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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메리 루빛뚱 ㅣ 큰곰자리 중학년 1
공수경 지음, 보람 그림 / 책읽는곰 / 2024년 11월
평점 :
요즘 TV 경연 프로그램을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본방 사수를 위해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평소 루틴을 무시하고 잠을 설치기까지 한다.
이기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아부으며 자신을 혹독하게 단련시키는 참가자들의 모습은 진실로 아름답다.
이 책의 내용 또한 내가 좋아하는 경연 방식을 차용하고 있어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게다가 보람 작가의 몽글몽글한 일러스트가 한몫을 한다.
크리스마스 분위기 가득한 색감과 더불어 환상적인 느낌의 표지 디자인도 고급지다.
주인공 루빛뚱의 이야기를 통하여 어린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작가의 메시지는 과연 무엇일까?
책장을 넘기는 동안 수많은 키워드들이 떠올랐다.
가족, 자존감, 불안, 우울, 압박감, 최선, 선행, 친절, 선물, 행운, 우정, 질투, 꿈, 즐거움, 행복...
'100대 루돌프는 바로 당신! 지금 도전하세요.'
산타 마을 곳곳에 루돌프 오디션을 알리는 현수막이 나붙었다.
반짝이는 코 때문에 친구들의 놀림을 받고 외톨이가 되었던 루돌프가 산타 픽을 받은 후 최고의 썰매 대장으로 거듭나게 된다는 그 노래가 생각났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캐롤송, '루돌프 사슴 코' 말이다.
세상 모든 어린이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루돌프를 두고 '루' 집안이 배출한 제1대 썰매 대장이라고 하는 뜬금없는 설정이 익살스럽다.
루빛뚱의 경쟁 상대는 '또' 집안의 또아냥이다.
두 아이들은 올해 딱 오디션에 참가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짧은 다리에 코 빛도 약한 루빛뚱은
가족들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려 애쓰지만
정말 루돌프가 되고 싶은지는 잘 모르겠어.
좋아하는 뜨개질로 불안한 마음을 달래다가
약한 코 빛을 보완할 '비장의 아이템'을 만들지만
심술궂은 또아냥이 반칙이라며 항의하는데......-
이 책에 의하면 크리스마스 이브에 산타 썰매를 끄는 15마리의 순록들을 일컬어 '루돌이' 그리고 그 중의 대장을 특별하게 '루돌프'라고 부른다고 한다.
-모든 순록들이 '루돌프'를 꿈꾸는 세상,
조금 다른 꿈을 꾸면 안 되는 걸까?-
공수경 작가는 어린이 독자들을 향하여 자신들의 단점을 가리거나, 극복하거나, 장점으로 바꾸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한다.
'루돌프 말고 루빛뚱답게'
'난 내가 좋아, 해피 메리 루빛뚱!'
책 속 가장 행복한 두 장면을 뽑아보았다.
공교롭게도 차례 페이지에 이 두 그림이 한꺼번에 담겨 있다.
나의 소중한 원픽 장면으로 남기고 오래 기억하려 한다.
누구라도 행복해지고 싶어서 크리스마스 동화책을 찾고 있었다면 제대로 잘 골랐다.
"해피 메리 크리스마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