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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피 라핀의 스타일북 - 세상에서 가장 패셔너블한 토끼
피피 라핀 지음, 김주연 옮김 / 미호 / 2011년 8월
절판
대학생인 남동생의 하루 시작은 매우 분주하다. 피곤하다면서도 아침 일찍 일어나 머리를 폼나게 매만진 후, 전 날 미리 준비해 놓은 옷을 차려 입고 거울 앞에 몇 번이고 서서 스타일링을 마무리한다. 전 날 밤에 "누나 이건 어때? 이건 좀 이상하지 않아?" 지겹게 물어봤는데 아침에 최종적으로 또 한 번 물어본다. 아...피곤한 스타일. ㅋㅋ 전에 같이 살던 룸메 중 한 녀석도 그랬다. 전신 거울 앞에서 구두만 몇 켤레씩 바꿔 신어가며 어떤 게 제일 어울리는지 꼭 누군가에게 확인 받아야 마음이 편하다는 아이. 이런 사람들에겐 하루하루 어떤 옷을 입어야 할 지가 고민이면서도 반면에 스타일 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본인이 스트레스만 받지 않는다면.
<피피 라핀의 스타일북>이야기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요일별로 테마를 잡아 소개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예를 들면, 월요일 - "일주일의 시작은 편하면서도 시크하게", 화요일 - "게으르고 싶은 날을 위한 스타일링의 새로운 공식" 같은 식이다. 그리고 각 요일마다 패션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실어 놓아 패션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겐 충분히 흥미로울 만한 요소가 될 것 같다. 난 패션에 그리 밝거나 관심이 많은 편이 아니라서 엘리 키시모토, 엠마 힐, 바바라 훌라니키, 마이클 밴 더 햄, 에르뎀, 안나 수이, 폴 스미스 까지 총 7명의 패션 전문가 (또는 브랜드) 중에 2명만 낯익은 이름이었지만 그래도 그 사람들이 추구하는 패션 특징이나 스타일의 정의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참 특이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지만.-_-)
인터뷰 중에서 스타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정의를 내려준 디자이너들만 꼽아 소개해 볼까 하는데 엘리 키시모토를 만든 부부의 정의 부터 살펴보자면,
마크 : 특별한 노력 없이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센스라고 생각합니다.
와카코 : 스타일은 평범한 상품이 더 이상 평범하지 않은 상태를 뜻해요. 즉, 개성이 부여되고 개성을 정의하는 요소가 되는 거죠.
안나 수이에게 스타일이란?
어떠한 정신과 태도! 나이와 상관 없이 저희 엄마와 조카들도 모두 안나수이를 입어요. 패션으로 재미를 느끼는 게 스타일이라고 봅니다. 글래머러스한 부분도 보여주면서요. 너무 진지해질 필요 없잖아요.
(사진은 못 올렸지만) 멀버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엠마 힐에게 스타일이란?
스타일은 가장 최근, 가장 많이 얘기되는 트렌드가 아니에요. 모든 사람이 따라가는 트렌드를 스타일이라고 할 수 없어요. 당신에게 무엇이 어울리는지 알고 그것을 재미있게 표현하는 게 스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폴 스미스에게 스타일이란?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 강요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 비싼 명품이라고 해서 스타일이 있는 것도 아니죠. 엄마에게 빌려 입거나 중고가게에서 산 옷을 입어도 스타일리시해 보일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게 뭔지 아는 것이 스타일의 시작입니다.
표지에서 부터 느꼈겠지만 전체적인 디자인이 귀엽고 앙증맞아서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그런 책이다. 특히 여자들은 이런 디자인에 좀 약하니까 여자들을 공략하기에 안성맞춤인 디자인인 듯 하다. 당근을 이용해서 할 수 있는 요리라든지 팩 만드는 법도 실려 있고, 메이크업 팁도 소개해 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에게 가장 유용했던 부분은 나에게 어울리는 청바지를 찾을 수 있게 팁을 준 페이지였다. 평소 청바지를 즐겨 입긴 하는데 매번 똑같은 스타일만 고집하다 보니 다른 걸 도전해볼까 싶었는데 하이웨이스트는 절대로 안되겠구나 하는 교훈을 얻었다는..-_-;; (클릭하면 좀 더 크게 볼 수 있다.) 디자인도 귀여우면서 깜찍하고 나름 도움되는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피피 라핀의 스타일북>에서 피피 라핀이 소개하는 스타일들이 모두 명품 브랜드들이라 현실에서 마음대로 사입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점, 그리고 주로 컬렉션에서 선보였던 디자인들이 많아서 특이하고 과감한 디자인을 소화하기엔 내 몸매가 초라하다는 점?! ㅋㅋㅋ 대중적이지 않아서 이거 입고 돌아다니다가는 완전 주목받겠다! (방긋) 요 정도랄까.
센스 있게 마지막 장에 실려 있는 종이인형놀이 페이지!!!!
이걸 오려서 갖고 놀기엔 내 나이가 많다는 게 흠...인..ㅋㅋ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