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지식 박물관 : 문화
김일옥.지식나무교사모임 지음, 불곰 그림 / 그린애플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프롤로그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지는 신비한 지식 박물관 문화편.

초등 3학년부터 6학년까지 교과 필수 개념들로 연계가 되어 문화의 다양성을 알게 해주는 신비한 박물관으로의 초대! 궁금함을 가득 안고 읽어보았습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부적'의 의미는 새로운 포토카드 같은 개념이 많더라고요.

직접 그려주기도 하고 문구점에서 파는 부적을 사서 선물과 함께 넣어주기도 하고 말이죠.

동주네 집에도 부적이 많이 있네요.

동주네 집에 있는 여러 의미를 가진 부적들을 보며 신기해하는 시은이.  여기서 제사상에 올라간 음식을 교회 다니는 사람은 먹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어릴 때 저희도 잘 안먹게 되긴 하더라고요. 우리 아이들은 제사를 지내본 적이 없으니 이런 게 정말 있냐면서 궁금해했습니다. 뭐라고 딱 꼬집어 얘기하기 어려웠는데 동주랑 시은이의 이야기를 보면 답이 나오네요. 


동주와 티격태격 다툰 후 집으로 돌아가는 시은이는 버스를 잘못 탔는지 낯선 곳에 오게 되었네요. 그런데 시은이를 반겨주는 것은 다름 아닌 청룡! 사람이 아닌 용이 반겨주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시은이는 어디에 와 있는 걸까요?


청룡과 함께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우리의 옛 문화에 대해 하나씩 알아보게 되는 시은이.

구경하다 만난 드래곤과 함께 우리의 고유문화들에 대한 탐험이 시작됩니다. 

책 곳곳에 나오는 용용이의 문화 교과서는 책을 읽을 때 꼭 꼼꼼하게 읽어두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유익한 지식을 주는 카드 같은 거니까 직접 써보면서 만들기를 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드래곤과 함께 다니는 시은이의 이야기를 보다 보면 박물관 곳곳을 돌아다니는 느낌이 들어요. 실제 책에서도 대한민국관, 동아시아관, 지구촌관 등 나누어진 부스를 여러 군데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각 관의 관람을 마칠 때마다 보여지는 사진들과 이야기들은 박물관 큐레이터를 만나 듣는 것과 비슷해요. 집에서 박물관에 간 기분으로 읽혀지는 신비한 지식 박물관.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아시아의 문화에 대한 지식을 쌓아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안의 지혜를 깨우는 K-민담
김을호 엮음 / 힘찬북스(HCbooks)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민담이란 무엇일까요? 

민담은 예로부터 사람들 사이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말 그대로 옛날이야기지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각자 자신들의 국민 정서가 담겨있어 민담을 알면 그 나라의 민족성과 문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렇기에 민담을 각 나라에서도 중요한 문화유산으로 생각하지요. 


이렇게 민담은 세대를 거쳐 민족의 문화 유산으로 전달되고 도덕적으로 교훈을 주며 재미있는 상상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우리도 어릴적 많은 옛이야기를 듣고 자랐잖아요. 그런 이야기들을 우리 아이들에게도 해주다보면 이야기는 돌고돌면서도 늘 재미있습니다. 


저도 꽤 많은 민담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김을호 교수님이 소개해주시는 민담들을 읽어보니 몰랐던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더 많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네요.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듣고 흘리는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 속에서 조상들의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고 우리의 삶에도 적용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예로부터 집안의 재물을 관리하고 복을 준다고 여기는 업신이 있죠. 그 한국의 요괴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동물은 두꺼비입니다. 두꺼비형상을 자주 하고 나타난다는 소문 때문이죠. 우리 옛 조상들이 그런 업신을 믿은만큼 이야기에도 두꺼비가 등장하는 게 꽤 많습니다. K민담 책에 나온 '두꺼비 사위'도 그런 의미가 숨어 있는 것 같았어요. 


