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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파 할아버지와 곤충 탐험을 떠나요 - 자연을 지키는 가장 작은 영웅들의 이야기
데이비드 스즈키 외 지음, 친 렁 그림, 박철준 옮김, 김도윤(갈로아) 감수 / 찰리북 / 2025년 3월
평점 :
집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곤충들의 이야기를 정감있는 목소리로 설득력 있게 들려주는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사실 나는 곤충을 무서워한다.
시골집에 가면 수많은 곤충과 벌레들을 가까이에서 접하게 되는데, 볼 때마다 경악을 금치 못한다.
발 밑에서 수시로 등장하는 지렁이, 살인적인 소음을 내며 위협하는 파리매, 벌통 앞에 새까맣게 붙어있는 꿀벌들조차도 너무 무서운 존재들이 아닌가!
어디 그 뿐이랴!
수 백마리가 떼를 지어 땅 위를 기어다니는 개미들도 두려움의 대상이다.
자칫하면 몸에 묻어와서 방 안까지 들어오니 기겁을 할 노릇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그림책을 읽고 있는 동안에는 곤충들이 매우 살갑게 다가왔다.
봄파 할아버지와 쌍둥이 남매가 실제로 곤충이 되어보는 상상을 하는 장면에서는 더불어 신이 나서 읽었다.
역지사지 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다.
우리 주변에는 어떤 곤충들이 있을까?
그림책 속 주인공들과 함께 떠나는 곤충 탐험은 호박벌이 꽃가루를 모으며 날아다니는 모습을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곧 이어 잠자리, 나비 애벌레, 개미, 모기, 풀잠자리까지 페이지 속에서 만나볼 수 있다.
나비가 되기 위해 자기 몸무게의 200배가 넘는 양의 이파리를 매일 먹어치운다는 애벌레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웠다.
또한 평소 관심을 갖지 않았던 풀잠자리의 존재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풀잠자리는 풀잠자리과의 곤충이다. 몸길이는 10mm 내외로 몸은 연두색이다. 국내 전역에 분포하는 매우 흔한 곤충이다.
대체로 몸이 가늘고 초록색을 띠며 촉각이 길고 섬세하다. 눈은 황금색이나 구리색이고 2쌍의 날개의 시맥들은 서로 유사하다. 풀이나 관목 가까이에 날아다니며 유충과 성충 모두 식물에 기생하는 진딧물을 먹는다. 즉 사람에게 있어선 익충. 생김새도 작고 오목조목 이쁘고 색도 예쁜 옥색이라 여러모로 귀여운 구석이 많다.
여름철에 방충망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곤충들 중 하나다. 그리고 의외로 도시에서 잘 보이는데, 주로 하천 등 흐르는 물가에서 약 700 m 내외 정도 거리에서 발견된다._나무위키
생동감 있고, 디테일을 잘 살린 일러스트 역시 훌륭하다.
-"할아버지, 이 세상에서 모기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카오루가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물었어요.
봄파 할아버지는 눈썹을 치켜뜨며 하늘을 바라보았지요.
"모기는 새, 박쥐, 개구리의 먹이란다.
만약에 이 세상에서 곤충이 없어진다면
다른 많은 생명체도 사라질 거야."-
곤충들이 사라지고 지구상의 동식물들이 더 이상 살 수 없는 황폐한 모습을 그려낸 바로 이 장면은 압권이다.
아인슈타인 또한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는 고작 4년밖에 못 버틴다고 경고하였다.
이처럼 곤충은 작지만 지구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을 지키는 가장 작은 영웅들의 이야기'라는 그림책의 부제가 절실하게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곤충을 좋아하든 그렇지 않든 누구라도 함께 읽고 싶은 그림책이다.
흥미로운 이야기와 따스한 정서가 깃든 그림책을 통하여 집 주변의 곤충들을 알아가는 재미와 탐구 정신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