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 마법 깃털
잔드라 디크만 지음, 김여진 옮김 / 찰리북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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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사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그림책이 있다.
작가의 진심이 내 심장을 뚫고 들어온 듯 강렬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이 이야기를 쓰는 내내 내 안에 여전히 살아 숨 쉬었던 론자에게.
 이 책을 읽는 당신.
 그리고 모두가 자신만의 마법을 찾길.
 여러분 속에 이미 지니고 있는 빛이 세상에서 활활 타오르길.-

사랑스러운 일러스트 또한 충분히 매력적이다.
곰 가족의 일상을 담아낸 장면 장면마다 미소가 머물렀다.
깃털처럼 흐르는 타이포그래피의 문장들을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꽉 차오르는 충만함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그림책이 곧 마법이 되는 순간들이었다.

작가는 시종일관 분명한 어조로 강조하고 있다.
마법 깃털은 눈에 보이는 구체물이라기보다는 각자의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불꽃같은 에너지의 발현이라는 것을...

-불새의 깃털은 환한 횃불처럼 빛났어요.
 꼬마 곰이 깃털을 감싸 안자, 작은 불꽃이 온몸 구석구석을 누비는 듯했지요.
 마법을 지닌 깃털이 틀림없었어요.
 불새는 잠시 머물렀다 다시 밤하늘 속으로 사라졌어요 .
 꼬마 곰은 웅크린 채 아주 깊이 잠들었어요.-

마법 깃털 덕분에 용감해진 꼬마 곰의 활약상이 눈부시다.
춤을 출 수도, 나무에 오를 수도, 물고기를 잡을 수도 없었던 꼬마 곰은 이제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되었다.
위험에 빠진 작은 토끼를 구하기 위해 강으로 풍덩 뛰어들기까지 하였다.
그리고는 마법 깃털이 사라져 버린 것을 알게 되었다.
깜짝 놀란 아기 곰은 온종일 마법 깃털을 찾아 헤맸지만,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아기 곰은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
마법 깃털은 왜, 어디로 사라졌을까?
누구라도 그림책 속에서 꼭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마음 근육을 단단하게 하는 내면의 불꽃을 활활 피워 올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엄마 곰의 속삭임이 지금도 귓전을 맴도는 듯하다.

-토끼가 위험에 처했을 때, 넌 망설이지 않았어!.
 우리 아기, 바로 너의 그 다정함이 가장 빛나는 불꽃처럼  
 널 환하게 빛내 준단다.-

유난히 두려움이 많아 용기가 필요한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읽고 싶은 그림책이다.

"네 마음속 마법 깃털을 믿어보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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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메리 루빛뚱 큰곰자리 중학년 1
공수경 지음, 보람 그림 / 책읽는곰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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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 경연 프로그램을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본방 사수를 위해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평소 루틴을 무시하고 잠을 설치기까지 한다.
이기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아부으며 자신을 혹독하게 단련시키는 참가자들의 모습은 진실로 아름답다.
이 책의 내용 또한 내가 좋아하는 경연 방식을 차용하고 있어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게다가 보람 작가의 몽글몽글한 일러스트가 한몫을 한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가득한 색감과 더불어 환상적인 느낌의 표지 디자인도 고급지다. 
주인공 루빛뚱의 이야기를 통하여 어린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작가의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책장을 넘기는 동안 수많은 키워드들이 떠올랐다.
가족, 자존감, 불안, 우울, 압박감, 최선, 선행, 친절, 선물, 행운, 우정, 질투, 꿈, 즐거움, 행복...

'100대 루돌프는 바로 당신! 지금 도전하세요.'

산타 마을 곳곳에 루돌프 오디션을 알리는 현수막이 나붙었다.
반짝이는 코 때문에 친구들의 놀림을 받고 외톨이가 되었던 루돌프가 산타 픽을 받은 후 최고의 썰매 대장으로 거듭나게 된다는 그 노래가 생각났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캐롤송, '루돌프 사슴 코' 말이다.
세상 모든 어린이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루돌프를 두고 '루' 집안이 배출한 제1대 썰매 대장이라고 하는 뜬금없는 설정이 익살스럽다.
루빛뚱의 경쟁 상대는 '또' 집안의 또아냥이다.
두 아이들은 올해 딱 오디션에 참가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짧은 다리에 코 빛도 약한 루빛뚱은 
 가족들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 애쓰지만
 정말 루돌프가 되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어.
 좋아하는 뜨개질로 불안한 마음을 달래다가
 약한 코 빛을 보완할 '비장의 아이템'을 만들지만
 심술궂은 또아냥이 반칙이라며 항의하는데......-

이 책에 의하면 크리스마스 이브에 산타 썰매를 끄는 15마리의 순록들을 일컬어 '루돌이' 그리고 그 중의 대장을 특별하게 '루돌프'라고 부른다고 한다.

