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과 이야기하는 니나, 그리고 할머니 작지만 소중한 4
로렌초 콜텔라치 지음, 조반니 콜라네리 그림, 김지우 옮김 / 두마리토끼책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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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과 이야기하는 것이 정말로 가능할까?
반려동물에 이어서 반려식물이라는 용어 또한 낯설지 않은 세상이니 그리 이상한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림책 속 니나의 할머니가 식물을 돌보는 장면은 무척 감동적이다.
할머니의 정원에는 온갖 식물이 숲처럼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그 비결은 바로 '해바라기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제라늄과 하하 호호 웃는' 할머니의 식물을 대하는 태도에 있다.

어느 화창한 날, 할머니는 정원에서 니나에게 식물과 이야기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니나도 처음에는 할머니의 말씀을 믿지 않았다.

"얘야, 식물들은 이야기를 아주 잘 들어 준단다. 정말이야!"

"식물은 말이야. 때로는 눈치도 아주 빠르단다."

"당연하지! 식물들은 꽃으로 이야기를 한단다!"

하지만 곧 할머니의 진심이 느껴졌고, 할머니의 말대로 했더니 한 달도 채 되지 않아서 정원에 온갖 꽃들이 풍성하게 피어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제 니나는 길에서 마주치는 모든 꽃과 나무, 식물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을 즐기는 아이가 되었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
니나는 이야기를 들어 주는 식물 덕분에 언제든 돌아가신 할머니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 것이다.
가슴 따뜻한 그림책의 사연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일러스트를 보는 맛도 좋다.
마치 어린 아이가 그린 듯한 화풍과 화사한 색감으로 연출된 페이지마다 식물들이 가득하다.
식물들의 표정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것 또한 재미나다.

-니나는 길을 가는 사람들이나 친구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전혀 상관하지 않아요.
그런 사람들과는 달리 식물은
바보 같은 말을 하는 법이 없는 데다
니나의 말을 아주 잘 들어 주니까요.-

과연 그러하다.
관심을 가지고 꽃과 나무들을 대할 때, 식물들 또한 사람들과 충분히 교감할 수 있는 우주적 존재임에 틀림없다.
그러므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은 고요하고 평화롭다.
이러한 상념에 빠져들다보니 마음에 툭 걸리는 사건 하나가 있다.
집 안에 회화나무를 심으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하여 한 달쯤 전에 3년생 묘목을 구입하였다.
처음에는 새 잎이 많이 나오고 잘 적응하는가 싶었는데, 언젠가부터 이파리 색깔이 노랗게 변하면서 가지마다 곰팡이 비슷한 것이 끼기 시작하였다.
아뿔싸!
나무 심는 자리를 잘못 골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다를까 뿌리 주변이 흥건한 물구덩이다.
후다닥 다른 자리로 옮겨 주고 지금은 계속 관찰 중인데
너무 미안하였다.
뜻하지 않은 환경에서 나무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던 것을 그동안 눈치채지 못하였다.
우리는 어떻게 식물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까?
그림책의 부록 페이지를 참고하면 커다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새싹을 피워 올리는 식물들은 감탄의 대상이다.
굳건한 정신과 강인한 생명력으로 우리네 삶을 위로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준다.
더운 여름날, 시원한 그늘을 내어주는 나무들 또한 너무도 고마운 존재들이다.
실제로 정원 산책은 스트레스 해소와 정신 건강 증진에 매우 효과적인 활동이라고 한다.
그림책 이야기를 통하여 자연과 교감하는 아름다운 가치 실현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지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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