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내리지 않는 솜구름 다정다감 그림책 24
엘리자베스 F.힐 지음, 한나 조지 그림 / 다정다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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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비는 왜 오는 거야?"
이번 그림책을 만났을 때, 불현듯 떠오른 기억이었다.
일곱 살 아들 아이가 눈을 동그랗게 치켜 뜨며 묻는 말에 젊은 엄마는 과학 시간에 배운대로 열심히 설명하기 시작하였다.
증발ㅡ상승 및 응결ㅡ강수
비는 지구상의 물이 끊임없이 순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 현상인 것이다.
그림책은 바로 이러한 물의 순환 및 날씨와 우리 생활과의 관계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그때 그 엄마의 어려운 설명 대신 이 그림책이 있었다면 참 좋았을 것이다.

비를 내리지 않는 솜구름이 있었다.
물의 순환이라는 대자연의 법칙을 따르지 않으려는 억지스러운 모습이 조금 안타까웠다.

"난 비를 만들지 않을 거야. 비는 사람들을 슬프게 한다고!"

과연 비는 기쁨일까? 슬픔일까?
나는 비 오는 날을 좋아한다.
코 끝에 와 닿는 비 냄새가 영감의 원천이 되어 생각이 풍부해진다.
메마른 대지를 촉촉하게 적셔주는 단비는 신의 은총인듯 가슴이 웅장해진다.
솜구름이 이런 나를 먼저 만났다면 생각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흐르고 가뭄 현상이 시작되었다.
바람과 해, 그리고 폭포가 솜구름에게 비를 내려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자기 생각의 틀에 갇혀있는 고집불통 솜구름을 설득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마침내 먹구름이 나섰다.

-"솜구름, 네 이놈!"
"이게 다 네가 비를 내리지 않아서 이렇게 된 것이다.
넌 해와 바람의 도움을 받아 폭포에서 물을 빨아들이기만 했지! 정작 아무 것도 되돌려 줄 생각을 하지 않다니.
지금 일어난 모든 일이 너가 물을 빨아들이기만 해서 생긴 일이야!"-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인물들의 말과 행동 하나 하나가 모두 다 대자연의 법칙이자 우리가 실현해야 할 삶의 교훈이 아닌가!
하늘 한 번 올려다 볼 여유조차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이라지만 그림책 덕분에 잠시 쉬어가는 느낌이다.
솜구름의 다양한 표정을 만날 수 있는 앞ㆍ뒤면지 또한 사랑스럽다.
자연을 가까이 즐기며 행복해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그림책을 통하여 휴식과 깨달음을 동시에 얻게 된 귀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면 자연 현상과 더불어 더욱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보고 자유롭게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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