-모든 순록들이 '루돌프'를 꿈꾸는 세상,
 조금 다른 꿈을 꾸면 안 되는 걸까?-

공수경 작가는 어린이 독자들을 향하여 자신들의 단점을 가리거나, 극복하거나, 장점으로 바꾸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한다.

'루돌프 말고 루빛뚱답게'
'난 내가 좋아, 해피 메리 루빛뚱!'

책 속 가장 행복한 두 장면을 뽑아보았다.
공교롭게도 차례 페이지에 이 두 그림이 한꺼번에 담겨 있다. 
나의 소중한 원픽 장면으로 남기고 오래 기억하려 한다.
누구라도 행복해지고 싶어서 크리스마스 동화책을 찾고 있었다면 제대로 잘 골랐다.
"해피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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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회 그림책 숲 36
밥 길 지음, 민구홍 옮김 / 브와포레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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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성악가가 있어서 연주회장을 자주 가는 편이다.
팬심으로 응원하고 기대하며 예술적 감흥에 한껏 취할 수 있어서 참 좋다.
얼마 전에는 70석 규모의 아담한 연주홀에서 그의 독창회가 있었다.
1시간 20분간의 러닝 타임, 혼신의 힘을 다하여 오페라 아리아를 열창하는 그의 연주 기량은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또한 그림책 이야기처럼 매 순간 음악에 몰입하지 못하고 불쑥불쑥 끼어드는 생각의 늪 속으로 빠져들곤 한다.

'우왓! 과연 신이 내린 목소리군!'
'관객 호응도가 장난 아니네! 역시...'
'허걱!  집에 난방을 켜두고 나왔나봐!'

그대로 놔두면 어디까지 흘러갈 지 모르는 생각의 갈피를 붙들고 다시 집중 모드로 돌입하는 것이다.

-연주자는 악기를 연주하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요?
 관객은 음악을 감상하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요?
 혹시 생각해본 적 있나요?-

이번 그림책에서 밥 길 작가는 매우 파격적인 상상력을 펼쳐내고 있다.
이러한 딴 생각은 관객 뿐만 아니라 무대 위의 연주자들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튜바 연주자는 악기가 너무 버겁다고 불평을 하고, 이가 아파서 곤혹스러운 호른 연주자는 빨리 공연이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
한편, 연주 내용이 만족스러운 지휘자는 오늘따라 유난히 기분이 좋다.

-그래, 오늘도 이렇게 
 솜씨 좋은 연주자들과 함께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는구나.
 지휘자가 되길 정말 잘했어!-

클로즈업 화면 속에 익살스러운 독백을 담은 장면들을 넘겨보면서 무릎을 쳤다.

그림책 <연주회>는 여러모로 특별하다.
일단 그림책 속 주인공의 숫자가 역대급이다. 
무대 위의 연주자들과 지휘자, 그리고 객석에 앉은 관객들 모두가 주인공이다.
독자들 또한 이 연주회에 초대를 받았으니 자연스럽게 관객이 된다.

여덟 시 정각이 되자 지휘자가 무대에 올라와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였다.
모짜르트의 짧은 곡으로 시작해서 마지막 곡은 아주 시끄러운 코드로 끝이 났다.
관객들은 브라보와 앙코르를 외치며 연주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이처럼 연주회의 모든 과정을 그림책 한 권에 오롯이 담아내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획기적이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뒤면지에 있는 큐알코드를 따라가면 오케스트라의 악기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악기, 금관악기, 목관악기, 피아노, 하프 소리를 하나씩 또는 한꺼번에 들을 수 있어서 교육용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내 주변의 더 많은 이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멋진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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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집 - 2025 볼로냐라가치상 The BRAW Amazing Bookshelf 선정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26
박혜선 지음, 이수연 그림 / 한솔수북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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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하게 집을 원하는 곰이 있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하여 일에 빠져 살았다.
집을 가지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았다.

