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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아 우라 - 청년 안중근의 꿈
박삼중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12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대한 불교 조계종 중앙 포교사, 경북 용연사·화엄사 주지, 자비사 주지, 보덕사 회주 역임. 법무부 범죄 예방위원, 전국 교도소 재소자 교화 후원회장 등 많은 수식어가 따라붙는 사형수의 대부로 유명한 박삼중 스님.
독립운동가들을 도운 아버지. 그것을 뒤늦게 알고 모든 것을 함께 짊어지고 가신 어머니.
" 자식이 살면 아버지가 죽고 아버지가 살면 자식이 죽어. 둘 중 누굴 살리고 싶어?"

청천벽력 같던 점쟁이의 말. 그런 와중에 열병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살아 돌아온 아가 박삼중.
박스님의 어릴 적 이야기를 보며 정말 많은 시련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 살아오셨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파란만장한 삶에서 모든 원망과 미움을 내려놓고 스님의 길로 접어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뇌를 했을지 상상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렇게 박삼중 스님의 인생길이 그 길로 흘러가 안중근 의사의 발자취를 찾게 된 건 하늘의 뜻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도 드네요.

교도소에서 죄수들의 교화를 돕는 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어 그런 일들이 얼마나 위험하고 힘든지 공감을 하는데요. 스님의 입장에서는 또 다른 느낌이 들더라고요. 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목사님이 수감자들의 스승처럼 느껴졌는데 박스님은 스승이자 친구 같은 존재로 그들에게 다가가지 않으셨을까 싶습니다.
박삼중 스님과 안중근 의사의 운명 같은 만남. 그리고 30년의 세월 동안 안중근 의사의 흔적을 찾아 많은 시간을 보낸 발자취가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얼마 전 하얼빈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렸었지요.
그때 중계하는 아나운서가 '코레아 우라'를 외쳤었는데 이 책이 떠올랐어요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는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러시아어인 코레아 우라(Korea ura)를 외쳤지요.
안중근 의사가 일본군이 이토를 죽인 이유를 묻자 정말 당당하게 말씀하신 부분이 책에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이토를 죽인 이유를 모른단 말이오? 그의 죄를 대라면 수십 수백 수천 가지를 댈 수 있지만 열다섯 가지만 말하겠소.
첫째, 명성황후를 시해한 죄요.
둘째, 한국 황제를 폐위시킨 죄요
셋째, 5조약과 7조약을 강제로 체결한 죄요
넷째, 무고한 한국인들을 학살한 죄요
다섯째, 정권을 강제로 빼앗은 죄요
여섯째, 철도, 광산, 산림, 천택을 강제로 빼앗은 죄요
일곱째, 제일은행권 지폐를 강제로 사용한 죄요
여덟째, 군대를 해산시킨 죄요
아홉째, 교육을 방해한 죄요
열째, 한국인들의 외국 유학을 금지시킨 죄요
열한째, 교과서를 압수하여 불태워버린 죄요
열두째, 한국인이 일본인의 보호를 받고자 한다고 세계에 거짓말을 퍼뜨린 죄요
열셋째, 현재 한국과 일본 사이에 경쟁이 쉬지 않고 살육이 끊이지 않는데, 한국이 태평 무사한 것처럼 위로 천황을 속인 죄요
열넷째, 동양 평화를 깨뜨린 죄요
열다섯째, 일본 천황의 아버지 태황제를 죽인 죄라.
이 중에 가장 큰 죄는 동양의 평화를 깨뜨린 죄요."
어쩜 이렇게 하나같이 맞는 말만 하셨는지, 아마 일본군도 이 말을 듣고 정말 할 말이 없었을 거라 생각해요. 그 당시 우리 독립운동가들의 조국에 대한 열망과 신념이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지를 안중근 의사의 말만 들어도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동양의 평화를 위해 총을 쏘았다고 말한 안중근 의사.
프랑스 소설가 로맹 롤랑의 영웅에 대한 정의.

나는 사상이나 힘으로 승리한 사람을 영웅이라 부르지 않는다.
다만 마음으로 위대했던 사람을 영웅이라고 부른다.
안중근 의사는 우리의 진정한 영웅이라 불릴만하죠.
로맹 롤랑의 말을 들으니 영웅의 정의가 더욱 공감되고 있습니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책과 영화에서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15주년을 맞아 우리가 더 생각해야 할 안중근 의사의 삶과 그의 마음가짐 그리고 진심으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박삼중 스님이 정리하신 코레아 우라 책을 읽으며 더 느껴보길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