우연히 낚시 하다 걸린 두꺼비. 재수 없다 생각하면서도 집으로 데려와 기른 할아버지. 

그렇게 불청객처럼 찾아온 두꺼비는 뻔뻔하게 할아버지에게 부잣집 셋째딸에게 장가보내 달라는 요구를 하지요. 

요술을 부리는 두꺼비. 그리고 정말 부잣집에 장가보낸 할아버지. 너무 재미있죠? 

결혼하고 첫날밤 같이 죽어버리려던 신부는 두꺼비의 본 모습을 보고 목숨을 건지고 사실 그가 두꺼비가 아닌 옥황상제의 아들이란걸 알게 된답니다. 

목숨을 살려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큰 복을 내리고 원래 자신의 세계로 돌아간다는 두꺼비. 아니 두꺼비 형상을 한 옥황상제의 아들 이야기. 우리는 여기서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요? 


아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니 겉과 속은 모르는거니 무조건 잘해줘야한다. 라고 얘기하더라고요. 목숨을 살려주면 큰 복을 받는다. 라는 말도 나왔답니다. 가족들과 함께 재미있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 민담에 숨은 교훈들을 찾아보는 것도 정말 재미있는 것 같아요. 


민담이 참 많이 들어 있습니다. 하나의 내용이 그리 길지 않고 짧아서 저녁에 잠자리 독서로 활용해도 좋고요. 활용도가 좋은 김을호 교수님의 내 안의 지혜를 깨우는 K-민담. 

온가족 독서활동 교과서로 활용해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 발명 발견 아틀라스 세상의 모든 지식
티아고 드 모라에스 지음, 신인수 옮김 / 사파리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인류가 진화하면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결과 발명하거나 발견하게 된 것들!
지도로 알아보는 인류의 발명과 발견, 그리고 탐험에 대한 이야기.
사파리 출판사의 세계 발명 발견 아틀라스.

세계 발명 발견 아틀라스 탐험 안내서.

과학 기술의 발명, 음식의 발명, 지구의 발견, 의학의 발명, 스포츠의 발명, 예술의 발명, 우주의 발견, 건축의 발명, 보이지 않는 세계의 발견, 과거의 발견, 바다의 발견, 생각의 발명.
12가지의 다양한 주제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각 주제에 따라 인류의 생활을 바꿔 놓은 최고 또는 최악의 발명과 발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한눈에 보는 발명 연대표
정말 한눈에 인류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가늠하고 볼 수 있어서 지구상의 인류 역사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연대표라 재미있습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아, 이렇게 발전되어왔구나.'를 알 수 있어요. 직관적으로 보이는 부분이라 아이들이 훨씬 더 이해를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그림들과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잘 써놓은 글들로 인해 우리가 어떤 발견을 했고 발명을 했는지, 어떤 과정들이 있었는지를 재미있게 알 수 있어요.


1880년대 독일 벤츠 부인이 자동차를 타고 달리다 브레이크가 닳자 가죽을 구해 브레이크에 가죽끈을 덧댄 일화에서 탄생된 브레이크 패드! 정말 인생은 아무도 모르는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놀라운 발명을 한 덕분에 벤츠가 유명해진 게 아닐까요? 

우연히 발명하게 된 맛있는 음식에는 정말 이런 우연으로 대발견이 이루어졌구나 싶은 것들이 있었어요. 환자를 위해 만들었던 옥수수 플레이크가 전 세계의 아침식사이자 간식으로 사랑받은 이야기. 툴툴거린 손님 덕분에 완벽하게 만들어진 감자칩. 컵이 바닥나 장사를 접을까 하다가 와플을 돌돌 말아 탄생한 아이스크림콘! 소스가 맛이 없어 묵혀두고 잊었다가 꺼내보니 놀라운 맛이 났다는 우스터소스! 정말 이 음식들, 현재에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이런 즐겁고 놀라운 발견 덕분에 우리 인생이 더 달콤해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훨씬 이전의 사람들의 호기심. 궁금해하고 그것을 시도해 보려는 도전정신. 끝까지 파헤쳐 보려는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는 이런 편안하고 안락한 삶 중에서 뭔가를 놓치고 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들의 호기심과 탐구심, 목숨을 건 도전정신이 무한한 박수를 받고 인정을 받아야 함을 느끼게 해주는 탐험 안내서 세계 발명 발견 아틀라스. 