-드디어 집이 생겼어.
 내 집.
 처음으로 내 집이 생긴 거야.-

곰은 과연 행복해졌을까?

-시간이 흐를수록 어딘가 허전했어.
 부족한 것만 생각났지.-

그림책에서는 '집'이라고 표현했지만 그게 무엇이든 욕망을 이루고 나면 또 다른 욕망이 생기는 법이다.
욕망은 끝이 없어서 결국 이루지 못하는 순간이 찾아오고, 그로 인한 공허감이 우리 삶을 지배하게 된다.

\욕망은 우리를 자꾸자꾸 끌고 간다. 도달할 수 없는 곳으로 끌고 간다. 우리의 불행은 거기에 있다._루소\

그림책 속 곰의 모습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책은 언제나 해피 엔딩이다.
곰은 어떻게 공허감을 극복할 수 있었을까?

-나뭇가지에 작은 둥지가 보였어.
 새들의 집, 그 집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새를 보았어.-

혼돈과 공포에 시달리던 곰의 눈앞에서 자유롭게 비상하는 새 한 마리가 답을 주었다.

욕심으로 내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나를 일깨우는 말이 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주문처럼 반복해서 외우다 보면 고약하게 날뛰던 생각들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그리고 더 나은 선택을 하게 된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할 것인가!"

책을 덮은 뒤에도 이수연 작가가 선물처럼 놓고 간 장면 하나가 자꾸만 걸린다.
곰의 집들이에 온 늑대의 속마음을 눈치챘기 때문이다.
후속편이 나온다면 아무래도 이 늑대가 다음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은 누구라도 이번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임을 아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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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동물들의 탄생 알맹이 그림책 74
파울리나 하라 지음, 메르세 갈리 그림, 구유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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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른인 나도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하물며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는 더욱 매력적일 것이다.
게다가 마지막 이야기는 자신들의 최대 관심사인 사람 아기의 탄생을 다루고 있다.
짧지만 임팩트 있는 문장들, 다정한 그림체는 지식정보 그림책의 한계를 극복한 듯 무척 아름답다.

앞면지부터 동물들의 이미지가 등장한다.

산토끼, 퓨마, 닭, 박쥐, 다윈코개구리, 기린, 붉은 캥거루, 돌고래, 전갈, 해마, 일곱 팔 문어, 뻐꾸기, 까마귀, 타조, 바다코끼리, 코끼리, 기니피그, 아르마딜로, 대왕쥐가오리, 알프스 도룡뇽, 황제펭귄, 생쥐, 북극곰, 주머니쥐, 인간

세어보니 모두 25종이다.
지구상의 수많은 동물들 중 하필 이들의 탄생 이야기가 선택된 까닭은 무엇일까?

이제 본문을 조금 살펴보자.

-엄마 토끼의 특기는
 임신하기예요.
 아기 토끼들이 사이좋게 자랄 수 있게
 자궁이 두 개나 있지요.
 배 속에서 아기 토끼들이 자라는 동안
 엄마 토끼에게는 다시금 사랑이 찾아와요.
 그러면 다른 토끼와 짝짓기를 하고
 또 다시 임신한답니다.-

토끼가 번식력이 강하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과연 놀라웠다.
임신 기간이 669일이라는 코끼리 이야기도 그렇다.
게다가 갓 태어난 아기 코끼리의 몸무게가 100kg이 넘는다니...

-엄마 코끼리의 임신 기간은
 길고 길어요.
 거대한 배 속에 거의 두 해 동안이나
 새끼를 품고 다닌답니다.
 엄마 코끼리는 다른 암컷 코끼리 친구의
 도움을 받아 새끼를 낳아요.
 친구는 엄마를 응원해 주고
 사나운 사자들로부터 지켜 준답니다.-

산의 고도에 따라서 임신 기간이 2년에서 3년까지 지속된다고 하는 알프스 도롱뇽, 남의 둥지에 자기 알을 몰래 넣어 부화시키는 뻐꾸기 등 페이지마다 흥미로운 탄생 이야기가 이어진다.

본문에서 못다한 이야기는 부록 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정보와 함께 다시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도록 기획한 부분도 좋았다.

'생명의 탄생과 성장'이라는 키워드는 불멸의 신비로움 그 자체일 것이다.
아기 동물들의 곁에는 어김없이 엄마나 아빠, 혹은 보호자가 있어서 탄생과 성장을 돕는다는 이야기는 매우 감동적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어느새 행복해지는 느낌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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