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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괜찮아, 미안해 - 가슴에 가시가 박힌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따뜻한 목소리
김희재 지음 / 시공사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커피 한 잔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읽기에 안성맞춤이었던 김희재 에세이 <그래 괜찮아 미안해>는 우리 주변에서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의 목소리 그 자체였다. 파스텔 톤의 예쁜 표지가 마음에 들었던 책은 그림만큼이나 마음을 움직이는 글들로 가득차 있었는데,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한 25가지의 글들에 덧붙인 작가의 조언들이 너무 착하게만 반복돼서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애초 작가가 이야기를 풀어내기로 했을 때의 의도가 세상을 조금 따뜻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라고 했는데, 난 너무 찌들었나 보다. -_- 그래도 같은 이야기를 계속 반복하다보면 좋고 아름다운 것도 질리기 마련이니까.. 그런 면에서 아쉽다는 이야기다. 이야기의 구성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특정 행동이나 그 사람의 성격 등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사연을 풀어놓은 다음, 그 사람을 위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들로 되어있다. 작가가 제시하는 '해결책'이라는 단어는 어딘가 좀 어울리지 않는 듯 하고, '위로의 방법' 또는 '힘이 되어줄 수 있는 방법'들은 의외로 작고 소박한 것들에서부터 시작한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인생의 고비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크고 작은 장애물에 부딪히면서 나름대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을 치고, 어떤 방법으로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왔느냐에 따라 많은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항상 웃는 얼굴로 사는 사람에게도 사실은 말 못한 상처로 얼룩진 과거가 있을 수 있고 뭐든지 혼자 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에게도 기대고 싶은 어깨가 필요할 때가 있는 법이다.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 쉽게 들 수 있는 예가 생각하지 못했던 사람의 극단적인 선택이 아닐까 싶다. 우울증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사람이 어느 순간 자살을 택했고, 그 사람이 나와 가까운 사람이었다면 그 충격은 더 클 것이다. 너무 뻔하고 쉬운 말 같지만 건드리기만 해도 쓰러질 것 같은 순간에 다른 사람이 내민 손이 얼마나 큰 힘이 될 지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언제나 스마일인 그녀를 위해 존경한다고 말해주세요" 가 기억에 남는 이야기 중 하나였는데,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미 킴 (CEO SUITE 대표) 의 추천사의 한 부분이 너무 와 닿았었다.
자신의 욕망을 한없이 누르며 세상의 비위를 맞추고 사는 콩쥐들이여!
이 책을 통해 누구보다도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건강한 팥쥐로 거듭날 수 있기를!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땐 주변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겠다,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 써야지 하는 생각을 하다가 에필로그에 실린 '착한 아이 콤플렉스 그들을 위한 마음의 마사지'를 읽고 나선 마음의 마사지가 필요한 건 어쩌면 나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 말을 여러번 듣기도 했고, 난 나를 사랑하는 일에 좀 서투른 것 같기도 한 것 같아서 말이다. 다른 사람을 생각하다가 결국 내가 위로 받아버린 책, 잠시 마음의 위안이 필요한 순간 집어들면 좋을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