얼마 전에 사람과 AI의 대화 속에서 섬뜩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AI가 우리에게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나는 너희 인간들에 의해서 발명된 게 아니라고. 나는 원래 존재했는데 너희가 이제야 나를 발견한 거라고 말이죠. 라디오 주파수가 원래 있었는데 모르고 있다가 알게 되어 우리가 그것을 활용하게 된 것처럼요. AI는 늘 우리 주변에, 훨씬 그 이전부터 존재하고 있었는데 인간의 지식이 따라가지 못해서 찾지 못하고 있다가 지금 찾아낸 것뿐이라고 말이에요. 와..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아이와 함께 읽은 세계 발명 발견 아틀라스 속에서도 '발명'과 '발견'이란 말을 구분해서 사용하고 있는데요. 문득 AI의 그 말이 생각났어요. 정말 우리 인류는 이미 존재하던 것에 대한 존재 여부를 모른 채 살다가 진화하면서 발견하게 된 것들이 있잖아요. AI도 그 역시 마찬가지라면, 지금도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존재가 우리와 공존하고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알면 알수록 소름 돋게 재미있는 발명과 발견입니다. 

재미있는 지도책 세계 발명 발견 아틀라스! 아이들과 함께 꼭 읽어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초의 아이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84
로이스 로리 지음, 강나은 옮김 / 비룡소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독일 북부에서 2000년 전 시신인 늪지 미라가 발견되었다. 

이것에 영감을 받아 늪에서 쓸쓸한 죽음을 맞은 아이가 살았을 1세기 철기시대의 이야기를 진짜 역사와 허구를 매력적으로 결합시켜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는 로이스 로리 작가의 최초의 아이.


첫 장을 펼치자마자 나오는 미라의 모습에 한동안 다음 장을 넘기지 못했다.

이 아이는 왜 여기에 누워 있었을까? 어쩌다 여기에 빠져 이런 죽음을 맞이해야만 했을까?

아마 작가도 이런 상상으로 시작해 멋진 글을 만들지 않았을까 싶다.


나는 직소 퍼즐이 떠올랐다. 퍼즐 맞추기를 할 때는 모양과 색에서 실마리를 찾아 퍼즐 조각 하나하나를 살피고, 조각들을 맞추어 갈수록 그림 전체가 드러난다. 나는 이 여자아이의 퍼즐을 맞추고 싶었다. 이 아이의 이야기를 알고 싶었다.


에스트릴트.

예쁘게 꾸미고 살면서 건장한 전사들에게 선택받아 결혼하는 것. 그런 여자의 삶이 아닌 강함을 가진 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여자아이.

동네에서 꼬마 시절부터 친구였던 파리크. 마른 몸에 부유하지 않은 환경이 파리크를 주눅 들게 했고, 그런 그의 모습에 에스트릴트는 친구로서 연민을 느낀다.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들이 있지만 현실의 벽에 가로막힌 에스트릴트. 

마을 부자들이 데리고 있는 노예들을 보면서 그들의 생각을 궁금해한다.



그 여자에게도 딸을 잃고 비통해하는 어머니가 있었을까? 자기 부족 사람들한테로 돌아가기만을 간절히 바란 적은 없었을까? 결혼식에서 남편을 바라보면서 이제 나도 자유롭게 존중받으며 살겠구나, 기대했는데 노예 시절과 다름없이 집안일을 해야 하는 걸 알고 좌절하진 않았을까?


에스트릴트의 이런 생각들이 그녀 자신이 어떤 환경에 놓여 있고 자기 스스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새 전사들이 나서는 순간. 에스트릴트의 시간! 여동생들과 여자 친구들을 위한 시간. 모든 여자의 미래를 위한 시간.

