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빠 반 고흐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32
다이윈 지음, 이명환 그림 / 한솔수북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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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화가가 반 고흐라고 한다.
나도 그 중의 한 사람이다.
반 고흐의 그림책이라니 정말 솔깃하지 않은가!
그런데 결혼도 하지 않은 반 고흐에게 아빠라니...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반 고흐의 그림을 모사하는 직업적인 일을 하다가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이루게 된다는 어느 무명 화가의 이야기라는 것을 곧 눈치채게 된다.
이명환 작가가 3년을 공들여 그렸다는 그림들도 무척 아름답다.
그림책의 세계를 넓히는 한중 합작 그림책이라는 타이틀 또한 매력적이다.
예술의 가치는 가난한 우리 삶을 풍성하고 다채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커다란 힘이라고 믿고 있다.
그림책 덕분에 아이들이 고흐의 그림에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겠다.
이 그림책은 독자들 뿐만 아니라 두 작가들에게도 매우 의미있는 성과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동적인 사연의 헌사가 오래도록 마음을 붙잡았기 때문이다.

/반 고흐의 그림에서 '뛰고, 달리고, 소리침'을 느낄 수 있다면
그와 더 가까워지고, 더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이 책을 통해 고흐를 만나게 된 모든 생명들이 그의 빛과 따뜻함을 흡수하여 더욱 밝아지기를 _다이윈/

/예술가 아빠들에게 바칩니다.
태양처럼 뜨거웠던 예술가들의 아빠, 반 고흐를 위해.
해바라기처럼 고흐의 온기를 품고 스스로의 색을 찾아가는 아빠, 자오샤오융을 위해.
평생 바닥과 벽에 타일 조각들로 색을 칠해 온 나의 아빠를 위해. _이명환/

그림책 속 아빠는 자오샤오융이라는 실제 인물이다.
그는 고흐의 그림을 가장 잘 따라 그릴 수 있는 중국의 화공이다.
비록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는 못하였지만 그림을 그리는 동안 생겨난 꿈은 네덜란드로 가서 고흐의 그림을 직접 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꿈을 이룬 후 지금 그는 자신의 그림을 당당히 그리며 진정한 예술가의 삶을 살고 있다고 한다.

-나의 아빠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야.
아빠의 그림 속 꽃들은 아주 부지런히 피어나고 있어.
금세 져버릴 꽃들도 앞다투어 피고 있고.-

그림책의 시작 페이지다.
아빠가 그리는 반 고흐 그림을 유심히 관찰하는 '나'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림들이 모두 햇빛에 익을 것만 같아.-

-그림 속 밀밭은 마치 황금빛 파도 같아.-

-아빠가 방을 그리면 햇빛도 방 안으로 비집고 들어오지.-

-아빠의 일은 고흐 그림을 똑같이 그리는 거래.
아빠 그림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마음이 '쿵!쿵!쿵!'거려.
아빠의 붓이 캔버스를 스칠 때마다 색깔들이 불꽃처럼 터지는 것 같아.
우리 아빠도 고흐처럼 예술가일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보다는 가족을 위해 생계의 수단으로 일을 해야만 하는 어정쩡한 아빠의 모습이 아이의 눈에도 불안하게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이건 내 그림이 아니야."

"나는 고흐가 아니야. 달라, 다르다고..."

사람들이 아빠의 고흐 그림을 사러 몰려 왔다.
고흐 그림과 똑같다며 이구동성으로 칭찬하였지만 아빠는 기뻐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고흐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이 그림책은 반 고흐의 대표 작품 소개와 함께 우리들의 아빠가 하는 일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하는 메시지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러니 아빠가 읽어주기에 딱 알맞은 책이 아닌가!
아이들과 함께 읽을 때에는 반 고흐의 실제 그림들을 찾아보고 만날 수 있게 해 준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그림책 속에서 발견하는 반 고흐 작품 목록]

-해바라기
-수확하는 사람 1889년
-아를의 침실 1888년
-별이 빛나는 밤 1889년
-자화상 1889년
-밤의 카페 테라스 1888년
-회색 펠트 모자를 쓴 자화상 1887년
-아몬드 꽃 1890년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 1889년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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