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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거짓말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7월
평점 :
몰입도 60%
관심이 있어 일부러 찾아 읽고는 구태여 주저리 주저리 좋지 않은 평을 쓰는 것은 나름대로 애정이 있어서라는 변명을 먼저 하고 싶다.
최근의 소설들에 대해 별로 좋은 느낌을 받지 못했고, 특히 젊은 작가들...의 소설 속에서, 특별히 단편 소설 속에서 인생의 오의 라던가 하는 심각한 것을 발견하리라는 기대를 접은 지 이미 오래지만, 아직도 뭔가 우리 문단의 미래를 짊어진 것처럼 포장되는 작가들에게는 이런 비슷한 희망이라도 가져야 되는 것이 독자의 옳은 자세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하지만, 결론부터 섣불리 얘기하자면 이런 기대는 접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것이 요즘의 심정이다.
이렇게 저렇게 말을 돌려서 평을 해놓은 평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작가에게 남은 것은 체제가 제공하는 욕망의 끈끈이 주걱에 매달려 살아가는 삶의 매순간에 의문부호를 달아주는 일 뿐'이므로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의미없는 짓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평자가 말하는 것처럼 이렇게 '흥분과 냉소를 배제한 세심한 관찰'을 쿨하다고 말해버릴 수도 없는 것이 엄연한 사실인 거고, '한 여성의 지극히 일상적인 내면 풍경'을 적는 것이 과연 이 시대 젊은 작가들의 남은 과제인가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반복해서 '인물들의 평범함을 보여주는' 것이, 이제 하나의 대세가 되어 버린 블로그의 개인적인 글쓰기, 혹은 예전의 일기장에 끄적거리는 글들과 무엇이 다른 것인가.
최근 젊은 독자들에게 일본 소설이 인기를 끌고 있는 현상의 기저라고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는, '끝까지 밀고 가는' 일본 소설가들의 자세와 우리의 작가들의 자세가 어느 지점에서 차이가 나는지 새삼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소설의 주인공은 끊임없이 머뭇머뭇 거리고, 작가는 끊임없이 주변과 동시대의 동업자들이 이뤄 놓은 작품들을 기웃기웃 거린다면, 언제 '삶 속에 숨어 있는 '진짜 비밀의 공포'와 만날 수 있을 것인가?
오랜만에 잡은 최신 소설이었지만, 연재 소설로서 나름대로 젊은 감각, 튀는 감성을 보여주려 노력한 작가의 단편들이 기대에 못 미친 점에 흥분해서, 비판과 비난의 경계에 선 글을 쓰고 말았다.
제발 머뭇머뭇, 기웃기웃 거리지 말고, 자기 만의 세계를 끝까지 가는 치열한 글들을 봤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