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을 얇고 넓게 읽을 수 있는 책. 철학 공부를 다시 시작해보기러 마음먹고 처음부터 어려운 책을 읽다 흥미를 잃을까 싶어 가벼운 책을 골랐다. <철학, 역사를 만나다>는 플라톤부터 장자, 공자, 밀, 니체에 이르기까지 역사에 정신을 불어넣은 철학자들을 가볍게 핵심만 다뤄준다. 이 책을 읽고 스토아학파와 밀의 <자유론>,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읽고 싶어졌다.
가볍게 읽기 좋은 책. 회사 생활을 하며 자주 마주치게 되는 짜증나는 상황들과 훈훈한 순간들. 특히 가장 마지막 단편이었던 <어쨌든 집으로 돌아갑니다>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간척지에서 일하는 직장인 셋, 학원에 갔다 귀가하는 초등학생 아이 하나. 비를 맞으며 집으로 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도 하고, 집가서 먹으려고 산 닭튀김이 혹시라도 비에 젖을까 포장지를 세겹으로 싸는 이야기.
박완서의 인터뷰를 묶은 <박완서의 말>은 한 개인으로서의 박완서, 소설가로서의 박완서, 딸과 엄마, 아내, 할머니로서의 박완서. 그리고 중일전쟁과 해방, 6.25전쟁이란 격동의 사회를 겪은 역사의 증인으로서의 박완서를 만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가끔은 흔들릴 지라도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이 세상을 굳건하게 살아가는 개인으로서의 박완서가 가장 좋았다. 또한 여상학자인 오숙희가 인터뷰어였던 대화가 가장 좋았다.-˝1사람에겐 감정적 독립이 가장 어려운 게 아닌가 하는것이 내가 불행을 겪고 난 뒤의 생각입니다˝.˝그러니까 우리 시대는 꿈이 없는 시대, 재미가 없는 시대, 상상력이 없는 시대로 떨어지고 말았어요. 진정한 의미에서 사랑을 회복하는 일, 사랑의 능력을 되찾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사랑이 가슴에 차 있는 않는 사람에게서 우리는 새로운 미래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버리면 버릴수록 사람은 더 넉넉해지는 법이니까요.˝
˝회사를 선택하기 전에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정하는 게 순서가 아닐까요? (해이데이 팀장 최준연)˝내가 취준을 할 때 이런 이야기를 해준 선배는 없었다. 막상 들었다 해도 그때는 이 질문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었을 지도 모른다. 처음 회사를 고를 때 많은 취준생들이 그러듯 가족, 친구, 동기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남들이 알만한, 그럴듯한 회사 들어가는 게 목표였고 어느정도는 이뤘다. 그런데 일을 하면서 계속 고민이 들었다. 이 안에서 계속 일하면 5년 뒤, 10년 뒤 내 모습은 바뀔까? 멈춰있는 듯한 기분이 자꾸만 들었고 올해 초 이직을 결심했다.이직 자소서를 쓰고 면접을 보면 볼수록 직장이 아니라 일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걸까, 그 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 것일까. 최종 입사를 결정한 회사에서 면접 볼 때 이런 질문을 내게 했다. ˝지은씨는 지금 인생의 어느쯤 왔다고 생각하나요?˝ 일에 대해 한발자국 나아간 기분이다.
타인과 함께 산다는 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다 확실하게 만들어 주는 일이다. 그래서 결혼 역시 그저 시기가 되어서, 남들이 다 하니까, 등 떠밀려 결정할 일이 아니라 내가 수십년을 함께 살아갈 ‘생활동반자‘를 선택하는 일이라는 것. 이 책을 읽으며 이전에는 혼인이나 혈연으로만 만들어졌던 가족, 생활공동체의 개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