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라임 그림 동화 43
로라 놀스 지음, 제니 웨버 그림, 양병헌 옮김 / 라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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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 짐작했을 때는 단순히 사계절 이야기인 줄 알았다.
들여다보니 개버즘단풍나무 씨앗을 모티브로 한 대자연의 순환을 예찬하는 내용이다.
첫만남부터 고급진 구성의 표지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면지에서 만나는 단풍나무 씨앗은 마치 곤충의 날개를 연상시킨다.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씨앗의 속성을 비유적으로 해석한 멋진 그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페이지를 넘나드는 섬세한 세밀화는 나무의 변화와 성장 모습을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게 잘 표현하고 있다.
시적인 문장 또한 그러하다.

-씨앗은...
나중에 무엇이 될까요?-

그림책은 바로 이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나무의 한살이를 설명하는 지식 그림책이지만 로라 놀스 작가의 글은 결코 따분하지 않다.
임팩트 있는 문장 속에 위트가 가득하다.
책장을 넘기는 동안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1년, 또 1년...나무의 나이만큼이나 무량한 세월이 지나간다.
개버즘단풍나무는 400년을 살 수 있으며, 나무 한 그루는 일 년에 일만 개나 되는 씨앗을 만든다고 하니 과연 엄청난 시간을 품고 있는 책이 아닌가!
내 아이의 생태 감수성을 길러주고 싶다면 기꺼이 이 책을 만나볼 것을 추천한다.
예뻐서 한 번, 신기해서 또 한 번...그렇게 곁에 두고 자꾸만 꺼내보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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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번째 방 토토의 그림책
하야 셴하브 지음, 이르미 핀쿠스 그림, 문주선 옮김 / 토토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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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던 책이다.
과연 어떤 내용일까?

'가진 것이 많으면 걱정도 많아진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
무소유의 삶
미니멀리즘

그림책을 읽는 동안 내 머릿속을 채우는 생각들...
몇 번을 되돌려 읽어도 지루하지 않을만큼 감동이 컸다.
지금 내게 꼭 필요한 삶의 자세를 배울 수 있어 정말로 유의미한 시간이었다.
살다보니 나이만 먹는 것이 아니라 살림살이도 자꾸만 쌓인다.
쓰임을 다하고 방치되는 물건들이 공간을 잠식하기 시작한다면 과감하게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집이 필요한 남자가 있었다.

"집을 한 채 지어 주시오."

건축가들은 남자에게 작은 집을 지어 주었다.
하지만 남자는 더 큰 집을 원했고, 더 많은 방을 갈구하였다.
완성된 집에는 방이 100개나 있었다.

"마음에 쏙 들어. 완벽해!
딱 내가 원하던 집이야!"

남자는 방마다 물건을 채워 넣기 시작하였다.
'어느 방에는 의자를 놓고, 또 어느 방에는 탁자를 두었다.
다른 방에는 책을 꽂고, 또 다른 방에는 그림을 걸었다. 접시는 이 방에, 포크는 저 방에, 침대는 앞방에 놓고, 커튼은 뒷방에 걸었다.'
그렇게 99개의 방을 자기 물건들로 꽉 채웠다.

"가진 것이 많으면 정말 행복할까요?"

100개나 되는 방을 가진 남자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100번째 방에서 남자는 100개나 되는 방 때문에 불만이 점점 커져 갑니다. 결국 남자는 방 아흔아홉 개를 팔고나서야(심지어 싼값으로요!) 진정한 행복을 얻었고, 남자 덕분에 이웃들은 포근한 나만의 방을 얻었지요."

오늘날의 만연한 물질만능주의는 돈이나 물질적인 소유를 삶의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태도이다.
그러므로 돈을 벌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등 사회 전반에서 심각한 문제사태를 야기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우울증, 불안감 증가 등의 심리적 문제로 연결되기도 한다.
물질만능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올바른 가치관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내가 있는 바로 이곳에서, 더 많이 행복하고 싶은가?
우리는 그림책 이야기를 통하여 물질적인 것보다 더 소중한 가치들이 있음을 진정으로 깨닫게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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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로 보는 기후 위기 - 한눈에 쏙!
조지욱 지음, 김미정 그림, 최재철.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추천 / 토토북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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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즐겨보는 TV 프로그램은 여행 관련 콘덴츠,
그 중에서도 '세계테마기행'을 좋아하는데 이 책의 차례 페이지 속 세계전도가 반갑다.
하지만 정작 들여다보니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아진다.

