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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인형
독수공방 그림, 김경원 글 / 시공사 / 2011년 9월
품절
작은 크기에 가벼운 책이지만 걱정으로 잠 못 이루는 사람들에게는 마음의 위안이 될 것 같은 책, <걱정인형>. 사실 글 보다도 걱정인형 캐릭터와 책 속 그림들이 더 마음에 들었던 책이다.
책을 펼치면 가장 먼저 읽을 수 있는 일종의 걱정인형 사용설명서-!
"둘째" 부분을 읽으면서 '아, 이것도 걱정별로 테마가 묶여 있어서 나에게 맞는 걸 찾아 읽을 수 있게 되어 있나 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읽어 보니 모두 연결된 내용이었다. 촘촘하게 연결된 내용은 아니지만 그래도 앞 이야기를 읽어야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원래부터 걱정인형에 대해 알고 있던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유명세를 타게된 건 메리츠화재의 CF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면서부터가 아닐까 싶다. 귀여운 걱정인형들이 주인공이 돼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도 좋았고, 메시지 전달도 잘한 것 같은 영리한 광고였다.
친한 언니에게 선물로 받은 걱정인형-! 언니가 직접 만들었다는데 크기가 작아서 잃어버릴까봐 노심초사; ㅋㅋ 완전 앙증맞다 >_< 걱정을 말하고 난 후에 어느 날 갑자기 걱정인형이 사라지면 내 걱정도 같이 없어진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진짜인지는 모르겠다. ㅋ 아직 걱정을 털어놓지 않아서 말도 하기 전에 잃어버릴까봐 애지중지 보관 중이다 :p
이야기는 이런 식으로 씌어져 있다. 걱정인형 자신의 이야기도 있지만, 자신에게 걱정을 털어놓는 주변 친구나 가족들의 고민을 걱정인형의 눈높이로 바라보고 적은 글들도 많다. 걱정인형이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는 않지만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의 위로를 받게 되는 걸까. 하긴 생각해보면 때로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을 때, 꼭 해결방법을 구하고자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내 감정을 이해해주고 들어주길 바랄 때도 있는데, 그건 연애할 때 가장 잘 드러나는 것 같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보이는 문제기도 하고.
서로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진심을 알아냈으면 하는 바람으로 책을 썼다는 작가의 말을 읽고 나면 왜 내용이 그러했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걱정인형에 관해서 내 걱정을 가져간다는 이야기만 알고 있었고, 그걸 당연하게 여겼었는데 다른 쪽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다는 걸 정혜신의 <홀가분>이란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됐다. 거기에도 걱정인형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걱정은 걱정 인형에게" 라는 제목의 글...
" 그러다가 문득 한 작가가 어린 손녀와 나누었다는 걱정 인형 얘기가 떠올랐습니다. 꼬물꼬물한 걱정을 유난히 많이 하는 손녀에게 걱정 인형의 존재를 알려주며 앞으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주었답니다. 그랬더니 손녀는 '그럼 걱정 인형의 걱정은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지요."
다른 사람의 걱정을 먹고 사는 것이 걱정인형의 운명인 걸까? 걱정인형은 걱정이 없을까? ㅋㅋㅋㅋ 아 머리아파 -_-
걱정인형에게 걱정을 털어놓음으로써 걱정이 사라진다고 믿은 일종의 미신이 정말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라도 해서 마음이 편안해진다면 밑져야 본전이란 마음으로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도 슬슬..?ㅋㅋ 지은이가 직접 걱정인형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사이트(http://www.dontworryworry.com/)를 가봤는데 선물용으로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