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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 ㅣ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모리시마 쓰네오 지음, 김진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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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백과 중에서.
악마와 마법 그리고 마녀가 공동체를 파괴한다는 신념은 지배계급과 당시의 지식인인 신부와 법관들이 만들어낸 문화적 산물이었다. 마녀사냥의 주된 공격대상은 과부 즉 여성이었다. 신학적 관점에서 볼 때, 여성이란 원죄로 각인되어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여성은 악마의 심부름꾼이라는 생각이 사람들에게 있었고, 여성의 육체 자체가 두려움을 자아낸 것이다.
신의 계시를 받고, 백년 전쟁을 승리로 이끈 잔다르크는 프랑스 병사들에게 승리의 여신, 행운의 여신이 되었지만, 후에 마녀로 몰려 19세의 나이로 화형 당한다. 마녀사냥 하면 대표적으로 떠올려지는 영웅 잔 다르크, 그래서인지 책의 표지도 그녀의 마지막 장면이 쓰였다.
( 표지의 장면_ 잔다르크의 종교재판: 헤르만 안톤 스타이크의 작품)
그들의 카톨릭 신앙은 심문관을 만들고, 투옥하고 처형할 권한을 줌으로써, 개인의 권력 남용을 불러온다. 자유롭게 마녀사냥을 실행할 수 있게 하는 협력으로 독일, 스위스, 프랑스 등등의 유럽 전역에서 마녀 사냥이 합법적으로 행해진 것이다. 책에서 보면 알 수 있듯, 마녀로 몰리는 여성들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3~4살짜리 유아들도 포함된다. 마녀가 설령 어린 아이라고 해도 사형은 피해가지 않는다. 단, 어린아이라면 교살한 다음에 화형을 했다. 모든 여성을 마녀라고 단정하며 처형을 일삼은 그 시대. 이유가 무엇일까.
마녀 재판과 마녀 사냥은 저자의 말에 의하면, "지역" 및 "시기"와 결부된다고 한다. 공적 권위와 권력, 조직적인 마녀재판에 의해 마녀사냥이 이루어진 것은 오로지 그리스 도교 국가 뿐이라는 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page.11
이 미신과 잔학한 마녀 선풍은 중세 전기의 암흑시대가 아니라 합리주의와 휴머니즘의 기치가 나부끼던 르네상스 전성기에 휘몰아 쳤다는 것, 하물며 그 선풍의 최전선에서 이를 부추긴 사람들은 무지몽매한 시전의 백성이 아니라 역대 교황과 국왕, 귀족, 당대 일류의 대학자, 재판관, 문화인이었다는 것, 그리고 한 가지 더, 마녀는 먼 옛날부터 어느 세계나 있었음에도 이처럼 교회와 국가, 그 외의 공적 권위와 권력이 전국적으로 수사망을 친 더 없이 조직적인 마녀재판에 의해 마녀사냥이 이루어진 것은 오로지 그리스 도교 국가뿐이며, 또한 이 시기 (1600년을 정점으로 전 후 3~4세기 동안) 로 한정된다는 것 이는 지극히 특징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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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특정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마녀사냥이라는 말을 쓴다. " 죄를 뒤집어 씌운다." 이는 죄의 유무에 상관없이 무조건 적으로 상대방을 제압하고 억압하는 용도로 "사냥한다"는 단어를 쓰는 것과 동시에 그것이 여성 즉 악마로써 대변하는 "마녀"라는 성별, 종교적 문제라는 것으로 인식하게 한다. 악마가 아닌 마녀라는 단어로 특정하기 때문에 성차별적인 행위가 일어날 것임을 예상하게 만드는데, 인류학적이지 못한 행동, 졸속한 태도, 정치적 혹은 이념적인 상태, 상반되는 견해에 따라 힘이 없는 자(여성) 은 핍박을 당한다. 세계여러 나라. 그것이 그리스, 이탈리아, 프랑스, 스위스, 미국,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유럽에 한정해 3~4세기에 걸쳐 발생하는 "마녀사냥"인 것이다.