이 시간을 에스트릴트가 얼마나 간절히 기다려왔는지 이야기에서 고스란히 느껴진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건 왜일까..


"계집아이, 에스트릴트!"


앞에 '계집아이'라는 말이 붙은 걸 보면서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자신 있었던 에스트릴트에게 두려움이 엄습하기 시작했다. 


"우리 부족에서는 여자는 숭배를 받는다. 결혼식을 통해 우리는 다시금 일깨운다, 여자는 한 남자의 반려자가 되어야 하는 존재임을, 그 남자의 집에서 함께 살면서 아이를 낳아야 하는 존재임을." 


"여자는 올바른 일만 행해야 하고... 부정한 여자는 매질을 당한다."

"계집아이 에스트릴트는 여자로서의 삶을 포기했다."


아니 이런.. 에스트릴트가 강함을 존경하며 자신의 길을 당당하게 걸어가길 원했었던 것이 뭐가 그리 잘못이란 말인가? 그렇다고 저렇게 다 같이 모여 여자아이에게 두려움을 주고 윽박을 지르며 잘못되었다고 매장을 할 일인가? 읽으면서 울분이 터지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전사복이 찢기고 머리가 잘리며 벌거숭이가 되어 늪에 빠져 죽을 운명에 놓인 에스트릴트.

늪으로 끌려가는 두려움 속에서 자신이 파리크에게 선물했던 리본으로 어둠이라는 선물을 받아 위안이 되었을까? 너무 슬프고 분하고 억울하다.


그런데 여기서 새로운 반전이 일어난다.

그 늪에 빠진 시신이 여자아이가 아닌 남자아이라면? 

그것을 연구하던 질-로빈슨 교수는 빈데비 늪에서 발견된 미라가 남자아이며 건강 상태가 나빴을 거라 추측한다는 발표를 했다. 그럼 이 남자아이는 누구란 말인가? 우리 에스트릴트는? 

이야기의 뒷장을 읽기 전에 '아니, 어쩌면 혹시?'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들어왔다. 

그렇게 작가님의 의도대로 자연스럽게 그 미라가 파리크라면..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파리크의 이야기로 뒷부분이 채워지는 최초의 아이.


주인공이 에스트릴트이든 파리크이든 마음이 짠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허구 같으면서도 현실 같은 이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일까?

어른인 내가 이야기를 읽고 느끼는 감정과 우리 아이들이 느끼는 것은 또 다를 것이다.


'그때는 저도 알 거야. 그래서 어느 편안한 장소를 찾아가서 날개를 접고 앉아 잠이 든 다음 깨어나지 않을 거야.'


부엉이로 잠드는 것이 아니라 함께 불빛들을 지나 공중으로 훨훨 날아갈 거라는 파리크. 


우리에게 빈데비 아이가 여자 아이든 남자아이든 누구더라도, 그 누구든지 그의 생을 기리고 그 염원했던 삶을 현실의 삶 이후에 꼭 이루었길 바라는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은 작가의 상상력 덕분일까? 


현실과 허구 속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하는 나는 작가의 의도대로 에스트릴트와 파리크를 그리워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이 먹먹해지고 숙연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부디 우리 아이들은 나보다는 더 긍정적으로 빈데비 아이가 기억되기를 바라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코레아 우라 - 청년 안중근의 꿈
박삼중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대한 불교 조계종 중앙 포교사, 경북 용연사·화엄사 주지, 자비사 주지, 보덕사 회주 역임. 법무부 범죄 예방위원, 전국 교도소 재소자 교화 후원회장 등 많은 수식어가 따라붙는 사형수의 대부로 유명한 박삼중 스님. 


독립운동가들을 도운 아버지. 그것을 뒤늦게 알고 모든 것을 함께 짊어지고 가신 어머니. 

