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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교양하라 - 먼나라 이웃나라 이원복의 가로질러 세상보기
이원복.박세현 지음 / 알마 / 2011년 2월
품절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는 이원복과 일곱 차례 술잔을 기울이며 수많은 대화를 나눈 박세현의 인터뷰집이라 할 수 있는 <만화로 교양하라>는 아직 <먼나라 이웃나라>를 보지 않은 내게 신선한 바람과도 같은 책이었다. 국민 세 명 중 한 명 꼴로 구입했다고 볼 수 있을 숫자, 대략 1500만부가 팔렸다는 시리즈의 인기를 보여주듯 이 책을 읽는 걸 보는 사람 마다 '아~ 이원복 책이네. 나 먼나라 이웃나라 진짜 좋아했었는데' 라고 한 마디씩 건네곤 했다. 나처럼 그 시리즈를 읽지 않은 사람도 "이원복"이란 이름 세 글자가 낯설긴 커녕 오히려 친숙하게까지 느껴지는 걸 보면 책 속의 표현대로 유명 브랜드가 된 모양이다.
처음 <만화로 교양하라> 라고 하는 책 제목을 보고 만화책인 줄 알았다. 내가 읽는 걸 보고 호기심을 가진 주변 사람들 몇몇도 한 번 쓱 훑어 보고 제일 먼저 하는 말이 "만화인 줄 알았는데 아니잖아." 였다. 만화를 기대한 독자들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엔 만화가 단 한 컷도 들어있지 않다. 오히려 단조로울 정도- ㅋㅋ 하지만 내용만큼은 정말 훌륭했다. 세계 역사는 물론이거니와 우리나라 역사에도 약한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더라면 텅텅 소리가 날 지도 모르는...-_-; 자랑이냐!!!!) 나 조차도, 먼나라 이웃나라에서 다뤘던 국가들에 대한 이야기, 그 국가를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면서 만화를 그렸었는지 등등에 관해 다루고 있는 1부는 흥미로운 것들이 많은 챕터였다.
많은 배경지식이 없는터라 이해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려서 잘 모르겠다 싶은건 몇 번씩 반복하고 되뇌이면서 읽었다. 나라 별로 뚜렷하게 드러나는 특징들을 읽다 보니 외국인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배경을 알게 되어 재밌었고, 흐름을 따라 역사에 대한 지식을 넓혀갈 수 있어서 평소엔 어렵게만 느껴지는 역사를 오히려 더 알고 싶어지도록 만들었다. 읽으면서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난 왜 1500만부나 팔린 책 중 단 한 권도 사지 않았던 걸까. 아니 사지는 않았더라도 왜 한 번도 읽을 생각을 안 했을까.' 였다. 읽었더라면 역사를 좋아하고, 그 쪽으로 해박한 지식을 자랑했으려나? ㅋㅋㅋ (무모한 욕심일지도..ㅎ)
1부가 각 나라에 대한 역사, 그리고 그 외 것들에 대한 지식을 넓혀주는데 도움을 줬다면 2부에서는 이원복이란 사람에 대해, 그리고 그가 어떻게 만화를 그리게 되었고 그가 생각하는 만화란 무엇인지 등등에 대해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어렸을 때를 회상해 보면 난 만화를 썩 좋아하진 않았던 것 같다. 만화책을 처음 읽게 되었던 건 "꽃보다 남자" 때문이었고, 한 권 읽는데 걸리는 시간은 30분-1시간 (외우냐고 친구들이 한 마디씩 했더랬다.), 그 당시 앞에서부터 읽는건지 뒤에서부터 읽는건지조차 몰랐으니 말 다했다. ㅋㅋ 책에도 나와있지만 지금은 좀 덜하긴 해도 예전 어른들의 생각엔 만화란 공부해야 할 학생에겐 도움이 안 되는 그런 것 중 하나로 뿌리깊게 박혀있던 것 같다.
"만화만 읽지 말고 책도 좀 읽어." / "만화책도 책이에요." 얼마 전에 들었던 숙모와 9살 사촌 동생의 대화다. 물론 그 녀석이 읽은 게 로봇 만화라서 그렇긴 하지만 -_-; 어쨌든 만화를 통해서도 충분히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고, 특히 요즘엔 스토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물론 그림도 중요하겠지만) 훌륭한 컨텐츠 중 하나로 여겨진다. 이 책이<먼 나라 이웃나라>를 즐겨 읽었던 독자들에겐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면서 내용까지 한 번 더 상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하면, 아직 읽어보지 못한 독자에겐 꼭 한 번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만드는 그런 책이 아닐까 싶다. 굿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