12세기 말과 달리 13세기가 되면 이단자의 처벌 방식이 화형으로 변화한다. 이는 12세기 대규모 이단 운동이 교회에 준 심각한 충격 때문인데. 이에 위기감까지 발생해 교회는 지위와 역할을 위해 좀 더 극단적인 방식으로 처벌하게 된다. 그런데 그 무렵에 성직자들은 부패와 타락의 밑바닥에 빠져 있었다. 이런 부분을 교화하기 위해 결성된 수도원도 오히려 본질을 잃고 타락에 빠져버렸다. 성직매매와 참회실은 여자를 유혹하는 밀실이 되어버린다. 신앙은 죽고, 종교는 손상되었으며, 이단자가 증가 하는 것 또한 성직자 때문이었던 것이다.
마을의 혁신가들은 이런 교회의 형해화된 모든 의식을 부정한다. 그리스도교의 인성, 어린아이의 세례까지.교리를 부정하고, 교회는 불필요하며 기도할 때의 장소는 술집이든 마굿간이든 중요치 않다는 인식이 생겨난다. 남프랑스에서, 가족과 연을 끊고 성서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여행에 나선 "리용"의
이야기는 이단의 발생을 보여준다. 그는 금욕과 사도적 청빈함을 가졌다. 설교를 하는 곳곳에서 사람들이 따르고 급속하게 늘어난다. 리용의 "발도파" 와 함께 ,알비와 툴즈의 마을 혁신가들의 "알비파"라는 교리가 만들어진다. 이들은 교리가 달라 서로를 이단시하게 된다.
page.32
전 세계의 백성을 그리스도교 교회로 불러들인 사도와 예언자의 목소리는 이단자 단 한명의 목소리에 의해 침묵당하였다. 아벨라르와 대결하여 그의 이단설을 보란 듯이 논파한 성 베르나르의 학식과 웅변 실력과 명성과 인망을 가지고도 남프랑스의 이단자를 개종시킬 수는 없었다. 오히려 모욕받고 방해만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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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단자의 출현은 이단 탄압이라는 십자군 전쟁, 알비 십자군 전쟁으로 이어진다. ( 알비 십자군이 계기가 되어 "이단 심문제도"가 생겨난다.) 세계사의 일부는 이런 종교적인 탄압으로 인한 전쟁도 많이 발생된다. 한국의 경우 성질은 조금 다르나, 조선시대 프랑스인 (천주교 박해)가 있으며, 독일의 구교와 신교의 대립인 (독일 30년 전쟁) 등이 있다. 자연스럽게 책을 읽으면서 세계의 종교탄압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자신이 믿는 종교가 아니면 다 이단이 된다. 권력자(왕, 귀족)들이 믿지 않는 종교는 항상 탄압의 대상이 되었다.
책에서는 이런 이단자들의 발생 흐름을 이어 마녀 사냥의 유례를 설명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중요하다. 이단자에 마녀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단자 처단 운동이 격화된 11~12세기 무렵부터 이단자를 재판하는 교회에서 "마녀"의 모습이 한 둘 씩 보이기 시작한다.
공황에 빠진 로마 교회의 이야기와 함께, 이단자에 마녀를 결부시켜 마녀 사냥을 하는 형태의 글들은 여러가지 주제로 나타난다. 마녀를 악마와 결탁한 이단자의 개념으로 통일된 부분들은, 현재 흥미로운 소재로 영화와 드라마에 등장하기도 한다. 영화 속 마녀는 아이들에게 실제 존재하는 마녀를 단죄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한다. 악과 정의의 심판이라는 상징성을 준다. 하지만, 역사속의 진실은 다르다. 이단으로 내몰린 "여성"을 마녀로 둔갑시켜 처단하는 역사속의 비극인 것이다. 깊이 알지 못했던 마녀 재판, 마녀사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이 책 한권으로 이해된다.
역사적인 핍박을 받은 여성들을 마녀라는 형태로 포장해, 위력을 행사했던 교회, 권력자들의 이해관계에 이용된 약한 계층의 사람들. 마녀사냥의 진짜 의미는 많이 달랐다. 작가의 후기에서 알려주듯, 이단 심문의 역사, 제도, 성격이 본질적으로 모두 "마녀사냥" 안에 집약되어 있다는 중요한 사실과 함께 종교와 역사적인 부분, 매체에서 다루는 마녀사냥에 대해 분별력 있게 생각할 수 있어서 주제만으로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힌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