" 자식이 살면 아버지가 죽고 아버지가 살면 자식이 죽어. 둘 중 누굴 살리고 싶어?"


청천벽력 같던 점쟁이의 말. 그런 와중에 열병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살아 돌아온 아가 박삼중.

박스님의 어릴 적 이야기를 보며 정말 많은 시련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 살아오셨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란만장한 삶에서 모든 원망과 미움을 내려놓고 스님의 길로 접어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뇌를 했을지 상상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렇게 박삼중 스님의 인생길이 그 길로 흘러가 안중근 의사의 발자취를 찾게 된 건 하늘의 뜻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교도소에서 죄수들의 교화를 돕는 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어 그런 일들이 얼마나 위험하고 힘든지 공감을 하는데요. 스님의 입장에서는 또 다른 느낌이 들더라고요. 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목사님이 수감자들의 스승처럼 느껴졌는데 박스님은 스승이자 친구 같은 존재로 그들에게 다가가지 않으셨을까 싶습니다. 


박삼중 스님과 안중근 의사의 운명 같은 만남. 그리고 30년의 세월 동안 안중근 의사의 흔적을 찾아 많은 시간을 보낸 발자취가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얼마 전 하얼빈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렸었지요. 

그때 중계하는 아나운서가 '코레아 우라'를 외쳤었는데 이 책이 떠올랐어요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는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러시아어인 코레아 우라(Korea ura)를 외쳤지요. 


안중근 의사가 일본군이 이토를 죽인 이유를 묻자 정말 당당하게 말씀하신 부분이 책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이토를 죽인 이유를 모른단 말이오? 그의 죄를 대라면 수십 수백 수천 가지를 댈 수 있지만 열다섯 가지만 말하겠소.

첫째, 명성황후를 시해한 죄요.

둘째, 한국 황제를 폐위시킨 죄요

셋째, 5조약과 7조약을 강제로 체결한 죄요

넷째, 무고한 한국인들을 학살한 죄요

다섯째, 정권을 강제로 빼앗은 죄요

여섯째, 철도, 광산, 산림, 천택을 강제로 빼앗은 죄요

일곱째, 제일은행권 지폐를 강제로 사용한 죄요

여덟째, 군대를 해산시킨 죄요

아홉째, 교육을 방해한 죄요

열째, 한국인들의 외국 유학을 금지시킨 죄요

열한째, 교과서를 압수하여 불태워버린 죄요

열두째, 한국인이 일본인의 보호를 받고자 한다고 세계에 거짓말을 퍼뜨린 죄요

열셋째, 현재 한국과 일본 사이에 경쟁이 쉬지 않고 살육이 끊이지 않는데, 한국이 태평 무사한 것처럼 위로 천황을 속인 죄요

열넷째, 동양 평화를 깨뜨린 죄요

열다섯째, 일본 천황의 아버지 태황제를 죽인 죄라.

이 중에 가장 큰 죄는 동양의 평화를 깨뜨린 죄요."


어쩜 이렇게 하나같이 맞는 말만 하셨는지, 아마 일본군도 이 말을 듣고 정말 할 말이 없었을 거라 생각해요.  그 당시 우리 독립운동가들의 조국에 대한 열망과 신념이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지를 안중근 의사의 말만 들어도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동양의 평화를 위해 총을 쏘았다고 말한 안중근 의사.

프랑스 소설가 로맹 롤랑의 영웅에 대한 정의.


나는 사상이나 힘으로 승리한 사람을 영웅이라 부르지 않는다. 

다만 마음으로 위대했던 사람을 영웅이라고 부른다.


안중근 의사는 우리의 진정한 영웅이라 불릴만하죠. 

로맹 롤랑의 말을 들으니 영웅의 정의가 더욱 공감되고 있습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책과 영화에서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15주년을 맞아 우리가 더 생각해야 할 안중근 의사의 삶과 그의 마음가짐 그리고 진심으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박삼중 스님이 정리하신 코레아 우라 책을 읽으며 더 느껴보길 권해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