가지 않고 기대의 반대인 실망감으로 채워진다.  기쁨이나 즐거움은 부정적인 방향으로, 슬픔이나 고통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p. 129)

 

< 애도에도 단계가 있다 >


마음 깊이 사랑했던 대상이 떠났을때 사람들은 슬픔과 고통을 느낀다. 사랑했던 만큼 슬프로, 또 사랑했던 만큼 미안한 마음이 커서 자책하기도 한다. 이런 감정은 자연스러운 것이어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경험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벗어나게 된다. 하지만 평소 감정표현에 인색했던 사람은 감정을 잘 느끼지도 못하고, 제대로 표현하지도 못한다. 이럴 경우 슬픔과 고통은 지나치게 커져서 이별 후에 오랜 시간이 지나도 회복되지 않는다. 회복이 늦어지면 심각한 우울증으로 연결된다.  그러면 사랑했던 대상과 함께했던 행복한 기억이 끔찍한 고통의 기억으로 남게 된다.

 

그래서 애도의 과정을 잘 거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심리학으로 유명한 영국 심리학자 볼비는 이별했을때 겪는 슬픔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애착과 이별은 동전의 양면처럼 같은 주제라고 말한다. 애착이 생겼다는 증거는 애착 대상과 분리되었을때 불안을 느낀다는 것이다. 어떤 대상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면 그 대상과는 애착이 형성되지 않은 거다. 대상에게 애착을 느끼게 되었다면 대상이 사라졌을때 큰 슬픔을 느낄수밖에 없다. (p. 133)

 

- 애착대상이 사라졌을때 겪게되는 애도반응


1. 충격을 받고 무감각해진다.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게 힘든 일을 겪으면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순간 멍해지고,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대한 현실감을 못 느낀다. (넋을 놓는다)

 

2. 더이상 만날수 없는 대상을 보고 싶어 찾아 헤매는 행동을 보인다.

위 단계를 제대로 거치지 않으면 다음단계로 넘어갈수가 없다.

지금 당장 느끼는 감정을 무시하고 어떤 식으로든 재회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면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평생 남을 수 있다. 또한 생각과 판단, 감정과 욕구 같은 마음의 여러 기능이 잠식될수 있다.

 

3. 애착의 대상이 떠났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단계다.

무력감과 우울감을 느끼면서 빈자리를 실감한다.

이단계의 울음은 분노보다 체념에 가깝다. (입맛이 없고, 불면증으로 고생한다.)

이 단계에서 자신을 향한 공격성을 드러낸다.

( 사랑하는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 이 세상에 더 이상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한다 = 자살 시도)

 

-> 두번째 단계에서 충분한 감정을 느끼고 행동하고 아무리 애써도 재회할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게 일반적이다.  2번의 과정을 모두 경험하고 나야 자살시도를 하지 않는다.

결국, 두번째 단계에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 회복

사랑하는 상대가 떠나는 순간의 고통스러운 기억, 상대에게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했던 기억보다 더 좋았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일상을 잘 살아가게 된다. (p. 138)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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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빌스 -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악마들
구이도 마리아 브레라 지음, 김운찬 옮김 / 그린하우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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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모는 유럽에서 중요한 금융 운용 책임자 다섯 명 중 하나다. 확률을 계산하고, 거기에 내기하면서 보낸 세월이 20여 년 가까이 된다. 마시모는 자식이 둘인데, 로베르트와 이제 열 네살이 된 딸 인디아가 있다. 24시간 전, 딸이 케이크의 촛불을 끄는 동안, 단숨에 1,400만을 잃었다. (막내딸 인디아의 14번째 생일 파티, 열네 번째 촛불, 열네 살, 단숨에 날아간 1,400만) 마시모는 10억 달러 어치 미국 국채를 공매도로 팔 계획이다. 공매도 직전에 연방공개시장 위원회의 공식 설명서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팀원인 폴과 카림도 두려워 말고 끝까지 가보자고 말했다. 폴은  채권의 금리가 높아질 거라고 예상했다.  연준에서는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이번 게임은 은행에 대항해 하고 있는 것이니, 공격에 실패하면 모두를 잃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마시모는 연준의 발표가 과대평가 되었을거라 보고, 두 배로 투자를 늘리기로 한다. "최대 예상 손실액"을 다시 계산하고 금융운용자들의 음속 장벽을 뛰어넘어야 한다. 마시모는 아무도 깨닫지 못하게 10억을 공매도해야 한다. 트레이드들의 트레이드, 폴과 마시모는 게임을 시작한다.



*최대 예상 손실액 : 포지션을 늘리는 것, 각 트레이더가 활용할 수 있는 위험의 가장 극단적인 한계를 고정하는 수치에 손을 댄다는 것을 의미함.



page.  124
"미약한 회복 신호에도 불구하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지도부는 미국 경제의 일시적이지 않은 구조적 안정화를 뒷받침하는 통화정책을 실시하려고 합니다. 연준은 자산 매입을 줄이기 전에 그 이상의 긍정적 신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연방공개 시장위원회 대변인은 그렇게 주장하며 금융조건의 강화가 성장완화를 유발할 수 있을 거라고 강조합니다.



*공매도 :: 다른 곳에서 빌린 채권을 파는 것.



[데빌스]는 이탈리아 작가가 쓴 작품으로 금융 운용자산가 마시모가 팀원들과 함께 공매도, 도그마를 이용해 자산을 불리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5년 만기 프랑스 국채금리, 달러 환율, 부채 보고서, 시장 조작, 미국 채권 거래, 주문결정, 최대예상손실액, 도그마 등등 금융 관련 용어가 초반에 쏟아지는 통에 머리가 좀 아프다. 그래서 초반에는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용어를 옮긴이가 설명하거나 바로 다음 문장으로 이어 말하고는 있지만, 증권, 금융 등 투자의 흐름이나 용어를 알고 있는 것이 책을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일 것 같다.  



마시모는 소설과 다르게 영국 드라마(데빌스)에서는 부대표 승진을 바라보는 2인 자로 나온다. 영국 드라마에서 라이벌로 등장하는 "에드 스튜어트"와 갈등을 빗으며, 후에는 "에드"의 살인범으로 몰리기까지 한다.  드라마의 화려함과는 달리 소설에서는 등장인물들이 많지 않다. 하지만, 소설이든 영화든 투자 시스템을 움직여 이득을 보는 사람들을 꼬집고 있기는 하다. 보들레르의 말에서 "악마의 가장 멋진 속임수는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득하는 것이다." 라는 말이 있다. 국채들의 공매도 뿐만 아니라. 머천트 뱅크, 그리고 수학통계에 기반해 투자 모델을 만들거나 금융시장의 변화를 예측하는 퀀트 같은 전문용어도 확인할 수 있다. 소설 속 금융시스템의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냈다는 것에 적잖히 신선한 책이다.  책을 읽다보면 "공매도"와 "도그마"에 대해서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데, 그 점 또한 새로운 느낌을 준다. 만약 소설과 영화(영국 드라마 데빌스)를 고민 중에 있다면, 조금은 더 화려하고 갈등 상황이 많은 영화를 추천한다. (데빌스는 웨이브에서 독점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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