1. 지구의 기후에 빨간 불이 켜지다
2.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범인을 찾아라
3. 기후가 변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4. 우리가 바로 지구를 구할 슈퍼 히어로

이 책은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우리 모두가 함께 실천해야 할 생활 수칙을 지도 위에서 알기쉽게 설명하는 지식 그림책이다.
지식 그림책이지만 서사가 있어서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북극의 얼음이 녹는 것을 심각하게 여기던 북극곰이 '세계 동물 회의'를 열었다.
동물들은 지구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일들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하였다.
북극곰과 남극의 펭귄이 동물 대표로 뽑혔다.

-"음, 북극곰아.
우리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될까?"
"글쎄......
조금 막막하네.
일단 지구가 왜 이런지부터 알아봐야 할 것 같아."-

작금의 기후 위기는 개인적 일상뿐만아니라 지구촌 생태계 전반의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동물들은 먹이를 구하지 못하여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채 방황하게 되었고, 사람들은 자연재해로 인하여 생명과 재산을 위협받는 등 안타까운 사태가 세계 곳곳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현실이다.
우리 나라도 지금 나흘째 이어지는 기록적인 폭우로 물난리를 겪고 있지 않은가!
충남 지역은 200년만의 폭우로 논밭이 쑥대밭이 되었고, 경남 산청군에서는 전 군민을 대상으로 대피령이 떨어지면서 국가소방동원령이 발령되었다고 한다.
산청군은 지난 봄에도 산불 피해를 크게 입은 지역인데...설상가상이다.
이처럼 기후 변화는 먼 나라 남의 집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내 발등에 떨어진 불씨인 것이다.
그렇다고 허둥거릴 필요는 없다.
그림책을 펼쳐놓고 차근차근 읽다보면 길이 보인다.

'우리가 바로 지구를 구할 슈퍼 히어로'

-세계가 함께 약속해요
-우리 나라도 열심히 노력해요
-나도 할 수 있어요

긴 여정을 마치고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면 비로소 마음이 놓인다.
조심스럽지만 미래는 낙관적이다.
동물들은 어린이들에게 기후 문제에 관심 가져 주기를 바라는 당부의 편지를 보내기로 하였다.

"어린이 친구들아,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지구를 만들기 위해서
기후 문제에 관심 가져 줄 수 있겠니?
친구들이 작은 일 하나라도 지금부터 꾸준히 노력해 준다면
지구는 반드시 건강해질 수 있을 거야."

아이들 눈높이에 꼭 맞추어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방안을 알차게 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넉넉한 사이즈의 커다란 판형도 마음에 쏙 든다.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며 아이들은 물론 주변의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싶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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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용서할게 알렉스 - 용서와 화해에 관한 가슴 찡한 이야기
케라스코에트 지음, 이다랑 감수 / 행복한그림책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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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없어서 그림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페이지를 넘기는 내내 수채화의 맑고 따뜻한 느낌이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
이토록 아름다운 그림책을 만날 수 있게 되다니... 진심으로 감사한 일이다.

-이 책은 사과하고 용서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미묘한 감정을 오직 그림으로만 보여 줍니다. 어린이들은 자유롭게 이야기를 만들며 용서와 화해의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뒤표지에서-

살면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은 사람과의 관계가 아닐까싶다.
내 마음 같지 않은 주변인들의 말과 행동 때문에 온갖 번뇌에 빠져 들기도 하고, 서로간에 불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특히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마음 깊이 용서하고, 없었던 일로 되돌리기란 결코 쉽지 않은 결단이다.
물론 어른들의 세계와는 결이 다른 아이들 안에서는 조금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서와 화해하는 과정에서 감정선이 지나치게 요동치는 경우가 생겨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림책 속 주인공 알렉스가 그렇다.
농구를 좋아하는 알렉스는 오늘도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신나게 공놀이를 하는 중이다.
그런데 알렉스가 던진 공이 벤치로 날아가 친구의 그림을 망쳐버렸다.
자기 그림이 물웅덩이에 빠져 못쓰게 된 것을 본 친구는 울음을 터뜨렸고, 주변에 있던 아이들은 모두가 알렉스를 비난한다.
급기야 교실에서도, 급식실에서도, 하굣길에도 알렉스는 혼자 따돌림을 당한다.
알렉스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전혀 그럴 의도가 없었는데 문제가 생겨버렸고, 그 일로 따돌림까지 당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속상할까?

