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하게 집을 원하는 곰이 있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하여 일에 빠져 살았다. 집을 가지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았다. -드디어 집이 생겼어. 내 집. 처음으로 내 집이 생긴 거야.- 곰은 과연 행복해졌을까? -시간이 흐를수록 어딘가 허전했어. 부족한 것만 생각났지.- 그림책에서는 '집'이라고 표현했지만 그게 무엇이든 욕망을 이루고 나면 또 다른 욕망이 생기는 법이다. 욕망은 끝이 없어서 결국 이루지 못하는 순간이 찾아오고, 그로 인한 공허감이 우리 삶을 지배하게 된다. \욕망은 우리를 자꾸자꾸 끌고 간다. 도달할 수 없는 곳으로 끌고 간다. 우리의 불행은 거기에 있다._루소\ 그림책 속 곰의 모습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책은 언제나 해피 엔딩이다. 곰은 어떻게 공허감을 극복할 수 있었을까? -나뭇가지에 작은 둥지가 보였어. 새들의 집, 그 집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새를 보았어.- 혼돈과 공포에 시달리던 곰의 눈앞에서 자유롭게 비상하는 새 한 마리가 답을 주었다. 욕심으로 내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나를 일깨우는 말이 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주문처럼 반복해서 외우다 보면 고약하게 날뛰던 생각들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그리고 더 나은 선택을 하게 된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할 것인가!" 책을 덮은 뒤에도 이수연 작가가 선물처럼 놓고 간 장면 하나가 자꾸만 걸린다. 곰의 집들이에 온 늑대의 속마음을 눈치챘기 때문이다. 후속편이 나온다면 아무래도 이 늑대가 다음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은 누구라도 이번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임을 아는 것처럼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