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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
신현림 지음 / 흐름출판 / 2011년 4월
구판절판


죽기 전에 해야 할 것들, xx대(나이)에 해야 할 것들 등등 꼭 해야 할 것들 시리즈가 유행하면서 한 동안 이곳 저곳에서 참 많이 봤던 것 같다. 처음에는 신선했지만 너무 자주 보다 보니 이젠 질려서 처음 만큼의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리스트들.. 신현림 작가의 <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이란 책도 그래서 지나쳤던 책 중에 하나였다. 그러다 얼마 전 엄마의 건강이 생각 보다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고, 갱년기 우울증까지 찾아와 괴롭힌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는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갑자기 엄마가 나를 떠날 수도 있겠구나 하는 무서움 때문에...

총 서른 가지 항목을 하나씩 짚어주며 엄마와 함께 해보라고 권유해 주는 작가의 글을 읽다 보면 솔직히 새롭다거나 몰랐던 것들이 쏟아져 나오진 않는다. 엄마와 취미생활을 공유하고, 단 둘이 여행을 가고, 영화를 관람하는 일 등 어떻게 보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뻔한 것들이고 별 것 아닌 것들에 불과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건, 어떤 것들을 해야하는지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행동으로 옮기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그 빈 자리를 크게 느끼며 감사할 줄 안다던데 뒤늦게 후회하기엔 그 소중한 것의 가치가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든다.

정작 책의 중심이 되는 내용은 서른 가지의 항목이 나열되어 있는 본론 부분이겠지만 난 그 부분 보다도 프롤로그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뒷 부분을 읽지 않아도 프롤로그 하나면 이 책을 다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제일 마음에 와 닿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이라고 작가가 제시한 서른 가지는 어떻게 보면 작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최선의 것들이란 생각이 든다. 작가의 추천 리스트가 하나의 좋은 예시가 될 수는 있겠지만 누구에게나 최고일 수는 없다는 생각도 들고, 가장 좋은 것은 내가 경험해 본 우리 엄마를 떠올리며 엄마가 좋아할 만한 것들을 함께 하는 것이 제일 좋지 않을까 싶다. 물론 딸의 세심한 배려와 노력이라면 어떤 거라도 다 좋아할 엄마지만..

지난 주말, 엄마와 심야 영화를 보고 왔다. 친구분들과 등산을 갔는데 엄마를 제외한 나머지 분들이 모두 다 보신 영화를 엄마 혼자 못 보셔서 대화가 통하지 않으셨나 보다. 이미 본 영화지만 기꺼이 함께 했다. 엄마 손을 잡고 수다 떨며 영화관 까지 가는 길도 즐거웠고 다음 날 밤 늦게까지 김치 담그는 엄마를 돕는 일도 이번엔 이상하게 귀찮거나 싫지 않았다. 떨어져 살아서 항상 함께하지 못하기 때문에 잘 챙겨드리지 못하는 것을 당연하다 여겨왔는데 그건 나를 위한 합리화였던 것 같다. 힘들 때 누구 보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엄마면서 난 엄마에게 받기만 하고 드린 적이 없는 것 같다. 이런 생각도 하고..ㅋㅋ 이제 좀 철이 들었다면 행동으로 옮겨보자!!

보고 싶다, 우리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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