'너를 용서할게 알렉스'

이 그림책의 제목은 피해를 입은 친구의 입장에서 붙여진 것이겠지만, 나는 어쩐지 알렉스의 내면이 더욱 걱정되었다.

그림책은 역시 사랑이다.
알렉스와 친구, 두 아이가 보여준 태도는 완전 모범답안이다.
특히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은 가슴이 꽉 차오를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이 책의 매력을 하나 더 꼽으라면 부록 페이지다.
아동심리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친구와 화해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내가 친구의 마음에 상처를 주었다면 어떻게 할까요?"

"내가 친구에게서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친구와의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면 양쪽 모두 용기를 내어 곧바로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물쩡거리다가 타이밍을 놓치면 상처만 남긴 채 영영 회복될 수 없는 관계로 치달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집단 괴롭힘이나 따돌림과 같은 더 큰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아이들 안에서 이러한 갈등 상황이 확산되지 않도록 어른들의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다는 점도 놓치지 않고 있다.

'용서와 화해에 관한 가슴 찡한 이야기'

그림책의 부제처럼 책과 만나는 아이들은 용서와 화해라는 키워드에 주목하며 진실로 용기있는 행동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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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를 내리지 않는 솜구름 다정다감 그림책 24
엘리자베스 F.힐 지음, 한나 조지 그림 / 다정다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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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비는 왜 오는 거야?"
이번 그림책을 만났을 때, 불현듯 떠오른 기억이었다.
일곱 살 아들 아이가 눈을 동그랗게 치켜 뜨며 묻는 말에 젊은 엄마는 과학 시간에 배운대로 열심히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증발ㅡ상승 및 응결ㅡ강수
비는 지구상의 물이 끊임없이 순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 현상인 것이다.
그림책은 바로 이러한 물의 순환 및 날씨와 우리 생활과의 관계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그때 그 엄마의 어려운 설명 대신 이 그림책이 있었다면 참 좋았을 것이다.

비를 내리지 않는 솜구름이 있었다.
물의 순환이라는 대자연의 법칙을 따르지 않으려는 억지스러운 모습이 조금 안타까웠다.

"난 비를 만들지 않을 거야. 비는 사람들을 슬프게 한다고!"

과연 비는 기쁨일까? 슬픔일까?
나는 비 오는 날을 좋아한다.
코 끝에 와 닿는 비 냄새가 영감의 원천이 되어 생각이 풍부해진다.
메마른 대지를 촉촉하게 적셔주는 단비는 신의 은총인듯 가슴이 웅장해진다.
솜구름이 이런 나를 먼저 만났다면 생각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흐르고 가뭄 현상이 시작되었다.
바람과 해, 그리고 폭포가 솜구름에게 비를 내려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자기 생각의 틀에 갇혀있는 고집불통 솜구름을 설득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마침내 먹구름이 나섰다.

-"솜구름, 네 이놈!"
"이게 다 네가 비를 내리지 않아서 이렇게 된 것이다.
넌 해와 바람의 도움을 받아 폭포에서 물을 빨아들이기만 했지! 정작 아무 것도 되돌려 줄 생각을 하지 않다니.
지금 일어난 모든 일이 너가 물을 빨아들이기만 해서 생긴 일이야!"-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인물들의 말과 행동 하나 하나가 모두 다 대자연의 법칙이자 우리가 실현해야 할 삶의 교훈이 아닌가!
하늘 한 번 올려다 볼 여유조차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이라지만 그림책 덕분에 잠시 쉬어가는 느낌이다.
솜구름의 다양한 표정을 만날 수 있는 앞ㆍ뒤면지 또한 사랑스럽다.
자연을 가까이 즐기며 행복해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그림책을 통하여 휴식과 깨달음을 동시에 얻게 된 귀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면 자연 현상과 더불어 더욱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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