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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빵스타그램 ㅣ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33
강경호.달다름 지음, 서영 그림 / 한솔수북 / 2025년 3월
평점 :
빵 좋아하는 친구들이 정말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피자빵, 고로케, 단팥빵, 꽈배기, 건빵, 식빵, 소보로빵, 치아바타, 호빵, 카스텔라, 캉파뉴, 도넛, 와플, 크루아상, 호떡, 브라우니...
빵 캐릭터들이 개인 SNS를 통하여 자신들의 매력을 잔뜩 뽐내고 있다.
장차 어떤 빵이 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그림책 속 주인공 반죽이는 오늘도 열심히 빵스타그램을 들여다보는 중이다.
-내 이름은 '초승달'이란 뜻이에요.
이름처럼 예쁜 초승달이랑 꼭 닮았죠?
나는 밀가루 반죽 사이에 버터를 넣고
밀고 접고 밀고 접고를 반복해서
여러 겹으로 만들어졌어요.
그래서 가볍고 바삭하고
버터 향이 솔솔 아주 향기롭죠.
이제 초승달을 보면
나, 크루아상을 기억해 줘요.-
이름도 맛도 좋아서 평소 즐겨 찾는 빵인데 '초승달'이라는 뜻을 가졌다는 건 처음 알게 되었다.
이처럼 우리는 빵스타그램을 통하여 각종 빵들의 이름과 만들어지는 방법, 흥미로운 특징들을 단번에 섭렵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호떡이의 SNS는 다분히 충격적이다.
나조차도 호떡은 호떡이지 빵이라는 생각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얘들아...나 고백할 게 있어.
밤새도록 적었다 지웠다 많이 고민했어.
며칠 전 누가 메시지를 보냈는데
내가 떡이 아니라 빵이라는 거야.
......
그런데 나는 정말 떡이 아니라 빵인 걸까?-
아뭏든 다양한 방식으로 빵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그림책이 더욱 귀하게 다가오는 까닭은 따로 있다.
지금부터가 진짜다.
빵스타그램 속 빵들을 따라해 보기도 하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주인공 반죽이는 과연 어떤 빵이 되었을까?
-다 멋진 빵들이긴 하지만...
여전히 잘 모르겠어.
아아, 나는 무슨 빵이 되려나.
내가 좋아하는 게 뭘까?
내가 잘하는 게 뭘까?
내가 되고 싶은 빵은 말이야...음...
난 이렇게 뒹굴뒹굴하는 게 좋은데...
하지만 뒹굴뒹굴빵은
어디에도 없잖아.
잠깐만!
뭐? 세상에 뒹굴뒹굴빵이 없다고?-
유쾌한 결말에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한 해방감을 느꼈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매순간 누구라도 이러한 고민을 하면서 살아가는 외로운 인생길, 그 길 위에서 만나는 반갑고도 다정한 이정표같은 그림책 한 권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